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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국 정부 화웨이 집중 봉쇄
[Cover Story] 5G 시대 앞서가는 중국- ① 선두주자의 비애
[106호] 2019년 02월 01일 (금) 쩡자 등 economyinsight@hani.co.kr

쩡자 曾佳 예잔치 葉展旗 친민 覃敏 장치 張琪 <차이신주간> 기자

   
▲ 멍완저우 화웨이 최고재무책임자(오른쪽)가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투자포럼에 참석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대담하고 있다. REUTERS
2018년 12월1~11일 열흘이란 시간은 화웨이의 31년 역사상 가장 지루한 기다림이었을 것이다. 11일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법원은 멍완저우 화웨이 최고재무책임자(CFO)가 구금된 지 열흘 만에 보석을 허가했다. 보석금은 1천만캐나다달러(약 84억원)였다. 보석 허가 판결이 나오자 중국의 과학기술 분야 최고 기업과 미국 정부의 팽팽했던 긴장이 어느 정도 느슨해졌다. 화웨이는 연간 1천억달러 가까운 매출을 올렸고, 2017년 순이익이 474억5500만위안(약 7조8400억원)에 이른다. 이 사건은 한 기업의 운명에 그치지 않는다. 중국의 과학기술 제품과 서비스, 시스템 표준이 해외로 진출하는 과정에서 직면한 도전을 인식하는 계기가 됐다.
 
11일 저녁 7시 보석 허가를 받은 멍완저우는 경찰 수행을 받으며 법원 건물을 나섰다. 기자들 질문에 멍완저우는 담담한 표정으로 대답하지 않았다. 얼굴에는 피곤한 기색이 보였다. 곧 검은색 승합차에 올라 밴쿠버에 있는 집으로 향했다. 집 앞을 지키던 기자들 몫까지 피자를 주문했다.
 
12월1일 멍완저우는 미국 사법부 요구에 따라 캐나다 경찰에 체포됐다. 홍콩에서 멕시코로 향하던 그는 밴쿠버에서 환승할 계획이었다. 멍완저우는 체포 뒤 외부에 공개하지 못하도록 정보 공개 금지를 신청했다. 7일 첫 보석 청문회가 열린 뒤에야 그가 미국 요구로 구금된 구체적 정황이 외부에 알려졌다.
 
각국의 ‘중국 5G’ 봉쇄
멍완저우에 대한 미국의 법적 공격은 이란 제재를 철저하게 이행하기 위해서일까, 아니면 세계 통신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한 화웨이를 겨냥한 것일까? 2019년은 5G 원년이 될 전망이다. 5세대 이동통신을 말하는 5G는 초당 전송속도가 기가바이트(GB) 단위, 지연 시간은 밀리초(ms) 수준이다. 5G가 상용화되면 산업 제조와 교통, 의료, 교육 등 다양한 분야에서 큰 변화가 일어날 것이다.
 
한 미국 무선통신업계 분석가는 미·중 양국이 앞으로 10년 동안 통신업계 선도국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11월14일 미국 국회로부터 권한을 위임받은 ‘미·중 경제안보 검토위원회’(USCC)는 2018년 보고서에서 사물인터넷과 5G 기술이 각국 산업과 사회의 교류·소통 방식을 바꾸고 있다며 “중국 정부가 미국을 추월해 더 많은 경제적 이익과 기술혁신을 이루려 한다”고 지적했다.
 
2018년 5G 표준규격이 확정됐다. 북미와 유럽, 한국 등 세계 여러 지역 이통통신사는 5G 통신망을 구축해 2019년부터 서비스를 시작한다. 미국 AT&T는 19개 도시, 브리티시텔레콤 자회사인 영국의 EE는 16개 도시에서 5G를 서비스할 예정이다. 중국 3대 이동통신사는 2019년 5G 예비 상용화에 이어 2020년 본격 상용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5G 장비 입찰도 진행됐다. 화웨이와 ZTE, 에릭손, 노키아는 세계 4대 5G 장비 공급사로 평가받는다. 하지만 여러 국가의 정부가 ‘안보 문제’를 들어 중국 화웨이와 ZTE가 자국 통신사의 5G 통신망 입찰에 참여하지 못하도록 막았다. 2018년 4월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는 미국 소도시와 농촌 지역에 제공한 지원금으로 화웨이와 ZTE의 통신장비를 구매하지 못하도록 했다. 8월에는 화웨이 오스트레일리아 지사가 오스트레일리아에서 5G 기술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다는 통보를 받았다. 11월 뉴질랜드 정부는 자국 최대 통신사인 스파크가 화웨이의 장비로 5G 통신망을 구축하려던 계획을 거부했다.
 
12월 스티븐 하퍼 캐나다 전 총리는 화웨이가 캐나다의 5G 통신망 구축에 참여하지 못하도록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본에서도 화웨이는 정부조달에서 배제됐다. 12월10일 일본 정부는 “통신망에 대한 공격을 방지해 통신 안보를 확보해야 한다”는 이유를 내세워 새로운 정부조달 규정을 발표했다. 구체적으로 지목하지는 않았지만 화웨이와 ZTE를 정부조달 명단에서 제외한 것이다.
 
대표적 통신시장인 미국의 주류 이동통신사들은 화웨이와 ZTE의 장비를 쓰지 않고 있다. 티모바일은 노키아, 에릭손과 각각 35억달러 규모의 5G 통신망 구축에 관한 장기 계약을 했다. AT&T는 삼성과 에릭손을 5G 장비 공급업체로 지정했고, 버라이즌도 삼성과 에릭손을 선택했다. 스콧 모리슨 오스트레일리아 총리는 취임한 지 얼마 되지 않은 2018년 10월 이렇게 말했다. “정부의 5G 정책은 특정 국가를 겨냥해 제정한 것이 아니다. 국가안보를 신중하고 종합적으로 평가한 뒤 마련한 것이다. 5G는 지금까지 있었던 기술과 전혀 다르고 정부는 국가의 핵심 자산을 영원히 보호할 것이다.”
 
