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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적 자유인가 불안한 미래인가
[경제와 책]
[107호] 2019년 03월 01일 (금) 김세원 gim@gilbut.co.kr
김세원 편집자
 
<직장이 없는 시대가 온다>
새라 케슬러 지음 | 김고명 옮김 | 더퀘스트 펴냄 | 1만6500원
 
미국 뉴욕의 잘나가는 프로그래머 커티스. 그는 노트북을 들고 회사 대신 스타벅스로 출근한다. 직장을 그만두고 긱스터(Gigster·초기 스타트업이 아이디어를 앱으로 구현하는 모든 과정을 돕는 외주 개발 플랫폼)를 통해 프리랜서로 변신한 지 두 달. 시간에 얽매이지 않고 카페나 공원, 도서관 등에서 자유롭게 일할 수 있어 삶의 만족도도 높다.
 
   
 
커티스는 과거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직장에 매여 있던 시절에는 ‘데이터마이닝’이라는 업무를 제외한 모든 것이 못마땅했다. 사내정치가 만연했고, 답답한 위계질서 때문에 의견 하나 개진하는 것도 어려웠으며, 승진을 하거나 뭔가 새로운 것을 시도하려면 회사 안에서 이른바 영업을 해야만 했다. 
 
물론 그는 현상에 대한 불만만으로 사표까지 쓴 건 아니었다. 회사가 자신을 끝까지 책임져주지 않을 것임을 알았고, 조직의 울타리를 벗어나서도 경쟁력을 가질 수 있게 자신의 역량을 업데이트해야 한다고 생각했을 따름이다. 
 
이런 사례는 결코 예외적이지 않다. 책에는 정규직 직장을 그만두고 프리랜서로 살아가는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나온다. 실제 지금 미국 노동자 세 명 중 한 명이 프리랜서라고 한다. 프리랜서·독립계약자·임시직 등 대안적 노동형태를 일컫는 ‘긱 경제’(Gig Economy)의 성장세는 이미 세계적 현상이다.
 
그런데 과연 그 많은 프리랜서가 모두 긱 경제의 혜택을 누리고 있을까? 긱 경제에도 예외 없이 동전의 양면성이 존재한다. 한편에서 긱 경제는 더 이상 꼰대 같은 상사도 불편한 출퇴근도 필요 없는 자유롭고 독립적인 경제활동이다. 비교적 희소성이 크고 전문성이 높은 기술을 보유한 사람들, 예컨대 정보기술(IT) 전문가, 기자, 크리에이터, 그래픽디자이너 등이 해당된다. 이들은 한곳에 얽매이지 않고 프로젝트 단위로 일하면서 경제적 자유를 누릴 수 있다.
 
그러나 희소성이 작은 기술을 보유한 사람들, 예컨대 청소원, 운전기사, 단순노동자에게 긱 경제는 실업과 번아웃(정신적 소진)에 대한 차악의 선택일 뿐이다. 
 
전자와 같은 희망은 디지털 기술의 첨단 기업과 그 리더를 중심으로 빠르게 퍼져나가고 있다. ‘소유’보다 ‘공유’ 개념이 커지는 디지털 시대에 이들의 주장은 일리가 있다. 그러나 후자 그룹에서는 긱 경제가 떠받드는 유연성이란 덕목이 노동자가 아닌 기업에만 유리하게 작용하는 것이 아니냐고 반문한다. 기업이 필요할 때만 임시로 고용하고 언제든 해고할 수 있으니 말이다.
 
사실 이 책을 기획한 데는 개인적 관심이 크게 작용했다. 사양산업으로 분류되곤 하는 출판계에서 일하고 있어선지 평소 직업의 미래에 관심이 많았다. 관련 자료를 찾아보다 ‘Ha-Joon Chang’이란 익숙한 사람이 추천사를 쓴 책이 보여 읽은 게 인연이 돼 이 책이 나왔다. 
 
