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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집 마련’ 전략 다시 짜라
[국내특집] 부동산과의 전쟁 2라운드- ① 9·13 대책 이후
[103호] 2018년 11월 01일 (목) 박원갑 land2233@naver.com

집권 2년째를 맞은 문재인 정부가 집값 폭등을 막기 위해 다시 전면전에 나섰다. 2017년 8·2 대책이 실패로 돌아가자 강도를 한층 높인 9·13 종합대책을 내놓아 시장을 일단 진정시켰다. 집값 폭등의 진원지 서울에선 매도자와 매수자의 눈치보기가 한창이다. 숨고르기에 들어간 집값이 어디로 튈지는 여전히 안갯속이다. 새로 짜야 할 실수요자들의 내 집 마련 전략과 집값 안정을 위한 근본 대책을 점검해본다.  _편집자

박원갑 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부동산수석전문위원
 
   
▲ 2018년 9·13 대책에 이어 9·21 대책까지 나오는 등 정부가 ‘부동산과의 전쟁’에 나서면서 서울과 수도권의 집값이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부동산에 대한 불확실성이 늘면서 집값은 당분간 관망세가 될 것으로 보인다. 1주택자들은 ‘내 집 마련’ 전략을 다시 짤 필요가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부동산과의 전쟁’에 나서면서 서울과 수도권 집값이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9번째 대책(9·21 주택 공급 대책)까지 나올 만큼 정부는 집값 안정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양새다. 이 가운데 8번째 나온 9·13 대책은 초강도라는 점에서 2017년 8·2 대책과 유사하다. 하지만 이번 대책은 난공불락의 ‘서울 불패 신화’ 흐름을 꺾는 데 목적이 있어 서울 지역 ‘집 부자’에게는 8·2 대책보다 훨씬 무겁게 느껴질 수 있다. 실수요자에게는 분양제도 변경에 따른 파장도 크다. 사실상 ‘행운’으로 결정되는 추첨제도 무주택자에게 분양 물량의 75%를 우선 배정했기 때문이다. 1주택자들은 분양으로 주택 갈아타기가 사실상 힘들게 되었다. 이번 대책은 세금과 분양, 대출 등을 망라한 종합 대책이다. 이제부터라도 내 집 마련 전략을 다시 짜야 한다.
 
2019년 주택시장, 상승률 둔화
서울과 수도권 집값은 조정 국면에 들어갔다. 초강도 대책에 단기 급등에 따른 피로감, 금리 인상 가능성 등 악재가 겹쳤다. 이런 조정 양상은 적어도 2018년 말까지 이어질 것이다. 투자 수요 성격이 강한 재건축은 정부 정책에 민감하게 움직이는 특성이 있어 적어도 단기 약세가 불가피하다. 문제는 장기적으로 집값이 안정될 수 있느냐다. 양도세 중과세로 다주택자의 매물 잠김 현상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매물은 주로 1주택자에게서 나오지만 매물 공급이 원활하지 못한 상황이다. 또 하나, 시장 참여자의 학습효과다. 그동안 대책이 나온 뒤 주춤하다 집값이 다시 오르는 현상이 반복되면서 시장 참여자 사이에 불패 신화에 대한 믿음이 여전하다. 과거 형태를 이번에도 반복하지 않을까 걱정하는 사람이 많다. 주택 공급 대책도 현재로서는 계획만 있을 뿐이다. 1기 신도시와 서울 사이에 20만 가구의 3기 신도시를 짓는다고 하나, 앞으로 5~7년은 지나야 입주할 수 있는 장기 프로젝트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집값이 완전히 잡힐 것이라고 장담하기 어렵다. 
 
향후 집값 안정은 무주택자 행보에 달렸다. 주택보급률이 상대적으로 낮은 서울시 가구의 자가 보유율은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버블 세븐’(집값 거품이 낀 7곳, 서울 강남·서초·송파·양천, 경기 분당·평촌·용인)이라는 말이 유행어가 될 만큼 집값이 급등했던 2006년에도 무주택자의 불안감이 극에 이르렀다. 무주택자들이 정부 대책을 믿고 기다릴 수 있도록 지속적인 신호를 보내야 하고, 그 신호가 믿음이 되도록 해야 한다. 
 
자, 여러 변수를 종합해보자. 결론적으로 그동안 집값이 너무 많이 올라 2019년에는 상승하더라도 적어도 2018년보다는 오름폭이 둔화할 것으로 보인다. 집값이 5년 이상 오른 만큼 급락은 아니더라도 하락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솔직히 미래는 알 수 없는 불확실성의 영역이다. 현명한 자산관리자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위험관리다. 오늘 집값이 오르면 내일도 오를 것이라는 ‘지속 편향’에 빠지기보다는 좀더 보수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 2018년 9월13일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주택시장 안정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갭투자’ 힘들어진다 
아파트 전세가 비율이 떨어지면서 전세를 안고 투자하는 ‘갭투자’는 어려워진다. KB국민은행 조사를 보면 2018년 9월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은 61.7%에 불과하다. 최근 전세가 비율이 고점을 기록했던 2016년 6월(75.1%)에 견줘 13.4%포인트나 떨어진 것이다. 특히 강남구의 전세가 비율은 9월 48.9%로 50%대가 무너졌다. 전세가 비율은 분모인 매매가격과 분자인 전세가격 간의 상대적 비율이다. 전세가 비율이 하락한 것은 전세가격보다 매매가격이 더 많이 올랐기 때문이다. 실제 2016년 6월부터 2018년 9월까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20% 올랐지만 전세가격은 같은 기간 4.5% 상승에 그쳤다. 
 
