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칩부터 플랫폼까지 원스톱 서비스
[Focus]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의 변신- ② 전략과 과제
[104호] 2018년 12월 01일 (토) 장얼츠 등 economyinsight@hani.co.kr

장얼츠 張而馳 친민 覃敏 <차이신주간> 기자

   
▲ 2018년 11월7일 중국 저장성 자싱에서 열린 제5회 세계인터넷콘퍼런스(WIC)에서 <신화통신> 앵커 추하오가 자신의 얼굴과 목소리를 합성해 만든 인공지능 앵커가 진행하는 방송뉴스 화면 앞에 서 있다. REUTERS
스마트 시대가 가져올 기회를 확인한 화웨이는 자체 인공지능(AI) 플랫폼을 만들기로 하고 내부적으로 AI 칩 개발 사업을 ‘프로젝트 다빈치’로 이름 붙였다. 쉬즈쥔 회장은 프로젝트 다빈치가 아래에서 추진한 프로젝트라고 소개했다. 일선 직원이 업계 동향을 파악한 뒤 화웨이가 AI 칩을 개발할 만한 기술력이 있다고 판단해 회사 고위층의 인가를 얻어 2017년 6월부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당원솬 화웨이 수석전략책임자는 ‘다빈치’라는 이름을 선택한 데 대해, 화웨이의 AI 칩 아키텍처(구조설계)가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을 광범위하게 지원하길 바라는 기대가 담겼다고 말했다. “다빈치는 박식하고 다재다능하며 모든 분야에 통달한 인물이다. 화가, 발명가, 의학자, 생물학자, 지리학자, 건축가로 우리가 추진하는 사업 취지에 부합한다.” 화웨이 AI 전략 핵심은 ‘풀스택, 올시나리오’ AI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이다. 
 
‘풀스택’은 원스톱 플랫폼을 말한다. 칩과 소프트웨어 사이의 개발 도구인 CANN, 한 단계 상위 운영체제와 비슷한 PaaS, 플랫폼 모델아츠, 딥러닝 프레임워크 마인드스포어까지 화웨이가 모두 제공한다는 뜻이다. 화웨이는 서버, 스토리지, 네트워크 등 하드웨어 제품과 공용 클라우드 서비스도 제공할 수 있다. 외부 협업자들은 화웨이가 구축한 플랫폼에서 교통·금융·교육 등 전문 분야 AI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면 된다.
 
사업 전략과 모델
‘올시나리오’란 화웨이 칩과 소프트웨어가 가장 부피가 작은 웨어러블 디바이스부터 스마트폰, 카메라, 자율주행차, 데이터센터까지 모든 응용시나리오를 지원한다는 뜻이다. 이를 위해 다섯 유형의 AI 칩셋을 제공할 계획이다. 나노·타이니·라이트형은 저전력을 강점으로 부각해 웨어러블 디바이스와 사물인터넷, 스마트폰 등 소비자 단말에 적용한다. 맥스형은 구글의 TPU와 비슷해 데이터센터에 쓰인다. 전력 소모와 성능이 중간 수준인 미니형은 보안용 카메라와 자율주행 분야에 적용할 계획이다. 쉬즈쥔 회장은 다양한 유형의 칩을 개발한 이유로 각각 겨냥한 응용시나리오가 다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예를 들어 나노형은 블루투스 이어폰에 적합해 스마트폰을 겨냥한 라이트형과는 사양이 다르다는 것이다.    
 
화웨이는 지금까지 12나노미터 공정을 적용한 미니형 어센드310만 출시한 상태다. 맥스형 첫 제품 어센드910은 현재 가장 앞선 기술인 7나노 공정을 적용하며, 2019년 2분기에 출시될 예정이다. 지금은 테스트카드를 제공하고 있다. 다른 제품은 2019년 이후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사업모델에 대해, 쉬즈쥔 회장은 AI 칩을 단독 판매하지 않을 것이라며 칩을 기초로 AI 가속모듈, AI 가속기, AI 서버 등 하드웨어 제품을 개발해 판매하거나 클라우드컴퓨팅 방식으로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용자 측면에서 화웨이는 칩 동영상 처리 능력을 강조했다. 어센드310은 보안과 자율주행 등으로 대량의 이미지 인식이 필요한 기업을 겨냥했다. 쉬즈쥔 회장은 10월10일 인터뷰에서 전날 상하이의 시각 인식 분야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인 이투테크(依圖科技)를 방문했다며 협력이 성사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마이크로소프트 쪽과도 만났으나 클라우드에 적용할 어센드910 칩이 아직 출시되지 않아 구체적 거래는 성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중국국제금융주식유한공사(CICC) 황러핑 전자기술부문 수석애널리스트는 “지금은 엔비디아가 거의 독식하는 상황이다. 화웨이의 AI 칩은 성장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이 반도체 국산화를 추진하고, 세계 클라우드컴퓨팅 기업들이 엔비디아와 균형을 맞추기 위해 대안을 모색한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하지만 화웨이 진입으로 캠브리콘을 비롯한 AI 칩셋 스타트업들은 도전에 직면하게 됐다.
 
