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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성비·소확행 공략 적중… 차별성 확보 관건
[국내이슈] 생활용품 매장 경쟁 ‘치열'
[106호] 2019년 02월 01일 (금) 김미영 kimmy@hani.co.kr
김미영 부편집장
 
   
▲ 다이소 매장. 주방·욕실·청소 등 생활밀착형 제품이 절대적으로 많다. 김미영 기자
한때 1천원이면 각종 생활용품을 살 수 있는 ‘1000냥 백화점’이 있었다. 주방·욕실 용품, 학용품, 장난감을 저렴하게 살 수 있어 주부와 아이에게 인기였다. 10여 년이 흐른 지금, 규모화·대형화로 무장한 균일가 유통 체인점이 여세를 몰아가고 있다. 균일가 유통에서 선두 주자인 ‘다이소’, 매주 새로운 생활 소품을 합리적 가격에 파는 SPA(기획 상품을 직접 제조·유통하는 전문 소매점) 브랜드 ‘미니소’, 재밌는 상품과 미친 가격을 표방하는 만물상 ‘삐에로쑈핑’, 북유럽 스타일을 표방하는 ‘플라잉타이거코펜하겐’ 등이다.
 
장기 불황 속에서 가성비와 ‘가심비’(가격 대비 마음의 만족을 추구하는 소비), ‘소확행’(일상에서 작지만 진정한 행복 추구) 등의 소비 경향이 저가형 생활용품 시장 확대에 견인차 구실을 하고 있다. 1인 가구 증가로 가구 수가 늘고 집 꾸미기 열풍까지 겹치며 수요층이 20~30대까지 넓어진 것도 이유다. 평균가격이 5천원 미만이라 남녀노소 누구나 부담 없이 ‘1만원의 사치’를 누릴 수 있다. 2016년 2조원대였던 국내 저가 생활용품 시장은 2018년 4조원대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이소, 5천원 미만 상품
2019년 1월14일 서울 구로구 마리오아울렛 안 다이소 매장. 평일임에도 사람이 빼곡했다. 김미선(44)씨는 “다이소라는 상호처럼 문구·완구, 주방용품, 세탁용품, 미용·화장, 인테리어소품, 위생용품, 공구·레저용품 등 없는 것이 없다. 다양한 상품을 보는 재미가 쏠쏠해 즐겨 찾는다. 가끔 충동구매를 할 때도 있지만, 그래봤자 1만~2만원 수준이라 부담이 없다. 합리적인 여가생활, 스트레스 해소 구실을 톡톡히 하는 신세계 같은 장소”라고 말했다. 특히 집안에 사고(?)가 터졌을 때 요긴하다고 귀띔했다. 전구가 나갔을 때, 공구나 청소 도구가 필요할 때 등이다. 그는 “저렴하고 물건이 많아 굳이 대형마트에 갈 필요성을 못 느낀다”고 했다.
 
다이소의 1300여 개 매장 내 3만여 제품은 ‘균일가’가 특징이다. 1997년 첫 매장이 문을 연 뒤 지금까지 500원, 1천원, 1500원, 2천원, 3천원, 5천원의 여섯 가지 균일가를 유지하는 것이 원칙이다. 이우승 다이소 홍보팀 과장은 “제품의 50%가 1천원, 85%가 2천원 이하여서 가성비, 가심비, 소확행 등은 다이소 상품에 붙는 수식어”라며 “국내 570여 개 중소 제조업체에서 좋은 품질의 다양한 생활용품을 공급받기에 가능한 구조”라고 설명했다. 주부가 선호하는 생활밀착형 소품 비중이 큰 것이 특징이다. 이날 계산대 앞에 놓인 물건들을 보니 30~50대 주부가 선택한, 주방·청소·생활 용품의 구매비율이 절대적으로 높았다.
 
삐에로쑈핑, 재미와 즐거움 추구
2018년 6월 이마트가 선보인 삐에로쑈핑은 ‘펀 앤드 크레이지’(Fun & Crazy)를 콘셉트로, ‘재밌는 상품’과 ‘미친 가격’을 표방하는 만물상 개념의 디스카운트 스토어다. 주 타깃은 20~30대 젊은층이다. 비교적 수입이 많지 않은 이들이 최소 금액으로 최대 만족을 얻는 ‘탕진잼’의 새로운 명소를 지향한다. 2018년 6월 스타필드 코엑스점 오픈을 시작으로 9월 두산타워점, 11월 논현점, 12월 가산W몰점, 의왕점, 명동점까지 총 6개 매장이 있다. 
 
중저가 생활용품 매장이지만, 일본 ‘돈키호테’를 벤치마킹해 철저하게 ‘B급 감성’을 담은 상품을 파는 점에서 다이소와 미니소와는 확연히 차별화된다. 지난 1월8일 가산W몰에 입점한 매장에 가보니 외관뿐 아니라 진열 방식, 상품 종류 등 모든 것이 색달랐다. 김완선의 노래 <삐에로는 우릴 보고 웃지>가 경쾌하게 흘러나오는 매장 안은 마치 미로를 탐험하는 기분이 들게 했다. 깔끔하게 매장을 구성하는 기존 방식 대신 상품을 복잡하게 배치해 어지럽게 느껴지기도 했지만, 좁은 매대 사이를 걷는 기분이 꽤 즐거웠다. 1천원짜리 물건부터 수십만원대 명품, 주류와 신선식품, 가전제품까지 다양했다.
 
