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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 없는 페이스북은 가라!
[Enterprise]
[8호] 2010년 12월 01일 (수) 마르크 슈발리에 economyinsight@hani.co.kr

마르크 슈발리에 Marc Chevallier <알테르나티브 에코노미크> 기업 담당 기자

 “단 몇 명의 적도 만들지 않고 5억 명의 친구를 거느리기란 불가능하다.” 지난 10월13일 개봉한 영화 <소셜 네트워크>의 포스터에는 이렇듯 조소가 흠뻑 묻어났다. 데이비드 핀처 감독의 이 스릴러물은 새파란 페이스북 창립자 마크 주커버그와 그의 하버드대학 시절 친구들 간의 아이디어 도용을 둘러싼 법적 공방을 다룬 영화다. 그럼에도 영화는 소셜 네트워크의 총아인 페이스북의 눈부신 성장 비결은 일절 얘기하지 않는다. 더욱이 페이스북의 진정한 적수가 누군지 전혀 알려주지 않는다. 이를테면 구글이나 트위터, 혹은 신기술과 함께 떠오를 차세대 인터넷 주역에 대해서 말이다.
 <소셜 네트워크>는 미국, 특히 할리우드가 좋아하는 스토리를 담고 있다. 2004년 100여 명의 회원을 위해 캠퍼스 내 전자 네트워크를 구축한 19살 어느 하버드생의 파란만장한 이야기가 이 영화의 골간이다. 하지만 핀처 감독이 그리는 모습이 주커버그의 전부라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주커버그는 영화에서 그려진 대로 단순히 여자친구에게 버림받고, 사회적 성공으로 복수를 다지는 인물만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는 부유한 뉴욕 치과의사의 아들이자, 하버드대학에 들어가기 위해 마이크로소프트사가 제시한 100만달러짜리 일자리를 거절한 컴퓨터 천재다. 
   
페이스북의 창립자 마크 주커버그가 제품 설명회에 참석해 페이스북의 새로운 기능을 설명하고 있다.

 페이스북은 사용이 편리하다. 메시지나 동영상을 올리거나, 친구 목록을 작성하거나, 동일한 관심을 가진 회원끼리 그룹을 형성하는 등 다양한 기능을 갖추었다. 이 장점 덕분에 주커버그는 단기간에 성공의 열매를 거머쥘 수 있었다. 2004년 봄 주커버그가 만든 네트워크는 미국 아이비리그대학 재학생을 대상으로 한 엘리트 클럽으로 확대되고, 이후 미국 대학 전체로 확산된다. 2006년 9월에는 전자우편 계정을 가진 모든 네티즌에게 문호가 개방된다.
 연령과 국적을 불문한 개인·단체·정치인, 심지어 홍보를 목적으로 한 예술인까지 앞다퉈 페이스북으로 몰려들었다. 작은 프로필북에 불과하던 페이스북은 금세 몸집이 불어났다. 한 예로 회원 5억 명을 거느린 페이스북을 하나의 나라에 비유하면, 세계에서 세 번째로 인구가 많은 나라가 된다.

