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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성장에 맞는 고용시스템 필요”
[Cover Story] 배규식 한국노동연구원장 인터뷰
[105호] 2019년 01월 01일 (화) 정혁준 june@hani.co.kr
정혁준 편집장
 
   
▲ 배규식 한국노동연구원장이 2018년 12월13일 한겨레신문사에서 <이코노미 인사이트>와 인터뷰하고 있다. 한겨레 류우종 기자
“저성장 시대에 맞는 고용시스템을 만들어야 합니다.”
 
배규식 한국노동연구원장은 <이코노미 인사이트>와 한 인터뷰에서 “앞으로는 과거 고속성장 시대와 같은 많은 일자리 창출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일자리 양’을 늘리는 것과 함께 ‘일자리 질’을 높이는 방향으로 일자리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배 원장과의 인터뷰는 12월13일 한겨레신문사에서 진행됐다.
 
2019년 한국의 일자리 전망은 어떠한가요.
한국은행이 전망한 대로 경제성장률이 2.7%가 된다는 가정 아래 한국노동연구원은 연평균 12만9천 개 일자리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여러 공공·민간 연구기관이 연평균 10만~20만 개 사이에서 일자리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는데, 10만~15만 개 사이가 대부분입니다. 
 
과거에는 모방형 추격성장을 했기에 고속성장이 가능했다면, 이제부터는 모방형 추격성장이 아니라 혁신형 성장이 되지 않으면 성장이 어려워 2.5% 성장만 지속해도 괜찮은 성장을 하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이런 식의 성장이 지속되는 한 과거 고속성장 시대와 같은 과감한 투자와 그에 따른 비교적 많은 일자리 창출을 기대하기 어렵지 않겠나 하는 생각입니다. 
 
2019년 노사관계는 어떻게 전망하십니까.
과거 같은 대규모 전투적 투쟁을 동반한 노사분쟁이 일어날 가능성은 적으나 여전히 중소 규모 노사갈등은 지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비정규직 노동자가 노조로 조직화된 곳에서도 갈등이 예상됩니다. 그동안 억눌려 있고, ‘을’ 위치에서 받아온 차별을 해결하라는 요구가 지속적으로 제기될 것입니다. 노동시장 이중구조(대·중소기업, 정규직·비정규직 격차)가 여전히 지속되는 상황에서 불가피해 보입니다. 
 
특수고용직, 프랜차이즈와 같이 점포로 하도급화돼 있거나 통신서비스같이 독립성이 없는 하청회사로 고용된 경우, 음식 배달이나 대리운전 같은 플랫폼 노동과 같이 고용관계가 불명료한 경우에도 갈등은 더 많이 더 다양한 형태로 드러날 것입니다. 이들은 일반적으로 비정규직이지만 특수한 형태로 일해, 원청이나 모기업의 개입 없이는 해결이 어렵습니다. 국가가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으면 해결하거나 보호하기가 어려운 경우도 많습니다. 
 
최저임금 인상이 우리 경제에 미친 영향을 어떻게 보시나요.
노동연구원은 최저임금 인상이 일자리 감소 효과로 이어지는지 지속해서 지켜보고 있으나, 2018년 10월까지 마이너스 효과는 없었습니다. 다만 통계적으로 유의하지는 않으나 마이너스가 나타나고, 임시일용직이나 도소매 음식·숙박업에서 최저임금 인상 효과가 부정적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하지만 최저임금 인상이 저소득층 임금을 높이는 데 일정한 기여를 함으로써 분절화되고 이중화된 노동시장의 격차를 약간 완화하는 데 역할을 했을 것으로 봅니다.
 
최저임금 인상 효과가 일정한 시차를 두고 나타날 수 있고, 2018년에는 최저임금이 10.9% 올랐기에 최저임금의 고용 효과를 판단하기에는 아직 이를 수도 있어요. 좀더 지켜봐야 합니다.
 
자영업 상황은 어떨 것 같습니까.
자영업은 한국 고용 문제를 드러내고 있는데요.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사회에서 일하려는 사람은 많은데 조기 퇴직을 하고 할 일이 없으니 자영업으로 쏠리는 것입니다. 자영업 3년 미만 생존율은 33%에 그칩니다. 자영업 상당수는 일반 노동자보다 소득수준이 낮습니다. 우리 산업구조의 취약성, 이중구조를 드러내는 것입니다.
 
자영업이 대기업이 주도하는 슈퍼마켓, 프랜차이즈보다 뒤떨어지는 것은 자본의 힘에서 밀리기 때문이긴 하지만, 자영업을 체계적으로 접근하고 혁신하고 개선하려는 노력을 제대로 하지 못한 점도 원인입니다. 잘하는 자영업자가 많이 나타나 다른 자영업을 인수·합병하면서 성장하는 사업모델을 보여주거나 특정 제품이나 산업에 특화되고 전문화된 자영업자가 많이 나와 자영업의 새 모델을 만들어야 합니다.
 
청년실업이 우려되는데요.
청년실업 문제 핵심에 노동시장 이중구조 문제가 도사리고 있습니다. 대기업 일자리에는 사람이 몰리지만, 중소기업 일자리에선 사람 찾기가 힘든 경우가 많습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임금과 처우 격차 때문에 청년실업은 더욱 심화되고 있습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임금과 처우 격차를 얼마나 완화하느냐에 따라 청년실업도 개선될 여지가 있습니다. 정책만으로 해결하기 어렵습니다. 노사가 함께 노력하며 희망의 씨앗을 찾아야 합니다.
 
문재인 정부는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에 관심을 기울여왔는데요. 2019년은 어떻게 전망하십니까.
공공부문에서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는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차별이 아닌 차등적 처우, 동일노동 동일임금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지가 관건입니다. 이를 위해 직종, 직무별 임금체계, 직무등급체계를 만들어나가야 합니다. 정규직화는 지속가능하게 진행돼야 합니다. 그런 점에서 민간부문과 비교해 너무 앞서나가는 것에 어려움이 있습니다.
 
2019년엔 주 52시간 근무 등 노동계 현안이 많습니다.
주 52시간 근무제는 7월1일부터 특례업종에서 제외된 21개 업종의 300명 이상 사업체에서 시행됩니다. 탄력근로제가 어떻게 해결되는지도 중요한 현안입니다. 1월1일부터 최저임금 10.9% 인상 영향을 둘러싼 논란이 예상됩니다. 이에 따라 최저임금 속도 조절 얘기가 나올 수 있습니다.
 
노동연구원의 중점 사안은 무엇인가요.
노동연구원에서는 제조업을 대상으로 업종별 실태조사를 진행해 경쟁력을 분석하고 일터 혁신을 가져오는 ‘제조업 르네상스와 혁신’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외에 고용노동부와 함께 청년실업자를 위한 사회안전망 구축, 노동시장 이중구조 개혁과 새로운 경제사회 환경에 맞는 고용시스템 개혁, 신기술 변화가 가져오는 고용과 노동의 영향 분석 등에 중점을 두고 사업을 펼쳐나갈 예정입니다. 
 
ⓒ 이코노미 인사이트 2019년 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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