개성과 독특함을 추구하는 젊은이에게 인기가 많은 이유다. 삐에로쑈핑 관계자는 “대형마트와 상품 중복률이 30% 미만이라 기존 유통 경로에선 볼 수 없던 중소 협력사 상품을 대거 선보이고 있다”며 “독특하고 재미있는 중소업체 아이디어 상품을 선보여 소비자 반응 역시 뜨겁다”고 말했다. 특히 기존 대형 유통업체에서 잘 다루지 않았던 성인용품, 코스프레용 가발과 복장, 파이프 담배와 흡연 액세서리 등 다양한 흡연용품까지 만나볼 수 있다. 이서현(21)씨는 “다른 매장에서 보기 힘든 각종 주류와 소스 등 식료품를 주로 산다”며 “독특한 인테리어와 상품을 보는 재미가 쏠쏠해 기분 전환 차원에서 자주 온다”고 말했다.
 
   
▲ 삐에로쑈핑 매장 입구. 재미와 즐거움을 추구해 차별화된 소품을 선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이마트 제공
미니소, 생활용품 SPA
‘미니멀리즘을 판매하는 장소’라는 의미를 가진 미니소는 상호, 가격대, 제품 종류 등 다이소와 겹치는 부분이 많다. 차이점은 일본과 중국의 합작 브랜드로, 일본의 ‘무인양품’을 지향하는 라이프 스타일 SPA 브랜드라는 점이다. 매주 새 스타일의 생활용품을 합리적 가격에 파는 것이 원칙이다. 저렴하면서도 성능이 좋은 전자제품이 많은 곳으로 젊은층 사이에 입소문이 나 있다.
 
2019년 1월8일 서울 금천구 가산동 현대아울렛에 입점한 미니소 매장. 밝은 흰색 톤 매장에 들어섰을 때 첫 느낌은 “깔끔하다”였다. 매장이 넓거나 제품 수가 아주 많지는 않았으나, 단색 위주로 소박하면서도 세련된, 아기자기한 소품이 눈에 들어왔다. 필통, 수첩, 필기구, 인형, 화장품, 스푼 세트, 지갑 등 여성 취향을 반영한 제품이 다수였다. ‘커피 한 잔 가격으로 시작하는 홈스타일링’을 표방한 만큼, 가격도 2천~5천원으로 저렴했다. 인테리어 소품과 이어폰, 충전기, 블루투스 스피커 등 소형 전기·전자 제품 비중이 높은 것이 특징이다. 이수아(15)양은 “다이소는 어른 취향 생활용품 제품이 많은 반면, 미니소는 학생과 여성이 좋아할 만한 디자인 소품이 많아 친구 사이에서 인기”라며 “수첩, 필통, 파우치, 손가방, 필기구, 인형 등이 싸고 디자인도 취향에 맞아 자주 온다”고 말했다.
 
플라잉타이거 코펜하겐, 북유럽풍
2016년 9월 국내에 첫선을 보인 ‘플라잉타이거 코펜하겐’은 북유럽풍 독특한 생활용품을 만날 수 있는 곳이다. 1988년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작은 잡화점으로 시작했는데, 자체적으로 만든 개성 넘치는 디자인 제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판매한다. 국내에는 전국 13개 매장이 있는데, 아기자기한 미니멀리즘을 추구하는 20~30대 싱글족에게 인기가 많다. 양초, 소품케이스, 반짝거리는 장식이 도드라지는 파우치, 반려동물용품, 우산, 에코백, 운동기구, 손뜨개용품, 공구, 파티용품과 주방제품까지 다이소나 미니소 등에서 볼 수 없던 북유럽 스타일의 이국적인 제품을 자랑한다. 지난 1월8일 마리오아울렛에 입점한 매장에서 만난 이정선(38)씨는 “최근 이사해서 인테리어 소품을 검색하다 알게 됐는데, 국내 매장에서 볼 수 없는 독특한 감성이 느껴져서 놀라웠다”며 “값비싼 인테리어는 자주 하기 어렵지만, 이곳에 오면 소품만으로도 부담 없이 집 분위기를 바꿀 수 있어 자주 애용할 것 같다”고 말했다.
 
다이소, 미니소, 삐에로쑈핑, 플라잉타이거 코펜하겐 등 균일가 생활용품 매장 이용자들이 염려하는 건 예나 지금이나 품질에 대한 신뢰다. ‘가격이 싼데 품질까지 만족시킬 수 있을까’ 하는 불안감이 항상 존재한다. 김미선씨는 “값이 싸니 제품 질에는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며 “한번 쓰고 버려도 아깝지 않다고 생각하며 제품을 살 때가 많은데, 품질을 개선하려는 노력을 꾸준히 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균일가 생활용품 매장 치열한 경쟁
이번에 생활용품 매장을 둘러보며 알게 된 점은 브랜드 매장마다 종류와 콘셉트, 대상 등에서 뚜렷한 차별성이 있다는 사실이었다. 더불어 중소업체와 협력한 PB(대형 소매상이 독자적으로 개발한 브랜드) 상품으로 가격경쟁력을 확보하면서도 ‘불량 제로’ 등 품질개선, 빠른 상품 회전 등 끊임없이 변화와 혁신을 추구한다는 점이었다.
 
균일가 생활용품 매장은 소비자의 커지는 구매 욕구와 홈퍼니싱 시장 확장, 후발 주자 등장과 맞물려 더욱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기존 모던하우스, 무인양품, 버터 등이 차별화된 전략과 매장 진출 등을 꾀하고 있다. 여기에 락앤락이 운영하는 라이프스타일 매장 ‘플레이스엘엘’도 도전장을 내밀었다.
 
ⓒ 이코노미 인사이트 2019년 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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