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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력업체 보이콧에 ‘갑질’ 대응
[Special Report] 폴크스바겐과 협력업체의 마찰- ② 갈등의 결과
[104호] 2018년 12월 01일 (토) 지몬 하게 등 economyinsight@hani.co.kr
지몬 하게 Simon Hage 마르틴 헤세 Martin Hesse <슈피겔> 기자
 
   
▲ 전적으로 수익을 폴크스바겐에 의존하는 자동차부품 제조업체들은 계약 해지 등을 염려해 그동안 불공정한 계약에도 크게 반발하지 못했다. 노동자가 폴크스바겐 ‘골프’ 전기자동차의 바퀴를 조립하고 있다. REUTERS
2016년 8월 폴크스바겐 구매 담당자인 가르시아 산츠는 프리벤트그룹과의 휴전 결정 직전 ‘프로젝트 I’을 가동했다. 프리벤트 산하 하청기업의 부품 없이 자동차를 생산하기 위한 기본설계다. 이는 이사회를 준비하는 회의 자료에서 비롯됐다. 프리벤트를 다른 부품 공급업체들로 대체하고, 평이 나쁜 공급업체의 소유주 구조를 검토해 납품업체를 선정해야 한다는 내용이 핵심이다. 전적으로 2018년 2월 이전에 프리벤트와 사업관계를 끝내려는 것이었다.
 
폴크스바겐은 주저하지 않고 이후 문제가 될 방법도 사용한다. 폴크스바겐 법무팀은 외부 변호사를 통해 베를린 보안회사에 프리벤트그룹과 그룹 주위의 특정 인물들을 뒷조사하도록 의뢰했다. 폴크스바겐은 사‘ 업 파트너 검증’ 측면에서 10명 이하로 조사했고 합법적인 절차였다고 해명했다.
 
폴크스바겐은 부품 공급업체를 바꾸는 데 2억유로(약 2574억원) 이상의 비용이 들 것으로 예상했다. 여기에 프리벤트 자회사들과 주문을 취소하는 과정에서 손해배상 청구비가 추가로 들어갈 것이다. 이를 미심쩍어하는 주주들의 비판을 피해가기 위해 이 비용은 여러 부서가 나눠 부담했다.
 
폴크스바겐은 이 조처가 공급 중단 사태가 재발돼도 생산을 지속시키도록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추가로 내는 비용은 언급하지 않았다. 프리벤트와 사업 파트너 관계를 끝내겠다는 결단과 이 계획은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강조했다.
 
프로젝트 I
폴크스바겐 경영진이 탐탁지 않은 사업 파트너를 제거하기 위해 한 행태는 얼마 지나지 않아 그라머사를 계기로 드러났다. 2016년 말 프리벤트는 머리 지지대와 자동차 인테리어 부속품을 생산하는 그라머의 주식을 20% 매입했다. 직원 1만3천 명, 매출 18억유로를 기록하는 회사다.
 
폴크스바겐은 프리벤트가 그라머 지분을 매입하기 전 이미 세분화된 방어 계획을 세웠다. 이를 추진한 이는 그라머 경영진이 아닌 폴크스바겐 경영진이었다. 2016년 12월13일 작성된 문서에는 프리벤트의 영향력을 억제하기 위해 우호적인 주주를 이사회에 합류시키고 증자를 해야 한다고 쓰였다. 폴크스바겐은 직접 그라머의 주식을 매입하는 것도 고려했다.
 
그라머 경영진은 폴크스바겐이 세운 계획을 세밀하게 실행했다. 그 이면에는 그라머 노동자의 파업을 부추긴 독일금속노조와 그라머 경영진과 연대한 전 연방 경제부 장관 마티아스 마흐닉(사회민주당)의 지지가 있었다. 정계와 독일금속노조의 연합, 폴크스바겐 경영진이 서로 같은 방향을 바라보고 있었던 것이다.
 
닝보 지펭 동원
2018년 6월 중국 회사인 닝보 지펭이 폴크스바겐의 우호 주주로 환영받으며 그라머에 합류했다. 이전까지 독일 기업에 투자하려는 중국 투자자들에게 불신의 눈초리를 보냈던 독일 연방정부는 중국의 정부투자기관이 닝보 지펭의 그라머 주식 매입에 공동투자자로 참여했는데도 반대하지 않았다.
 
닝보 지펭이 사업적으로 폴크스바겐에 의존한다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다. 8년 전부터 폴크스바겐은 닝보 지펭의 3대 주요 고객 중 하나였다. 때때로 닝보 지펭은 매출의 3분의 1을 독일-중국 합작 벤처인 ‘제일-폴크스바겐 자동차유한공사’에서 벌어들였다. 폴크스바겐은 “닝보 지펭과 사업 파트너이긴 하지만, 그라머의 지분 매입과는 무관하다”고 반박한다.
 
프리벤트의 입장은 정반대다. 폴크스바겐이 계약 조건을 결정하려 할 뿐 아니라 주요 하청업체의 소유주가 누구인지까지 정하려 한다고 주장했다. 노이할베르크구스(NHG)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2018년 초 프리벤트가 이 회사를 인수했을 때, 산츠는 프리벤트를 하청업체에서 배제하는 것을 포함한 ‘프로젝트 I’ 계획안의 다음 단계를 실행에 옮겼다.
 
“폴크스바겐은 NHG와 새 계약을 지킬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통보했다. 프리벤트 자회사인 ES아우토모빌구스와 카트림과의 계약도 끝냈다. 폴크스바겐은 “새 계약이 강제로 이뤄졌으므로 재논의해야 한다”며 “프리벤트에 처음부터 이런 뜻을 전달했다”고 맞섰다.
 
