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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제작 거센 ‘칼바람’
[집중기획] 중국 영화계 달라진 상황
[104호] 2018년 12월 01일 (토) 류솽솽 economyinsight@hani.co.kr

중국의 간판급 배우 판빙빙 ‘실종 사건’은 전세계를 놀라게 했다. 초일류 배우가 100일 넘게 소식이 없는데도 확인이 되지 않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이었다. 잘나가는 대중 스타조차 중국 당국 앞에선 얼마나 나약한 존재인지를 잘 보여준 사례다. 판빙빙이 탈세 혐의로 1400억원 넘는 세금을 물게 된 뒤 중국 영화와 드라마 업계에는 세찬 칼바람이 불고 있다. 강도 높은 세무조사에 고액 출연료 제한, 세금 혜택 축소가 잇따랐다.  _편집자

류솽솽 劉雙雙 <차이신주간> 기자
 
   
▲ 판빙빙이 만든 제작사 등이 공동 투자한 영화 <파청전>의 한 장면. 2018년 10월 말로 예정됐던 영화 개봉은 ‘판빙빙 탈세 사건’으로 무산됐다. 유튜브 홍보영상 갈무리
“아직도 촬영을 시작하지 않으면 내년에 관객이 뭘 보겠나? 좋은 작품이 있으면 서둘러 제작하고 머뭇거리지 마라. 관객이 볼 만한 영화나 드라마가 없으면 여론이 더욱 악화할 것이다.” 왕궈푸 중국 저장성 신문출판광전국 부국장은 2018년 10월20일 헝뎬(橫店)영상문화산업발전대회에 참석한 영화·드라마 제작사 관계자에게 이렇게 당부했다. 왕중레이 화이미디어(華誼兄弟) 최고경영자는 회의에서 “산업과 금융, 여론 환경이 불안정해 대다수 기업이 힘들어한다”고 말했다. 위둥 보나필름(博納影業) 사장은 “2018년이 영화·드라마 제작업계에 다사다난했던 한 해”라고 했다.   
 
2018년 5월 말 방송인 추이융위안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천문학적 규모의 출연료와 이중계약 등 업계의 고질적 병폐를 연속 폭로하자 비난 여론이 이어졌고 정부는 관련 감독을 강화했다. 중국공산당 중앙선전부와 국가세무총국, 각 분야 산업협회가 잇달아 성명을 발표해 출연료 상한선을 정해 출연료에 부과되는 세금을 배우가 내야 한다는 조항을 명시했다. 또 세제 혜택을 제공하는 지역에서 관련 정책을 정비하도록 요구했다. 배우 판빙빙의 탈세 사건 이후 세무 부서는 영화와 드라마 제작 기업들이 2018년 말까지 자체 조사를 해 잘못된 부분을 시정하고 누락된 세금을 내도록 요구했다.
 
일련의 사건으로 영화와 드라마 투자가 침체됐고, 제작 허가를 신청한 영화나 드라마의 편수도 크게 줄었다. 광전총국에 허가를 신청한 영화·드라마가 2018년 2분기 1271편에서 3분기 1126편으로 145편 줄었다. 9월에는 286건에 불과했다. 그전까지는 달마다 평균 신청 건수가 400편을 넘었다.
 
   
▲ 아이돌그룹 엑소의 멤버 레이로 알려진 장이싱이 주연을 맡은 드라마 <황금동>의 홍보 사진. 황금동 웨이보 공식 계정
침체기 진입
지방정부도 잇달아 세무정책을 조정하자 혼란이 생겼고, 국가세무국에서 제작업체의 자체 조사와 시정을 요구하자 기업들의 회계 처리 부담이 커졌다. 하지만 정책을 어떻게, 어느 정도까지 집행할지 아직까지 명확하지 않다. 관련 기업들은 사태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 일부 제작 허가를 신청한 작품들도 신청을 보류하거나 촬영을 중단했다. 하반기에는 제작비를 쏟아부은 대작이 나오지 않았다.
 
