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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산 제품 소비 급증 첫 국제수입박람회 개최
[Focus] 중국 수입 시대- ① 현황
[105호] 2019년 01월 01일 (화) 장얼츠 등 economyinsight@hani.co.kr
장얼츠 張而馳 렁청 冷澄 자톈충 賈天瓊 장위 張榆<차이신주간> 기자
 
   
▲ 2018년 11월7일 중국 상하이에서 처음 열린 국제수입박람회(CIIE)에 설치된 미국 대두수출협회의 홍보 모형. REUTERS
2018년 11월6일 오후 제1회 중국국제수입박람회 식품·농산품 전시장의 프랑스관 앞에 관람객이 모였다. 잠시 뒤 상하이에 도착한 프랑스산 쇠고기를 조리해 관람객에게 나눠줄 예정이었다. 2001년 유럽 지역 광우병 위기가 심각해지자 중국은 프랑스·영국·독일·이탈리아 등 유럽연합(EU) 회원국에서 생산한 쇠고기 수입을 금지했다. 이번 행사는 프랑스산 쇠고기가 17년 만에 중국 시장에 다시 돌아온 사실을 외부에 알리는 계기가 됐다.
 
전날 열린 개막식에서 시진핑 국가주석은 수입박람회 개최에 대해 중국이 능동적으로 시장을 개방한 중대한 조처라고 평가했다. 시 주석은 연설을 통해 15년 뒤에는 중국 상품과 서비스 수입 규모가 각각 30억달러(약 3조3800억원)와 10억달러를 넘어설 것이라며 세계 각국이 새 성장 기회를 포착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세계 경제와 무역의 역사를 보면 서로 통하면 함께 성장하고 문을 닫으면 각자 퇴보한다는 원칙을 알 수 있다”며 “중국의 능동적 수입 확대는 임시방편이 아니라 미래를 향해 동반 성장을 촉진하려는 장기적 안목에서 비롯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왕빙난 상무부 부부장은 수입박람회 목적을 △세계경제의 성장동력 확보 △외국의 우수 제품·기술 도입을 통한 구조적 개혁과 산업 고도화 추진 △국내 소비자의 선택권 보장과 다양한 소비 수요 부응을 위한 것이라고 소개했다. 황치판 제12기 전국인민대표대회 재경위원은 “수입 대국은 분명 경제 강국”이라며 “수입은 국제무역에서 발언권과 가격결정권을 강화해주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박수 치는 외국
11월10일 수입박람회가 막을 내렸다. 쑨청하이 박람회 사무국 부국장은 이번 박람회에 151개국 3617개 기업이 참가했고, 578억3천만달러(약 65조원) 계약이 성사됐다고 밝혔다. 각국 정부와 기업 관계자들은 계약액이 아니라 중국이 수입을 촉진하기 위한 조처와 구체적 일정을 공개하길 기대했다. 박람회 개막을 앞두고 장 모리스 리퍼르 중국 주재 프랑스 대사와 크레멘스 폰 괴체 독일 대사는 공동으로 <차이신>에 보낸 기고문에서 “중국에 진출한 외국 기업은 중국이 종합적 개혁 일정을 발표해 국제투자를 늘리고 당면 문제를 해결하길 기다리고 있다”며 “중국이 관세 조정 이외의 실질적이고 체계적인 조처를 통해 대응하길 바란다”고 했다. 리암 폭스 영국 국제통상부 장관도 수입박람회 기간에 기자회견을 통해 “중국이 앞으로 모든 업종에서 외국인 투자자의 지분 제한을 완화하고 수출입 관련 법규를 제정하며 정부조달이 세계무역기구(WTO) 표준에 부합하도록 보장할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외국 기업들은 중국의 대외무역 정책 전환이 막대한 상업적 기회를 가져올 것으로 보고 ‘중국을 위한 제조’를 연구하기 시작했다. 2018년 1월 일본 미즈호은행은 보고서에서 2018년 중국의 소매 총액이 5조8천억달러(약 6540조원)를 돌파해 처음으로 미국과 비슷한 수준의 세계 최대 소비시장 반열에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WTO에 따르면, 2017년 중국은 1조8400만달러어치를 수입해 세계 수입액의 10.22%를 차지했다. 미국의 수입액은 2조4100만달러(13.37%)였다. 우야빈 대외경제무역대학 글로벌가치사슬연구원 원장은 2035년 중국의 수입액이 3조5900만달러에 이르러 미국을 추월할 것으로 예상했다. 2018~2035년 중국의 수입이 연평균 4.2%, 미국이 1.9%씩 늘어날 것으로 가정했다. 
 
수입박람회 개최는 2017년 5월 열린 ‘일대일로’ 국제협력고위급포럼에서 처음 알려졌다. 시진핑 주석은 포럼에서 중국이 2018년부터 수입박람회를 개최할 것이라고 밝혔다. 황젠중 상하이대외경제무역대학교 국제경제무역대학장은 “중국 정부가 ‘일대일로’ 국제회의에서 이런 발표를 한 것은 우연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중국은 대다수 ‘일대일로’ 관련국에 무역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이 발표는 이들 국가로부터 상품 수입을 늘려 협력이 장기간 지속되길 희망한다는 의미다. 
 
