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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견제 외국기업 인수 잇단 좌절
[Cover Story] 중국의 반도체 굴기- ① 굴욕과 반격
[102호] 2018년 10월 01일 (월) 예잔치 외 economyinsight@hani.co.kr

반도체는 ‘전자산업의 쌀’로 불린다. 세계 최대 반도체 소비 대국인 중국이 최근 반도체산업을 키우기 위해 절치부심하고 있다. 미국 주도의 거대한 장벽으로 기술 후진국의 설움을 톡톡히 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기업이 거액의 벌금을 물고 경영진을 교체해야 하는 수모를 겪는가 하면, 외국 반도체업체 인수 시도는 번번이 좌절됐다. ‘반도체 굴기(崛起)’를 향한 중국 정부와 기업의 노력과 고민을 들여다본다.  _편집자

예잔치 葉展旗 장얼츠 張而弛 <차이신주간> 기자 
 
   
▲ 인이민 ZTE 회장이 2018년 4월20일 광둥성 선전의 ZTE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인 회장을 비롯한 ZTE 이사회 구성원과 경영진은 미국의 요구에 따라 최근 사임했다. REUTERS
장전후이 ZTE 부사장이 탄 항공기가 두바이공항에 착륙했을 때 그의 휴대전화에는 수십 통의 부재중 통화 기록이 찍혔다. 그는 뭔가 큰일이 터진 걸 감지했다. 그날(2018년 4월16일) 미국 정부는 7년간 미국 기업이 ZTE(중싱통신)에 제품을 팔 수 없도록 하는 명령을 발동했다. ZTE는 충격에 휩싸였다. 위기는 다시 찾아왔다. ZTE에서 18년간 일한 장전후이의 직장생활도 끝이 보였다. 80일 뒤 ZTE는 미국 요구에 따라 장전후이 부사장을 포함한 경영진을 모두 해임했다. “이렇게 떠나는 것은 내 의지가 아니다. 깊은 굴욕감을 느낀다.” 회사를 떠나기 전 그가 남긴 글은 이번 사태를 겪으며 그가 느꼈을 무력감을 잘 보여준다.
 
국제 분업 체제에 편입된 세계 4대 통신장비 제조업체 ZTE는 핵심 부품을 장악한 미국 제조사의 영향권을 벗어날 수 없다. 미국은 2016년에도 ZTE에 17일 동안 수출을 금지하고 8억9200만달러의 벌금을 내도록 한 적이 있다. ZTE가 이란 사업에서 준법 감시 의무를 소홀히 했다는 게 이유였다. 이번에는 처벌 수위가 높아졌다. 수출 금지 기간이 88일로 늘었고, 제재 해제 조건으로 벌금 10억달러(약 1조1200억원)를 내고 증거금 4억달러를 예치해야 했다. 표면적인 벌금 외에 브랜드와 영업 쪽 손실이 더 심각하다. 
 
미국의 제재는 ZTE에 굴욕적인 사건이다. 2013년 발생한 미국 국가안보국의 ‘프리즘 사건’과 맞먹는 파장을 중국 통신산업에 몰고 올 전망이다. 이 전대미문의 사건으로 중국 정부와 평범한 국민까지 반도체 기술 부재로 인한 위기의식을 갖게 됐다. 
 
2018년 5월26일 마화텅 텐센트 회장은 모바일 결제를 비롯한 응용과학 기술이 아무리 발전해도 모바일 칩과 운영체제 등 기반기술이 없으면 “사상누각에 불과해 단번에 쓰러질 수 있다”는 사실을 ZTE 사건이 보여준다고 말했다. 6월7일 후샤오밍 알리바바클라우드 사장은 중국과 서방국가의 기반기술 격차가 ‘약간’이 아니라면서 알리바바를 비롯한 중국 기업들이 기반기술 연구에 몇십 년 동안 장기 투자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메우기 힘든 기술 격차
중-미 무역갈등이 전쟁 수준으로 악화하면서 반도체산업을 둘러싼 공격이 시작됐다. 2017년 1월 미국 대통령 과학기술자문위원회는 당시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미국 정부가 국가 안보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반도체 기술과 기업을 구별하고, 동맹국과 협력해 중국이 해당 기술을 확보하지 못하도록 저지해야 한다고 건의했다. 폴 오텔리니 전 인텔 최고경영자와 폴 제이콥스 퀄컴 회장이 참여해 만든 보고서는 반도체산업이 한 번도 완전히 자유로운 시장인 적이 없었다고 지적하고, 각국 정부와 학계에서 기술 연구를 지원했기에 시장 개입을 망설일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다.
 