업계에선 2019년에 인기 있는 드라마가 적을 것으로 예상했다. 동영상 플랫폼 아이치이(愛奇藝)와 유쿠(優酷)가 공개한 2019년 상영 예정작을 보면, 아이돌그룹 엑소의 멤버 레이로 알려진 장이싱과 중국 배우 후이톈, 안젤라베이비가 각각 주연을 맡은 <황금동>(黃金瞳), <밀즙돈우어>(蜜汁燉魷魚), <욕망지성>(慾望之城) 등 비교적 관심이 집중된 아이치이 a드라마는 2018년 여름에 촬영을 마쳤다. 유쿠에서 가장 비중 있게 다뤄온 탕웨이 주연의 대작 드라마 <대명황비 손약미전>(大名皇妃 孫若薇傳)과 중국 아이돌그룹 티에프보이즈(加油少年) 멤버 이양첸시 주연의 <장안십이시진>(長安十二時辰)은 2017년 말부터 촬영을 시작했다. 최근 촬영에 들어간 대작은 거의 없다.
 
전국 영화 흥행 수익이 2014년 296억3900만위안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36.15%, 2015년에는 440억6900만위안(약 7조1600억원)으로 48.7% 늘었다. 이처럼 영화산업이 급성장하자 외부 자본이 몰려들었다. 제조업체들이 일련의 인수·합병을 거쳐 영화나 드라마 제작사로 변모했다. 당다이둥팡(當代東方)의 전신은 다퉁시멘트(大同水泥)이고, 중난원화(中南文化)는 중남중공업(中南重工)에서 출발했다. 
 
2018년 10월10일 중국문화산업투자기금은 보유하던 베이징카이신마화(北京開心麻花)엔터테인먼트문화미디어주식유한공사 지분 11.33%의 매각을 공고했다. 최저 가격 6억1200만위안, 일시불 조건이었다. 업계 관계자는 5개 정부 부처가 2018년 6월 발표한 ‘통지’ 때문이라고 말했다. ‘통지’에는 정부 자금과 면세 대상인 공익성 기금을 오락성과 상업성이 강한 영화, 드라마, 인터넷영상콘텐츠에 투자해 출연료 상승을 조장해서는 안 된다는 지침이 들어 있다.
 
왕장톈 인라이트미디어(光線傳媒) 최고경영자는 2018년 6월 상하이국제영화제 포럼에서 “자본이 떠나고 사회 전반적으로 자금조달이 여의치 않아 영화와 드라마 제작사들이 자금난을 겪고 있다. 앞으로 1~2년 안에 제작사 수천 개가 없어질 수 있다. 솔직히 지금 제작사 2만여 개는 너무 많다”고 말했다.
 
   
▲ 중국 영화와 드라마를 가장 많이 제작하는 헝뎬촬영소 전경. 헝뎬촬영소 홈페이지
대혼란
영화와 드라마 제작사를 겨냥한 세무조사의 발단은 ‘판빙빙 탈세 사건’이었다. 방송인 추이융위안은 5월 말 SNS를 통해 유명 배우 판빙빙이 영화 <대폭격>에서 이중계약을 해 세금을 탈루했다고 폭로했다. 이후 3개월 동안 판빙빙은 대중의 시야에서 사라졌다. 2018년 10월3일 판빙빙 탈세 사건 조사가 마무리돼 약 9억위안(약 1470억원)의 벌금이 부과됐다. 드라마 <파청전>(巴清傳)과 영화 <서우지(手機)2> 등 여러 작품의 제작이 이 사건으로 중단됐다.
 
투자사의 손실은 심각했다. 5월28일 17.1위안이던 탕더잉스(唐德影視) 주가는 10월24일 6.97위안까지 떨어졌다. 탕더잉스의 2018년 상반기 실적보고서를 보면, 판빙빙이 지분 1.6%를 보유한 9대 주주다. 판빙빙이 주연한 영화 <서우지2>에 투자한 화이미디어 주가도 반토막 났다.
 