갭투자는 전세보증금을 지렛대로 삼아 아파트를 투자 목적으로 매수하는 것이다. 전세가 비율 하락은 갭투자를 하기 위해 그만큼 세입자 자금이 아닌 자체 자금을 더 많이 마련해야 함을 뜻한다. 갭투자는 전세가 비율이 고공 행진할 때 쓰는 투자 방법이므로 전세가 비율 하락기에는 위험할 수 있다. 가뜩이나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와 종합부동산세가 강화되고 대출까지 어려워지면서 갭투자는 당분간 크게 위축될 것이다.
 
한동안 안정세를 보이던 전세시장은 불안해질 수 있다. 사실상 ‘행운’에 의해 결정되는 추첨제 분양 물량에 대해, 11월 말부터 75%까지 무주택자에게 우선 배정키로 하면서 무주택자들이 전세시장에 더 머물 수 있는 것이다. 집값 조정 기대까지 생기면서 매매보다 전세 수요가 더 생길 수도 있다. 그러나 2018년 4분기부터 수도권 아파트 입주 물량이 쏟아지고 2019년에도 많을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에 가격 급등보다는 국지적 상승 정도로 예상한다.
 
‘신축+역세권’ 아파트 각광받을 듯
앞으로 고가 1주택자에 대한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제) 혜택 요건도 강화된다. 현재 실거래가 9억원 초과 1주택자는 거주 기간 요건 없이 보유 기간에 따라 최대 80%(10년 보유 기준)까지 장특공제를 해준다. 하지만 2020년 1월1일 이후 양도분에 대해선 2년 이상 거주한 경우에 한해 최대 80% 적용하기로 했다. 만약 2년 미만 거주할 때는 일반 장특공제(10년 20%, 15년 30%) 혜택만 주겠다는 것이다. 실제 거주하지 않는 주택에 대해서는 2019년부터 적용되는 토지와 상가의 장특공제 혜택과 보조를 맞추겠다는 취지다. 거주 여부에 따라 10년 기준으로 장특공제가 4배나 차이 나는 셈이다. 이제는 보유만 하고 실거주를 하지 않으면 장특공제 혜택을 받지 못한다. 종부세를 비롯한 보유세 부담도 갈수록 무거워지는 것이다. 준공 10년 이내 거주 가치가 높은 아파트, 월세가 잘 나오는 역세권 아파트가 각광받을 것이다. 
 
재건축 아파트보다는 뉴타운과 재개발 단지가 더 주목받을 듯하다. 정부가 공시가격 현실화에 본격적으로 나설 경우, 아파트보다는 단독주택이나 연립주택 등 비아파트의 시세 반영률이 낮기 때문이다. 세금 부담이 그만큼 낮다는 얘기다. 
 
무주택자들은 분양에 승부 걸어야
추첨제 대상 주택을 무주택자에게 우선 배정하는 지역은 투기과열지구와 조정대상지역, 수도권·광역시 등이다. 충남 천안이나 경남 창원, 강원도 춘천 등 규제가 없는 지방 대도시는 제외된다. 현재 서울, 경기도 과천·분당 같은 투기과열지구에선 전용면적 85㎡ 이하는 100% 가점제(추점제 0%)이고, 85㎡ 초과는 가점제 50%와 추점제 50% 비율로 각각 당첨자를 가린다. 경기도 고양 등 조정대상지역에서 가점제 물량은 85㎡ 이하 75%(추첨제 25%)고, 85㎡ 초과의 경우 30%(추첨제 70%)다.
 
이번 청약제도 개편으로 젊은층을 중심으로 한 무주택자들의 불안은 다소 해소될 전망이다. 부양가족이 없고 무주택 기간이 길지 않아 가점이 낮아도 당첨 기회를 엿볼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대출 규제가 심한 만큼 미리 중도금 납입 계획을 세울 필요가 있다. 당첨보다 자금 계획 마련이 더 중요할 수 있음을 잊지 말자.
 
분양가 상한제 적용 주택에 대해서는 분양가의 시세 대비 비율에 따라 전매를 제한하는 점도 확인해야 한다. 시세보다 저렴하게 공급되는 공공택지의 분양주택(공공·민간 분양 모두 포함)에 대해서는 3~8년 전매 제한 기간을 설정하고, 공공분양주택에는 최대 5년의 거주 의무 기간도 설정하기 때문이다. 투기과열지구에서 3억원 넘는 아파트를 분양받거나 취득할 때 내야 하는 자금조달계획서에 기재 항목이 더 많아졌다는 점도 알아둬야 한다. 기존 주택 보유 현황, 현금증여 등 신고사항이 추가됐다.
 
‘갈아타기’는 재개발 지분이나 급매물
더 넓은 아파트나 새 아파트를 원해 분양을 받으려고 했던 1주택자는 이제 추첨제 물량이 줄어들어 불이익을 받는다. 1주택자가 더 신경 써야 하는 내용은 기존 집을 입주 뒤 6개월 이내에 팔아야 하는 규정이다.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무조건 당첨권이 박탈된다. 추가적으로 시장 상황이 여의치 않아 팔지 못하면 500만원 이하 과태료 처분을 받지만, 일부러 팔지 않는 경우 3년 이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 벌금 처분을 받는다. 입주권이나 분양권을 가진 경우 청약할 때 유주택자로 간주한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그동안 분양권을 사서 전매만 반복하고 주택을 소유하지 않는다면 청약시 무주택 기간으로 인정돼 지속적으로 당첨될 가능성이 있었으나 이것이 불가능해졌다. 유주택자들은 분양시장에 큰 기대를 걸지 말고 급매물이나 재개발 조합원 지분 등으로 갈아타기를 하는 것이 현명해 보인다.
 
ⓒ 이코노미 인사이트 2018년 1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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