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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구글 2차 대전
[IT@econo]
[8호] 2010년 12월 01일 (수) 최윤정 economyinsight@hani.co.kr

최윤정 KT 경제경영연구소 연구원
이계수 KT 경제경영연구소 기업전략연구담당 상무

애플과 구글이 펼치는 세기의 경쟁이 한창이다. 서로 완전히 다른 영역에서 출발해 현재 웹과 모바일을 중심으로 유사한 서비스를 출시하면서 유·무선 분야로 경쟁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동일한 시장에서 이들이 어떤 전략으로 승부수를 던질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애플은 매킨토시 컴퓨터를 시장에 내놓으면서 PC 시장에 일대 변혁을 일으켰으며, 아이팟·아이폰·아이패드에 이르기까지 혁신적이고 시장지향적인 제품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사람들은 밤을 새워가면서까지 스티브 잡스의 애플 신제품 출시 발표회 영상을 지켜보고 있다.
 
애플 단말기 수익 vs 구글 검색광고 수익
애플이 아이폰과 앱스토어라는 서비스 플랫폼을 앞세워 모바일 시장을 이끌고 있으나, 구글의 반격도 거세다. 구글은 웹 기반 서비스의 강점을 내세워 애플의 입지를 지속적으로 위협하고 있다. 최근 구글은 안드로이드 기반의 넥서스원을 출시하면서 스마트폰 시장에서 아이폰에 대항하고 있다. 이들은 과연 동일한 시장을 두고 영역 다툼을 하는 것인가? 그 이면을 들여다보면 꼭 그렇지는 않다. 두 기업이 추구하는 단말기 출시의 궁극적인 목적부터가 크게 다르기 때문이다.
애플의 최대 수익원은 단말기 판매를 통한 매출이다. 한 대라도 더 많은 제품을 팔아 자기 회사 단말기를 가진 고객을 애플 생태계로 끌어들이려 노력하고 있다. 이를 위해 기존 제품과 차별화되면서도 소비자를 유혹할 수 있는 혁신적 디자인 기반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선보이고 있다. 특히 아이팟-아이튠즈, 아이폰-앱스토어 등 콘텐츠와 단말 연계형 비즈니스모델(BM)은 고객을 록인(Lock-in)하면서 경쟁사와의 차별화에 성공하는 기반이 되었다.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을 기반으로 고객과 개발자를 끌어들이면서 단말 경쟁력을 확보하고 단말 판매를 극대화하면서 부가적인 애플리케이션 매출도 창출하고 있다. 콘텐츠가 중심이 된 단말 판매 전략은 애플만의 독창적인 것이라 할 수 있다.
애플은 또 단순한 디바이스(Device) 판매를 통한 매출 확대를 넘어 아이튠즈를 통해 TV와 PC 등 가정 내 모든 가전제품을 공략하고 있다. 최근에는 자체 셋톱박스 형태로 웹과 PC 연동이 가능한 애플TV까지 제공하는 등 ‘거실’을 장악하려는 애플의 전략이 가시화하고 있다. 특히 네트워크를 제외한 콘텐츠와 플랫폼, 단말 영역에서의 통합 전략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네트워크 부문에서는 우회망인 와이파이(WiFi)를 활용해 이동통신사의 영향력을 최소화하는 전략을 추구하고 있다. 이는 구글의 개방 정책과는 대조되는 애플만의 ‘통제 전략’이다. 제품이 가진 성능보다 제품을 통한 ‘소비자 경험’(User Experience)을 중시하는 애플의 모토가 드러나는 대목이다.
   
 

반면, 구글의 핵심 비즈니스모델은 검색광고다. 실제 구글은 전체 매출의 97%를 광고에 의존하고 있다. 광고 없는 구글은 ‘앙꼬 없는 찐빵’과 같다. 올 1분기 미국 내 검색광고 시장에서 구글의 시장점유율은 75%에 육박했다. 광고 기반의 파격적인 혁신과 모바일 광고시장으로의 사업영역 확대를 통해 검색엔진, 동영상, 전자우편, 지도,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 e북, 결제, 헬스케어 등 인터넷 서비스는 물론, 넥서스원을 통한 스마트폰 시장, 구글TV를 통한 스마트TV 시장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안드로이드를 내세워 모바일 시장으로 진출했는데, 이는 모바일 광고시장 장악이 주목적이다. 즉 광고로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는 모든 단말로 영역을 확장하는데 전세계 10억 대 상당의 웹 기반 PC와 30억 가입자 기반의 휴대전화, 그리고 TV를 자사의 광고채널 네트워크로 보는 것이다.
구글은 개방형 기반의 파괴적 혁신으로 서비스 무료화를 추진하면서 그 결과 얻어지는 검색과 트래픽에 의해 광고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인터넷 간 통합을 넘어 운영체제(OS), 브라우저, 단말을 넘나드는 ‘매시업’(Mash up·각종 콘텐츠와 서비스를 융합해 새로운 웹서비스를 만들어내는 것) 전략이 구글의 최대 강점이다.
 