<파청전>은 탕더잉스와 판빙빙이 만든 제작사 아이메이션잉예(愛美神影業)가 공동 투자한 작품이다. 2018년 장쑤위성과 둥팡위성을 통해 방영하고, 텐센트비디오(騰訊視頻)와 유쿠 등 인터넷으로 동시에 내보낼 예정이었다.
 
탕더잉스는 드라마 <파청전>에 5억8천만위안을 투자했다고 밝혔다. 2017년 매출액(11억8천만위안)의 절반에 해당한다. 2017년 11월 발표한 ‘중요 계약 보충 공고’에서 2016년 10월 <파청전>의 인터넷 방영권을 회당 800만위안, 모두 4억8천만위안(60회 기준)에 알리바바의 톈마오(天貓)기술에 매각했다고 밝혔다. 장쑤위성과 둥팡위성과는 편당 750위안, 모두 4억5천만위안을 받기로 합의해 방영권 매출액이 9억3천만위안에 이르렀다. 드라마 편수는 최대 70회를 기준으로 결산하기로 합의했다.
 
우훙량 탕더잉스 회장은 헝뎬영상문화산업발전대회에서 판빙빙과 <파청전>의 영향으로 최근 6개월 동안 은행 대출도 받기 힘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연예인의 도덕적 해이에 대비한 보험을 만들어 제작사의 위험을 낮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파청전>은 처음부터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2018년 3월 주연을 맡은 배우 가오윈샹이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성추행 혐의에 휩싸이는 바람에 판빙빙의 남자친구로 알려진 배우 리천으로 교체해 다시 촬영했다. 가오윈샹이 최근 2년 동안 주연으로 출연했거나 참여했던 드라마 <나타와 양전>(哪吒與楊戩), <불혼>(不婚), <경천악뢰>(驚天岳雷), <북상광의 사계목가>(北上廣的四季沐歌)도 영향을 받았다. 이들 작품의 투자사로 츠원미디어(慈文傳媒)와 DMG엔터테인먼트미디어유한공사, 산둥잉스(山東影視)제작유한공사, 광환잉예(光環影業)유한공사, 신스제(新視界)문화미디어유한공사 등이 참여했다. 우 회장은 가오윈샹으로 인해 10억위안 넘는 투자금이 부실채권으로 변했다고 말했다.
 
탕더잉스는 2018년 3분기 이익이 500만~1500만위안으로, 전년 동기 대비 75.7~91.9%로 떨어질 것이라고 예고했다. 반기 실적보고서를 보면 <파청전>과 <동궁>(東宮), <전시아문정년소>(戰時我們正年少) 대금을 회수하지 못해 매출채권이 15억위안으로 늘었다. 현금흐름 적자도 6천만위안을 초과해 전년 동기 대비 77.23% 늘었다. 드라마 <파청전>과 관련된 매출액 7억위안도 위험한 상황이다.
 
   
▲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의 ‘충칭 대폭격’ 사건을 소재로 한 영화 <대폭격>의 한 장면. 판빙빙은 브루스 윌리스, 송승헌 등도 출연해 관심을 끈 이 영화의 출연료 이중계약으로 탈세 혐의가 드러났다. 연합뉴스
헝뎬촬영소 현황
헝뎬촬영소(橫店影視城)는 업계 전체 상황을 반영하는 곳이다. 공식 자료에 따르면 전국에서 제작하는 영화의 4분의 1, 드라마의 3분의 1을 이곳에서 찍었다. 전체 제작 편수가 5만6천 편(회)에 이른다. 헝뎬촬영소 쪽은 최근에도 촬영하는 작품이 줄지 않았다고 밝혔다. 2018년 1~8월 263편을 촬영해, 2017년 같은 기간 205편에 비해 28.29% 늘었다. 8월 말 현재 54개 작품이 촬영을 준비 중이며, 규모가 큰 작품이 18편이라고 했다. 하지만 촬영소 직원은 “올해는 대작이 적고 대부분 촬영 기간을 연기한 상태”라며 “촬영장 임대 자체는 취소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현지 여행사가 위챗 기업계정을 통해 공개한 소식에 따르면 대부분 웹영화와 웹드라마다. 인터넷에서만 방영되는 웹영화와 웹드라마는 광전총국의 허가를 받을 필요가 없고, 유쿠·아이치이·텐센트비디오를 비롯한 동영상 플랫폼 심사를 통과하면 된다. 이 때문에 2018년 여름 이곳을 다녀간 제작진은 과거보다 규모가 작았다.
 