   
▲ 2016년 11월11일 온라인 쇼핑축제 광군제 때 선전에서 열린 알리바바 그룹 홍보 행사에서 방문객들이 알리바바 클라우드를 소개하는 전시관을 구경하고 있다. REUTERS
경쟁자들
2016년 설립된 캠브리콘은 중국과학원컴퓨팅연구소에 뿌리를 두고 있다. 지금까지 세 차례 자금조달을 받았는데 ‘국가대표’ 국영투자사 여러 곳이 투자에 참여했다. 캠브리콘 제품의 전략은 화웨이와 비슷하다. 단말기를 겨냥한 1A/1H/1M 칩, 클라우드에 적용할 수 있는 MLU100 칩이 있다. 지난 1년 동안 화웨이 스마트폰 AI 칩은 캠브리콘의 아키텍처를 활용했다. 그러나 최근 발표한 라이트형부터는 화웨이가 직접 개발한 다빈치 아키텍처를 적용했다.
 
천톈스 캠브리콘 창업자는 화웨이가 프로젝트 다빈치를 추진한다는 사실을 언론 보도로 알았다. 그는 화웨이가 자신의 영역으로 진입하는 것에 담담하게 반응했다. “화웨이 AI 칩 개발은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AI 칩의 중요성을 설명해준다.”
 
캠브리콘 제품을 인정하면서도 화웨이가 자사 아키텍처로 칩을 개발한 것은 전체 응용시나리오를 지원하는 성숙한 제품이 없기 때문이다. “우리는 클라우드에서 주변으로, 단말기에서 다른 사물인터넷 단말기로 모든 시나리오에서 인공지능을 지원해야 하기 때문에 새로운 아키텍처를 만들어야 했다”고 쉬즈쥔 회장은 설명했다. 
 
본격적으로 추진한 지 1년밖에 되지 않은 클라우드 사업에 대해 정예라이 클라우드BU 사장은 경쟁사를 추월하려는 계획은 아니라며 오히려 마음을 가라앉히고 의연하게 전진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나는 만도초차(彎道超車·굽을 길에서 속도를 올려 경쟁자를 추월한다)라는 표현을 좋아하지 않는다. 화웨이가 정당한 노력을 하지 않고 잔꾀를 부리겠다는 뜻으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클라우드BU의 모든 직원에게 어느 것 하나 쉽게 성공할 수 없지만 열심히 하면 성공할 수밖에 없다고 이야기한다.”
 
화웨이가 AI 전략을 공개하자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한 반도체 분야 애널리스트는 화웨이가 무엇이든 하려고 덤벼들면 자원을 집중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외국 기업들은 다른 길을 선택했다. 일본 소프트뱅크에 인수된 반도체 설계회사 ARM은 모바일 시대를 맞아 세계 스마트폰 CPU 시장을 독점했다. 퀄컴, 미디어텍, 화웨이는 모두 ARM 프로세서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CPU를 개발했다. 2018년 2월 ARM은 머신러닝 컴퓨팅 플랫폼 ‘프로젝트 트릴리움’을 공개했다. 머신러닝 프로세서, 2세대 객체 탐지 프로세서, 신경망 소프트웨어 라이브러리를 출시해 자사의 CPU·GPU와 보완할 계획이며 주로 단말기를 겨냥할 것이라고 밝혔다.  
 
화웨이가 풀시나리오 방안을 구상한 것과 달리 ARM은 산업 간 동맹을 추구했다. 클라우드 분야에선 2018년 3월 엔비디아와 협력하기로 합의했다. 엔비디아의 오픈소스 딥러닝 가속기 DLA 아키텍처를 ARM 산업재산권(IP) 라이브러리로 통합해 ARM 고객이 이를 기반으로 AI 칩을 개발할 수 있게 했다. 데니스 로딕 ARM 머신러닝 부문 마케팅담당 부사장은 6월에 한 인터뷰에서 “ARM의 강점은 전체 생태계를 지원하는 것”이라며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구글과 심도 깊게 협력하는 것을 포함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ARM은 아직까지 머신러닝 프로세서를 출시하지 않아 사실상 화웨이와 같은 출발선에 있는 셈이다.
 
