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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있는 삶’ 가능해졌다
[빅데이터로 보는 경제]
[105호] 2019년 01월 01일 (화) 최재원 jw@daumsoft.com
분석 기간: 2017년 1월1일~2018년 11월30일
분석 대상 문서: 트위터(7,688,445,361건), 커뮤니티(82,311,505건), 미디어(18,056,273건
 
최재원 다음소프트 이사·빅테이터 전문가
 
   
▲ 공공기관에 한 달에 한 번 오후 4시에 조기 퇴근하고 다른 날 2시간을 더 일하는 유연근무제를 처음 적용한 뒤, 세종시 인사혁신처 공무원들이 오후 4시가 되자 사무실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2019년 달라지는 경제정책 중 하나가 바로 ‘주 52시간 근무제’다. 2018년 7월1일부터 도입됐지만 6개월 유예기간을 거쳤다가, 2019년 1월1일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됐다. 상당수 기업에서 제도 개선은 물론 노동자의 근무조건이 변화할 전망이다. 
 
2018년 12월에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우리나라 국민은 노동시간 단축을 환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적 공감도 역시 안정적 상승세를 보이며 노동시간 단축에 기대감을 드러냈다. ‘주당 근로시간을 52시간으로 제한한 정부의 근로시간 개정법을 어떻게 평가하십니까?’라는 질문에 62.2% 국민이 “긍정적으로 본다”고 했으며, “부정적으로 본다”는 응답은 16.9%에 그쳤다. 2018년 7월30일 조사 결과와 비교하면 긍정 평가층 비중이 10.1%포인트 올라 노동시간 단축에 대한 국민 공감도가 한층 탄탄해진 양상이다.
 
빅데이터에서도 단축 제도 시행 전에는 노동시간에 대한 감성은 부정이 앞섰다. 7월 이전만 해도 ‘힘들다’ ‘갑질’ ‘지나치다’ 등 과로사회였음을 보여주었지만, 이후 노동시간 단축에 대한 긍정 감성이 급증하면서 ‘처우 개선’ ‘좋은’ ‘당당하다’ 등 긍정적 기대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단축 제도 시행 3개월 뒤인 10월부터는 ‘똑같다’ ‘불안하다’ ‘불만’ 등 부정 감성이 다시 나타났는데, ‘주 52시간제’ 정착까지 개선해야 할 점이 여전히 남아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유연근무에 대한 관심은 2018년 11월 급증했다. 개인 여건에 따라 노동시간이나 노동형태 등을 조절할 수 있는 제도다. 노동시간 단축으로 유연근무 필요성에 대체로 공감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유연근무제는 이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많은 국가에서 실행하고 있다. 독일에선 유연근무제를 ‘근로시간 계좌제’로 변형해 복합적 유연근무제를 시행하고 있다. 
 
   
 
유연근무에 대한 인식
국내에서 가장 주목받는 유연근무제는 ‘선택적 근로제’와 ‘탄력적 근로제’였다. 주 40시간 노동을 준수하되, 출퇴근 시간을 조절하는 방식이다. 반면 노동시간을 따지지 않고 성과만 인정하는 ‘재량근로제’와 ‘PC오프제’ 등은 관심이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 
 
삶의 질 측면에서 노동시간 단축이 “부정적 영향이 더 클 것”이라는 응답자(19%)는 ‘소득 감소와 추가 근로’를 가장 많이 우려했다(74%). 다음으로 ‘일자리 불안정’(60%), ‘물가 상승’(37%), ‘노동강도 증가’(28%) 순으로 우려했다(복수 응답). 
 
가족과 함께하는 여가
노동시간 단축 제도와 관련해 관심이 급상승하는 키워드는 ‘여가’ ‘칼퇴근’ ‘금요일’ ‘운동’ ‘살림’ 등의 순이었다. 2019년에는 여가활동이 늘어나고, 금요일 생활의 변화, 살림에 대한 관심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맞벌이 가정에서 남성의 가사·육아 분담 분위기가 조성되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설문조사 결과에서도 노동시간 단축에 따라 생겨난 여유시간은 주로 가족과 함께 보내거나 휴식·오락으로 활용하는 경우가 많았다. ‘귀하나 주변 분들이 노동시간 단축으로 여유시간이 늘었다면, 그 시간을 주로 어떻게 활용하고 계십니까?’라는 질문에 “가족과 함께하는 삶”이 50%로 가장 많았고, “휴식·오락”이 42%로 뒤를 이었다(복수 응답).
 
2018년 7월30일 조사와 비교하면 ‘휴식·오락’과 ‘가족과 함께하는 삶’ 순위가 바뀐 것이 이채롭다. 시행 초기 퇴근 뒤 여가시간을 운동과 공부 등 자기계발을 위한 시간으로 할애했다면 점차 가족과 함께 ‘저녁 있는 삶’을 즐기는 분위기가 정착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 ‘주 52시간 근무제’ 실시 이후 퇴근시간이 앞당겨지면서 피트니스센터에서 운동하는 직장인이 늘고 있다. 연합뉴스
탄력근로제, 국민 아직 잘 몰라
노동시간 단축 시행 이후 기업과 정치권 등에서 ‘탄력근로제’ 도입이 한창 논의되고 있다. 하지만 국민 다수가 탄력근로제를 잘 모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에서 탄력근로제를 설명한 뒤 ‘귀하께서는 탄력적 근로시간제에 대해 알고 계십니까?’라는 질문에 “잘 알고 있다”는 응답은 49.7%였다. “들어본 적은 있으나 내용은 잘 알지 못한다”는 44.6%, “잘 알지 못한다”는 5.7%로 조사됐다. 
 
빅데이터에선 정보기술(IT) 업계와 게임 업계를 중심으로 주 52시간 노동에 대한 보완이 필요한 것으로 드러났다. 카카오게임즈의 점심시간 확대와 ‘놀금’, 넥슨의 ‘오프 제도’, 넷마블의 ‘시간연차 제도’를 비롯해 업계가 선택적 근로시간제를 운영하며 자유로운 출퇴근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그럼에도 이들 분야는 업무의 특성상 잦은 야근과 휴일근무 등을 완벽하게 배제할 수 없는 만큼 더 많은 제도적 개선책을 고민해야 할 것이다.
 
실제 2018년 11월11일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주 52시간 근로제’ 적용을 받은 기업 4곳 중 1곳은 여전히 법정 근로시간을 넘기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이들 기업 10곳 가운데 7곳 이상은 근로시간 단축으로 관리 부담과 인건비 부담 상승 등 경영상 애로를 겪고 있다고 호소했다. 6개월 계도 기간이 있었음에도 현장에서 제도가 완전히 정착되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근거다. 
 
특히 특수 업종에 대해 선택적 근로시간제 단위 기간을 늘리고 노동자가 원할 경우 초과근무를 허용하는 등 주 52시간 제도의 부작용을 막기 위한 보완책이 필요해 보인다.   
 
* 연세대에서 컴퓨터과학을 전공했고, 숭실대 IT정책대학원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빅데이터 전문가로, 다음소프트 이사로 재직 중이다. 대학을 비롯한 기업체와 정부 기관에서의 다양한 강연활동을 통해 데이터 분석을 기반으로 한 미래 전략과 새로운 비즈니스 방식을 제시한다.
 
ⓒ 이코노미 인사이트 2019년 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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