현재 이곳에서 촬영 중인 규모가 큰 작품으로 아이돌그룹 엑소의 멤버 타오로 알려진 황즈타오 주연의 <조계소년>(租界少年)을 비롯해 <곽원갑>(霍元甲), <삼생삼세침상서>(三生三世枕上書)가 있다. 그러나 촬영을 알리는 홍보 기사가 거의 없다. 제작사는 배우들이 현장에서 사진을 찍지 못하도록 단속했고, 촬영 장소 공개를 막았다.
 
한 드라마 제작자가 상황을 전했다. “지난 6개월 사이 많은 작품의 제작이 무산됐고, 모두 숨죽이고 있다. 최근 대규모 투자나 제작 소식이 거의 없고 제작사들은 위험이 낮고 제작비가 적게 드는 웹드라마로 전향했다. 눈에 띄는 영화나 드라마가 아니면 투자를 받기 힘들다. 대부분 자금이 부족해 준비를 계속할 수 없다.”
 
헝뎬촬영소에서 만난 배우 천성웨이는 지난 3월 제작사와 동남아시아 이야기를 담은 웹드라마를 찍기로 합의해 7월부터 촬영할 예정이었다며, 제작사 자금이 부족해 계속 연기됐고 아직도 촬영 시기가 확정되지 못했다고 했다. 저우펑 무술감독은 비슷한 이유로 2018년 하반기에 촬영하기로 결정한 웹영화 두 편이 무산됐다고 말했다. “조연출을 하는 친구가 중화민국 배경의 시대극을 위해 드라마 <곽원갑>에 참여할 기회를 거부했는데도, 드라마 제작사에선 4개월이 지나도록 연락이 없다.” 비슷한 사례가 많은데 소품 대여소나 호텔, 택시기사들도 2018년은 경기가 좋지 않다고 입을 모았다.
 
작품 제작을 서두르라는 당국자의 말에 쑨제 톈무잉예(天沐影業) 회장은 중소기업의 어려움을 호소했다. “민영기업은 방송사에 대한 발언권이 약하고 가격 협상에서 주도권이 없다. 대금 회수 주기가 길고 방송사에서 비용 지급을 연기할 때가 많다. 우리도 작품을 제작하고 싶지만 방영할 채널이 없다. 시청률이 높은 위성TV는 황금 시간대를 얻기 힘들고 상대적으로 인기가 적은 위성TV는 터무니없이 낮은 가격을 제시한다. 손익계산 결과에 따라 많은 작품이 제작을 중단했다.”
 
