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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식과 힐링이 있는 쇼핑 공간 ‘동춘175’
[국내이슈] 세정 물류센터의 환골탈태 현장
[104호] 2018년 12월 01일 (토) 김미영 kimmy@hani.co.kr
김미영 부편집장
 
   
▲ 쇼핑몰 1층 중앙에 자리잡은 푸드코트. ‘쉼이 있는 공간'을 지향하는 ‘동춘175’의 콘셉트를 잘 보여준다. 김미영 기자
이제 복합쇼핑몰은 단순히 물건을 사기 위한 공간이 아니다. 쇼핑과 휴식, 여가, 문화, 외식을 한꺼번에 즐길 수 있는 곳이어야 한다. 회사와 업무, 가사와 육아 등에 지친 이들을 위한 휴식과 힐링의 공간으로 탈바꿈하는 추세다. 서울 근교인 경기도 일산·이천·여주의 프리미엄아울렛, 하남·고양의 스타필드가 첫 단추를 꿰었지만, 2% 부족한 느낌이다. 공원에 온 것 같은 소박하고 아늑한, 자연과 함께 마음의 안정을 얻을 수 있는 공간이 없을까. 11월9일, 2018년 7월 오픈 이후 소셜네트워크를 중심으로 화제가 된 ‘동춘175’에 가봤다. 
 
서울에서 차를 타고 1시간쯤 지났을까. 경기도 용인 대규모 동백지구 아파트 단지를 지나니 동춘175 안내 표지판이 눈에 들어왔다. 오른쪽으로 코너를 돌며 생각했다. ‘쇼핑몰이 있을 곳이 아닌데….’ 애초 이곳엔 1974년 지은 세정그룹의 1호 물류센터가 있었다. 수명을 다해 버려질 위기에 있던 공간을 ‘팩토리아울렛’으로 운영하다, 공간 업사이클링(재활용)을 통해 ‘쉼이 있는 쇼핑공간’으로 재탄생한 것이다. 
 
주차장에 들어섰을 때, 조금(?) 실망했다. 기대보다 ‘규모가 작았다’. 연면적 2800여 평 규모에 ‘L’자 형태의 높은 동 4층과 낮은 동 2층의 건물로 이뤄져 있었다. ‘살 만한 물건이 있을까?’ 의구심이 잠시 들었다. 물론 기우였지만. 널찍한 주차장, 주변이 산으로 둘러싸인 낮고 너른 언덕 위에 자리한 이국적인 건물의 모습이 그나마 위안을 줬다. 물류센터 건물의 기둥을 살린 상태에서 채광이 좋은 통유리로 만들어 자연과 호흡할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이 이채로웠다. 
 
동춘175는 오픈과 동시에 하루 5천 명, 주말 1만 명이 방문하는 등 개장 4개월 만에 용인 지역 핫플레이스로 떠올랐다. 규모, 인테리어, 입점 브랜드, 콘셉트 등이 다른 복합쇼핑몰과 차별화돼서다. 특히 한국형 라이프스타일숍 ‘동춘상회’는 소상공인, 신진 작가와 협업한 친환경적이고 품질이 우수한 상품을 선보이며 인기몰이를 톡톡히 하고 있다.
 
도서관과 도심 속 공원
동춘175의 이름은, 세정의 모태인 부산 중앙시장의 의류 도매점 ‘동춘상회’와 현주소의 번지수인 ‘175’을 더한 것이다. 처음 기획 단계부터 물건을 파는 공간이지만, 쇼핑보다는 여유와 쉼을 강조하는 쇼핑몰을 지향했다.
 
실제 4층 건물의 1층 안으로 들어서니, 갓 구운 빵 냄새가 코를 찔렀다. 중앙의 명당자리에 쇼핑 매장이 아닌 브런치 카페 ‘롱브레드’와 ‘4.1베이커리’, 고객을 위한 푸드코트가 차지하고 있었다! 오전 11시인데도 브런치를 즐기며 담소를 나누는 이들로 북적댔다. 김진영(42·경기도 수원시 영통구)씨는 “여기에선 식사부터 한 뒤 쇼핑해야 제대로 즐기는 것”이라며 “공간이 예쁘고 아늑해 쇼핑과 동시에 책을 읽으며 지친 몸과 마음을 달랠 수도 있어 자주 찾는다”고 했다. 
 
