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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커피’ 재구매는 품질이 핵심
[Cover Story] 중국 커피시장 삼국지- ② 쉽지 않은 수익모델 구축
[101호] 2018년 09월 01일 (토) 왕루야오 economyinsight@hani.co.kr
왕루야오 王璐瑤 <차이신주간> 기자 
 
   
▲ 2018년 8월 상하이에서 중국 토종 커피 브랜드들의 추격을 받고 있는 스타벅스와 알리바바의 고위 관계자들이 양사의 전략적 제휴 방침을 발표한 뒤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REUTERS
역사적 경험을 보면 ‘서양 브랜드’는 나이가 들면서 생명력을 잃기 쉽다. 2016년 KFC와 피자헛, 맥도널드의 중국 매장 수는 각각 5천, 3천, 2200여 개였다. 이들 브랜드는 지속 성장에 어려움을 겪어 결국 분할과 구조조정, 사업권 매각의 길을 선택했다. 수많은 커피 브랜드가 생겨남으로써 스타벅스의 다양한 커피와 대형 매장도 공략 불가능한 장벽이 되지는 못했다.
 
2018년 6월19일 스타벅스는 3분기 성장 전망치를 3%에서 1%로 내려잡았다. 9월까지 미국 매장 150곳이 문 닫는다고 밝혔다. 폐업 매장 수는 평소보다 3배 많다. 이후 이틀 동안 스타벅스 주가는 10% 넘게 하락해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고, 시가총액은 연중 최고치보다 20% 가까이 줄었다. 
 
주가 하락에는 잇단 악재도 작용했다. 5월 스타벅스는 71억5천만달러를 받고 CPG 가공식품(포장된 가공식품과 인스턴트커피, 케이컵(K-Cup) 캡슐커피 등)의 유통판매권을 네슬레에 팔았다. 네슬레는 일정 비율의 로열티를 지급한다. 스타벅스가 앞으로 3년 동안 자사주 매입 또는 배당으로 주주에게 돌아가는 돈을 150억달러에서 200억달러로 늘리겠다고 한 약속을 이행하려면 사업권을 팔아야 했다. 6월 초에 약 40년 동안 스타벅스를 이끌었던 하워드 슐츠 회장이 사퇴 의사를 밝혔다. 스타벅스 창업자인 그는 2017년 4월 최고경영자(CEO) 자리를 케빈 존슨에게 물려주고, 자신은 회장 신분으로 리저브 로스터리 매장에 집중하기로 한 바 있다.
 
스타벅스의 약점
미국과 중국은 스타벅스의 양대 시장이다. 미국에선 오프라인 소매업이 전반적으로 안정적이고 동일 점포의 매출 증가세가 완만하다. 반면 중국에선 경쟁사 추격이 맹렬하다. 스타벅스가 배달서비스를 하지 않고 비교적 높은 가격을 유지하는 것이 중국 경쟁사들의 주요 공격 포인트다. 
 
커피박스 창업자 왕장은 스타벅스의 테이크아웃 고객이 많은 것에 착안해, 커피 구매와 배달 플랫폼으로 커피박스를 시작했다. 고객이 주문하면 커피박스 직원이 스타벅스나 코스타커피 매장으로 가 구매했다. 그때는 배송비가 쌌고 일부 배달직원은 스타벅스 리워드카드를 활용해 이익을 남겼다. 2015년을 전후해 중국에서 배달 경쟁이 치열해져 대다수 오프라인 매장이 배달서비스를 도입했지만 스타벅스는 움직이지 않았다.
 
스타벅스는 모바일 지급결제 서비스를 도입한 시기도 늦었다. 2016년 12월에야 위챗페이, 2017년 9월에 알리페이에 가입했다. 루스커피 창업자 후샤오보는 매출 데이터의 외부 유출을 막으려는 조처로 판단했다. 컴퓨터 한 대 가격의 일반 식당 결제단말기와 달리, 배달 직원이 갖고 다니는 단말기 가격이 900위안(약 15만원) 미만으로, 모든 데이터를 클라우드에 저장한다.
 