   
▲ 2018년 2월2일 베이징 국가행정학원에서 허얼궈쓰 영상문화산업의 발전을 위한 토론회 겸 시상식이 열렸다. 낙후된 지방도시인 신장 이리하싸커자치주 훠얼궈쓰는 다양한 세제 혜택을 내세워 많은 영화제작사를 유치했다. 허얼궈쓰시 홈페이지
줄어든 세제 혜택 
우훙량 회장도 고충을 털어놨다. 회사가 투자한 영화 <광노사포>(狂怒沙暴·성룡 주연)와 드라마 <일신고주척온유>(一身孤注擲溫柔)가 2018년 6월부터 촬영을 시작했는데 세금정책 변화로 주연배우의 개인소득세가 4천만위안(약 65억원)이나 늘었다. 지금까지 두 작품에 8억위안을 투자한 탕더잉스는 위기감을 느꼈다. 왕중레이 화이미디어 최고경영자도 세금정책 변화로 투자 부담이 늘었다고 밝혔다. 화이미디어는 부담을 감수한 채 촬영하고 있지만 많은 중소형 제작사는 이 위험을 감당할 만한 자금이 없다.
 
작품 제작 과정의 어려움과 함께 회사 차원의 근본적인 문제에도 직면하게 됐다. 세무조사가 진행되면서 과거 세제 혜택을 제공한 지역에서 통제를 시작한 것이다. 지난 몇 년 사이 영화나 드라마 제작사가 세금을 피할 수 있는 지역 4곳이 생겼다. 신장 이리하싸커자치주 훠얼궈쓰와 장쑤성 우시, 저장성 둥양, 상하이 쑹장구다. 이곳에서는 제작사에 등록 뒤 5년 동안 세금을 면제하고 직접 보조금을 주는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했다.
 
2010년 5월 훠얼궈쓰시는 경제개발구를 설립했다. 2011년 재정부 등 4개 부처가 발표한 ‘신장 낙후지역 산업발전을 위한 기업소득세 혜택 목록(시행)에 관한 통지’ 등 일련의 정책을 바탕으로 허얼궈쓰시는 세제 혜택을 줘 투자를 유치했다. 2010~2020년 신규 등록 기업에 5년간 기업소득세 전액 면제, 이후 지방정부 귀속 세금의 40% 장려금 형식으로 반환을 약속했다.
 
그러자 설비투자가 필요 없는 영화·드라마 제작사들이 이곳에 몰렸다. 인라이트미디어와 보나필름 등 대기업은 물론 펑샤오강 감독, 쉬징레이, 황보 등 유명 배우들이 직간접적으로 회사를 세웠다. 허얼궈쓰의 ‘2017년도 정부 업무보고’에 따르면, 2016년 제조업 투자 19건을 유치했고 2054개 기업이 신규 등록했다. 2017년에는 사업체 1만4472개가 등록하고 자본금이 2015억위안에 이르러,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41.6%와 288% 늘었다.
 
2018년 1월부터 훠얼궈쓰시는 지방정부 정책인 증치세(부가가치세) 환급과 개인소득세 혜택을 잠정 중단했다. 4월에는 사업장 한 곳에 영업허가증이 있는 기업 하나만 등록할 수 있도록 했다. 기업의 실제 사업장이 있어야 하는 것이다. 세무부서는 사업장 면적에 따라 공인된 영수증 발급 한도를 설정했다. 사업장 크기가 50㎡면 500만위안, 100㎡면 1천만위안까지 발행할 수 있도록 제한했다. 또 2017년 △회사 이익이 전체 매출의 50%를 초과할 때는 자체 조사를 벌이고 △사회보험에 가입한 사무직 직원이 2명 이상 일하며 △감면받은 기업소득세의 20%를 현지에 투자하거나 보증금 납부에 쓰도록 규정했다.
 