인수·합병 놓고 격돌
구글은 사업다각화를 위해 공격적인 인수·합병(M&A)을 추진하고 있는데, 2003년부터 올해까지 총 50건의 M&A를 성사시켰다. 이 과정에서 광고시장으로 진출하려는 애플과의 경쟁은 피할 수 없었다. 구글이 모바일 광고 네트워크 기업 ‘애드몹’과 협상을 벌이는 동안에, 애플은 애드몹을 인수하기 위해 동분서주했다. 결국 구글이 애드몹을 인수하자, 애플은 또 다른 모바일 광고 네트워크 기업인 ‘쿼트로와이어리스’를 즉각 인수했다. 스마트폰 시장뿐만 아니라 모바일 광고와 TV 시장에서 앞으로 펼쳐지게 될 애플과 구글의 첨예한 대립을 여실히 보여준다.
얼마 전 구글은 e북 시장까지 진출하면서 아마존과 접전을 벌이고 있고, 브라우저 및 기업용 서비스를 출시하면서 마이크로소프트와의 경쟁도 고조되고 있다. 구글이 안드로이드 OS와 넥서스원을 필두로 이동통신시장에 진입하고 ‘구글 보이스’까지 제공하면서 통신사업자와의 경쟁도 피할 수 없게 되었다.
구글은 매출의 대부분을 검색광고에 의존하고 있다. 즉, 구글은 포괄적 의미에서 기업체 등 광고주로부터 돈을 받는 ‘B2B’ 광고서비스 업체다. 반면 애플은 아이팟·아이폰·아이패드 등 단말을 팔아 돈을 버는 회사로 매출의 대부분이 소비자에게서 나오는 ‘B2C’ 제조업체라고 할 수 있다. 이렇게 수익 모델이 서로 다른 두 회사가 출시한 스마트폰은 모양만 같을 뿐 단말 판매의 궁극적인 목표는 전혀 다르다. 애플은 고객에게 판매하기 위해 아이폰을 출시한 반면, 구글은 모바일 광고시장을 장악하기 위해 스마트폰을 출시한 것이다.
구글은 이제 세계 최대의 오픈소스 기여자로 등극했다. 프로그램 코드 공개 및 지도, 문서도구 등 무료 서비스 제공, 나아가 포맷 공개로 원하는 사람은 누구든지 들어와 사업화가 가능하다. 구글은 인터넷 광고를 통해 수익을 내기 때문에 자사 플랫폼 확산에 더욱 집중하고 있다.
반면 애플의 스마트폰 운영체제는 닫혀 있다. 자사 전용 제품을 통해서만 사용할 수 있다. 애플에서 만든 제품이 아니면 애플 생태계에 진입하는 것 자체를 허락하지 않는다. 즉, 애플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아우르는 전용 플랫폼을 통해 ‘선택적 개방’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개방’의 구글과 ‘통제’의 애플이 벌이는 디지털 시장에서의 패권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지는 셈이다.
구글과 애플은 각기 어떤 영역에서 출발해 어떤 영역으로 뻗어가고 있는가? 애플은 모바일에서 시작해 웹과 TV로 확장해가고 있다. 콘텐츠를 웹으로 규합한 뒤, TV와 PC, 모바일 간의 호환성 확보에 주력하는 것이다. 반면 구글은 웹에서 모바일과 TV로 영토를 확장하고 있다. 오픈 네트워크 체제로 네트워크 사업자의 주도권을 파괴하고, 단말은 협력 구도를 지향하면서 최대한 많은 사업자를 영입하려 했다. 글로벌 광고 통합자(Aggregator)로서 헤게모니를 장악해, 네트워크 사업자와 별다른 패권 다툼 없이 TV에 애플리케이션을 탑재해 자연스럽게 TV 시장으로 진출하려는 것이다.
구글은 광고 기반의 무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반면, 애플은 제휴와 협력 기반의 윈윈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따라서 구글은 ‘이용자에게는 최고의 사업자이지만 서비스 사업자에게는 최악의 파트너’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신문과 잡지 등 뉴스 콘텐츠의 무료 제공에 따라 올드 미디어 업계가 크게 반발하고 있다. 반면에 애플은 올드 미디어 사업자인 음반 사업자들과 협력해 아이튠즈를 기반으로 한 생존 발판을 마련해줬다. 사양산업으로 접어들던 음반업계를 새로운 비즈니스모델로 재탄생시키면서 제2의 활로를 열어준 것이다. 출판업계나 신문사 역시 최근 출시된 아이패드와 관련해 디지털 저작물의 유통채널로 급부상할 새로운 장터가 마련됐다고 보고 있다.
 
플랫폼을 장악하는 자가 미래 지배한다

구글과 애플, 그들의 경쟁은 아직 끝나지 않은 듯하다. 2010년 펼쳐진 경쟁 1막에서의 승자는 단연 애플이다. 구글은 높은 매출과 이익에도 불구하고 광고에 편중된 매출 구도로 수익의 지속 가능성 여부와 신성장 동력 부재로 시장에서 상대적으로 낮은 평가를 받고 있다.
앞으로 펼쳐질 경쟁 2막에서의 패권 다툼은 더욱 흥미로운데, 미래 성장 동력 확보가 관건이 될 것이다. 도래하는 OPMD(One Person Multi Device) 세상에서는 플랫폼을 장악하는 자가 모든 것을 지배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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