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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 내공 다지며 AI 등 기대
[Cover Story] 5G 시대 앞서가는 중국- ② 도전과 응전
[106호] 2019년 02월 01일 (금) 쩡자 등 economyinsight@hani.co.kr
쩡자 曾佳 예잔치 葉展旗 친민 覃敏 장치 張琪 <차이신주간> 기자
 
   
▲ 2019년 1월9일 중국 베이징의 호텔에서 인공지능(AI) 칩을 탑재한 데이터센터 스위치 ‘클라우드엔진 16800’ 발표회가 끝난 뒤 화웨이 직원이 고객과 상담하고 있다. AP
1996년부터 해외시장 개척에 나선 세계 최대 통신장비업체 화웨이는 지금까지 세계 170여 개국에 진출해 현지 통신사와 함께 1500건 넘는 통신망 구축 사업에 참여했다. 2017년 화웨이 매출 절반을 해외사업이 차지했다. 화웨이가 해외시장 문을 두드린 것은 중국 통신사들의 구조조정과 주문 감소 때문이었다. 처음에는 해외 전략을 세우지 않은 채 상황에 따라 진출 여부를 선택했다.
 
천진차오 공업정보화부 정보통신경제전문가위원회 사무국장의 말이다. “화웨이는 처음부터 러시아, 아프리카, 유럽, 북미, 동아시아 등 여러 지역에 진출했다. 지역 사정, 시장 경쟁, 정치적 관계 등의 영향으로 일부에서는 비교적 일찍 성과를 거뒀고 속도가 느린 곳도 있었다. 몇몇 지역에는 진출하지 못했다.”
 
결과를 보면 서방국의 포위망을 뚫겠다는 노선이 명확해졌다. 먼저 러시아에 진출한 뒤 아시아, 아프리카, 남미 신흥시장을 공략했다. 이어 유럽과 오스트레일리아로 향했다. 세계로 사업을 확장하면서 화웨이는 조직 구조를 정비했다. 다국적 대형 통신사를 핵심으로 운영센터를 나눴다. 기존 사업부 대신 대형 고객사를 전담하는 부서를 만들었다.
 
이와 함께 인력자원 분포에 따라 다양한 글로벌센터를 설립했다. 인도에는 글로벌사업추진센터와 입찰센터, 협상센터를 세웠다. 마이크로파통신기술개발센터는 이탈리아에 만들었다. 러시아에는 디지털연구소를 세워 현지 인력과 개발 인프라를 이용해 알고리즘 개발 등 기초연구를 했다. 글로벌화 전략이다.
 
런정페이 화웨이 창업자는 ‘국제화’라는 표현을 선호하지 않았다. 그는 사람들이 화웨이를 글로벌 기업으로 인식하길 원했다. 적어도 2010년부터는 화웨이 내부에서 국제화라는 말이 자취를 감췄다. 런정페이 눈에 국제화란 중국을 중심으로 중국인이 해외로 진출하는 것이다. 반면 글로벌화는 세계를 중심으로 세계 우수 자원을 이용해 세계시장에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의미였다.
 
끝내 열리지 않는 미국
미국은 화웨이의 글로벌화 전략에서 마지막으로 남은 고지다. 2002년 6월 화웨이는 미국에 자회사인 퓨처웨이를 세워 북미 시장 공식 진출을 알렸다. 국가안보를 이유로 닫아둔 미국 시장 문을 열기 위해 화웨이는 인수·합병, 합자, 자발적 조사 청구까지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했다. 하지만 미국의 의구심을 없애지는 못했다. 2012년 10월8일 미 하원 정보위원회는 52쪽 분량의 조사보고서를 발표하고 화웨이와 ZTE가 미국의 통신안보를 위협한다며 두 회사가 시스템장비 분야에 들어올 수 없도록 막았다.
 
딩샤오화 당시 화웨이 미국담당 수석부사장은 청문회에서 화웨이가 △미국 시장에 진출한 지 10년이 지났고 △직원 1700명이 있으며 △2011년 6억6천만달러어치 미국 기업의 제품과 서비스를 샀고 △미국에서 5년 동안 약 5억달러를 투자했다고 밝혔다. 2011년 화웨이의 미국 시장 매출은 13억달러로 전체의 4%에 불과했다. 화웨이는 세계 통신시장의 핵심인 미국을 포기하지 않았다. 그러나 2012년 미국 의회가 개입한 뒤 미국에서 통신장비사업을 추진하기 힘들었다. 일부 저가 장비만 팔아 2015년 매출액이 20억달러에 그쳤다.
 