책을 읽는다? “저기, 동춘도서관에서요!” 김씨가 낮은 동 건물 쪽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말했다. 1층과 2층을 잇는 대형 계단식 의자가 시야에 들어왔다. ‘E.S 라운지’다. 언제든 누구나 앉아 쉴 수 있는 공간이다. 주위 책장을 보니, 임직원들이 자발적으로 기부한 책들이 가득했다. 김씨는 “평소 집에서 책을 거의 읽지 못하는데, 이곳에서는 가능하다”며 “내가 쇼핑하는 동안 아이들도 책을 읽을 수 있어 일석이조”라고 말했다. “특히 계단 2층에 마련된, 핀란드의 청정지역 라플란드를 그대로 옮겨온 나아바(NAAVA) 라운지는 도심 속 정원 같아서 책이 더 잘 읽힌다.”
 
라이프 편집숍 ‘동춘상회’ 
‘E.S 라운지’ 아래로는 동춘상회가 펼쳐졌다. 지역사회 소상공인과 신진 작가들이 만든 제품을 선보이는 80개 업체가 입점한 생활용품 편집매장이다. 가구·명인명장·식품·잡화·생활·직물 등 800여 개의 아이템을 선보이는데, 독창적이면서도 품질이 뛰어난 제품을 선호하는 이들의 발길이 줄을 잇는다.
 
30~40대 육아맘들의 주요 관심사인 유기농, 건강한 먹거리, 친환경 성분의 생활용품 등도 만나볼 수 있다. 김현정(34·용인 수지구)씨는 “일반 마트나 백화점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그릇, 가방, 인테리어 소품 등의 수제품과 유기농, 천연 제품을 믿고 구입할 수 있어 자주 온다”고 했다. 
 
낮은 건물이 동춘상회와 E.S 라운지로 구성됐다면, 4층 건물은 주 쇼핑 공간이다. 입점 브랜드 수는 많지 않지만, 30~40대 주부와 가족 단위 고객을 특별히 배려한 것이 특징이다. 쇼핑에서 소외됐던 남성들을 위해 남성복 매장을 대폭 확대했으며, 2층 전체를 골프존으로 꾸민 것도 눈에 띈다. 3층엔 합리적 쇼핑족들을 위한 아웃렛이 마련됐다. 인디안·브루노바피·올리비아로렌·트레몰로·데일리스트·헤리토리골프·NII·크리스크리스티 등 세정의 브랜드와 숲(SOUP), 에이비플러스(ab.plus) 등의 브랜드를 저렴한 가격에 만날 수 있다. 
 
동춘175는 동선마다 쇼파나 테이블을 비치해 휴식 공간을 대폭 늘려 공간의 30~40%를 휴식 공간으로 할애했다. 앉아서 이야기를 나누거나, 책을 읽는 것은 물론 인터넷을 할 수 있는 공간도 절대적으로 많다. 김현정씨는 “쇼핑을 하다보면, 지쳐서 제대로 쇼핑을 못하는 경우가 허다했다”며 “무엇보다 아빠와 아이들의 눈치를 보지 않고 느긋하게 즐길 수 있는 점이 이곳만의 매력”이라고 말했다.
 
4층을 통째로 ‘바운스 트램펄린 파크’, 5층 옥상을 루프탑 휴식 공간으로 꾸민 것도 특이했다. 가족 단위 쇼핑족들을 위한 특별한 공간이다. 온갖 트램펄린으로 채워진 4층은 아이와 함께 왔다면 꼭 가봐야 할 곳이다. 입장할 때 안전을 책임져주는 놀이교사가 배치돼 안심하고 아이들을 맡길 수 있다. 작은 파티룸이 있어 미리 예약하면 아이들 생일파티 장소로도 이용할 수 있다.
 
넓고 쾌적한 동선
어느덧 오후 5시. 생각보다 꽤 오랜 시간 이곳에 머물렀지만, 지루하거나 지치지 않았다. 신기했다. 수시로 소파와 의자에 앉아 휴식을 취했던 덕분이다. 심리적으로도 편안했다. ‘물건을 사야 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나 발길 닿는 대로 둘러봐도 민망하지 않았다. 오랜만에 ‘건강을 생각한’ 빵, 어묵, 김 등을 샀다. 집 근처 마트에선 구할 수 없는 것들이다. 세정 아울렛에서는 겨울 외투와 바지를 샀다. 디자인이 아닌 치수별로 제품을 비치해 옷을 고르기가 한결 편했다. 가격도 정가의 80~90%까지 할인하니 정말 저렴했다. 가족 단위라면, 브런치 카페에서 간단히 외식하고, ‘월동 준비’를 위해 아웃렛만 이용해도 ‘절반은 성공’이다.
 
ⓒ 이코노미 인사이트 2018년 1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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