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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당사자 권리행사 범위 대폭 확대해야
[국내이슈] 공정거래법 개정의 배경과 평가
[102호] 2018년 10월 01일 (월) 위평량 wiwe61@cgcg.or.kr
위평량 경제개혁연구소 연구위원·경제학 박사
 
   
▲ 2018년 8월24일 정부세종청사 공정거래위원회에서 김상조 위원장이 공정거래법 전면 개편 개정안 입법예고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공정거래위원회는 2018년 8월 입법예고한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전부개정법률안’(공정거래법 전부개정안)에 전속고발권 일부 폐지를 포함시켰다. 38년 만에 개편·입법 예고된 공정거래법을 두고 경제계를 포함한 시장근본주의자의 기업 옥죄기라는 반대와 이를 비판하는 개혁 논자들 사이의 논쟁이 재연되고 있다. 특히 공정위는 양쪽 모두에 비판받는다.
 
공정거래법 전면 개편은 대통령 공약 사항으로 현재 나타나는 불공정 시장 관행을 기존 법체계만으로 효과적으로 통제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 비롯됐다. 민사·형사·행정 규율을 체계화하는 동시에 그간 경제 여건과 시장구조 변화, 정보통신기술(ICT)과 인공지능(AI) 시대의 경제, 기업 환경, 경제주체 행위의 변화를 고려해 추진한 것이다.
 
이를 위해 공정위는 민간 전문가 22명(법학·법조계 17명, 경제학자 4명, 경영학자 1명)으로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경쟁법제·절차법제·기업집단법제 3개 분과와 전체회의를 운영했다. 공정거래법 목적 조항부터 그간 쟁점이 되었던 전속고발권 폐지 등 주요 이슈를 광범위하게 다룬 것으로 알려졌다. 절차적으로도 관련 기관과의 토론회, 이해관계자와의 공개·비공개 간담회, 법무부 등 관련 부처와 당정 협의를 거치며 최종안을 작성한 것으로 전해진다. 개정안은 향후 국회에서 법률 통과를 전제한다. 그러나 애초 전면적 법 개정이라는 목표와 의욕적인 행보에 비춰볼 때 특별위원회 권고안부터 미흡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공정거래법상 전속고발권은 공정거래법 관련 사건에 대해 공정위 고발이 있을 때만 검찰이 공소를 제기할 수 있는 제도다. 그러나 공정위가 독점권을 갖고 있다는 비판에 따라 전속고발권은 전면 폐지와 부분 폐지를 두고 오랫동안 논란이 이어져왔다. 하지만 경쟁법제 특별위원회 위원들의 현행 제도 존폐 여부에 관한 표결 결과를 보면 전면 폐지를 요구한 위원은 없었다. 일부 폐지 4명, 보완 유지 5명인 것으로 확인됐다. 오랜 기간 경제적 약자와 피해자들이 제기한 절실한 요구가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 경쟁법제분과 구성원 가운데 두 사람을 제외하고 7명 모두 법조계 출신이라는 점에서 법 체계 안정성에만 무게를 둔 것은 아닌지 짐작된다.  
 
전속고발권은 1980년 공정거래법 제정과 1984년 하도급법 제정 당시부터 도입돼 오늘날까지 계속 유지돼왔다. 즉, 검찰이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를 포착했더라도 공정위가 고발해주지 않으면 기소할 수 없다. 이에 따라 공정거래법은 1996년 말 개정으로 공정위 전속고발권에 검찰이 개입할 수 있는 여지를 뒀다. 2014년 하도급법에 감사원장,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조달청장 등의 고발 요청이 있으면 공정위가 검찰에 의무적으로 고발해야 하는 ‘의무고발 요청제’를 도입해 시행하고 있다.  
 
일련의 미시적 변화는 한편으로 합리적인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현장의 경제적 약자들의 불공정거래 관행과 각종 갑질에 고스란히 노출된 상황을 고려하면 법과 현실의 괴리를 여실히 드러내는 한계가 있다. 의무고발제도를 운영한 지난 3년간 관계기관의 고발 요청은 13건에 불과했고, 이 가운데 11건이 고발됐다. 공정위 소관 5개 법률에서 전체적으로 보면 고발 비율이 다소 늘어나는 추세다. 그럼에도 현장의 평가는 매우 부정적이며 여전히 전면 폐지를 요구하고 있다. 
 
공정위는 이번 개정안에서 공정거래법 가격담합, 공급제한, 시장분할, 입찰담합 등 이른바 ‘경성 담합’에 한정해 폐지를 예고했다. 이에 앞서 공정위는 2018년 2월 가맹사업법, 대규모유통업법, 대리점법에 대한 고발권 폐지와 하도급법상 기술 탈취 사항 고발권을 폐지하기로 발표한 바 있다. 이런 공정위의 움직임을 감안하면 역대 정부처럼 전속고발권 폐지를 의무고발제도 확대 등과 같은 보완 형식으로 회피하지 않고 직접적 폐지를 택한 것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것이 마땅하다. 
 
그럼에도 남은 과제는 많다. 공정위가 제시한 것은 최소 수준이기 때문이다. 현장 피해자들이 전면 폐지를 요구하고, 필자도 불공정한 거래 관행을 용인할 수 없다는 점에 공감하나 고소·고발 남용과 악의적 행위 등으로 선의의 피해자가 발생할 개연성이 없지 않다. 따라서 필자는 다음과 같은 선별 폐지를 강조해왔다. 
 
입법예고 내용에 더해 추가적으로 포함해야 할 공정거래법 조항은, ① 지배력 남용 행위와 관련한 시장 지배적 지위 남용 금지 ② 독점 형성과 관련한 경쟁 제한적 기업 결합 금지 ③ 불공정거래 행위 중 계열사 부당 지원 행위 금지 ④ 사업자단체의 공동 행위 금지 ⑤ 재판매 가격 유지 행위 제한 등이다. 하도급법의 경우는 ① 서면계약서 미발급 ② 부당한 특약 금지 ③ 부당한 하도급 대금 결정 금지 등을 포함해 시장 관행 개선과 특히 하도급거래 불공정행위를 강력히 통제할 필요가 있다. 
 
행정기관에 전속고발권을 부여한 것은 특정 범죄의 적발과 제재에서 전문성을 갖춘 기관이 국가의 일반 형벌권 행사 기관인 검찰보다 더 효율적이라는 점을 전제하기 때문이다. 즉, 전담 행정기관의 권한 행사가 실효성 있게 작동해 피해자 구제가 합리적으로 이뤄지고 다양한 현장의 불법행위가 억제될 수 있어야 한다. 현실은 그렇지 못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따라서 경제적 약자가 자신의 권익을 스스로 보호하기 위한 방안으로서 직접 이해당사자에게 고소·고발권을 돌려주는 동시에 그 권리 행사의 범위를 더욱 확대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전속고발권 폐지는 거래상 경제적 강자 지위에 있는 주체들의 불법적 갑질을 통제하는 데 유용한 수단이다. 하지만 동시에 원사업자 지위에 있는 중견기업과 중소기업도 대상이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 우월적 지위에 따른 갑질이 반드시 재벌과 대기업에 의해서만 행해지지 않고 원사업자로서 중견기업과 중소기업 등에서도 일어나고 있다. 공정한 시장거래 질서 확립과 공정 경쟁 토대 구축은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 세우는 것이라는 점에서 모든 경제주체가 동참해야 하며, 일부 문제도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관련 부처의 충분한 사전 대응이 요구된다. 
 
ⓒ 이코노미 인사이트 2018년 10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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