중국 정부의 고위층도 미국 정부 제재에 주목했다. 시진핑 국가주석은 4~ 6월 우한신신집적회로제조유한공사(XMC)와 펑훠과기그룹(烽火科技集團), 산둥랑차오그룹(山東浪潮集團) 등 정보기술 기업을 시찰하면서 기술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핵심기술 개발에 주력하도록 지시했다.
 
반도체산업의 주요 공정은 설계, 제조, 포장(패키징), 시험으로 나뉜다. 주징 베이징반도체협회 기술연구부장의 설명에 따르면, 설계회사가 기업의 수요에 따라 전용 프로그램으로 반도체칩을 설계해 맡기면 위탁생산 업체가 설계된 직접회로도에 따라 웨이퍼를 제작한다. 완성된 웨이퍼를 패키징 공장에 보내 기판에 부착하고 전기적 특성을 입힌 뒤 시험해 품질 기준을 통과한 제품을 시스템 업체에 판매한다.
 
반도체산업에서 기술 격차가 벌어지자 중국 기업은 주요 공정을 외국에 의존하게 됐다. 주징 부장은 “중앙처리장치(CPU), 프로그래머블반도체(FPGA), 전자설계자동화(EDA) 등 고급 반도체 분야는 수입 의존도가 95%에 이른다”고 했다. 
 
대표적 반도체 제품인 CPU는 폭넓은 분야에서 쓰인다. 싱글코어 제품 성능에서 중국산 CPU는 인텔의 30~50%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실제 수요에 부응하려면 코어를 늘릴 수밖에 없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인텔 최고 사양의 서버 칩은 코어가 22개지만 중국산 CPU는 40개 이상으로 늘어난다. CPU는 워낙 중요한 분야라서 정부가 투자를 집중했고 그나마 기술 격차가 작은 편에 속한다. 
 
황보원 중국과학원 컴퓨팅기술연구소 화웨이 공동실험실 엔지니어는 “CPU는 어느 정도 따라잡았지만 그래픽처리장치(GPU)와 FPGA 등은 아직 걸음마 단계”라고 설명했다.
 
반도체 제조 기술에선 격차가 더 크다. 인텔과 대만의 TSMC, 삼성은 이미 7나노공정 기술을 놓고 경쟁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에서 가장 앞선 반도체 위탁생산업체 SMIC(中芯國際)는 이제 28나노 공정에 진입했다. 적어도 5~10년의 시간차가 있다.
 
중국의 반도체산업은 취약한 반면 시장에선 고사양 제품의 수요가 늘어 수입 제품으로 그 간극을 메워야 했다. 글로벌 거시경제 데이터업체 CEIC 자료에 따르면, 2018년 상반기 집적회로와 소형 부품 수입액은 약 1472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34% 늘었다. 물량 기준으로 12.5% 늘어난 1945억 개 제품이 수입됐다. 자오웨이궈 칭화유니그룹(紫光集團) 회장이 인터뷰에서 “설계·제조·장비는 물론 소재 분야까지 중국 반도체산업은 여전히 취약하다”고 말했다.
 
   
▲ 2017년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서 중국 통신장비업체 ZTE의 스마트폰 액손7(Axon7)이 전시돼 있다. REUTERS
‘중국 반도체의 길’ 격론
중국이 직접 만들고 통제할 수 있는 ‘중국 반도체’ 개발 방법을 두고 한때 업계 의견이 갈렸다. 대학이나 연구원 출신들은 중국이 주도하는 독립 생태계를 구축해 인텔과 ARM에 대항하자고 주장했다. 그래야 중국 기업이 중요한 순간에 외부 간섭과 지배를 받지 않을 수 있다는 견해다. 하지만 대다수 기업이 국제 분업에 참여해 중국 표준을 내세우면 이들 기업 제품을 국내에서만 팔아야 하는 문제가 발생한다. 이 때문에 기업들은 현행 체제에 들어가 국제 산업사슬의 한 부분을 맡기 원했다.
 