스타벅스가 유독 배달을 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매튜 데이비드 CEO는 스타벅스의 고속 성장에는 ‘제3의 공간’ 전략이 주효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미국과 달리 중국에는 테이크아웃 매장이 많지 않다. 또 중국의 매출 실적이 좋아 배달을 서두를 이유가 없고, 배달로 이미지가 훼손될 수도 있다.
 
최근 스타벅스 태도가 달라지기 시작했다. 2018년 5월 상하이에서 열린 스타벅스 중국투자자대회에서 왕징잉 중국 지역 CEO는 배달과 사이렌오더 서비스를 곧 도입할 것이라고 했다. 일반 커피숍을 운영하는 린양은 “카페라테를 비롯해 우유가 든 에스프레소 음료는 배달 과정에서 맛이 변질돼 배달서비스를 하기 힘들다”며 “카페인에 의존하는 중국 소비자가 많지 않아 할인 행사가 끝난 뒤에도 지속적으로 소비할 가능성이 낮다”고 했다. 카페인에 익숙해진 소비자도 700~800위안이면 캡슐커피기계를 살 수 있고, 3~4위안(약 600원)인 캡슐커피에 우유를 추가하면 배달해 마시는 것보다 값이 싸고 품질도 안정적이다.
 
중국 브랜드에는 스타벅스의 비싼 가격이 가장 큰 기회다. 스타벅스 커피는 평균 가격이 30위안(약 5천원)을 넘지만, 루이싱커피는 가장 비싼 게 27위안이다. 커피박스 가격은 루이싱커피와 스타벅스의 중간이다. 지난 20년 동안 원두 무역에 종사했고 베이징 커피산업협회 회장을 맡았던 리밍은 커피값을 내리면 소비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 그는 2014년 11월부터 2015년 4월까지 6개월 동안 값싼 커피 판매를 시험했다. 베이징 제6순환도로 외곽에서 운영하던 커피숍에서 1~12위안의 특가 커피를 팔았다. 당시 보온병을 들고 와 60잔을 담아간 고객도 있었다. 한 잔에 1위안을 받던 날에는 근처 공사장에서 일하는 농민공들도 와서 커피를 마셨다. 가짜 커피가 아니냐고 의심하던 고객도 있었다. 리밍은 원두를 직접 수입해 물량이 많을 때 싸게 공급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6개월 실험에서 그는 가격을 10위안 이내로 유지하면 커피를 마시는 사람이 현저하게 늘어날 것이라는 결론을 얻었다.
 
커피문화는 유럽에서 시작해 아시아로 확산됐다. 2015년 시장조사업체 인포스카우트 분석을 보면, 미국 스타벅스 소비자 가운데 아시아계가 평균보다 많은 돈을 지출했다. 연소득 10만달러가 넘는 계층이 평균 이상으로 소비했다. 학력과 소득이 높을수록 스타벅스에서 더 많은 돈을 쓴다는 결론이다.
 
2017년 중국의 1인당 가처분소득은 2만5900위안(약 430만원)으로 미국보다 상당히 낮다. 하지만 스타벅스는 중국에서 더 비싼 값으로 제품을 판다. 중국에서 30위안 하는 카페라테 한 잔(437㎖)이 미국에서는 3.65달러다. 중국 돈으로 환산하면 24.21위안으로, 20% 정도 싸다.
 
스타벅스의 가격체계가 흔들리지 않을까. 특히 지방의 3·4선 도시에서 가격을 내릴 가능성이 없을까? 케빈 존슨 CEO는 “중국의 가격정책은 연속성이 있다. 소득수준이 다양한 사람이 스타벅스 매장에서 차나 커피 한 잔을 즐기는 것은 합리적인 사치다”라고 말한다. 지금의 가격 전략이 타당하다는 것이다.
 