단숨에 강호를 평정하다

 페이스북이 이처럼 단숨에 성공을 거머쥘 수 있었던 원동력은 과연 무엇일까? 첫 번째 요인으로 페이스북의 협업 체계를 꼽을 수 있다. 주커버그는 사용자들이 최대한 많은 언어로 자신이 만든 사이트를 번역하도록 독려했다. 이런 자원봉사들 덕분에 그는 혼자의 힘에 의존할 때보다 더 적은 비용과 시간을 들여 페이스북 플랫폼을 전세계인이 이용할 수 있게 했다(오늘날 페이스북은 바스크어와 라틴어를 포함해 70개 언어로 사용할 수 있다). 한 예로 페이스북의 프랑스어 번역은 단 하루 만에 완성됐다!
 그뿐만이 아니다. 페이스북은 2007년부터 신출내기 개발자를 끌어들여 콘텐츠를 확충했다. 이런 협업 체계 덕분에 수천 개에 달하는 작은 애플리케이션들이 꽃을 피웠다. 이를테면 친구에게 전자 연하장을 보내거나, 자신의 프로필을 가장 많이 본 사람이나 자신을 친구 목록에서 삭제한 사람이 누군지를 알려주는 애플리케이션 등이 개발됐다. 지난 7월 페이스북은 자원봉사 차원에서 활동하는 개발자 수는 100만 명, 사용 가능한 애플리케이션 수는 55만 개에 달한다고 발표했다. 물론 다소 과장된 수치일 것이다. 어쨌든 페이스북의 협업 체계가 얼마나 대단한 규모인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다.
 혹자에게 페이스북은 그 자체로 온전한 ‘비즈니스’이다. 대표적인 게 소셜 게임업체 ‘징가’다. 징가는 페이스북에서 이용률이 가장 높은 소셜 게임인 ‘팜빌’(Farm Ville)과 ‘마피아워’(Mafia War)를 개발한 업체다. 곡식을 재배하거나 소·돼지 등 가축을 키울 수 있는 가상 농장인 ‘팜빌’의 이용자 수는 오늘날 6100만 명에 이른다. 게임은 무료지만, 이용자에게 게임 성능 향상을 위해 온라인 아이템을 판매해 개발자에게 수입원이 되고 있다. 예를 들어 트랙터 한 대는 3.5달러, 닭 4마리는 5.6달러에 판매된다. 티끌 모아 태산이라고 징가는 이제 온라인 결제 서비스 업체 페이팔의 두 번째 최대 고객(1위는 이베이)이 됐다. 매출액이 무려 6억달러에 달한다.
 이는 페이스북에 횡재가 아닐 수 없다. 업체가 게임 홍보를 위해 지급하는 비용이 짭짤한데다, 콘텐츠 확충으로 페이스북 플랫폼의 유용성도 높아졌다. 페이스북은 콘텐츠 확충을 위해서는 충분히 개방적이면서도, 중간 업체가 창출한 수익이 고스란히 자신의 호주머니로 들어오게 할 정도로는 적당히 폐쇄적인, 채산성 높은 ‘에코 시스템’(인터넷 서비스 안의 각 플레이어들이 부가가치를 공유하면서 상호작용하는 군집체)을 구축하고 있다. 이는 애플이 아이폰이나 아이패드를 위한 애플리케이션 다운로드 플랫폼을 통해 구사하는 전략과 흡사하다.
 페이스북의 또 다른 성공 요인은 인터넷의 법칙인 ‘네트워크 효과’(제품의 서비스나 가치가 이를 이용하는 사용자 수에 따라 달라지는 현상)에 있다. 페이스북은 경제학자들이 말하는 “네트워크의 유용성은 사용자 수에 좌우된다”는 이른바 ‘긍정적 외부 효과’를 성공의 기반으로 한다. 이 말은 곧 페이스북의 회원 수가 증가할수록 잠재적 사용자와 광고주, 게임업체의 관심도가 증가한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친구가 페이스북을 이용하는데, 어찌 자신은 페이스북을 나 몰라라 할 수 있단 말인가? 일반적으로 소셜 네트워크 이용자는 최대한 많은 인맥을 쌓을 수 있는 사이트만 집중적으로 이용하고, 그 외 사이트는 거들떠보지 않으려는 특징이 있다.
 경쟁업체인 ‘마이스페이스’도 이 점을 뼈저리게 통감했다. 2003년 2억 명의 회원 수를 기록한 이 업체는 페이스북에 추월당한 2008년 이후 급격하게 쇠퇴의 길을 걷고 있다. 소셜 네트워크에서 마이스페이스가 차지하는 ‘시장점유율’은 1년 만에 66%에서 30%까지 추락했다. 광고 수입은 2008년 4억8500만달러에서 2010년 3500만달러까지 곤두박질쳤다. 소유주인 뉴스코퍼레이션에 마이스페이스가 굴레로 작용할 정도였다. 루퍼트 머독이 이끄는 이 기업은 마이스페이스로 인해 올해 5억7500만달러의 손실을 기록했다.
 마이스페이스가 울상을 짓는 동안, 페이스북의 얼굴에는 미소가 떠올랐다. 페이스북의 광고 수입은 2009년 6억6500만달러로 치솟았고, 시장조사기관 이마케터에 따르면 2010년에는 13억달러, 2011년에는 무려 17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한다. 이런 광고 수입은 전체 매출(2009년 7억~8억달러)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며 수익성을 높여주는 노다지나 다름없다. 하지만 이런 추산은 추측에 불과하다. 주식시장에 상장되지 않은 페이스북의 재정 정보는 절대로 캘리포니아주 팔로알토에 위치한 페이스북 본사의 단단한 벽을 뚫고 새어나오는 법이 없기 때문이다.
 
