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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공략 최적기, 성공적으로 진출하려면
[세계는 지금]
[104호] 2018년 12월 01일 (토) 이성훈 niceimp@kotra.or.kr

이성훈 KOTRA 상파울루무역관 과장 

   
▲ 재무부·경제기획부·산업통상부를 통합한 ‘슈퍼 경제부’초대 장관에 내정된 파울루 게지스(오른쪽). REUTERS
2018년 10월28일 시행된 대통령 결선투표에서 극우 성향의 사회자유당(PSL) 자이르 보우소나루가 56% 득표율로 제38대 브라질 대통령에 당선됐다. 지난 13년간 장기 집권해온 노동자당 정권에서의 높은 실업률과 범죄율에 대한 반감이 보우소나루 선택으로 이어졌다는 평이다. 앞으로 언론 탄압과 인권침해가 심해질 것으로 우려된다. 반면 친시장 경제정책에는 낙관적 전망이 나온다.
 
친시장주의 슈퍼 경제부
보우소나루가 이끌 새 정부의 정책 내용이 빠른 속도로 구체화하고 있다. 핵심은 기존 29개 부처를 통폐합해 15개 규모로 줄이고, 재무부·경제기획부·산업통상부를 통합한 ‘슈퍼 경제부’를 만들어 정부 운영의 효율성을 높이는 것이다. 초대 슈퍼 경제부 장관에는 미국 시카고학파 신자유주의 경제학자인 파울루 게지스가 내정됐다. 중앙은행 총재는 호베르투 캄푸스 네투 산탄델르은행 이사, 경제사회개발은행(BNDES) 총재는 조아킹 레비 세계은행 금융국장이 내정되는 등 친시장주의 인사가 대거 포진했다.  
 
시장은 속도감 있는 경제 부처 조각에 긍정적 반응을 보인다. 다만 일부 전문가들은 브라질 재정 적자의 요인으로 지목되는 연금제도 개혁이 늦어질 경우, 브라질 화폐인 헤알화 가치와 상파울루 증시가 하락세로 전환할 가능성을 우려한다. 환율과 관련해서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엇갈린다. 현재는 1달러당 3.5헤알 전후에서 안정될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하다. 
 
유리해진 자동차시장
브라질에 진출한 한국 기업은 약 120개사로 추산된다. 제조업이 60여 개사로, 그중 절반이 자동차 관련 기업이다. 
 
2013년 약 375만 대로 세계 7위 규모였던 브라질 자동차시장은 경기침체로 2016년까지 절반으로 줄었다. 환율도 1달러 대비 1.5~2헤알에서 4헤알 수준까지 가치가 하락해 브라질에 진출했던 한국 기업들이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다행히 브라질 경제의 회복세와 맞물려 2017년부터 자동차시장은 전년 대비 25% 성장하며 세계 9위의 생산량을 보였고 2018년에도 성장세를 이어갔다. 2018년 현대자동차는 브라질 진출 6년 만에 생산·판매 100만 대, 시장점유율 10%를 기록했다. 
 
브라질 자동차산업에서 가장 큰 이슈는 최근 근거 법령이 공식 발효된 ‘호타(ROTA) 2030’이다. 기존에 시행했던 ‘이노바르 아우토’(Inovar-Auto)가 6년간 자국산 부품 사용 의무화 항목으로 세계무역기구(WTO)로부터 위법 판정을 받아 대체 정책으로 나왔다. 자동차 완성차와 부품 기업들의 현지 연구개발에 대한 인센티브 강화가 골자다. 이노바르-아우토 폐지로 자국산 부품을 사용하지 않을 때 부과되던 IPI(슈퍼 공업세) 30%가 폐지되고, 호타 2030의 자동차부품 수입관세 감면 제도가 시행되면 한국 기업의 브라질 자동차 수출 환경은 나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새 정부가 호타 2030에 반대해, 2019년 1월부터 시행할지는 지켜봐야 한다. 
 
의약품·의료용품 진출 유리
경기침체에도 브라질 의약품시장은 지속적으로 성장해왔다. 다만 신약 개발 투자가 적어 대부분 미국과 유럽에서 원료와 의약품을 수입하고 있다. 2017년 브라질 의약품시장의 매출 규모는 약 178억달러로 세계 6위 수준이지만, 대신 같은 해 65억달러 규모의 의약품과 원료를 수입했다. 
 
아직까지 아시아에서의 의약품·원료 수입 규모는 작은 편이다. 하지만 최근 한국 제약업체들이 잇따라 브라질 시장에 진출하면서 주요 아시아 제품의 주요 수입국으로 부각되고 있다. 실제 관세청 통계를 보면, 2017년 대브라질 의약품 수출이 약 1.5억달러로 2014년 대비 40% 남짓 늘었다. 한국산 질병 진단 키트, 치과용 기기 등의 수출도 증가 추세다. 대브라질 의료용품 수출도 약 1억달러 규모로 2014년 대비 2배 늘었다. 한국 제약업체와 의료용품 기업들에 대한 브라질 바이어의 관심도 점차 커지는 분위기다. 
 
브라질에선 의약품·의료기기 시장의 규제 완화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다. 한국 기업이 관심을 갖고 다양한 형태로 현지 시장 진출을 검토하면 유리할 전망이다. 최근 브라질 위생감시국(ANVISA)은 브라질 내 시장에서 판매되지 않아 수입에 의존해야 하는 일부 의약품에 한해 위생감시국 등록 없이도 수입할 수 있는 제도를 발표했다. 그동안 복잡하고 엄격한 행정 절차로 브라질 의약품시장에 진출하는 데 큰 장벽이던 위생감시국 등록에 대해 제한적이지만 포괄적인 예외 규정이 처음 생긴 것도 한국 기업에 청신호다. 
 