장하준 교수가 “경제와 사회의 미래를 이해하고 싶은 독자라면 반드시 읽어야 할 책”이라고 하니 읽지 않을 수 없었다. 게다가 “개개인의 고난과 성취에 대한 감동적인 스토리를 생생하게 들려주는” 책이라고도 표현했는데, 실제로 내가 꼽는 이 책의 가장 큰 미덕은 기업이나 경제전문가 등이 아닌 ‘전지적 노동자 관점’으로 쓰였다는 점이다. 물론 신뢰받는 경제 전문 온라인 매체 <쿼츠>(Quartz) 부편집장이 저자란 것도 한몫했다. 저자의 오랜 취재와 심층 인터뷰가 책을 더욱 탄탄하게 만들었다. 
 
‘내가 언제까지 회사에서 일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서 읽기 시작한 이 책은 마지막에 제법 많은 고민거리와 숙제를 안겨준다.
 
경영학은 예로부터 사람이(직원이) 기업 경쟁 우위의 핵심이라고 가르쳤지만, 디지털 기술이 발전하는 미래에는 그렇지만은 않을 것 같다. 저자는 평생고용 개념의 기존 일자리 시스템이 더 이상 작동하지 않는 시대에 실리콘밸리가 새롭게 만들어낸 근로계약 형태인 긱 경제는 자연스러운 시대 흐름이라고 인정한다. 
 
하지만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하면서 제도나 지원 시스템을 함께 개선하지 않는 것은 진정한 진보도 혁신도 아니라고 강조한다. 긱 경제로 대두될 소득 불안정, 사회보험 같은 복지 부재 등의 문제를 우리 사회가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고민해야 하는 지금, 이 책은 그 실마리를 제공한다. 
 

 
●인사이트 책꽂이

   
 
구글 스토리
데이비드 A. 바이스·마크 맬시드 지음 | 우병현 옮김 | 인플루엔셜 펴냄 | 2만5천원
책은 구글 기업문화의 주축이 된 창업자들 목소리를 생생하게 담았다. 검색엔진부터 지메일, 유튜브, 딥마인드, 웨이모 등 구글이 이룬 성공의 기원을 파고든다. 저자는 ‘사악해지지 말자’(Don’t be evil)라는 독특한 기업 모토가 사업 성공을 이해하는 핵심이라고 얘기한다. 구글은 새 기술을 개발할 때 본질적 질문에서 시작한다. ‘그 기술이 세상을 바꾸는가?’
 
 
 
   
 
2022 누가 자동차산업을 지배하는가?
다나카 미치아키 지음 | 류두진·문세나 옮김 | 한스미디어 펴냄 | 1만8천원
자동차산업 거인들이 운명을 걸고 전기차와 자율주행차라는 미래 먹거리에 올인하고 있다. GM·도요타·폴크스바겐은 몇 년 전부터 조 단위 돈을 쓰며 착실히 미래 자동차를 준비하고 있다. 애플·구글 등 정보기술 기업도 미래자동차 시대에 한몫 차지하려 벼르고 있다. 자동차산업의 미래를 둘러싸고 펼치는 거인들의 대결을 분석한다.
 
 
 
 
   
 
기본으로 이기다, 무인양품
마쓰이 타다미쓰 지음 | 박제이 옮김 | 위즈덤하우스 펴냄 | 1만4천원
1만7350엔이던 주가가 2750엔으로 추락하며 시가총액 4900억엔에서 770억엔으로 떨어진 의류업체 무인양품. 무리한 팽창으로 사상 첫 이익 감소를 기록하며 위기에 빠진 회사를 2년 만에 부활시킨 경영자 마쓰이 타다미쓰. ‘38억엔 적자 회사를 부활하게 만든 것은 기본을 지킨 경영자의 수첩 한 권이었다’가 책의 부제다.
 
 
 
 
   
 
밀레니얼과 함께 일하는 법
이은형 지음 | 앳워크 펴냄 | 1만4천원
회사에서 부하직원을 이해하지 못하겠다며 한탄하는 관리자가 늘고 있다고 한다. 이해 못하는 것을 넘어 젊은 직원에게 말 걸기가 겁난다는 선배나 상사의 하소연도 나온다. 조직에서 30%까지 차지하는 밀레니얼 세대는 이전 세대와는 다른 행동을 보이며 상사를 당황하게 만든다. 책은 밀레니얼 세대와 함께 일하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뭔지 알려준다.
 
 
 
 
ⓒ 이코노미 인사이트 2019년 3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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