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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경제 리스크는 한국에 기회”
[Cover Story] 이재영 대외경제정책연구원장 인터뷰
[105호] 2019년 01월 01일 (화) 정혁준 june@hani.co.kr
정혁준 편집장
 
   
▲ 이재영 대외경제정책연구원장이 2018년 12월7일 한겨레신문사에서 <이코노미 인사이트>와 인터뷰하고 있다. 한겨레 김진수 기자
“세계경제 리스크는 한국에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이재영 대외경제정책연구원장은 <이코노미 인사이트>와 한 인터뷰에서 “2019년 미국과 중국 등 세계경제의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위협 요인이 커졌지만, 한국은 신북방·신남방 정책 등을 통해 위기를 기회로 바꿔 경제 체질을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원장과의 인터뷰는 2018년 12월7일 한겨레신문사에서 진행됐다.
 
2019년 세계경제를 어떻게 전망하십니까.
2019년 글로벌 경제는 경기회복세가 둔화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2018년 3.7%에서 2019년 3.5%로 낮췄습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같은 기간 3.7%에서 3.5%로 내렸습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2018년(3.9%)과 동일하게 2019년에도 3.9%로 전망했습니다.
 
세계경제에서 주요 위협 요인은 무엇인가요.
글로벌 통화긴축을 들 수 있습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는 2019년 세 차례 기준금리를 추가 인상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통화긴축과 미-중 통상분쟁 장기화 등 글로벌 리스크로 안전자산이 선호되면서 신흥국에서 자본 유출 등 금융 불안 가능성이 우려됩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양적완화에 따라 자산 가격이 상승했지만, 성장 불확실성이 증가해 자산 가격이 조정될 수도 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 이후 50% 가까운 상승을 보이던 미국 다우존스지수는 2018년 들어 두 차례 큰 조정을 보이며 2018년 11월23일 기준으로 고점 대비 10% 가까이 하락했습니다.
 
우리나라와 관련된 위협 요인은 무엇이 있을까요.
미국이 무역확장법 제232조를 확대 적용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미국은 무역확장법 제232조에 따라 철강과 알루미늄에 이미 25% 관세를 부과하고 있는데, 자동차에 25% 관세 부과를 검토하고 있습니다. 자동차는 상무부 조사 결과 초안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고된 상태로, 2019년 5월16일까지 대통령이 최종 결정합니다. 자동차 대미 수출은 국내 생산량의 33.4%, 전체 수출액의 37.7%에 이르며 25% 관세 부과 때는 한국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효과가 매우 클 것입니다. 미-중 무역분쟁도 한국에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2018년 12월1일(현지시각)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린 미-중 정상회담에서 양국이 90일 동안 관세 전쟁을 일시 중단하기로 합의했습니다. 이 합의는 무역전쟁 확대가 중단된 것이지 무역전쟁 자체가 중단된 것은 아닙니다. 협상 주도권을 쥔 미국이 국내 정치와 경제 상황을 고려해 대중국 압박 속도와 수위를 조절한 것으로 판단됩니다.
 
세계무역기구(WTO) 무용론을 주장하는 미국은 2016년 이후 상소위원 선임 절차를 거부하면서 분쟁해결기구 상소위원 7명 가운데 4명이 공석입니다. WTO의 핵심인 분쟁 해결 기능이 마비되면 한국과 같은 중견 통상국가가 보호주의 정책에 대응할 수단이 사라진다는 점에서 부정적 영향이 클 전망입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한국이 해야 할 일은 무엇입니까.
한국이 미국의 제232조 관세 부과에서 제외되도록 대화 채널을 활용해 적극적인 대미 설득 작업이 필요합니다. 미-중 무역분쟁과 그 영향이 전달되는 경로를 사전에 면밀히 파악해 대응 매뉴얼도 마련해야 합니다. 대응 매뉴얼은 제232조 적용과 미-중 무역분쟁의 전개 시나리오에 따른 구체적 대응 방안을 포함해야 합니다.
 
더 근본적으로는 수출 지역을 다변화해 미국과 중국의 높은 교역 의존도에서 탈피해야 합니다. 지금까지 수출 지역 다변화를 새로운 수익 창출 기회 정도로 여겼다면 이제는 생존과 직결된 문제로 이해해 실질적 대책을 마련해야 합니다. 이처럼 세계경제 리스크는 한국에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미-중 무역분쟁으로 한국에 돌아오는 반사적 기회도 있을 것입니다. 미국의 중국 ‘기술굴기’ 압박으로 중국의 첨단산업 육성이 다소 지연될 가능성이 있고, 다른 한편에선 선진국의 중국 기업 규제로 한국과 중국이 미래 산업에서 협력할 기회도 열려 있습니다.
 
WTO 체제 위기의 경우, 자유무역을 추구하는 다른 중견 통상국가와 공조해 WTO 개혁이 다자체제 복원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한국의 이해관계를 새로운 통상 질서에 적절히 반영하는 기회로 만들어야 합니다.
 
문재인 정부가 적극 추진하는 신북방 정책은 어떻게 될까요.
2019년은 신북방 정책 추진의 ‘진정한 출발점’이 될 것입니다. 2019년 한-러 정상회담과 고위급회담이 계획돼 있는데, 이를 잘 활용해 신북방 정책 추진에서 시너지효과를 창출해야 합니다. 북한 비핵화가 진전될 경우 2019년 9월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리는 러시아 동방경제포럼에서 남·북·러 정상회담을 진행해 3각 협력을 논의하고 공동선언문을 채택할 필요도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신남방 정책을 전망해주신다면요.
아세안 국가와 인도의 협력은 미-중 무역분쟁 피해를 완화하는 교역 다변화 전략이자 새 성장동력을 창출하는 수단입니다. 한국은 아세안 국가와 교역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2020년에는 교역 규모가 2천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됩니다. 물론 신남방 정책을 추진하는 동력이 최근 다소 힘을 잃었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아세안 지역은 이미 많은 한국 기업이 활발히 활동하고 있어 정부가 관여할 여지가 적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렇지만 2018년 베트남, 인도, 싱가포르 등 주요 신남방 국가에 정상이 방문해 산업·에너지·통상 분야에서 협력사업을 발굴해 추진하지 않았다면 쉽게 얻을 수 없는 성과였습니다. 
 
ⓒ 이코노미 인사이트 2019년 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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