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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을 나는 택시, 현실이 된 꿈
[Cover Story] 여객용 드론 개발 현황
[103호] 2018년 11월 01일 (목) 마르셀 로젠바흐 등 economyinsight@hani.co.kr

드론이 우리의 일상을 바꾸고 있다. 택배와 물류에 이어 교통수단으로 진화한다. ‘무인 자율 택시’를 타고, 짧은 시간에 대도시 상공을 오가는 것은 더 이상 꿈이 아니다. 볼로콥터, 릴리움, DJI 등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은 물론 에어버스, 벨, 벤츠, 도요타 등 항공기·완성차 제조업체까지 가세해 선점 경쟁을 벌이고 있다. 중국에선 드론을 통한 대량 배송 실험이 한창이다. 드론은 도심 교통체증뿐 아니라 환경오염 해소의 대안으로 주목받는다.  _편집자

마르셀 로젠바흐 Marcel Rosenbach
지모네 잘덴 Simone Salden <슈피겔> 기자 
 
   
▲ 2011년 10월 알렉산더 초젤이 첫선을 보인 여객용 드론 시제품. 동영상 화면 갈무리
독일 바덴 지역 공업도시 브루흐잘에서 민간 항공 사업에 진출하려는 알렉산더 초젤은 다채로운 이력의 소유자다. 대학생 시절 ‘칵테일 케이터링 서비스’(음식, 의자, 그릇 등을 고객 가정이나 특정 장소로 서비스를 하는 것)를 창업했고, 이후 카를스루에에서 디스코텍과 DJ학원을 운영했다. 그는 음악을 믹싱할 수 있는 MP3 플레이어, 로고나 패턴 모양으로 연기와 안개를 뿜는 기계도 발명했다.  
 
초젤은 항상 새로운 것에 도전했다. 지금은 민간 항공사업에 뛰어들었다. 패러글라이딩 강사로 일하던 중 승객을 실어 나를 수 있는 대형 드론을 만들겠다는 한 지인의 아이디어에 매료됐기 때문이다. 여객용 드론, 말도 안 되는 소리 같지만 꽤 설득력 있었던 모양이다. 초젤은 인텔과 다임러벤츠 두 대기업에서 투자금을 받았다. 다임러벤츠 회장 디터 체체는 “이를 통해 이동성을 ‘3차원화’하려 한다”고 말했다. 초젤 역시 체체 못지않은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공중의 ‘템포’(Tempo·볼로콥터가 흰색이라 티슈 브랜드에 빗댄 것으로 보임 -편집자)가 되려 한다”고 말했다. 진짜 성공한 브랜드가 되겠다는 뜻이다. 
 
초젤이 개발한 프로토타입(상품화에 앞서 성능을 검증·개선하기 위해 핵심 기능만 넣어 제작한 시제품) 드론은 2011년 10월 첫선을 보였다. 착륙시 충격 흡수를 위해 플라스틱 좌석 기둥 아래 고무 공을 고정했다. 외형이 없을 뿐 아니라 각종 케이블이 외부로 드러나 있고, 배터리는 검정색 접착테이프로 고정한 형태다. 시끄러운 소음을 냈지만 최초의 볼로콥터(Volocopter)는 안정적으로 날았다. 전기수직이착륙기(eVTOL)를 이용한 최초의 유인 비행에 성공한 것이다. 라인슈테텐에서 이뤄진 첫 비행을 촬영한 90초짜리 동영상은 유튜브에서 약 2천만 회 조회됐다.
 
드론, 다임러벤츠를 사로잡다
2017년 9월 이 여객용 드론이 또다시 비행에 성공했다. 조종사와 승객이 없는 무인 자율비행이었다.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볼로콥터 버전 2X가 세이크 함단 빈 모함메드 왕세자 눈앞에서 날아올랐다. 왕세자는 브루흐잘에서 만들어진 흰색 2인승 드론이 도심 방향으로 날아가는 광경을 흥미롭게 지켜봤다. 이 드론은 장난감 모형 같았던 초기 모델과 달리 18개의 모터와 날개가 장착돼 세련된 디자인을 갖췄다. 
 
