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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개념 브랜드 인터넷 앞세워 추격
[Cover Story] 중국 커피시장 삼국지- ① 스타벅스 아성을 깨라
[101호] 2018년 09월 01일 (토) 왕루야오 economyinsight@hani.co.kr

중국 커피시장에 새바람이 불고 있다. 3400여 개 매장으로 중국 시장의 절반을 장악한 스타벅스의 아성에 도전하는 중국 토종 커피 브랜드들이 등장했다. 인터넷 기술과 서비스로 무장한 이른바 ‘인터넷 커피’ 업체들이다. 1년 만에 500개 매장을 열어 스타벅스보다 빠른 성장세를 보인 ‘루이싱커피’와 커피 제조·배달을 외부에 개방한 ‘커피박스’는 커피를 매개로 한 플랫폼을 지향한다. 가장 대중적인 커피와 인터넷의 조합이 어떤 부가가치를 낼지 주목된다.  _편집자

왕루야오 王璐瑤 <차이신주간> 기자 
 
   
▲ 루이싱커피 직원이 인터넷으로 주문받은 커피를 배달하기 위해 포장하고 있다. REUTERS
중국 베이징 차오양구의 번화가 싼리툰 상권에는 최신 유행을 이끄는 다양한 상점이 모여 있다. 반경 1㎞ 안에 크고 작은 커피숍 100여 곳이 성업 중이다. 스타벅스만 5곳이 있다. 이곳에는 창업과 자금조달, 패션, 엔터테인먼트, 사업 이야기를 나누는 젊은이들로 가득하다. 맥도널드와 KFC, 편의점에서도 커피를 판다. 스타벅스 맞은쪽 여성화 판매점도 한때 한 잔에 6위안(약 1천원)을 받고 드립커피를 팔았다.
 
2018년 여름, 싼리툰 소호(SOHO·개인사업자) 상권에도 변화가 생겼다. 루이싱커피(瑞幸咖啡)가 한 달 만에 매장 2곳을 연 것이다. 한 곳은 스타벅스 맞은쪽에 자리잡았다. 세 번째 매장도 준비 중이다. 창업 뒤 1년6개월 동안 조용하던 루이싱커피가 2018년 5월 중순 “스타벅스가 중국 시장을 독점한 혐의로 법원에 반독점소송을 제기했다”는 성명을 발표하자 시장의 관심이 쏠렸다.
 
맥도널드와 KFC, 스타벅스는 가장 먼저 중국에 진출한 서양 식품 프랜차이즈였다. 2016년 맥도널드는 사업권을 중국 국영기업에 매각했고, KFC와 얌(YUM)그룹은 기업 분할 뒤 중국 자본을 도입했다. 반면 스타벅스는 꾸준히 브랜드 이미지와 시장점유율을 높였다. 현재 중국 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140개 도시에 3400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매장 면적 2천㎡가 넘는 상하이 리저브 로스터리는 세계 최대 규모다.
 
퍼시픽커피와 코스타커피도 중국 안에서 각각 300여 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전자는 화룬(華潤)그룹이 지배주주다. 후자는 미국 화이트브레드그룹과 중국 웨다(悅達), 화롄(華聯)그룹의 합자회사다. 두 회사의 규모와 확장 속도는 스타벅스에 미치지 못한다. 2010년을 전후해 한국 커피 브랜드가 진출해 만커피(漫咖啡)와 주커피 등이 인기를 얻었지만 몇 년 뒤 대부분 사라졌다.
 
‘인터넷 커피’ 등장
투자업계의 화두가 O2O(온라인 기반 오프라인 서비스)에서 신소매 유통으로 바뀌면서 커피가 새 투자 기회로 떠올랐다. 루이싱커피와 커피박스(連咖啡)가 ‘인터넷 커피’라는 이름으로 등장했다. 루이싱커피 배후에는 렌터카와 차량공유 서비스업체 선저우유처(神州優車)의 루정야오 회장이 있다. 2017년 하반기에 설립된 루이싱커피는 전국에 500개 매장을 열어 1년 만에 스타벅스의 확장 속도를 따라잡았다. 커피박스는 스타벅스와 코스타커피 구매 대행과 배달서비스로 사업을 시작했다. 독립 브랜드로 성장했지만 여전히 포장판매(테이크아웃)가 중심이다. 매장에는 좌석을 만들지 않았다.
 
고품격 브랜드를 지향하는 스타벅스는 공간과 브랜드를 내세워 수익을 거둔다. 반면 인터넷 커피는 애플리케이션(앱) 방문자를 늘리는 데 주력한다. 일반 커피숍은 평당 매출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이들의 경쟁은 서로 엇갈리는 것 같지만 결국 전면전이 될 수밖에 없다.
 
커피박스는 2012년 7월, 모바일인터넷 창업 열기가 달아오를 때 탄생했다. 샤오미가 창립 3년차, 3.5인치 아이폰4가 애플의 최신 스마트폰이던 시기다. 커피박스를 창업한 왕장은 2008년 항공권 조회·예약 서비스 항공관자(航空管家)를 설립했고, 2010년에는 공동구매서비스 메이퇀(美團)에 투자했다. 2014년 들어 중국 내 O2O 업체의 투자 경쟁이 치열했다. 커피박스는 중딩(鐘鼎)창업투자로부터 수천만위안의 시드머니(종잣돈)를 투자받는 데 그쳐 O2O 분야에서 주력 업체는 아니었다.
 