법원은 1심에서 “폴크스바겐이 프리벤트와의 계약에 이의를 제기할 수 있다”고 판결했다. 이에 맞서 프리벤트가 NHG의 부품 가격을 올렸다. 폴크스바겐은 이 조처로 수천만유로의 추가비용이 발생했다며 더는 어떤 부품도 NHG에서 구입하지 않았다.
 
이번에도 독일금속노조는 폴크스바겐을 도왔다. NHG가 주문이 끊겨 라이프치히 공장을 닫아야 한다고 발표했을 때, 이들은 NHG 노동자들을 장기 파업으로 이끌었다. 이 파업의 목표는 사회단체 협약이었다. 이것은 NHG가 사회단체 협약에 6억~7억유로를 지출해야 하는 상황을 만든다. 결과적으로 NHG 파산을 의미한다.
 
사실상 파업 참여 노동자들의 목표는 위협받는 일자리의 안전망을 확보하는 것에서 출발했을 것이다. 중부 독일금속노조 소속 요르크 퀼링거는 “파업은 고용주의 행동에 대한 비상 방어용 수단”이라고 했다. NHG 노동자의 파업은 적어도 프리벤트의 사업모델을 공론화하는 효과를 가져왔다. 퀼링거는 “독일금속노조와 연대해 이상한 회사 소유주와 의심이 가는 사업에 대항해 기업과 노동자가 스스로를 방어할 수 있음을 깨달았다”고 덧붙였다. 반면 프리벤트는 독일금속노조가 폴크스바겐과 마찬가지로 자사에 우호적인 투자자들을 제거하려 한다고 비난했다.
 
자체 부품 생산
다른 NHG 거래처들은 폴크스바겐과 프리벤트의 힘겨루기를 주시하고 있다. NHG 거래처 대부분은 프리벤트가 구성한 NHG 경영진이 도이츠를 비롯한 다른 사업 파트너에게 너무 높은 부품 가격을 요구했던 점을 들어 프리벤트에 더 분노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프랑크 힐러 도이츠 사장은 “거래처의 불만을 끝낼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힐러는 2018년 7월 비슷한 처지에서 시달리는 다른 기업들과 함께 NHG 경영진과 노동자대표협의회(독일금속노조)에 “싸움을 벌이는 이 미친 상황을 끝내달라”고 호소하는 광고를 신문에 실었다.
 
세계화와 디지털화를 동시에 맞닥뜨린 자동차업계의 상황을 고려하면 자동차 제조업체와 부품업체는 당연히 더욱 사이가 가까워져야 한다. 이 관계는 서로에 대한 신뢰가 바탕이 되어야 한다. 하지만 폴크스바겐과 프리벤트 사이에는 더 이상 신뢰가 존재하지 않는다. 프리벤트는 부품업체를 더 사들이려 하고, 폴크스바겐은 하청업체를 최대한 좌지우지하기를 원한다.
 
현재 하스토어 가문의 가장 큰 적인 가르시아 산츠는 폴크스바겐을 떠났다. 하지만 그의 후임 구매 담당자가 더 혹독하게 부품 공급업체들을 위협할 가능성이 있다. 산츠 후임으로 볼프스부르크에 온 스테판 조머는 세계에서 네 번째로 큰 부품업체인 ‘ZF 프리드리히스하펜 AG’ 사장 출신이다. 그는 이 분야의 문제와 업체들 간의 의존성을 누구보다 잘 알며, 전임자보다 더 막강한 권력을 가졌다.
 
2018년 1월1일 자로 폴크스바겐은 노동자 8만 명이 일하는 56개 자체 부품공장들을 강력한 단일체로 합쳤다. 합친 ‘부품’ 공장들에서는 엔진, 주물, 기어박스, 섀시, 자동차시트, 전자주행 부품이 자체 생산되고 있다. 폴크스바겐은 다른 부품업체들과의 경쟁에서 더욱 막강해졌다. 현재 조머는 구매 담당자로서 외부 공급업체들과 협상하는 것 외에 부품 생산 임무도 맡고 있다.
 
폴크스바겐과 부딪치는 것은 프리벤트만이 아니다. 폴크스바겐은 다른 사업 파트너들과도 새 문제에 직면해 있다. 폴크스바겐의 수많은 사업 파트너들은 이해관계 충돌을 우려한다. 폴크스바겐이 낮은 가격으로 생산한 부품이 시장 경쟁에서 불공정하게 유리한 위치에 설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폴크스바겐은 “반독과점법을 피해갈 수 있는 장외시장 매매를 전혀 염두에 두고 있지 않다”며 “이제 비난을 멈춰달라”고 요청했다.
 
폴크스바겐은 벌써부터 공급업체에 민감한 정보를 요구하고 있다. 생산 방식부터 인건비, 재료 성분과 구성까지 망라한다. 공급업체들은 폴크스바겐이 사업상 기밀을 활용해 저렴한 비용으로 부품을 자체 생산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폴크스바겐이 자사 제품을 만들기 위해 부품을 생산할 수도 있지만, 제3자에게 부품을 팔 수도 있다. 일부 자동차부품 회사는 폴크스바겐을 연방담합청에 고발하는 법적 조처까지 고려하고 있다.
 
* 2018년 12월호 종이잡지 48쪽에 실렸습니다.

ⓒ Der Spiegel 2018년 4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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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이상익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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