볼로콥터는 2018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에서 가장 인기를 끌었다. 조젤의 목표는 기존 헬리콥터보다 조용하고 저렴하며 배출가스가 없을 뿐 아니라 전기로 구동되어 비행하기 쉬운 ‘하늘 택시’를 만드는 것이다. 새로운 형태의 이동성을 겸비한 대중교통을 만들고 싶은 것이다. 
 
초젤이 구상한 미래는 ‘프로모션 애니메이션 비디오’에서 확인할 수 있다. 고층 빌딩에 설치된 착륙장에서 볼로콥터가 30초 간격으로 이착륙한다. 대형 컨베이어벨트 위에 놓인 항공택시가 건물 내부로 들어오면 승객들이 승하차한다. 로봇이 자동으로 배터리를 교체한다. 초젤은 이 볼로포트(Volo-Ports·항공택시 네트워크 시스템을 일컫는 말)로 도심에서 공항까지 왕복하는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다. 
 
초젤이 설명했다. “항공택시는 10년 안에 대도시에서 일상적인 근거리 교통수단이 될 것이다. 볼로포트 1대당 하루 1만 명을 수용할 수 있다.” 그렇게 된다면 이용요금은 현행 택시요금과 큰 차이가 없다. 두바이는 2020년 세계박람회가 열릴때까지 항공택시를 상용화하려 한다. 기독교사회연합(CSU)은 뮌헨 시의회에서 신중앙역 건설 계획에 항공택시 이착륙장을 포함하는 안을 제안했다.
 
볼로콥터는 수많은 항공택시업체 중 하나다. ‘전기수직이착륙기’는 전세계적으로 100개 이상 프로젝트가 개발·가동 중이다. 자동차 대기업 도요타, 항공기 제조회사 보잉, 구글의 공동창업자 래리 페이지 등 수많은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이 이 분야에 도전하고 있다. 
 
대중에게 먼 미래 이야기처럼 들리겠지만, 이미 많은 투자자가 몰려들었다. 거액 벤처캐피털 자금이 이 분야를 연구하는 기업으로 흘러 들어갔다. 미국의 기술산업 전문 매체인 <테크크런치>(Techcrunch.com)는 조만간 전기수직이착륙기 스타트업 중에서 시가총액 10억달러(약 1조1325억원)를 돌파하는 유니콘 기업이 나올 것으로 전망한다.   
 
이는 전혀 놀라운 일이 아니다. 미니 비행기의 잠재력은 제작자와 투자자뿐만 아니라 도시 설계자와 환경보호자들 상상력도 자극했다. 이들은 도심의 교통 체증을 해소하기 위해 새로 도로, 다리, 철도를 건설하는 데 드는 비용을 줄이기 원한다. 또한 도심 혼잡과 소음을 줄이고, 공기가 더 깨끗해지기를 바란다.  
 
가장 이상적인 시나리오는 외딴 지역까지 확대하는 것이다. 업체 발표에 따르면 전기 무인항공기의 최대 비행 거리는 300km가 넘는다. 그렇다면 <알프스의 소녀 하이디>의 배경인 알름산에 살면서 항공택시를 이용해 뮌헨의 직장으로 출퇴근할 수도 있다. 포르셰 컨설팅에서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35년에는 항공택시 시장 규모가 320억달러(약 36조2400억원)로 성장할 전망이다. 전기 항공 셔틀이 뮌헨 공항에서 도심으로 승객을 실어 나르는 데 10분이 걸리고, 비용은 100유로(약 13만원)쯤 될 것으로 추정된다. 
 