2015년 O2O 업계의 열기가 급강하한 뒤 몇몇 기업은 어쩔 수 없이 합병을 선택했다. 그때 커피박스는 오히려 기회라고 판단했다. 그해 9월 왕장은 <차이신주간> 인터뷰에서 하루 4만~5만 잔을 팔아 매출이 100만위안이 넘는다고 밝혔다. 하지만 구매대행 플랫폼이어서 수입이 커피박스에 머물지 않았다. 이후 커피박스는 배달서비스를 분리해 순수 커피 브랜드로 전환했고, 핵심 상권을 피해 매장을 열었다. 주로 20㎡ 규모의 소형 매장이었다. 브랜드와 서비스 체계를 확립한 뒤 프랜차이즈 방식으로 자리잡겠다는 계획이었다.
 
당시 왕장은 커피박스 매출이 2016년 스타벅스를 뛰어넘을 것이라고 장담했다. 그는 커피 제조와 배달을 외부 업체에 개방하는 방식을 제안했다. 고객이 커피를 주문하면 생산 자격을 갖춘 업체가 커피를 만들고, 자체 또는 외부 업체 직원이 배달하는 것이다. 커피숍 매장 하나를 여는 데 보통 100만위안(약 1억6500만원)이 필요하지만, 이런 플랫폼 방식을 도입하면 초기 투자비를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런 장점을 살려 빠르게 확장하고 배달체계를 확충하면 배달 시간도 30분에서 15분 이내로 단축할 수 있다고 했다. 당시 유행하던 ‘인터넷적 사고’였다.
 
왕장의 장담은 실현되지 않았지만, 그의 구상은 긍정적 평가를 받아 잇달아 투자를 유치했다. 화처미디어(華策影視)는 2800만위안을 투자해 커피박스 지분 8%를 인수했다. 이를 기준으로 보면, 시리즈B 자금조달 뒤 기업가치가 3억5천만위안(약 577억원)으로 늘었다.
 
커피의 ‘마법’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은 2018년 신소매 유통 개념이 등장한 뒤부터다. 외부 투자 유치가 지지부진하던 커피박스가 치밍(啟明)창업투자에서 1억5800만위안을 조달했다. 6월에는 장샤오가오 커피박스 최고경영자(CEO)가 모든 오프라인 매장이 흑자로 전환했다며 2018년 매장 500곳을 열겠다고 했다. 하지만 매장 수는 밝히지 않았다. 커피박스는 독자 앱을 출시하지 않고 위챗 기업계정과 서비스계정, 미니앱인 샤오청쉬(小程序)로 주문을 받았다. 샤오청쉬가 2018년 4월 서비스를 시작한 지 3시간 만에 10만 명이 공동구매에 참여했다.
 
‘젊은’ 루이싱커피의 움직임은 더 민첩하다. 2017년 10월 선저우유처의 첸즈야 최고운영책임자(COO)가 본사 1층에 루이싱커피 1호점을 열었다. 그는 개업식에서 고품격 커피를 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2018년 여름부터 루이싱커피는 규모를 공격적으로 늘렸다. ‘2잔 주문하면 1잔, 5잔 주문하면 5잔 무료’ 행사를 했다. 차량공유 서비스처럼 커피 판매도 가차 없이 보조금을 쏟아붓는 인터넷사업으로 바뀌었다. 커피를 많이 마시지 않던 사람도 할인행사를 이용해 15위안(약 2500원) 이하의 가격으로 커피를 사 마셨다.
 
   
▲ 세계 최대 커피 매장인 ‘스타벅스 상하이 리저브 로스터리’의 개장 기념행사가 열렸다. REUTERS
루이싱커피의 속도전
커피박스와 달리 루이싱커피는 지금까지 외부 자금을 조달하지 않았다. 루이싱커피 자료를 보면, 2018년 1~5월 모두 500만 잔이 팔렸다. 픽업(快取店), 릴렉스(悠享店), 엘리트(旗航店) 세 유형으로 나뉜 국내 매장이 500곳으로 늘었다.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스마트폰 앱으로 주문해야 한다. 앱 사용자를 늘리려는 조처로, 앱과 사용자 수는 루이싱커피가 진정으로 추구하는 자산이다. 홍보 담당자는 빅데이터 기반 매장 입지 선정과 직원들의 강한 실행 능력을 바탕으로 신속한 확장이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스타벅스가 1년에 매장 500개를 늘릴 만한 능력을 갖춘 것은 중국 진출 20년 만이다. 매장 하나를 여는 데 대략 6개월~1년이 걸린다. 허가증 구비에만 5개월이 걸린다. 업계에선 전국에 퍼진 선저우유처 직원들이 발로 뛰어 입지를 판단하고 기존 매장을 인수하거나 임대하는 방식을 썼을 것으로 예상했다.
 