박람회 장소로 상하이를 선택한 것에 저우보 상하이시 상무부시장은 상하이의 개방성을 이유로 들었다. 2017년 상하이의 수출입 총액은 전체의 27%인 3조3천억위안에 이른다. 그 3분의 2를 상하이에 진출한 7만여 개 외국 기업이 차지했다. 저우보 부시장은 “상하이는 세계적 대도시 가운데 산업구조가 가장 다양하다”며 “항공, 조선, 해양장비, 반도체, 바이오의약, 발전설비, 정밀화공 등이 발전했고 전국 최대 자동차 생산공장도 있다”고 말했다.
 
대다수 상징적 행사와 마찬가지로 수입박람회도 10년 넘는 준비 과정을 거쳤다. 2001년 WTO 가입 후 중국의 수입 총액이 해마다 20% 넘게 늘었다. 무역 흑자는 더 빠른 속도로 증가했다. 2006년 무역 흑자가 역대 최고인 1755억달러(약 198조원)를 기록했다. 2005년(1019억달러)에 견줘 74% 늘었다. 엄청난 무역 흑자로 중국과 세계 각국의 마찰이 끊이지 않았고 반덤핑 조사가 이어졌다. 마침내 중국 정부도 수입을 장려하기 시작했다.
 
수입박람회 역사 
1957년 시작된 광저우교역회(광교회)는 2007년부터 공식 명칭을 ‘중국수출상품교역회’에서 ‘중국수출입상품교역회’로 바꿨다. 수출입 균형을 도모하려는 정부 의지를 반영했다. 하지만 한 전시회에서 수입과 수출을 똑같이 추진하긴 어려워 광교회도 결국 수출 중심으로 바뀌었다. 이후 지역 단위에서 수입박람회가 잇따라 열렸다. 2012년부터 장쑤성 쿤산시는 중국(쿤산)브랜드제품수입교역회를, 저장성은 중국이우수입상품박람회를 열었다. 2014년 국무원 판공청은 ‘수입 강화에 관한 의견’을 발표해 수입박람회와 상담회 개최를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상하이 와튼경제연구원(WEI) 션한야오 원장은 2011년부터 장강 삼각주 지역에서 수입교역회를 조직해 수입 증가를 통한 무역 균형을 촉진하고 국내 통화 발행량을 줄일 것을 상하이시 정부에 제안했다. 2010년 상하이엑스포에서는 수많은 관람객이 장사진을 이뤘다. 션 원장은 엑스포 형식의 행사에서 제품을 판매하면 세계 각국의 제품·서비스·기술 교역을 촉진할 수 있다며 “수입을 늘리면 수출 가능성도 커진다”고 말했다. 와튼경제연구원의 전신인 상하이경제발전연구원은 푸둥과 훙차오 개발의 연구를 수행했다.
 
장쑤성에선 션 원장 제안을 받아들여 제품교역회를 조직했고 핵심 부품과 자동화 설비를 주로 거래한다. 션 원장은 광저우교역회에 맞먹는 규모의 박람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2013년 상하이자유무역구가 문을 열자 그는 훙차오국가컨벤션센터에서 중국수입교역회를 개최해 국제무역 중심으로 성장하기 위한 상징적 행사로 정착시킬 것을 상하이시 정부에 제안했다. 상하이시 상무위원회가 이 제안을 검토했지만 실행으로 이어지진 않았다.
 
상하이 상무위원회 관계자는 수입교역회와 현행 교역회의 관계를 설정하는 것이 문제였다고 말했다. 광저우교역회는 상품무역의 중심이기 때문에 베이징에선 2012년부터 서비스무역을 주제로 교역회를 열었고, 상하이는 2013년부터 기술무역을 주제로 교역회를 열었다. 세 행사는 국가급 교역회로 상무부와 현지 지방정부가 공동 주최한다. 베이징과 상하이의 교역회는 역사가 짧아 아직까지 업계의 인정을 받지 못했다.
 
상무부와 상하이시가 공동 개발한 상하이국가컨벤션센터가 2014년 12월31일 준공돼 2015년부터 전람회를 개최했다. 수입박람회 회의장으로 쓰이는 이곳은 2011년 착공 당시 명칭이 ‘중국박람회종합전시장’이었다. 당시 관계자들은 봄·가을에 열리는 광저우교역회와 겹치지 않는 여름과 겨울에 이곳에서 ‘중국박람회’를 열 것으로 기대했다.  
 
박람회 개최는 정부 고위층 판단과 국내외 상황에 따라 결정된다. 2016년부터 국내 소비 수준이 향상되고 산업구조 전환과 고도화가 진행됐다. 외국 소비재와 공산품의 수요가 커졌다. 해외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과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결정 등으로 세계화가 저항에 부딪혔고 무역보호주의가 대두됐다. 
 