2018년 1월9일 화웨이는 라스베이거스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에서 AT&T를 통해 미국 스마트폰 시장에 진출한다는 계획을 발표하려다 갑자기 취소했다. 위청둥 화웨이 소비자사업부문 최고경영자는 취소 이유를 밝히지 않은 채 “화웨이의 손실인 동시에 미국 이동통신사, 나아가 미국 소비자의 손실”이라고 했다. 4월 미국 정부가 ZTE 제품 판매 금지령을 내리자 화웨이는 미국 시장에서 대규모 인력을 철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시장에서 좌절을 경험한 화웨이는 다른 지역으로 관심을 돌렸다. 2005년 서구 시장 진출 이후 유럽은 실적이 가장 좋은 해외시장이었다. 2017년 유럽·중동·아프리카 지역 매출 합계가 1638억5400만위안(약 27조1916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27.15%를 차지했다. 미주 지역에선 멕시코, 아르헨티나, 페루에 더 많은 인력을 배치했다. 2017년 미주 시장 매출은 392억8500만위안으로 전체의 6.5%였다.
 
2018년 9월29일 런정페이는 화웨이 홍보전략보고회에서 이렇게 강조했다. “일부 서방국이 우리를 인정하지 않는다고 원망할 필요는 없다. 우리가 아직 부족하기 때문이다. 미국이 우리를 인정하지 않으면 5G 사업을 더 잘해서 더 많은 서구 고객사를 확보해야 한다.” 중·미 무역전쟁에 대해 화웨이 고위 관계자는 “아직까지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았다. 미국이 우리 제품을 거부하면 미국 이외 시장에 팔면 된다”며 “유럽 나라들은 지금까지 일률적으로 미국 편에 선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화웨이 내부에선 미국을 소규모 시장으로 관리한다고 덧붙였다. 
 
현재 국제 환경에서 화웨이는 어떻게 해야 할까? 2018년 4분기 업무회의에서 런정페이는 “우리는 중국의 태극권처럼 먼저 내공을 수련해야 한다. 내공이 강해야 진정한 강자가 될 수 있다. 소림사 무술처럼 상대방을 제압하려는 모습을 보여주면 안 된다”고 했다. 9월29일 보고회에서도 화웨이가 아직 서방세계(권력 구조, 문화, 가치관, 사회적 정서 등)에 깊은 이해와 인식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서방국가들이 강한 발언권을 갖고 주류 가치관을 형성하는 현실에서 화웨이는 서방국가 관점에서 그들의 가치관을 이해하고 그들의 사고방식으로 대화해야 효과적인 소통과 문제 해결이 가능하다.”
 
   
▲ 2018년 12월21일 저장성 항저우의 국제지능교통산업박람회를 찾은 관람객들이 아이플라이텍의 AI 스마트시티 홍보관을 구경하고 있다. REUTERS
5G 투자로 경쟁사들 ‘화색’
1987년 설립된 화웨이는 통신장비로 성장했다. 2011년 회사 조직을 통신장비, 기업, 소비자 사업부문으로 분리했다. 2017년 연매출 6036억2100만위안, 순이익 474억5500위안의 명실상부한 대기업으로 성장했다. 2018년 매출액 목표는 7천억위안 이상으로 올렸다. 런정페이는 2020년에 매출액이 1조위안(약 166조300억원)을 돌파할 것이라고 말해왔다.
 
통신장비가 화웨이의 주력 사업이다. 2017년 매출이 2978억3800만위안으로 전년 대비 2.5% 성장했다. 전체 매출의 절반을 차지했다. 노키아(1810억위안), 에릭손(1529억위안)과는 격차가 크다. 2018년에는 세계시장에 변수가 많았지만 경쟁에 따른 부담이 화웨이 실적에 영향을 주지는 않았다. 시장조사업체 델오로에 따르면, 3분기까지 화웨이는 성장세를 지속해 세계 통신장비시장의 28%를 차지했다. 2015년보다 4%포인트 늘었다. 노키아(2위)와 에릭손(3위)은 각각 3%포인트, 1%포인트 떨어져 점유율이 15% 아래로 내려갔다. 델오로는 2018년 1~3분기 화웨이 통신장비 매출이 노키아와 에릭손의 합계와 비슷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앞으로 주요 서방국들과 화웨이 갈등이 지속되면 통신사들의 5G 투자 확대에 따라 경쟁사의 시장점유율이 늘어날 것이다. 2018년부터 에릭손과 노키아의 주가는 40% 가깝게 올랐다. 두 회사의 3분기 북미 시장 실적이 각각 21%, 16% 성장했다. 삼성의 고위 관계자는 화웨이가 당면한 위기를 5G 시대의 기회로 인식했다.
 
세계 통신산업의 이익이 정점에 이르고 통신사 구조 전환이 어려움에 부딪히면서 최근 화웨이 통신장비사업의 성장률도 둔화되고 있다. 2014~2016년 각각 16.4%, 21.4%, 23.6% 성장률을 기록했으나 2017년에는 2.5%로 가파르게 떨어졌다.
 