이에 따라 회사 등록과 경영에 필요한 비용이 늘었다. 회사 등록 대행업체 직원은 “지난 2년간 훠얼궈쓰에서 회사를 등록하는 데 1만위안이 필요했지만 지금은 적어도 9만위안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곳에서 제작사를 운영하는 시나리오작가는 “2018년 6월과 7월 현지 세무국이 영수증 발급을 완전히 중단했고, 이후 기업 매출액을 기준으로 영수증 발행 한도를 제한했다”고 말했다. 보통 영수증을 발행해야 대금을 정산해주기 때문에 매출이 많은 제작사는 큰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이 시나리오작가의 회사는 훠얼궈쓰에서 한 달에 최고 500만위안까지 영수증을 발행할 수 있다. 흥행 수익 1억위안을 거뒀다면 20개월이 지나야 대금을 완전히 회수할 수 있는 셈이다. 수익 배분을 기다리는 공동투자자나 배급사도 최소 20개월을 기다려야 한다. 시나리오작가는 “대금을 거의 회수하지 못하는 바람에 계좌에 현금이 없어 작품을 제작하기 힘든 상황이다. 회사의 생존이 걸렸다”고 말했다. 훠얼궈쓰에 등록한 다른 회사들도 영수증 발행 제한 때문에 제때 대금을 받기 힘들어졌다. 국가세무총국 훠얼궈쓰경제개발구 세무국에 관련 내용을 물었지만 전화가 연결되지 않았다.
 
잇따르는 폐업 
6월부터 ‘조세회피 천국’ 훠얼궈쓰에서 연쇄 폐업 사태가 벌어졌다. 2018년 6~10월 230곳이 현지 신문사인 <이리르바오>(伊犁日報)에 폐업 공고를 실었다. 그 가운데 72곳이 영화·드라마 제작 관련 회사였고, 유명 제작사도 포함됐다. 배우 쉬징잉이 감사로 있는 회사, 펑샤오강 감독이 소속된 회사, 유명 배우 쉬칭과 천빈, 장친친 등이 소속된 회사들이 문을 닫았다.
 
장쑤성 우시와 저장성 둥양, 상하이 쑹장구에서도 세제 혜택이 줄었다. 우시시 국가디지털영화산업단지는 2016년부터 3년 동안 기업이 낸 증치세와 소득세 가운데 지방정부로 귀속되는 부분의 80%, 이후 2년 동안은 50%를 장려금으로 제공한다. 둥양시는 2016년 헝뎬영화드라마산업실험구 입주기업 우대정책을 개정해 10년 동안 문화산업발전기금의 장려금을 지급하고 이곳에서 10년 이상 경영한 기업을 계속 지원하도록 결정했다. 쑹장구에 입주한 영화·드라마 제작사는 증치세의 50~60%를 지원받고, 쑹장구 문화기업 전용자금과 상하이 문화기업 전용자금을 신청할 수 있으며, 정부 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헝뎬대회에서 야오지양 둥양시장은 2018년 10월부터 둥양에 있는 영화·드라마 제작사의 개인소득세 징수 방식을 변경했다고 밝혔다. 일정 금액에서 회계장부 기준으로 바뀌었다. 이 조처는 연매출 500만위안 이상의 일반 납세자를 대상으로 한다. 쑹장과 우시도 영화·드라마 제작 관련 회사의 납세 방식을 변경했다. 그 결과, 기업 세수 부담이 크게 늘고 세금 회피 효과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헝뎬에선 1년 수입이 500만위안을 넘는 기업의 연간 개인소득세가 18만위안에서 174만위안으로 늘어난다. 세율은 3.5%에서 35%로 치솟는다.
 
둥양시 정부와 헝뎬촬영소는 잠재된 기회를 강조하면서 기존 우대 정책을 변경하지 않고 관련 기업의 지원을 늘리겠다고 약속했다. 또 헝뎬촬영소는 △전담 세무기관 설립 △1천만위안 규모의 장려금 제공 △문화산업발전기금 조성 △촬영소 확장 △기업 상장 지원 등을 제시했다. 하지만 둥양시에서 납세액 순위 상위 10위권에 든 기업의 대표는 “둥양시 정부가 영화·드라마 산업을 중점적으로 지원하는 것은 분명하지만 시정부의 약속만으로는 소용없다”고 지적했다.   
 
* 2018년 12월호 종이잡지 16쪽에 실렸습니다.

ⓒ 財新週刊 2018년 제42호 
影視查稅風暴之後
번역 유인영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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