인터넷 관점에서 보면, 커피는 커피박스나 루이싱커피가 성장을 위해 선택한 대표 상품이다. 중독성 있는 카페인에 의존하는 사람이 중국에는 적었다. 하지만 커피를 마시는 인구가 점점 늘고 자본이 가세하자 커피 수요가 늘었다. 커피에는 ‘립스틱 효과’도 있다. 스타벅스가 중국에서 고급 브랜드로 정착하면서 커피는 사치품으로 인식된다. 사치품치고 저렴해서 구매력이 낮은 사람도 할인 혜택을 이용해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커피 매장 점주들은 인터넷 커피 업체의 상업적 논리를 긍정적으로 평가하지 않는다. 칭다오에 있는 1600㎡ 규모의 서점 안에서 매장을 운영하는 루스(如是)커피 창업자 후샤오보는 매장을 너무 급히 늘리면 잘못된 판단을 반복해 악순환에 빠질 수 있고, 점포 운영에 많은 변수가 생겨 사람을 통제하기 힘들다고 했다. 예를 들어 매장 책임자인 점장은 다른 데서 빼오더라도 500명을 한꺼번에 데려오기는 어렵다. 그는 유명 프랜차이즈 브랜드에선 직원 업무 분담이 명확하고, 직원이 다양한 경험을 축적해야 서비스 품질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다고 했다.
 
베이징 토종 커피 브랜드 ‘컵원’은 설립 5년 만에 베이징에 500㎡ 규모의 매장 두 곳을 운영하게 됐다. 점주인 린양은 “커피숍은 자금 조달만으로 확장할 수 있는 사업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핵심은 입지 조건이며, 온라인과 달리 오프라인 사업은 임대료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기 때문이다. 그는 베이징에서 점포를 운영한 경험에 비춰 “입지 선정은 운이 따라야 하고 점포 입지 조건을 판단하려면 1~2년은 관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베이징에서 해마다 매장 10여 곳을 열겠다던 스타벅스가 계획을 이행하지 못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스타벅스는 매장 위치를 판단하는 조건이 까다롭고, 건물주와 직접 장기 임대계약을 한다. 반면 루이싱커피는 6개월 만에 베이징에서 60곳 이상을 개장했다. 계약 때 ‘1류 구역에서 3류 위치 매장을 선택한다’는 원칙을 제대로 지키지 않고 상대방이 요구하는 가격을 받아들인다는 뜻이다.
 
스타벅스 ‘저격’
2018년 5월15일 스타벅스 세계투자자대회를 하루 앞두고 루이싱커피가 스타벅스를 반독점 혐의로 제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스타벅스는 “다른 브랜드 시장 홍보에 참여할 생각이 없고 질서 있는 경쟁을 환영한다”고 대응했다. 바이두에 따르면, 루이싱커피가 성명을 발표한 날 검색지수가 창업 이래 최고치인 8932까지 올랐다. 엿새 전 루킨이 국가컨벤션센터에서 수백 명을 초대해 브랜드 발표회를 열었을 때도 검색지수는 4천을 넘지 못했다. 루이싱커피는 마케팅에 거액을 투자해 유명 배우 탕웨이와 장첸을 모델로 기용했고, 위치 기반 광고도 게재했다. 이런 마케팅 효과는 스타벅스 저격 성명에 미치지 못했다.
 
급변하는 중국 시장에서 스타벅스도 마음을 놓지 못하고 있다. 1999년 중국에 진출한 스타벅스는 19년 동안 3400개 매장을 열었다. 전세계 매장 수의 10%다. 중국에서 2017년부터 15시간에 1곳씩 신규 매장을 열어온 스타벅스는 2022년 9월까지 6천 곳, 2026년께 1만 곳으로 늘릴 계획이다.
 
스타벅스의 확장 계획은 중국식 인터넷 사고로 무장한 루이싱커피와 비슷하다. 하지만 스타벅스에는 다른 카드가 있다. 예를 들어 3년 동안 준비해 개장한 리저브 로스터리는 소비자에게 ‘더욱 특별한 경험’을 선사한다. 6월29일 스타벅스는 베이징 첸먼에 3층 규모 매장을 열었다. 천안문(톈안먼)광장에서 1km 떨어진 곳이다. 상하이에 이은 두 번째 리저브 로스터리 매장이다. 스타벅스가 실험실로 여기는 이 매장은 독특한 커피 추출기와 음료를 갖췄다. 스타벅스의 독특한 커피머신도 중국에 처음 들여왔다. 스타벅스는 핸드드립바를 갖춘 리저브 매장을 1천 개로 늘렸다. 고객과 바리스타가 상호작용할 기회를 주기 위해서다. 소매업계 컨설팅업체 다쉐(Daxue)의 매튜 데이비드 CEO는 “스타벅스의 매장 확장이 문제가 아니라 입지 선정과 고급화가 핵심”이라고 말했다.  
 
*2018년 9월호 종이잡지 38쪽에 실렸습니다.

ⓒ 財新週刊 2018년 제27호 
咖啡的“魔法”
번역 유인영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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