중국 경쟁사들이 가격 차이를 바탕으로 스타벅스를 공격할 순 있겠지만, 직원 복지와 기업의 사회적 책임 분야에선 스타벅스의 지위를 흔들기 어렵다. 상하이 리저브 로스터리 매장을 열기 전에 스타벅스는 ‘파트너’(스타벅스는 직원을 파트너라고 한다)와 그 가족을 먼저 초대해 매장을 둘러보고 음료를 시음하도록 했다. 이 행사는 언론 초청과 기자회견 이전에 진행됐다. 존슨은 “스타벅스가 고객에게 받는 비용은 직원 복지와 사회적 투자가 고려된 것”이라며 “스타벅스는 정규직 직원 부모에게도 건강보험을 제공하고, 우리사주로 파트너의 충성도를 높이고 인력 이동을 줄였다”고 밝혔다.
 
중국 요식업계 직원들은 소득이 낮고 이직률이 높다. 중국 커피 프랜차이즈 SIT카페의 자오커퉁 CEO는 “직원이 자주 바뀌고 고용주도 직원을 교육하겠다는 열의가 없다”고 말했다. 18~25살에 사회에 처음 진출한 직원들은 결혼과 독립 등 인생의 새로운 단계에 접어들어, 고용주가 직원들의 생활을 세심하게 배려해야 그들의 근속기간을 늘릴 수 있다. 자오커퉁은 루이싱커피가 높은 월급을 제시하며 직원을 데려가지만, 이직 뒤 기본급이 절반밖에 안 되고 실적 상여금은 3개월 뒤부터 지급된다고 말했다. 3개월을 채우지 못하고 퇴사하는 직원이 많아 루이싱커피는 꾸준히 인력을 충원하고 있다.
 
   
▲ 중국 베이징 번화가 싼리툰에는 커피전문점이 잇따라 들어서 100여 곳이 성업 중이다. REUTERS
‘인터넷 커피’의 손익계산
인터넷 커피가 인기를 끌면서 커피업계에도 변화가 생겼다. 커피박스와 루이싱커피가 유명해진 뒤 투자회사에서 직접 찾아오는 사례도 늘었다. 자오커퉁은 최근 사모투자회사 관계자를 만났고, 2018년 매장 60곳을 열 계획이라고 했다. 20년 전 문을 연 SIT카페는 현재 60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린양은 최근 투자기관에서 찾아와 커피숍 확장 절차를 문의했다며 지금은 적절한 투자 시기가 아니라고 했다. “경영 실적이 나쁜 커피숍이 단순히 투자를 유치한다고 활력이 생기는 것은 아니다. 국내 커피숍 가운데 70~80%는 ‘건물주를 위해 일하는 셈’이다.” 린양은 비싼 임대료를 감당하면서 이익을 내는 일이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웨이링펑 세계바리스타대회(WBC) 국제심의위원은 가격이 100~200위안인 로스팅 원두 1㎏으로 커피 20잔, 15위안인 우유 한 병으로 카페라테 3~4잔을 만들 수 있다고 했다. 이를 기준으로 계산하면 커피 한 잔의 원가는 10위안(약 1650원) 정도다. 여기에 배달비가 들어간다. 순펑(順風)익스프레스를 이용하는 루이싱커피의 건당 배송비는 7~7.5위안이다. 메이퇀(美團)을 선택하면, 배달비는 고객이 부담하고 메이퇀에서 매출 100위안마다 5~20위안을 수수료로 가져간다. 대략 계산해 배달 커피 한 잔에 15위안이 든다. 루이싱커피의 평균 판매가는 한 잔에 25위안, 할인 행사를 고려한 실질적 가격은 평균 15위안이다. 손익분기점 수준이다. 여기에 임대료와 인건비를 더하면 커피를 팔수록 손해를 보는 구조다. 일반 커피전문점보다 매장 수가 적어 임대료 부담이 작다.
 
인터넷 커피는 현금흐름을 확보할 수 있다. 루이싱커피의 픽업매장은 평일 500잔, 주말에는 그 절반을 판다. 후샤오보는 무료 증정을 뺀 매장의 하루 평균 판매량을 150잔 정도로 추산한다. 하루 100잔 이상을 팔면 실적이 양호한 편이다. 루이싱커피의 전국 매장에서 발생하는 하루 평균 매출은 500만위안이 넘는다. 하지만 아직은 적자라고 루이싱커피 쪽은 말한다.
 
