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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약에서부터 부동산·주식 투자까지
[Life] 돈 있는 히피- ② 실천 방법
[105호] 2019년 01월 01일 (화) 안네 자이트 economyinsight@hani.co.kr
안네 자이트 Anne Seith <슈피겔> 기자
 
   
▲ 40살부터 연금을 받아 생활하려는 이들은 젊을 때부터 절약을 실천한다. REUTERS
산업기술자로 직장생활을 시작한 플로리안 바그너는 31살이 된 지금 ‘재정 독립’이라는 목표를 이루었다. 그는 많이 소유하는 것이 결코 자신을 행복하게 만들지 않는다는 걸 대학 졸업 뒤 깨달았다. “월급이 오른 만큼 비례해서 지출도 늘었다. 어느 날 문득 이게 무슨 소용인가 싶었다. 더 많이 벌어 더 많이 썼지만, 내 인생에서 나아지는 건 하나도 없었다.” 
 
바그너는 “돈을 모으려면 우선 자신의 지출 양상부터 전체적으로 볼 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 역시 가계부 정리에 서툴렀기에 저축을 결심했을 때 무조건 편지 봉투를 여러 개 장만해서 책상 위에 펼쳐놓는 것부터 실천했다. 그다음 봉투를 거주비, 식생활비, 여가활동비, 의복비 등으로 나누었다. 항목별 필요 금액을 계산해 각각 봉투에 담았다. 몇 달 뒤, 항목별 액수를 실제 지출액과 비교해 비용을 재조정하는 방식을 취했다. 
 
지출 습관 파악이 먼저
이런 실천을 통해 바그너는 자신만의 소비와 지출에 관한 철학을 확립했다. 1유로(약 1300원)를 지출할 때마다 “이 1유로가 내 삶에서 얼마큼의 기쁨을 가져다줄까?” 숙고하게 된 것이다. 지출액이 클 때는 상품을 사기 전에 30일을 기다린다. 그 물건이 자신에게 절실한지 따져보는 과정이다. 바그너의 고집스러운 ‘가격 대비 효용’ 계산은 30일이 지난 뒤 “구입할 만한 가치가 없다”로 끝날 때가 많다. 
 
이 과정을 거쳐 바그너는 한 달 지출을 1천유로 미만으로 완벽하게 제한할 수 있게 됐다. “엄격한 절약이 오히려 내 삶의 질을 높여줬다고 확신한다.” 바그너는 일주일에 한 번 슈퍼마켓 알디(상품 가격이 저렴한 슈퍼마켓 체인)에서 장을 본다. 절약이 몸에 배어 전보다 훨씬 자주 집에서 요리를 해먹는다. 지하철을 이용하는 대신 자전거를 타고, 산책도 자주 한다. 친구들이 칵테일바에 가자고 하면 그는 재료를 사다가 집에서 칵테일을 만드는 게 어떠냐고 되묻는다. “그게 더 재미있다.” 
 
의복비로는 연간 240유로만 지출한다. 바그너가 자신에게 허락하는 단 한 가지 사치는 매년 이탈리아에서 열리는 해변 농구 캠프에 참가하는 것과 그때 필요한 60유로짜리 농구공을 사는 것이다. “얼마 전 공이 망가졌다. 그와 동시에 내 손가락이 아마존 사이트에서 새 농구공을 찾아 분주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는 새 농구공을 사지 않았다. 구글 사이트에서 8유로에 농구공을 수리한다는 광고를 찾았기 때문이다. 
 
바그너는 절약을 생활화해 4년간 자신의 월급 3분의 2를 모두 모을 수 있었다. 지금까지 총 14만유로(약 1억8천만원)를 저축했다. 보통 독일 시민이 기껏해야 월급의 10% 남짓을 저축하는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높은 비율이다. 최근 독일 폴크스방크와 라이파이젠방크 연방 연합은 1년에 단 한 푼도 저축하지 않는 사람이 지난 몇 년 사이 20%에서 29%로 급격히 늘었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연방 연합은 그 원인을 유럽중앙은행이 이자율을 낮춘 데서 찾았다. 저금리 정책으로 정기예금과 저축으로 목돈을 만들기 쉽지 않아 저축의 재미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일부 프루갈리스트는 위험성이 아주 높은 부동산이나 주식 투자로 재산을 마련한다. 지난 몇 년간 부동산·주식에 투자한 이들은 재미를 톡톡히 봤다. 지난 10년간 증권시장은 호황을 누렸다. 부동산은 가격이 폭등한 반면 대출금 이자율은 낮았다.
 
   
▲ 일부 프루갈리스트는 위험성이 아주 높은 부동산이나 주식 투자로 재산을 마련하지만 항상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REUTERS
부동산·주식 투자 신중하게
극단적인 절약가들은 이런 환경을 활용해 목돈을 벌었다. 베를린에서 활동하는 라르스 하트비히는 이 분야에서 명성을 떨치는 프루갈리스트 중 한 명이다. 그는 ‘수동적 돈의 흐름 아카데미’라는 블로그를 만들어 수년 안에 경제 독립을 확보하는 방안을 설파하고 있다.
 