화웨이의 반박
여러 서방국가가 화웨이의 5G 기술 개발을 ‘색안경’을 끼고 바라봤지만 화웨이는 동의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후허우쿤 화웨이 부회장 겸 순환 최고경영자는 5G가 4G보다 더 안전하다고 했다. “5G 표준은 국제이동통신표준화기구 3GPP에서 제정한다. 3GPP는 보안 분야를 전담하는 작업반을 조직하고 여러 기업의 전문가 수천 명이 4G보다 더욱 안전하도록 설계했다.” 그는 일부 국가의 정치적 간섭과 기술 선택은 산업 발전에 불리하다고 지적했다.
 
“권위 있는 국가기관인 미국 정부가 민간기업인 화웨이를 겨냥한 이유는 무엇일까? 우리가 5G를 너무 훌륭하게 추진하고 있기 때문일까, 아니면 우리가 확인할 수 없는 다른 이유가 있을까?” 쉬즈쥔 화웨이 순환 회장은 미국 <CNBC> 방송 인터뷰에서 ‘5G가 통신 보안 문제를 가져올 것’이라는 여론은 정치적 동기에서 비롯한 것이지 사실에 바탕한 게 아니라고 주장했다. “화웨이가 5G 시장에 진입하지 못하도록 막은 것은 경쟁 제한을 의미한다. 소비자가 더 비싼 통신비를 내고 통신사 또한 지출을 늘려야 하는 결과를 불러온다. 지금 상황에서 미국이 세계 최고 5G를 구현하겠다는 목표를 실현할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
 
미국 국내에 화웨이를 반대하는 목소리만 있는 것은 아니다. 미국 지방무선통신협회(RWA)는 2018년 12월 연방통신위원회에 공문을 보내 현재 쓰는 화웨이 장비를 교체하려면 더 많은 시간과 금전적 지원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몬태나주에 있는 소형 이동통신사 세이지브러시셀룰러(Segebrush Cellular)는 통신장비 교체에 5700만달러가 필요하다며 “자금 지원이 없으면 지역 통신사가 할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특허 1위 장비 제조사
화웨이는 2009년부터 5G 사업을 시작했다. 직원 6만여 명을 투입했다. 2013년에는 5년 동안 6억달러를 쏟아부어 5G 기술을 개발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후 투자를 지속해 5G 전 영역 기술을 확보했다. 2018년 11월 말까지 세계 각국에서 5G 상용화 사업 계약을 22건 했고, 50여 개 통신사와 5G 상용화 시험을 했으며, 5G 기지국 1만 개를 설치할 수 있는 장비를 출하했다고 화웨이 쪽은 밝혔다. 루융 화웨이 중국 지역 사장은 차이나모바일협력사대회에서 “화웨이는 세계 각국 협력사와 함께 중국 항저우, 한국 서울, 영국 런던, 이탈리아 밀라노, 독일 베를린 등 여러 도시에서 5G 통신망 구축 사업을 한다”고 밝혔다.
 
중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통계를 기준으로 5G 특허 보유 현황을 보면, 2017년 말 퀄컴이 1위로 24.7%를 차지했다. 화웨이 15.36%, 에릭손 14.96%, 삼성, ZTE, 인텔 차례였다. 4대 통신장비 제조사 가운데선 화웨이가 선두를 지켰지만 미국 반도체업체 퀄컴에는 미치지 못했다.
 
특허 확보보다 중요한 것은 표준화 분야에서의 성과다. 통신 분야에선 장비 제조사, 이동통신사, 단말기 제조사 모두 표준안을 제안할 수 있다. 거듭된 논의를 거쳐 통일된 표준규격을 제정한다. 표준은 곧 발언권을 의미한다. 지금까지 통신 표준의 주도권은 퀄컴을 비롯한 국제적 대기업이 장악하고 있었다. 2016년 11월 여러 차례 협상과 투표 끝에 3GPP는 퀄컴이 주도한 LDPC코드가 아니라 화웨이가 추진한 폴라코드(Polar Code)를 5G 초고속 광대역 서비스(eMBB)의 제어채널 표준규격으로 결정했다. 중국이 통신 분야 기초기술에서 처음 거둔 성과였다.
 
닐 맥라이 브리티시텔레콤 수석 아키텍트(설계자)는 9회 글로벌모바일광대역밴드포럼에서 “화웨이가 세계에서 유일한 진정한 의미의 5G 장비 공급업체다. 다른 업체는 뒤처졌고 분발해야 한다. 다른 통신장비 공급업체가 직면한 도전은 화웨이를 통해 배워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의 이동통신사 관계자는 “주류 장비 제조사들은 이동통신사의 5G 기술 개발과 제품 시험에 참여해왔다”며 “시험 결과를 보면 화웨이가 가장 훌륭하고 에릭손도 나쁘지 않지만, 세대교체에서 화웨이보다 뒤떨어진다”고 말했다. 일본 통신사들이나 영국 보다폰과 거래하는 관계자는 “많은 나라에서 정책적으로 제한받고 있지만 화웨이가 포기하지 않기 바란다”며 “통신사들은 화웨이와 기술 교류를 하기 원한다”고 말했다. 화웨이가 기술에서 앞서고 제품 품질이 훌륭하며 가성비가 높으면 결국 시장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 2019년 2월호 종이잡지 41쪽에 실렸습니다.
 
ⓒ 財新週刊 2018년 제49호
孟晚舟衝擊
번역 유인영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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