첫 번째 노선의 대표 주자는 중국과학원에서 육성한 기업 룽신(龍芯)이다. 룽신은 미국 MIPS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한 CPU 개발에 성공한 몇 안 되는 기업이다. 이들이 개발한 반도체 제품은 주로 국방과학 분야에서 사용한다. 두 번째 노선을 대표하는 기업은 화웨이가 설립한 하이실리콘(海思)이다. ARM과 안드로이드 기반의 모바일 칩을 개발해 화웨이가 퀄컴 의존에서 벗어날 수 있게 했다.
 
개발 노선을 둘러싼 업계의 논쟁은 2016년 4월19일 마침표를 찍었다. 시진핑 주석이 인터넷 보안·정보화 공작회의에서 이들 노선을 모두 인정했기 때문이다. 시 주석은 “기술 개발에 대한 두 가지 주장은 모두 맞는 말이지만 다소 극단적이어서 변증법적 방법으로 문제에 접근해야 한다”며 “가장 중요하고 핵심이 되는 기술은 시장을 개방해도 얻을 수 없고 돈이 있어도 살 수 없기에 반드시 독자적으로 개발해야겠지만 문을 닫아걸고 개발에만 몰두해서도 안 된다”고 강조했다. “개방과 혁신을 지속하면서 고수와 실력을 겨뤄야 격차를 파악할 수 있다. 잘못하면 우물 안 개구리가 될 수 있다. 문제는 외국에서 들여와도 안전한 기술과 외국에서 들여와 흡수한 뒤 다시 혁신할 수 있는 기술, 외국 기업과 공동 개발할 수 있는 기술, 반드시 스스로의 역량으로 독자 개발해야 하는 기술을 구분하는 것이다. 핵심 기술의 근본 문제는 기초연구 부족이고 기초연구가 탄탄하지 않으면 이를 응용한 기술은 뿌리 없는 나무와 같다”고 말했다.
 
시진핑 주석의 ‘4·19 발언’은 중국 내 통신사업의 지침이다. 쑨닝훼이 중국과학원 컴퓨팅기술연구소 소장은 “4·19 발언은 ‘중국 반도체칩’을 개발하기 위한 세 가지 노선을 동시에 추진해야 한다는 점을 명확하게 지적했다”며 “각 노선에 적합한 분야가 있고, 세 노선을 병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세 노선 가운데 첫 번째는 국제 주류가 아닌 독자 생태계를 구축해 기존 기술을 추월하는 방법이다. 쑨닝웨이 소장은 그 방법이 매우 험난한 길이라고 했다. 수십 년간 기술을 축적하고 끊임없이 새 제품을 개발해 세대교체를 해야 서방국가의 선진 기술을 따라잡을 수 있다. 그다음은 새 분야에 진출해 선진 기술을 추월하는 노선이다. 새 영역 또는 미래 기술에 주력해 외국 기업과 같은 출발선에서 경쟁하는 것을 말한다. 중국과기원에서 육성한 캠브리콘 테크놀로지스가 인공지능 칩 개발에 주력해 인텔, 엔비디아(NVIDA)와 경쟁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세 번째는 외국 기업과 협력하는 노선이다. 쑨닝훼이 소장은 이를 ‘고속철도 방식’ 또는 ‘중간노선’이라 한다. 외국 기업을 인수하거나 합자기업을 설립해 선진 기술을 흡수하는 방법이다.
 
중국은 세 노선 가운데 상대적으로 무난한 세 번째 방법을 적극적으로 추진했다. 중국 기업들은 2013년부터 IBM의 오픈파워 프로젝트에 참여해 IBM의 파워 서버 칩 개발 방법을 배웠다. 2016년 중국과기원 소속 기업이 지분을 투자한 THATIC(天津海光先進技術投資有限公司)는 미국 반도체 회사 AMD와 합자회사를 설립해 AMD로부터 X86 서버 칩 기술을 도입했다. 2018년 6월에는 일본 소프트뱅크가 ARM차이나 지분 51%를 중국 자본에 매각해, ARM차이나는 중국 쪽이 경영권을 갖는 합자회사가 됐다. 합자회사 설립은 순조로웠지만 중국 기업의 외국 업체 인수는 쉽지 않았다. 미국·일본·한국·대만은 중국 기업을 경계했고, 기업 인수를 자국 기간산업에 대한 위협으로 간주했다.
 