브라질 의약품·의료용품 시장 진출은 바이어를 통한 수출 외에도 정부에서 국민에게 무상 공급하는 국민통합의료시스템(SUS)을 위한 공공 조달 참여, 현지 공공 제약사와 공동 연구개발 협력 뒤 브라질 정부에서 일정 기간 제품 구매를 보장하는 PDP 프로그램도 생각해볼 수 있다. 
 
한국산 화장품·소비재 기회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까다로운 위생감시국 인증으로 브라질 화장품 시장은 진입하기 너무 어려웠다. 2015년 브라질 세포라에서 팔리던 미샤 비비크림이 한국의 약 7배 가격으로 팔릴 정도로 높은 관세도 큰 장벽이었다. 그러나 2017년부터 한국산 마스크팩이 주변에서 판매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위생감시국 인증 획득이 간소화되고 브라질 소비자들의 품질에 대한 눈높이가 높아진 것이 이유다. ‘브라질 뷰티 전시회’에도 한국 화장품 부스가 들어왔다. 이미 LG생활건강은 브라질 기업 파르막스(Farmax)를 통해 자사 화장품 브랜드인 비욘드와 온더바디 제품을 선보이기 시작했다.  
 
교민을 중심으로 수입되던 한국 식품에 대한 브라질 현지 유통업체들의 수요도 조금씩 늘고 있다. 현지 대형 유통업체가 조미김, 음료수 등을 수입하기 시작했는데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브라질 내 중국의 ‘미니소’, 일본의 ‘다이소’ 같은 매장이 늘면서 가격 대비 품질과 디자인이 뛰어난 제품이 속속 소개되고 있다. 가격을 우선시하던 브라질 소비자들의 패러다임도 품질과 디자인을 고려하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 이는 품질과 포장 디자인에서 경쟁력 있는 한국 소비재 기업에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그동안 브라질 소비재 시장은 2억 인구의 큰 시장인데도 한국 기업이 진출해 성공한 사례를 찾기 어려웠다. 브라질 소비자가 한국을 잘 몰랐고, 소비재 수입관세가 높았기 때문이다. 한국 기업도 브라질에 대한 정보와 관심이 낮았다. 화장품, 식품, 소비재 분야에서 더 많은 한국 기업이 브라질에 진출해 성공하기를 바란다. 
 
전력 프로젝트와 교육사업
2019년부터 보우소나루 새 정부는 적극적으로 인프라 투자를 유치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제조업 성장에 필수적인 전력 확보가 우선시될 것이다. 단기적으로는 원자력·열병합 발전이 유력하고, 중·장기적으로는 태양광·풍력 발전에 집중 투자할 것으로 보인다. 브라질 태양광발전 시장은 급성장하고 있다. 2024년까지 브라질 전체 전력의 15% 정도가 태양광으로 공급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한국의 주요 태양광 패널 제조사들도 관심을 갖고 브라질 시장을 두드리기 시작했다. 
 
현재 한국 기업이 현지 패널 유통업체에 수출하는 것 외에는 브라질 태양광 프로젝트에 직접 참여하는 데 어려움이 많다. 가장 큰 걸림돌은 대부분의 프로젝트가 달러가 아닌 헤알화 기준으로 장기간 투자 뒤 운영을 하면서 원금과 수익을 회수하는 방식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새 정부 출범과 맞물려 양질의 프로젝트가 대거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 기업이 적극적으로 진출을 고려해볼 만하다.
 
보우소나루의 주요 공약 중 ‘온라인교육을 통한 공교육’이 있다. 이미 파울루 게지스가 바우처 제도를 통한 온라인교육을 언급한 바 있고, 보우소나루의 교육 부문 정책을 자문했던 스트라브로스 산토폴리루스는 브라질 온라인교육협회 부회장 출신이다. 게다가 슈퍼 경제부 장관 내정자인 파울루 게지스의 온라인교육 자문위원 일부는 강사-학생 중개 플랫폼(QMagico), 온라인교육 컨설팅기업(Wide) 등의 대표이기 때문에 공약 실현 가능성이 높다. 
 
앞으로 온라인교육의 공교육 적용이 시행되면 관련 인프라 투자 확대는 불 보듯 뻔하다. 몇 년 전 한국 온라인 영어교육 기업이 브라질 시장 진출 가능성을 검토했다가 미흡한 인프라로 보류했던 적이 있다. 이번 온라인교육 시장확대가 경쟁력 갖춘 한국의 교육 콘텐츠를 공급할 좋은 기회로 이어지길 바란다.
 
한국 벤치마킹 강조한 새 대통령
그동안 한국과 브라질의 교역 규모는 약 92억달러로 20위권 수준이었다. 보우소나루 정부의 출범은 향후 양국 관계 발전에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대통령 후보자였던 지난 2월 보우소나루는 이미 한국을 찾은 바 있어, 한국의 교육·인프라 부문에서 많이 배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시장 개방에도 적극성을 보여, 2018년 9월11일 우루과이 수도 몬테비데오에서 본격적으로 시작된 한국과 메르코수르(남미공동시장) 4개국(브라질·아르헨티나·파라과이·우루과이)의 무역협정(TA) 협상에도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다만 새 정부의 메르코수르에 대한 견해가 부정적으로 변할 수 있어 지속적으로 관심이 필요하다. 

*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와 함께 세계 각국의 최신 경제 흐름과 산업 동향을 소개한다. KOTRA는 전세계 83개국에 121개의 해외 무역관을 보유한 ‘대한민국 무역투자 정보의 메카’로 생생한 해외 정보를 수집·전달하는 것은 물론 국내 기업들의 해외 진출을 돕는 안내자 역할을 맡고 있다.
 
ⓒ 이코노미 인사이트 2018년 1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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