바그너 역시 인터넷에서 비슷한 활동을 하고 있다. 그는 이 분야에서 쌓은 지식을 ‘돈콧수염닷컴’(Geldschnurbart.de·미국 프루갈리스트의 원조인 ‘Mr. MoneyMoutache’를 독일식으로 바꾼 것 –편집자)이라고 명명한 자신의 웹사이트에 게재하고 있다.  
 
가족과 함께 세계일주를 하는 알렉스 피셔는 이와 흡사한 활동을 하는 자신의 블로그를 ‘돈모으기계획닷컴’(Reich-mit-Plan.de)이라고 소박하게 이름 지었다. 이 블로그 독자들은 199유로를 내면 잡지 <배당금 경보>(Dividendenalarm)의 12개월 구독권을 얻을 수 있다. 회원에게는 가치가 떨어진 주식을 걸러내 매도할 수 있도록 주가 평가서가 정기적으로 발송된다. 
 
바덴뷔르템베르크주 소비자센터의 닐스 나우하우저는 이런 블로그들을 “건강한 의심의 눈초리로 바라봐야 한다”고 지적한다. “다양한 주식 정보를 바탕으로 ‘사거나 보유한다’는 투자 전략을 그대로 실천한다면 장기적으로 수익을 거둘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특정한 투자 전략만 추천하면서 ‘이 방법만이 재정적 자유를 보장한다거나 단시간에 부자가 될 수 있다’고 장담하는 경우라면 조심해야 한다.” 특히 그는 “이른바 투자 달인은 보통 순식간에 나타나 문제가 터지면 순식간에 자취를 감춘다”고 덧붙였다. 주식시장에서 해당 주식의 가격이 바닥을 치거나, 은행의 부동산 담보대출 이자가 다시 상승세를 탄다면 그 전략은 무용지물이 될 수밖에 없다. 주식시장은 10년 이상 침체됐을 수도, 여러 해 손해만 기록할 수도 있다. 
 
“그런 시기를 꿈쩍 않고 참아 넘길 만큼 배포와 심지를 갖춘 개인 투자가는 얼마 되지 않는다.” 베를린의 자산상담가 토마스 폴크코머의 설명이다. “대다수는 막대한 금액을 잃기 전에 두 손을 들어버린다.” 이윤계산서 발행 주기가 장기간일수록 마지막에 가서 그만큼 이익을 남기지 못할 위험이 더 커진다. “정말 40대 후반에 퇴직하고 연금 생활을 할 생각이라면, 저축한 돈이 60대 초반에 갑자기 바닥나는 일이 없도록 연금 수령 초반부터 안전을 위한 완충장치를 완벽하게 마련해놓아야 한다.”
 
기젤라 엔데르스는 “일찌감치 연금 생활로 들어선 사람들 중 다수는 일하지 않고 사는 생활을 끝까지 참지 못한다”고 말했다. 엔데르스는 돈에 관한 한 더 이상 아무 걱정을 안해도 되는 사람에 관한 책을 썼다. “그런 사람들 대부분이 얼마 지나지 않아 어떤 종류든 간에 프로젝트를 시작하거나 정기적으로 일은 하되 노동시간은 줄어든 직장을 다시 찾았다. 자신이 재밌어하는 일을 한다는 점에서 이들은 자유를 느낀다.”
 
   
▲ 40대에 퇴직하고 연금생활을 하려면, 노후자금이 중간에 바닥나지 않도록 연금 수령 초반부터 안전장치를 마련해놓아야 한다. REUTERS
무조건적 연금 의존 지양해야
피셔 가족도 예외가 아니다. 세계일주 중인 이들이 카페와 해변에 앉아 그저 놀기만 하는 건 아니다. 아내 보볼리는 여행 블로그를 개설했고, 교육학도 공부하고 있다. 딸에게 최상의 수업을 해주기 위해서다. 남편 알렉스는 전에 개설했던 금융 블로그를 계속 다듬고 있다. 1천유로로 한 달을 사는 산업기술자 바그너는 최근까지 자신이 저축한 돈으로 얼마 동안 생활할 수 있을지 계산했다. 지금처럼 산다면 상당히 오래 견딜 수 있다는 답을 얻은 그는 직장을 그만뒀다.
 
자동차 납품이 주된 업무인 바그너는 이제 그 직업에 재미를 느끼지 못한다. 바그너는 흥미를 충족할 수 있는 새로운 과제를 찾아보고 있다. 그런 일을 찾게 된다면 다시 옛날처럼 장시간 근무도 할 수 있을 것 같다. 정년퇴직 나이까지 말이다. 
 
* 2019년 1월호 종이잡지 30쪽에 실렸습니다.

ⓒ Der Spiegel 2018년 46호
Hippies mit Geld
번역 장현숙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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