이때 중국은 오히려 개방 폭을 넓혔다. 2018년 4월에 열린 보아오아시아포럼에서 시진핑 주석은 네 가지 개방 조처를 약속했다. 금융 분야에서 외국자본 지분 제한 완화, 자동차산업에서도 외국자본 지분 제한 완화, 자동차를 포함한 일부 제품의 수입관세 인하 등이 포함됐다. 2018년 중국은 자동차·가전·의류 제품 관세를 네 차례 낮췄다. 2017년 10월31일 중국국제수입박람회 사무국이 설립돼 본격 준비에 들어갔다.
 
   
▲ 2018년 11월9일 무역 관계자와 시민들이 상하이 국제수입박람회(CIIE) 행사장 앞을 오가고 있다. 중국 당국은 내년 박람회에 더 많은 해외 기업이 참가하도록 하기 위해 외국에 고위급 대표단을 파견했다. REUTERS
외국 기업의 의문
다국적 소비재기업 유니레버의 정시원 북아시아지역 부총재는 2018년 초부터 수입박람회 사무국과 연락했다. 그전까지는 구체적 내용을 알지 못했다. 사무국 고위층이 직접 사무실을 방문해 주최 쪽의 성의를 느낄 수 있어 외국 기업으로는 처음 박람회 참가를 신청했다. 정 부총재는 “유니레버 400개 브랜드 가운데 30개 정도만 중국에 들어왔다. 중국인들은 세계 각지에서 우리 제품을 사온다. 이번 박람회를 통해 소비자에게 더 다양한 선택지를 보여주고 외국에 가지 않아도 각국의 상품을 구입할 수 있도록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사무국은 중국에서 많이 팔지 않는 상품을 전시하도록 요청했다. 유니레버는 박람회에서 고급 브랜드를 소개해 구매자들 반응을 살피려 했다. 허브 계열 위생용품과 허브차 등 건강식품을 선택했다. 유니레버가 전시한 30여 개 브랜드 400여 제품의 다수가 해외직구에서 인기가 좋은 제품이다.
 
하지만 박람회 참가 과정에서 유니레버는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었다. 실생활 제품을 중국에 가져오려면 먼저 검사를 통과해야 한다. 검사 과정이 18개월 이상 걸리고 비용도 만만치 않았다. 정 부총재는 자유무역구처럼 일부 수입 전시품에 검사 면제 혜택을 제공해주기를 기대했다. 하지만 수입 검사 면제는 없었다. 또 모든 전시품은 전시만 가능하고 현장에서 판매할 수 없었다. 유니레버 쪽은 크게 실망했다. 현장에서 제품을 판매하려면 허가를 받아야 하는데 그 절차가 다음 박람회 개최 때까지 끝날지 장담하기 어렵기 때문이었다. 정 부총재는 “참가 기업들이 현장 판매 허용을 요구해 사무국은 윗선에 보고하겠다고 말했지만 결국 성사되지 않았다”며 “수입박람회인 만큼 예외적 혜택이 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정 부총재는 “중국은 전자상거래가 발달해 다국적기업 관점에서 단순한 제품 전시는 별다른 매력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수입박람회가 중국 수입 관리체제 개혁을 촉진하길 기대했다. 예를 들어 외국의 검사 결과를 인정해 수입 때 다시 검사하지 않으면 제품 출시를 앞당길 수 있다. “우리는 중국이 정책적으로 개방을 확대할지 주목하고 있다, 관리·감독 규정을 큰 폭으로 완화해 실질적으로 국제 기준에 부합하길 기대한다.”
 
이런 어려움은 유니레버 홀로 겪는 건 아니다. 이번 수입박람회에 가장 적극적으로 참가한 일본대표단도 비슷한 문제를 겪었다. 일본에선 모두 450개 기업이 참가해 2위인 한국보다 약 180곳이 많았다. 일본 정부를 대표하는 일본무역진흥기구(JETRO) 미치아키 오구리 상하이대표처 수석대표는 “중국의 식품 검사와 검역이 특히 엄격해 수입할 수 있는 제품 종류가 한정적이다. 차, 사과, 배 등 농산품은 아예 수입할 수 없다. 수입 제한 완화를 기대하고 기업 참가 신청을 받았다. 하지만 그렇게 되지 않아 수입조건에 부합하지 않는 일부 기업은 신청을 취소하도록 권유했다”고 말했다.
 
국제무역에서 식품은 농업과 관련되기 때문에 항상 민감하게 다루는 분야다. 2018년 11월7일 비커신 해관총서 수출입식품안전국 국장은 수입박람회 포럼에서 WTO 통계에 따르면 중국은 2011년부터 식품·농산품을 가장 많이 수입했고 특히 2018년에는 외국 정부와 식품 분야 30개 항목의 위생검역허가 협의서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그는 “중국 정부는 식품 수입을 지원한다. 식품 안전을 보장한다는 전제 아래 더 많은 외국 식품이 중국 시장에 진입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식품과 화장품 분야 외국 기업의 강력한 요구를 고려해 이들 기업이 중국에 진입할 수 있는 문을 어떻게 열어줄 것인지는 수입박람회가 풀어야 할 숙제다. 
 
* 2019년 1월호 종이잡지 78쪽에 실렸습니다.

ⓒ 財新週刊 2018년 제45호 
中國進口時代
번역 유인영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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