막대한 개인 정보의 유혹

 그나마 아직까지는 전초전에 불과하다. 페이스북이 프로필에 의해 축적된 가입자들의 개인 정보를 다 우려먹기에는 아직도 여지가 많다. 신상정보, 나이, 성별, 자주 찾는 장소, 직업, 소비 습관, 좋아하는 것, 선망하는 것, 인맥, 심지어 성적 취향까지 페이스북은 방대한 양의 개인 정보를 축적하고 있다. 단적으로 말해 수백만 명을 대상으로 한 페이스북의 개인 정보는 사상 최대 규모라고 할 수 있다. 이는 수많은 기업이 페이스북에 눈독을 들이는 이유이기도 하다. 페이스북이 소유한 개인 정보를 이용하면 전례 없는 고도의 타깃 마케팅을 구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개인 정보를 돈벌이 수단으로 삼기 위해 페이스북은 구글의 ‘스폰서 링크’ 시스템을 도입했다. 이 인맥 사이트는 사용자 정보를 기반으로 그에 적당한 광고 형태를 개발하는 한편, 크고 작은 광고주들이 접근할 수 있는 광고 서비스 플랫폼을 마련했다.
   
 

 페이스북은 내심 수집한 정보를 바탕으로 한층 더 돈벌이를 강화하고 싶어한다. 하지만 한편으론 자중자애할 수밖에 없다. 페이스북 이용자, 그중에서도 마우스를 손에 쥐고 자라난 이른바 ‘디지털 네이티브’들이 수백만 명의 사람과 취향을 공유하거나, 사진이나 동영상을 올려 가장 내밀한 연애사는 물론 일상의 소소한 부분을 공개하는 것에는 아무런 거리낌이 없으면서도, 자신이 무상으로 제공한 정보가 상업적으로 활용되는 것에는 바로 발끈하기 때문이다. 페이스북을 둘러싸고 주기적으로 발생하는 네티즌들의 반발도 이런 경향과 맥을 같이한다. 이를테면 광고주에게 사이트를 개방하거나, 사용자의 개인정보 보호 수준이 변경될 때마다 어김없이 네티즌의 반발이 이어졌다. 하지만 ‘페이스북 중단의 날’(Quit Facebook Days) 같은 페이스북 안티운동에도 불구하고, 이 인맥 사이트는 여전히 눈부신 성장의 질주를 계속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과연 국가의 개입 없이 개인 정보의 소유권을 페이스북과 같은 민간 업체에 맡겨둬도 좋은가라는 문제가 점차 고개를 들고 있다.
 기업의 구미를 당기는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의 또 다른 장점은 ‘전파력’이다. 오늘날 정보의 홍수 속에서 소비자의 관심을 끄는 것이야말로 기업에는 사활이 걸린 중대한 문제가 된 지 오래다. 브랜드를 홍보하는 데 과연 친구나 친구의 친구만큼 효과적인 수단이 있을까? 페이스북은 지난 5월부터 웹 전체에서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좋아요’(Like) 버튼을 도입했다. 페이스북 가입자는 이 버튼을 눌러 일정 콘텐츠에 대해 느끼는 호불호를 표시할 수 있다. 이 기능은 추천 행위를 하나의 경제모델로 승격시키려는 오늘날의 움직임에 편승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페이스북은 관심사를 표명한 사이트가 자신과 관련한 정보에 접근하는 것을 극도로 꺼리는 이용자들의 반발에 부닥치고 있다. 그래서 정보보호 정책을 재조정하는 일이 빈발하고 있다.
 이제 페이스북 경영진이 품은 야심은 분명해졌다. 기존 검색엔진을 대신해 이 인맥 네트워크 서비스를 인터넷의 중심축으로 만드는 것이다. 다시 말해 구글을 권자에서 끌어내리는 것이다. 연간 230억달러의 광고 수입을 올리는 인터넷 최대 검색업체 구글은 흡사 난공불락의 요새처럼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지난 5월 처음으로 페이스북의 방문자 수가 구글을 추월했다. 시장조사업체 닐슨이 지난 4월 10개국을 대상으로 조사한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네티즌이 인터넷에 체류하는 전체 시간 중 4분의 1에 해당하는 시간을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에서 보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를 들어 페이스북에 머무는 시간은 월평균 6시간30분으로 나타난 반면, 구글에서 보내는 시간은 2시간30분에 불과했다. 또한 페이스북은 추천 기능에 힘입어 프랑스 주요 인터넷 매체를 합한 전체 트래픽의 1.3%를 기록하는 등 폭발적인 트래픽 증가의 중심지로 부상하고 있다. 물론 구글(40.6%)에는 한참 못 미치지만, 마이크로소프트사의 검색 엔진 ‘빙’(Bing·0.8%)이나 트위터(0.1%)보다 훨씬 앞선다. 그리고 최근 6개월 동안 페이스북의 점유율도 두 배 가까이 급증했다. 지난 8월에는 유튜브에 이어 동영상 공유 부문의 2인자로 등극했다.
 