최근 창업시장에서 투자금을 조달하기가 쉽지 않다. 이익이 나지 않아도 현금흐름이 플러스라면 살아남을 수는 있다. 하지만 확장 속도를 높이려면 자금이 필요하다. 커피박스는 2018년 신규 투자를 유치했고, 루이싱커피도 자금조달을 원하지만 진전이 없는 상태다.
 
인터넷 커피의 미래
루이싱커피는 사용자 규모를 기반으로 하는 인터넷 플랫폼의 논리와 다르지 않다. 커피는 사용자를 늘리기 위한 대표 상품이다. 보통 앱에서 신규 회원 모집에 드는 비용이 100~150위안이다. 무료 커피 한 잔으로 사용자를 늘릴 수 있다면 저렴한 편이다. 사용자 수가 일정 규모에 이르면 품목을 늘리고 가격체계를 조정할 수 있다.
 
그러나 수익모델이 되려면 보조금 지급을 중단한 뒤 재구매 비율이 중요하다. 이때 커피 품질은 재구매를 결정하는 핵심 요소다. 후샤오보는 루이싱커피의 최근 성장세가 과거 황타이지(黃太吉)와 비슷하다고 지적했다. 인터넷을 활용한 중국요리 패스트푸드점 황타이지는 큰 주목을 받았지만 브랜드 영향력과 방문자 수가 줄었다. 음식이 맛이 없어 소비자의 재구매 비율이 낮았다. 이후 황타이지는 전략을 바꿔 직장인에게 공장식 주방에서 만든 도시락을 배달했다. 여러 차례 전략을 수정했지만 황타이지는 재기하지 못했다.
 
루이싱커피는 품질을 강조한다. 린양은 “중국은 차문화가 발달한 국가지만 정말 좋은 차를 구분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라고 반문했다. 역사학자 데이비드 T. 코트라이트는 책 <습관의 힘>에서 술·담배·카페인 등 정신 상태에 영향을 주는 중독성 기호식품을 고찰한 결과, 상류사회에서 하류사회로 전파되는 특성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는 품질을 강조하는 판매전략과 일치한다. 소비자는 품질 우열을 구별하기 힘들지만 맹목적으로 따라하는 경향이 있다. 매튜 데이비드는 “3·4선 도시 소비자들은 커피 품질보다 브랜드와의 상호작용을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며 “인터넷 영향력자들과 유대관계를 맺고 소비자와 긴밀하게 연계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말했다.
 
싼리툰 소호 6호 상가 위층에 차이신미디어 사무실이 있다. 야근이 일상인 언론사 직원에게 커피는 필수 음료다. 2018년 4월 루이싱커피와 커피박스가 맹렬히 할인 행사를 벌였고, 커피 할인권 공유로 ‘커피 구매단’이라는 위챗 그룹채팅방도 만들었다.
 
한 달이 지난 뒤 그룹채팅방에는 커피를 주문하는 사람이 줄었다. 어떤 사람은 “한번에 20잔을 주문하던 장관을 더는 볼 수 없단 말인가?”라는 글을 남겼다. ‘5+5’ 쿠폰은 쓸모없어졌고, ‘2+1’ 쿠폰도 원하는 이가 없다. 어떤 동료의 책상에는 캡슐커피기계가 등장했고, 또 다른 동료는 9위안짜리 원두커피 자판기를 이용한다. 아예 커피를 마시지 않는 이도 생겼다. 건물 모퉁이에 있는 밀크차 매장 ‘1뎬뎬(1點點)’ 앞에는 점심시간마다 긴 줄이 이어졌다.  

*2018년 9월호 종이잡지 42쪽에 실렸습니다.

ⓒ 財新週刊 2018년 제27호 
咖啡的“魔法”
번역 유인영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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