   
▲ 2018년 11월1일 베이징에서 열린 바이두 세계콘퍼런스에 등장한 자율주행버스. 이 버스는 바이두의 자율주행 공개 플랫폼을 사용한다. REUTERS
후반전 도전
중국에서 화웨이 클라우드 칩은 당분간 다른 클라우드 업체에 적용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바이두와 알리바바는 구글을 모방해 자체 AI 칩을 설계했다. 2018년 7월 바이두는 클라우드를 겨냥한 AI 칩 프로젝트 ‘쿤룬’을 발표했고, 칩 생산을 위해 제조공장으로 보내기 전 마지막 단계인 테이프아웃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2018년 9월 알리바바도 내부 칩 개발사업부와 인수한 C-스카이마이크로시스템즈(中天微系統)를 통합해 핑터우거(平頭哥)반도체유한공사를 설립했다며, 클라우드를 겨냥한 신경망 칩 알리-NPU와 사물인터넷 단말기에 적용할 임베디드 칩을 개발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알리바바의 첫 번째 NPU는 2019년 4월 테이프아웃을 진행할 예정이다. 알리바바 데이터센터, 국가인공지능개발프로젝트 ‘도시대뇌’, 자율주행 등에 적용한 뒤 알리바바클라우드를 통해 외부에 서비스할 예정이다.
 
팡훙강 화웨이 부사장은 “AI에 진출한 뒤 여러 도전에 직면할 것”이라고 했다. 먼저 기술 도전이다. 알고리즘과 머신러닝 분야에서 외국 기업은 가장 핵심인 지식재산권을 많이 확보하고 있다. 다음은 데이터 도전이다. 화웨이 쪽은 ‘위로는 애플리케이션, 아래로는 데이터에 손대지 않는다’고 말해왔다. 그 결과 플랫폼 알고리즘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방대한 데이터를 축적한 인터넷기업과 격차가 생길 수밖에 없다. 셋째, 바이두는 자율주행, 아이플라이테크(訊飛)는 음성인식 등 기업마다 구체적인 적용 분야가 있다. 그러나 화웨이는 명확한 위치 선정을 하지 않았다. 앞으로 외부 기업과의 협력에 따라 결정될 것이다.
 
IDC 류쉬타오는 중국 기업들이 범용 칩 분야에서 엔비디아를 비롯한 외국 대기업과 경쟁하긴 어렵다고 전망했다. 반면 AI와 사물인터넷 등 새롭게 떠오르는 세부 분야를 겨냥한다면 중국과 미국의 격차가 아직은 크지 않다. “새 시장에서 중국 반도체 제조사와 투자자가 각자 자리를 차지할 수 있는 기회가 더 많고 미국 제조사를 따라잡을 수도 있다.”
 
쉬즈쥔 회장은 AI 칩보다 딥러닝 프레임워크인 마인드스포어를 더 우려했다. AI 칩은 화웨이가 만든 스마트폰에 적용하기만 해도 최소 2억 대를 출하할 수 있다. 그러나 마인드스포어는 충분한 개발자를 확보하지 못할 수 있다. 구글이 주도하는 딥러닝 프레임워크 텐서플로와 페이스북이 주도하는 파이토치는 이미 전세계에서 개발자 생태계를 구축한 상태다. 바이두는 2016년 패들패들을 추진했지만 아직까지 이들 두 회사를 따라잡지 못했다. 2년 이상 늦게 출발한 화웨이가 익숙한 환경에서 화웨이 플랫폼으로 옮기도록 개발자들을 설득하기란 더욱 어려운 일이다.
 
쉬즈쥔 회장은 “지금은 다수의 AI 프레임워크가 클라우드를 겨냥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네트워크와 단말기도 딥러닝 능력을 갖출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마인드스포어가 이 공백을 채워 클라우드와 단말기에서 통일된 아키텍처를 형성할 수 있다고 본다. “우리는 진정한 풀시나리오를 실현할 수 있는 프레임워크를 찾지 못했기 때문에 직접 만들려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우리 자신의 필요를 채울 수 있다.”
시장 전략과 관련해, 쉬즈쥔 회장은 개발자들이 자사 프레임워크를 사용하도록 만들 방법이 있다고 주장했다. 예를 들어 마인드스포어를 사용한 개발자가 화웨이 AI 제품을 쓰면 가격을 낮춰주는 것이다. “화웨이가 제기한 ‘포용적 AI’는 간단하다. 가격을 내리고 문턱을 낮추는 것이 우리가 추구하는 목표다.” 하지만 인텔 관계자에 따르면, 기업이 칩을 살 때 가격은 최우선적으로 고려하는 사항이 아니다. 사양도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기업으로선 가장 쓰기 좋은 제품을 선택한다. 화웨이가 더 많은 협력사와 개발자를 확보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완전한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뜻이다. ‘전반전’에서 일대일로 싸우는 것에 익숙했던 화웨이가 ‘후반전’에서 맞이한 최대 도전이다. 

* 2018년 12월호 종이잡지 65쪽에 실렸습니다.

ⓒ 財新週刊 2018년 제41호 
華為開打下半場
번역 유인영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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