덧없어라, 인터넷 권세여!

 페이스북의 무한질주를 막을 방법은 전혀 없는 것일까? 꼭 그렇지만도 않다. 오히려 언제든 권자를 잃을 위험이 도처에 도사리고 있다. 우선 니코스 스미르나이오스 툴루즈 교수가 지적한 바와 같이, 수많은 국가 차원의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업체가 반격에 나서고 있다. 대개 중국이나 이란처럼 페이스북이 금지된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러시아나 기타 동구권 국가에서 맹위를 떨치는 베콘탁테처럼, 문화적 차이로 인해 국내 업체가 선전하는 경우도 있다. 다음으로, 네티즌의 성격에 따라 네트워크 이용 실태가 극명하게 갈리는 것도 위험 요인이다. 어떤 이는 온라인 게임을 즐기기 위해, 또 다른 이는 직업상의 인맥을 구축하거나, 사용자가 생산한 콘텐츠(동영상·블로그 등)를 소비하기 위해 페이스북을 이용한다. 이는 극히 제한된 분야(일정한 직업이나 인종, 성적 취향, 지지 정당 등을 중심으로 하는 소셜 네트워크)를 다루는 군소 업체들이 호황을 누리는 원동력이 된다.
 페이스북은 더 이상 초창기 때처럼 사회적으로 동일한 위상을 지닌 폐쇄된 계층만을 위한 네트워크가 아니다. 이런 변화는 페이스북의 발목을 걸고 넘어질 위험이 있다. 이미 인터넷 문화를 선도하는 미국의 적잖은 청소년층이 페이스북의 식상함이나 이 사이트가 생산하는 과도한 정보에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개인 정보 유출과 관련한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페이스북에 대한 반감은 더욱 높아질 것이 분명하다. 그렇게 되면 페이스북은 마이스페이스의 전철을 밟는 꼴이 되고 만다. 마이스페이스는 사용 편이성에 대한 이용자의 요구는 무시한 채, 광고 지면을 최대화하는 데 집중한 소유주 루퍼트 머독의 간섭으로 인해 쇠락의 길을 걷고 있다.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 애플을 필두로 한 여러 인터넷 강자들이 호시탐탐 기회를 엿보고 있는 한, 페이스북은 언제든 권자에서 밀려날 수 있다. 초창기 인터넷은 혼돈 그 자체였다. 하지만 오늘날에는 각자 제한된 영역의 독점권을 서로 교집합처럼 조금씩 공유하는 구도가 형성돼 있다. 예를 들어 구글은 온라인 광고, 애플은 온라인 음원이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트위터는 미니 블로깅에서 독점적 우위를 누린다. 그리고 이 기업들은 각자의 세력 범위를 확장하기 위해 대결을 펼친다. 이를테면 구글은 수차례 실패를 거듭한 끝에 조만간 또다시 소셜 네트워크에 도전할 예정이다. 이번에는 게임 부문에 역점을 둔 성장 전략을 펼칠 것이다. 페이스북의 성장에 공헌한 게임업체 징가를 영입하려는 시도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물론 페이스북도 뒷짐을 진 채 그냥 당하고만 있지 않을 것이다. 영상통화 서비스를 위해 스카이프와 제휴를 모색하는 것이 이를 방증한다.
 페이스북과 구글은 다른 분야도 그렇지만 지리 기반 광고에서도 격돌하고 있다. 대결의 향방은 아직까지 불투명한 상태다. 짧은 인터넷 역사에 비춰볼 때, 인터넷 분야의 권세는 그리 오래 지속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1990년대 중반 가장 많이 애용되던 ‘넷스케이프’에서, 가장 높은 웹 방문자 수를 기록하던 ‘야후’, 미디어계 거물 타임워너를 인수한 전력이 있는 인터넷 서비스 업체 ‘AOL’. 이처럼 ‘인터넷 묘지’를 메우는 왕년의 스타들은 부지기수다. 새로운 기술의 등장으로 사용자에게 당대의 페이스북(혹은 트위터)보다 훨씬 더 많은 혜택을 제공하는 업체가 등장한다면, 그것으로 페이스북의 운명도 끝장이다. 그러니 진짜 두려워해야 할 것은 창립 멤버들과의 법적 공방이 가져올 결말이 아니라, 바로 차세대 주역의 출연일지 모른다.
ⓒ Alternatives Economiques
번역 허보미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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