   
▲ 2017년 9월12일 독일 프랑크푸르트모터쇼(IAA)에 전시된 메르세데스 볼로콥터 2X. REUTERS
에어버스·우버·보잉·벨·도요타 가세
이런 예측은 얼마나 현실적일까. 관건은 항공택시가 친환경성과 대중성을 확보할 수 있는지, 비행 항로와 활주로 문제에 민감한 시민이 드론으로 가득한 미래의 하늘을 어떻게 생각할지, 승무원과 승객 안전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다. 항공법 전문가 엘마어 기물라에 따르면, 현재까지 드론 같은 비행체는 레이더와 항공교통관제(ATC)에 감지되지 않는다. 이는 심각한 위험 요소가 될 수 있다. 
 
기물라는 “항공택시가 기존 교통 노선 상공을 비행하기 때문에 도로 위 자동차 운전자의 안전을 위협하거나, 도시의 공원·강·숲 위를 비행하며 시민 휴식을 방해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추락 위험도 따른다. 영국에서는 아기가 드론의 프로펠러에 다쳐 눈을 잃는 사고가 있었다. 기물라는 “주거지역 위로 대형 드론이 수시로 지나다니면 사람의 생명이 위험해진다. 게다가 테러리스트들이 기술을 악용할 수도 있다”고 경고한다. 항공택시 제조회사는 이런 우려에 개의치 않는 눈치다. 최초로 정식 항공업체가 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에어버스는 여러 모델을 동시에 개발 중이다. 산스크리트어로 ‘수레를 끄는 짐승’이라는 뜻을 가진 ‘바하나’(Vahana) 프로젝트는 일종의 사내 스타트업이다. 2018년 1월 미국 오리건주 시험장에서 프로토타입 모델의 첫 시험 비행을 진행했다. 많은 승객을 태울 수 있는 ‘시티에어버스’(CityAirbus) 프로젝트 개발도 한창이다. 12월 첫 비행이 예정돼 있다. 바이에른주 슈바벤지역 도나우뵈르트에 있는 에어버스 헬리콥더 군사지원센터 전문가들이 이 프로젝트를 담당한다. 시티에어버스 수석 엔지니어 마리우스 베베젤은 “각국 도시에 ‘어반 에어 모빌리티’(Urban Air Mobility·도시항공교통, 에어버스의 사업명 -편집자)가 자리잡으면 전세계적으로 시티에어버스 수요가 3만 대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에어버스는 아우디와 협업해 콘셉트카(자동차에 관한 소비자 성향을 미리 내다보고 그에 맞게 제작한 자동차) ‘팝업 넥스트’(Pop.Up Next)도 개발했다. 도심 정체 구간에서 자동차 운전자가 프로펠러 모듈을 요청하면, 드론이 자율 비행으로 날아와 자동차 지붕에 결합한다. 이내 자동차는 공중으로 날아오르고 정체 구간에서 빠져나간다.
 
2018년 5월 구체적인 개발 일정을 발표한 우버도 새 교통수단을 놓고 벌이는 도박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2023년까지 댈러스와 로스앤젤레스에서 우버에어를 상용화하고, 2020년부터 시범 비행을 한다는 계획이다. 초기에는 조종사가 항공택시에 탑승하는데, 승객 한 명당 1마일(약 1.6㎞) 운임이 6달러(약 7천원)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장기적으로는 자율조종 비행으로 운임비를 50센트(약 550원) 이하로 줄이는 게 목표다. 
 
우버는 차량 서비스와 마찬가지로 전기 무인항공기를 자체 생산할 계획이 없다. 대신 기존의 5개 전자수직이착륙기 개발회사와 협업하고 있다. 보잉의 자회사, 헬리콥터 제조회사 벨, 브라질 항공기 제조회사 엠브라에르 등이 포함돼 있다.  
 
*2018년 11월호 종이잡지 32쪽에 실렸습니다.

ⓒDer spiegel 2018년 35호
Taxis der Lüfte
번역 황수경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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