또 다른 모색
화웨이는 ‘달걀’을 통신장비라는 하나의 ‘바구니’에 담아두면 안 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2011년부터 기업사업부문을 설립해 메모리, 기업네트워크, 서버 등 하드웨어 장비를 팔았다. 하지만 이 분야는 시장 규모가 폭발적으로 늘지 않았다. 2017년에도 회사 전체 매출의 9.1%에 불과했다. 2017년 12월 말 후허우쿤 당시 순환 최고경영자는 기업사업부문이 앞으로 5년 안에 화웨이의 대들보가 될 것이라고 했다. 2011년 독립한 소비자사업부문은 놀라운 속도로 성장했다. 2017년 스마트폰 출하량 1억5300만 대, 매출 2372억4900위안을 기록했다. 2018년 30% 늘어난 2억 대 돌파가 목표였다.
 
화웨이가 새로운 실적 증대 방법을 고심할 때 세계 정보기술(IT) 업계는 모바일인터넷에서 스마트 사물인터넷으로 진화해갔다. 2016년 3월 구글이 개발한 인공지능(AI) 프로그램 알파고가 세계 바둑 챔피언 이세돌을 격파하자 인공지능에 대한 관심이 급속히 높아졌다. 화웨이는 일종의 범용 기술인 인공지능의 시장 잠재력이 막대하다고 판단해, 2017년 회사 비전을 ‘모두가 연결된 세상 구현’에서 ‘디지털로 모든 개인·가정·조직이 완전히 연결된 지능형 세상 구현’으로 바꾸었다. 
 
2017년 화웨이 커넥트콘퍼런스에서 궈핑 당시 순환 회장은 “퍼블릭클라우드를 육성해 세계 5대 클라우드 반열에 오르겠다”고 밝혔다. 같은 해 독립된 사업부문인 클라우드 BU를 설립했고, 1년 뒤 직원 수천 명 규모로 키웠다. 2018년 콘퍼런스에서는 여러 해 동안 조용하게 추진했던 ‘프로젝트 다빈치’를 공개하고 인공지능 칩 어센드310과 어센드910을 선보였다. 어센드310은 12나노 공정, 어센드910은 현재 가장 앞선 기술인 7나노 공정을 적용했다. 2019년 2분기 출시 예정으로 지금은 테스트카드를 제공하고 있다. 
 
화웨이는 인공지능 칩부터 스마트폰을 비롯한 스마트단말기, 통신장비, 퍼블릭클라우드 서비스까지 화웨이 제품으로 인공지능의 모든 응용시나리오를 지원하는 ‘풀스택(Full-stack), 올시나리오(All-Scenario)’ 전략을 수립했다. 화웨이는 이 인공지능 플랫폼이 산업 생태계를 주도하길 기대한다. 쉬원웨이 전략마케팅담당 사장은 “앞으로 10년 동안 인공지능의 주요 무대는 산업이 될 것”이라며 “2025년 세계 인공지능 시장이 3800억달러(약 424조원) 규모로 성장하고, 그 90%는 기업 부문(B2B)이 차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전한 미국의 그림자
스마트 시대를 맞이하면서 화웨이는 여러 분야에서 시장 선점 기회를 놓쳤다. 클라우드 컴퓨팅 분야에서 아마존이 2006년, 중국에서는 알리바바그룹이 2008년부터 사업을 시작했다. 인공지능 분야에서는 구글과 엔비디아가 비교적 앞섰다. 이제 ‘인공지능+클라우드’ 분야에서 세계적인 IT 대기업들이 기회를 살피고 있어 화웨이가 진출한다면 치열한 경쟁에 직면할 것이다.
 
통신장비와 스마트폰에 주력하면서 각개전투에 익숙해진 화웨이가 스마트 시대에 직면한 최대 도전은 개방과 생태계 구축이다. 쉬즈쥔 회장은 개발자가 화웨이의 딥러닝 프레임워크를 쓰도록 할 방법이 있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화웨이의 딥러닝 프레임워크 마인드스포어를 사용한 개발자가 화웨이의 인공지능 제품을 쓰면 가격을 낮춰주는 것이다. 
 
그렇지만 반도체 공급망을 미국에 의존하는 현실은 날카로운 칼처럼 화웨이를 압박한다. 화웨이 고위 관계자는 미국이 세계 반도체산업 대부분을 독점해 어떤 기업이든 미국의 공급망 체계에서 독립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사례가 ZTE다. 미국의 수출 금지령으로 무려 88일 동안 생산, 판매, 사후관리까지 모든 업무가 ‘쇼크’ 상태였다. 2018년 1~3분기 72억6천만위안(약 1조2천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멍완저우 사건의 충격 속에 해외시장에 진출하려는 화웨이 앞에 무엇이 기다리고 있을까. 
 
* 2019년 2월호 종이잡지 44쪽에 실렸습니다.

ⓒ 財新週刊 2018년 제49호
孟晚舟衝擊
번역 유인영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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