인수에 성공한 사례도 있다. 중국계 사모펀드 캐넌브리지캐피털이 영국 GPU 설계업체 이미지네이션을 인수해 중국에 없던 GPU 기술을 확보했다. 중국 국유자본이 출자한 캐넌브리지캐피털은 거래가 순조롭게 타결되도록 이미지네이션의 미국 사업부를 분리하기도 했다. 그러나 2017년 11월에 타결된 이 거래는 업계에서 논란을 불러왔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지난 몇 년 동안 이미지네이션의 주요 직원들이 애플이나 다른 경쟁사로 이직해 회사 역량이 예전만 못하다고 했다. “반도체 아키텍처는 설계에서 사용권 계약, 제품 출하까지 몇 년이 걸린다. 반도체 아키텍처 기업의 현재 상황이 4~5년 뒤 시장의 판도를 결정하는데, 하락세를 보였다가 반등하는 기업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2018년 6월5일 칭화유니그룹 본사 1층 회의실에서 만난 자오웨이궈 회장은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다. 그는 반복된 야근으로 늘 수면이 부족하다며 이렇게 말했다. “반도체업계에 진입하는 것은 강을 건너는 것과 같다. 병법에서 적군이 강을 반쯤 건넜을 때 공격하라고 한 것처럼 경쟁사가 물속에서 바로 공격해 들어온다.”
 
   
▲ 중국과학원에서 육성한 기술기업 ‘룽신’의 2K1000 프로세서를 장착한 제품. 룽신은 미국 MIPS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CPU를 독자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룽신 홈페이지
자오웨이궈의 야망
반도체는 경험이 중요한 업종이다. 사장조사기관 IC인사이츠(Insights) 자료를 보면, 2017년 매출액 기준 상위 10대 반도체 기업 가운데 가장 젊은 기업이 1993년 설립된 GPU 제조사 엔비디아다. 그다음이 1980년대에 설립된 모바일 칩 제조사 퀄컴과 메모리반도체 제조사 하이닉스다. 인텔, 삼성, 도시바 등은 적어도 20~30년 전부터 세계 10대 기업 명단에 들어 있었다.
 
중국 반도체업계 구도는 지난 10년 사이에 형성됐다. 칭화대학 산하 칭화유니그룹의 기여가 컸다. 2009년 경영난을 겪던 칭화유니는 혼합소유제 개혁을 추진했고, 자오 회장이 자신의 보유 지분을 늘렸다. 2013년에는 자오 회장이 지배주주인 베이징젠쿤(北京建坤)투자그룹이 49%, 칭화대학 자회사 칭화홀딩스(清華控股)가 51%를 보유하게 됐다. 자오 회장이 대표 겸 회장 자리에 올라 경영권을 확보했다.
 
칭화대학 전자공학과 출신인 자오 회장은 중국이 취약한 집적회로 산업을 목표로 삼았다. 처음에는 독자 개발을 추진했지만 외국의 대형 업체 상황을 살펴본 뒤 생각을 바꿨다. 주요 업종에 뛰어들려면 너무 많은 투자가 필요하고, 경쟁사도 막강했다. 신생기업은 세부 분야에 진출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시간을 단축할 유일한 방법은 인수·합병이었다. 2012년 자오 회장은 중국 모바일 칩 제조업체 스프레드트럼(展訊通信)을 선택했다. 이듬해 7월 17억8천만달러를 들여 이 회사를 인수했다. 4개월 뒤에는 RDA마이크로(銳迪科微電子有限公司)를 9억700달러에 사들였다. 무선주파수 칩을 생산하는 중국 기업이다. 2015년 5월 휼렛패커드(HP)가 중국을 기반으로 한 서버·스토리지·기술서비스 사업을 네트워크장비 자회사인 H3C로 통합하자 칭화유니는 25억달러에 H3C 지분 51%를 인수했다. 2018년 3월 칭화유니는 120억위안을 투자해 퍼블릭클라우드 시장에 진출한다고 밝혔고, 7월 시범 서비스에 들어갔다. 칭화유니의 사업 분야는 모바일 칩, 사물인터넷 칩, FPGA, ASIC, 메모리, 서버, 클라우드서비스로 확대됐다. 
 
