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 > 이슈 > 흐름
     
무해성 입증 책임 기업에 미세플라스틱 정의 논란
[Trend] EU 미세플라스틱 사용 규제
[104호] 2018년 12월 01일 (토) 베네딕트 바이스 economyinsight@hani.co.kr
베네딕트 바이스 Bénédicte Weiss <알테르나티브 에코노미크> 기자
 
   
▲ 2018년 4월 국제환경보호단체 그린피스가 기자회견을 열고 홍콩 주변 바다에서 발견한 미세플라스틱과 숭어를 공개했다. REUTERS
도시와 해변, 심지어 ‘세계의 지붕’이라는 히말라야 근처까지 미세플라스틱이 없는 곳이 없다. 미세플라스틱의 습격이라 할 만하다. 미세플라스틱은 어디나 있지만 늘 눈에 보이는 것은 아니다. 최근 수년 동안 먹거리의 미세플라스틱 오염을 제기한 연구가 많았다. 천일염, 해산물, 벌꿀, 식수나 생수도 미세플라스틱을 포함하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가 호흡하는 공기도 미세플라스틱을 운반하는 매개체가 될 수 있다.
 
미세플라스틱에 관한 확립된 정의는 없다. 일반적으로 지름 5mm 이내 구형인 마이크로비즈(가공 플라스틱 고체 입자)나 특정 형태 없이 상온에서 고체 상태로 있는 폴리에틸렌, 폴리프로필렌, 나일론 등 합성고분자 물질로 묘사된다. 미세플라스틱은 크게 두 가지로 분류된다. 화장품, 세제, 프린터 잉크, 페인트, 연마제, 유화제, 필모젠(필름 형성 재료), 응고제 등 제조 과정에서 의도적으로 첨가된 게 ‘1차’ 미세플라스틱이다. 포장재, 타이어, 의류 등 더 큰 물질의 마모나 분해 과정에서 생긴 것을 ‘2차’ 미세플라스틱이라 한다.  
 
지속적 오염
어느 쪽이든 미세플라스틱 일부는 직접적으로, 또는 폐수를 통해 간접적으로 생태계로 배출된다. 기존 하수처리 시설은 이런 유형의 오염까지 처리할 수 있도록 설계되지 않았다. 하수처리를 거쳐도 완전히 걸러낼 수 없기에 미세플라스틱이 자연계로 흘러가는 것이다. 쓰레기처리장의 미세플라스틱은 땅으로 스며들고 지하수를 통해 바다로 흘러가 해양 쓰레기가 된다. 
 
프랑스 해양개발연구소의 프로젝트 책임자 프랑수아 칼가니는 해수면에 떠 있는 플라스틱 입자는 5조 개 이상이며, 그중 90%는 미세플라스틱이라고 설명한다. 쓰레기는 일단 물속에 들어가면 더 작은 조각으로 계속 분해된다. 이 수치는 해저에 가라앉은 미세플라스틱을 고려하지 않은 것이다.
 
내구성이 좋은 플라스틱은 오래 잔존하기 때문에 해양동물이 삼킬 수 있다. 칼가니는 플라스틱을 삼키는 동물이 700종에 이를 것으로 추측한다. 물론 많은 동물이 삼킨 플라스틱을 배설물 형태로 체외로 내보낼 수 있다. 하지만 모이주머니가 있는 새처럼 몇몇 종은 플라스틱을 체내에 보존한다. 미세플라스틱은 해양오염의 또 다른 경로가 되기도 한다. 플라스틱에 붙은 오염물질이 생명체 몸안으로 흡수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단지 미세플라스틱만이 아니라 거기 붙은 오염물질까지 식탁에 오를 수 있다.
 
유럽연합(EU)은 연간 15만~50만t 플라스틱 폐기물을 바다에 내보낸다. 세계적 배출량은 500만~1300만t에 이른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2018년 1월 플라스틱 관련 전략을 발표했다. 이어 제품에 의도적으로 추가하는 미세플라스틱을 신화학물질관리제도(REACH·2007년 발효한 유럽의 화학물질 규정)에 따라 규제할 수 있는 방안을 연구하도록 유럽화학물질청(ECHA)에 요청했다. 이 과정은 상당히 길어질 것으로 보인다. 유럽화학물질청은 1년 준비 기간을 거쳐 2019년 1월에야 규제 방안을 제안할 예정이다. 이후 규제 방안을 두고 2개 과학위원회가 위험 평가와 사회경제적 분석을 한다. 관련 공청회도 수차례 열릴 것이다. 두 과학위원회의 의견은 이르면 2020년 4월께 유럽연합 집행위원회에 전달될 것이라고 유럽화학물질청은 밝혔다.
 
유럽연합 관계자는 이 모든 과정을 거쳐 1차 미세플라스틱 사용을 평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각 제품에 대해 △위험 평가 △대체재 사용 △사회경제적 영향 △필요한 예외 등을 검토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아멕포스터휠러연구소는 2017년 10월 발표된 연구를 통해 1차 미세플라스틱의 대체재로 밀랍, 호두, 살구씨, 실리카, 셀룰로스 등을 제시했다. 연구소는 이들 대체재의 사회경제적 영향과 이용 가능성을 분석했다. 
 
