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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북방정책과 한-러 협력의 새로운 비전
[세계의 창]
[102호] 2018년 10월 01일 (월) 박정호 jounghopark@kiep.go.kr
박정호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신북방경제실장
 
   
▲ 러시아를 국빈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2018년 6월22일(현지시각) 모스크바 크렘믈린궁에서 만찬을 마친 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안내를 받아 궁전 내부를 둘러보고 있다. 연합뉴스
최근 보호무역주의 강화, 미-중 통상 분쟁, 터키의 금융위기 등 글로벌 경제 환경의 불확실성이 더욱 증대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문재인 정부는 특정 국가에 대한 경제적 의존도 완화와 대외 경제관계 다변화를 목표로 한 신북방정책을 제안한 바 있다. 러시아를 비롯한 북방 지역 국가들과 연계성 강화, 경제협력 확대로 한국 경제의 신경제성장 동력을 창출함과 동시에,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의 토대를 마련하기 위한 것이다. 신북방정책은 한반도 신경제구상과의 연계를 바탕으로 한국이 대륙과 해양, 유라시아와 아시아·태평양 지역을 연결하는 ‘가교국가’가 되는 것에 핵심 목표를 두고 있다.
 
신북방정책은 30년이라는 역사·시간적 경험의 결과물이다. 1988년 열린 서울올림픽은 동서 화합의 새 역사를 여는 축제의 장이었다. 이를 계기로 한국은 지정학적 한계를 극복하려는 북방정책을 추진했고, 러시아와 중국을 포함한 포스트소비에트 국가들과 외교관계 수립을 토대로 경제협력을 증진할 수 있었다. 
 
지난 30년 동안, 즉 ‘북방정책 1.0’ 시기에 외교관계 수립과 경제협력 발전, 남북관계 증진 기반 마련 등 의미 있는 성과가 있었다. 하지만 북한 변수와 국제 정세 변화에 대한 유연성 미흡, 체계적이고 일관성 있는 정책 수립과 집행 체계 결여, 지속성과 실효성을 담보한 전략적 측면의 협력사업 부재 등이 북방정책의 중요한 문제점으로 떠올랐다.
 
신북방정책 차별성은
2018년 2월 열린 평창겨울올림픽은 남북관계 개선은 물론, 북-미 관계 개선과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역사적 전환점이 되었다. 결과적으로 평창올림픽은 새로운 북방정책 30년, 즉 ‘북방정책 2.0’ 시대를 여는 새로운 역사적 출발점이 될 것이다. 신북방정책의 차별성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 협력 환경에 차별성이 있다. 과거 북방정책은 데탕트(긴장 완화)와 탈냉전이라는 우호적 분위기에서 추진됐다. 반면 신북방정책은 미-러 갈등 심화에 따른 ‘신냉전’ 구도와 북핵 문제를 둘러싼 동북아 정세의 변화 속에 추진되고 있다. 게다가 국제 환경의 새로운 변화에 주체적으로 대응하며, 북한 문제의 평화적·외교적 접근, 인도주의적 교류와 협력을 토대로 한반도와 동북아, 북방 지역의 평화와 공동번영을 추구하고 있다. 
 
둘째, 정책 방향에 차별성이 있다. 과거 북방정책은 포스트소비에트 국가들과의 수교와 경제협력 토대 마련에 중점을 두었다. 이에 비해 신북방정책은 유라시아 역내 통합 가속화, 북방 지역 국가들의 신성장동력 모색 등 경제협력 활성화를 위한 기회 요인을 적극 활용해 교역·투자 확대와 산업협력 고도화로 ‘가치사슬’ 창출, 교통·물류, 에너지, 산업·통상의 연계성 강화를 통한 협력 네트워크 구축, 문화·인적 교류 확대로 상호 이해 증진을 추구하고 있다. 즉 협력의 고도화, 더 높은 수준의 상호 연계 발전 모델을 지향한다고 하겠다. 
 
셋째, 추진 체계에 차별성이 있다. 과거의 북방정책은 특별한 추진 체계 없이 톱다운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그러나 신북방정책은 대통령직속 기구인 북방경제협력위원회를 창설해 북방정책을 추진하는 컨트롤타워를 구축했다. 또한 민간 주도형 민관 통합 추진 체계 확립, 북방 경제협력 로드맵 마련 등 정책의 실효성과 지속가능성을 보장하고 민간의 자발적·주도적 참여를 유도하는 데 강조점을 두었다.
 
신북방정책이 지향하는 한-러 협력 비전은 ‘평화와 번영을 통한 지속가능한 협력 증진’에 있다. 평화 측면에서 보면, ‘한반도와 동북아 지역의 평화 정착을 위한 환경 조성’과 ‘한반도 통일 인프라 구축’이라는 역사적 사명에 기초해 러시아와 긴밀한 소통과 협력, 관계 증진으로 한반도와 동북아 지역의 평화 정착에 기여하려 한다. 
 
번영 측면에서 보면, 한국과 러시아의 경제적 상호보완성을 적극 활용하고 ‘신경제성장 동력 확보’와 ‘국제협력 제도화’의 토대 위에서, 한국의 강점(산업고도화·상품화 역량, 정보기술 등 혁신 기술)과 러시아의 경제협력 수요(현지화, 수입대체산업 육성, 경제현대화)에 부합하는 상생협력으로 공동 번영을 추구하고 있다.
 
한-러의 협력 비전을 실현하려면 한국의 신북방정책과 러시아의 신동방정책의 전략적 접점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이는 세 가지 추진 전략으로 구체화할 수 있다. 
 
한-러의 전략적 접점은
첫째, ‘러시아 극동지역에서의 협력’이다. 러시아 정부의 극동 개발 정책이 지향하는 산업 다각화와 수출지향형 제조업 육성 등에 관심을 기울이면서, 특히 조선·수산업·농업 등에서 가시적인 성과 창출에 주력하고, 교통물류·관광·보건의료 등에서 다양한 협력 사업을 모색해야 한다. 
 
둘째, ‘신기술 협력’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미래지향적 파트너십 구축에 토대를 둔 혁신산업 협력에 관심을 기울이면서 스타트업·벤처 등 기술 기반 기업들의 교류와 파트너십 구축, 산업과 기술협력 활성화를 위한 전략적 환경 조성에 초점을 맞춘 신기술 협력을 추진할 시점이다. 
 
셋째, ‘남·북·러 3자 협력’이다. 남북관계와 북-미 관계 개선, 한반도 비핵화 진전, 대북제재의 단계적 완화 여부에 따라 이제 남·북·러 3자 협력은 북한의 변화와 한반도 통일 인프라 조성뿐 아니라 교통물류, 에너지 등 다양한 분야의 3자 협력 사업으로 러시아 극동과 한반도 전체를 하나의 경제 공간으로 만들어가는 위대한 작업이 될 수 있을 것이다. 

* 남·북·미 관계 개선, 점차 심화되는 보호무역주의와 미·중 통상 갈등, 4차 산업혁명에 따른 경제구조 변화 등 세계경제 환경이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고 있다. 대한민국이 나아가야 할 방향 제시와 선제적 정책 대응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글로벌 경제 분야에서 국내 최고 전문인력을 갖춘 대외경제정책연 구원이 ‘세계의 창’을 통해 전세계 경제 이슈와 해법을 보여준다.
 
ⓒ 이코노미 인사이트 2018년 10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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