꽉 막힌 외국 기업 인수
그렇지만 자오웨이궈 회장에겐 아쉬움이 많이 남았다. 2015년 38억달러를 투자해 세계시장 점유율 2위인 하드디스크드라이브 제조사 웨스턴디지털의 지분 15%를 인수하고, 대만 2위 반도체 패키징 업체 SPIL과 4위 칩모스테크놀로지에도 투자할 생각이었지만 외국 업체 인수는 모두 허가 단계에서 좌절됐다. 도시바가 2017년 2월 메모리사업부 매각을 발표했을 때 자오 회장은 투자할 엄두를 내지 못했다. 중국 기업의 현실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나마 스프레드트럼과 RDA마이크로의 인력, 지식재산권, 기술, 고객을 확보할 수 있었다. 당시 두 회사의 매출을 합하면 100억위안(약 1조6300억원)이 넘어 업계에서 가장 큰 규모였다. 자오 회장은 “강 맞은편에 있는 교두보를 확보한 것”이라고 말했다.
 
스프레드트럼은 4세대(4G) 기술에선 강점이 많았지만 5세대(5G)로 넘어가기 위해선 기술 개발이 필요했다. 지난 5년 동안 칭화유니는 스프레드트럼의 연구·개발에 100억위안 넘는 자금을 투입했다. 자오 회장의 부담이 상당했다. 그는 “퀄컴과 미디어텍의 압박이 너무 심해 제품 이익률이 낮아졌는데 연구비 투자는 늘었다”며 “최근 몇 년 동안 상황이 어려웠다”고 말했다. 중국반도체협회에 따르면, 스프레드트럼과 RDA마이크로를 합병해 만든 UNISOC(紫光展銳)의 2017년 매출은 110억위안으로 2016년 125억위안에 비해 12% 줄었다. 중국 반도체설계 기업 순위에서 2위에 그쳤다. 1위 화웨이 하이실리콘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8.8% 늘어난 361억위안을 기록했다.
 
반도체업계 분석가는 “하이실리콘은 화웨이의 스마트폰에 제품을 적용하면서 기술을 개선하고 신제품을 개발할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칭화유니에는 단말기 등 하드웨어 사업이 부족했다. 화웨이는 지난 5~6년 동안 고급형 스마트폰에 하이실리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를 장착했다. 처음부터 성공적이진 않았다. 기린910에서 시작해 기린970까지 신제품을 개발했고, 지금은 퀄컴 주력 제품과 비슷한 수준에 이르렀다. 선라이즈빅데이터에 따르면, 4월 모바일 AP 출하량 상위 10위권에 하이실리콘 제품이 두 개나 올랐다. 출하량은 합쳐서 950만 개에 이른다.
 
칭화유니 공동사장이자 스프레드트럼 회장이었던 리리유가 2018년 3월 그룹을 떠나 4월 이미지네이션글로벌 최고경영자로 취임했다. 스프레드트럼을 칭화유니 품에 안긴 그는 자오 회장한테 ‘중국 집적회로 설계 분야에서 가장 뛰어난 인물’로 평가받았다. 전 UNISOC 최고재무관리자이자 RDA마이크로 창업자인 웨이수란도 칭화유니를 떠났다. 아직 후임자가 정해지지 않았다. 외부에선 이런 인사이동을 우려했지만 자오 회장은 “그들의 정상적 선택”이라고 말했다. 그사이 자오 회장은 ‘거물급’ 인사들을 영입했다. 댜오스징(刁石京) 전 공업정보화부 전자정보사 사장이 대표적이다. 칭화유니 공동사장에 취임해 반도체사업을 주관할 예정이다.  

*2018년 10월호 종이잡지 39쪽에 실렸습니다.
 
ⓒ 財新週刊 2018년 제30호 
中國“芯”事
번역 유인영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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