   
▲ 해양생물학자 마리아 루이자 페드로티가 미세플라스틱의 폐해를 연구하기 위해 프랑스 남동부 리비에라 해안에서 바닷물 시료를 채취하고 있다. REUTERS
기업에 입증 책임
신화학물질관리제도는 제품 무해성을 입증하는 책임을 생산 기업에 부여했다. 유럽화학물질청은 규정에 따라 2018년 봄 1차 미세플라스틱의 무해성 입증 요청 절차에 들어가 약 120개의 답변을 받았다. 다수가 기업이 제출한 답변이었다.
 
5월 말 핀란드 헬싱키 유럽화학물질청 본부에서 열린 이틀간 토의에서 업체 대표들은 미세플라스틱 규제에 따른 추가 비용을 설명하고, 자사 제품의 오염 비중이 낮다고 주장했다. 유럽석유화학제품기업연합(EOSCA)은 회원 기업 제품의 3.5%만이 미세플라스틱을 포함하고 있으며, 이는 해당 제품이 배출하는 화학물질의 0.05%에 지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환경단체 유럽환경사무소(EEB)의 엘리즈 비탈리는 기업이 하나같이 자사 제품의 미세플라스틱이 얼마 되지 않는다고 하지만, 모두 합치면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반박했다. 환경단체들은 미세플라스틱을 활용하는 모든 산업 부문이 규제 검토에 포함되지 않는 상황을 우려한다. 이들은 몇몇 물질의 생분해성(미생물이나 박테리아에 의해 물속 오염물질이 분해되는 성질 -편집자) 개념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현재 관련 분야에 대한 국제적 표준은 없다. 이틀간 토의 뒤 유럽화학물질청은 ‘미세플라스틱 사용 규제의 잠재적 영향’이라는 제목의 의견서를 발표했다. 유럽화학물질청은 미세플라스틱 정의를 포함해 여러 의문이 제기된다고 강조했다.
 
“세탁 때 70만 개 배출”
유럽연합 집행위원회가 1차 미세플라스틱을 규제하기로 결정한 또 다른 이유는 유럽 단일시장의 균열을 막기 위해서였다. 미국과 캐나다처럼 영국·이탈리아·벨기에·프랑스 등 유럽 국가도 1차 미세플라스틱 관련 법을 마련했거나 마련 중이기 때문이다. 규제 법규가 국가별로 도입되다보니 적용 범위가 다르고 미세플라스틱 정의도 제각각이다. 예를 들어 프랑스는 2018년 1월1일부터 고체 플라스틱 입자가 포함된 세안·각질제거용 린스형(물로 곧바로 씻어내는) 화장품의 제조와 판매를 금지했다. 
 
제품에 첨가돼 고체 상태를 유지하는 미세플라스틱만 논쟁을 불러일으키는 것은 아니다. 미세플라스틱 중에는 액화되는 것도 있다. 업계에선 액화 플라스틱이 고체와 동일한 환경문제를 일으키지 않는다고 강조한다. 하지만 시민단체들은 예방 차원에서 액화 플라스틱도 규제 대상으로 고려하기를 바란다. 
 
2차 미세플라스틱 오염은 누구나 인정하는 문제다. 유노미아(Eunomia) 연구소에 따르면, 해마다 의류에서 배출되는 미세플라스틱 양이 4천~2만3천t에 이른다. 합성섬유를 세탁기로 빨면 섬유가 마모되고 아주 작은 플라스틱 조각이 떨어져나간다. 영국 플리머스대 연구에 따르면, 세탁기를 돌릴 때마다 최대 70만 개의 미세플라스틱이 배출된다. 세탁기는 이렇게 작은 조각을 걸러내지 못하기 때문에 그대로 하수로 배출된다. 현재 하수처리 지침을 마련하기 위한 연구가 진행 중이다.  

* 2018년 12월호 종이잡지 56쪽에 실렸습니다.
 
ⓒ Alternatives Economiques 2018년 11월호(제384호)
Alerte à l'invasion des microplastiques
번역 박현준 위원
정기구독자는 과거 기사 전체와 2016년 6월 이후 온라인 기사 전체를,
온라인 회원은 과거 기사 일부와 2016년 6월 이후 온라인 기사 전체를 보실 수 있습니다.

  

베네딕트 바이스의 다른기사 보기  
ⓒ Economy Insight(http://www.economyinsight.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저작권문의  

     
전체 기사의견(0)  
 
   * 3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최대 600byte)
   * 욕설이나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합니다. [운영원칙]
매체소개 구독신청 구독문의기사문의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 이메일무단수집거부찾아오시는 길
한겨레신문(주) | 제호 : 이코노미 인사이트 | 등록번호 : 서울 아 01706 | 등록일자 : 2011년 07월 19일 | 발행인 : 양상우 | 편집인 : 권태호
발행주소 : 서울특별시 마포구 효창목길 6 (공덕동, 한겨레신문사) | 한겨레 고객센터 1566-9595 | 청소년보호 책임자 : 장철규
Copyright 2010 Hankyoreh.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