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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산층 고급주택 싹쓸이 거품도 키워
[Issue] 중국의 동남아 부동산투자 바람
[101호] 2018년 09월 01일 (토) 원쓰민 economyinsight@hani.co.kr
원쓰민 文思敏 <차이신주간> 기자 
 
   
▲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 시내에서 가장 번화한 건물인 ‘나가월드’ 카지노 호텔의 밤 풍경. 호텔 주변 프놈펜 대로에는 아파트 분양을 알리는 중국어 광고가 즐비하다. REUTERS
캄보디아 프놈펜국제공항에서 내려 시내에서 가장 번화한 ‘나가월드’에 도착할 때까지 모든 것이 눈에 익었다. 프놈펜 대로 양쪽에 중국어 광고가 걸렸고, TV에 낯익은 연예인이 나왔다. 아파트 분양사무소마다 유창한 중국어를 구사하는 직원들이 있었다.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둔화되고 중국과 유라시아를 잇는 ‘일대일로’ 구상이 추진되면서 중국 국유기업들의 동남아 사회기반시설 투자가 확대됐다. 또 상대적으로 인건비가 싸고 시장 잠재력이 큰 이곳은 중국 민영기업이 사업을 확장할 신대륙으로 떠올랐다. 중국 기업들과 함께 ‘부동산 구매단’도 국경을 넘었다.
 
새로운 투기 세력
해외부동산 정보업체 쥐와이왕(居外網)에 따르면, 2018년 상반기 타이·말레이시아·캄보디아·필리핀 부동산 문의 건수가 2017년 전체 건수를 넘어섰다. 특히 2분기 캄보디아 지역 분양 문의는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526% 늘었다. 동남아 부동산투자 열풍이 소리 없이 시작된 것이다.
 
2018년 4월 베이징 춘계 부동산엑스포에 사람이 몰렸다. 40대 관람객 리밍은 국유기업에서 일하는 베이징 토박이다. 그는 집 마련이 목표가 아니라, 저축으로 마련한 자금을 투자할 만한 지역을 알아보려고 전람회를 찾았다.
 
주식시장 침체, 위안화 환율 하락, 채권시장의 채무불이행 증가 등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자 대도시 거주 중산층의 자산 증식에 고민이 늘었다. 2008년, 2015년의 주가 하락과 지난 10년 베이징 집값이 오르는 것을 본 리밍은 “그동안의 경험을 종합하면 여전히 부동산이 가장 훌륭한 투자처”라고 했다.
 
국내 1·2선 대도시 집값이 폭등하자 엄격한 ‘부동산 구매 제한령’이 내려졌다. 수많은 ‘부동산투자 애호가’들은 시장에 진입할 기회를 잃자, 해외시장에 진지를 구축했다. 부동산 자문업체 콜리어스인터내셔널에 따르면 2017년 중국인이 외국 부동산에 투자한 금액은 약 2570억위안(약 42조2400억원)에 이른다. 역대 최고치로, 같은 해 캄보디아 국내총생산(GDP)의 1.8배에 해당한다. 아시아 지역 부동산투자 상승률(34%)이 가장 높다.
 
2018년 베이징 춘계 부동산엑스포에는 20개국 80여 업체가 참가했다. 타이 건설사만 18개였다. 웨이커페이 조직위원회 주임은 “2017년에는 타이가 부동산투자 다크호스로, 미국과 오스트레일리아에 이어 세 번째 투자처로 떠올랐다”며 “말레이시아와 캄보디아 등 관광지로 유명한 지역의 분양업체들도 참가했다”고 말했다.
 
리밍은 동남아를 유망한 투자처로 보고 있다. 해외 부동산에 투자한 지인이 적지 않은데, 대부분 자산 증식과 자녀 유학을 위해 선진국에 투자했다. “이제 나이 들어 이민 갈 생각은 없다. 10시간 넘게 비행기를 타야 하는 미국이나 유럽보다 서너 시간이면 도착하는 동남아가 더 낫다.” 리밍은 국경을 넘는 것일 뿐, 하이난다오에 별장을 마련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했다. 
 
동남아의 매력
동남아 부동산 투자는 문턱이 높지 않다. 중국 투자자들이 선호하는 방콕의 실용면적 30㎡ 아파트의 가격은 60만~100만위안(약 1억6500만원)이다. 중국 1선 대도시의 수백만위안에 비하면 합리적이다. 이 때문에 중국 투자자들이 동남아 부동산에 경쟁적으로 뛰어들었다. 말레이시아 건설사 에코월드가 분양한 BBCC의 영업부 직원은 외국인 고객 대부분이 중국인이고, BBCC 단지 아파트의 약 20%를 중국인이 샀다고 밝혔다. 타이의 유명 부동산 개발회사 산시리 PLC에 따르면, 최대 투자국인 중국 고객이 2017년 기여한 매출이 31억타이밧(약 1050억원)이었고, 2018년에는 해외 매출의 40%를 차지할 전망이다.
 
중국 고객은 대부분 신흥 중산층이다. 타이 부동산중개업자는 2016년 하반기부터 중국 고객이 눈에 띄게 늘었다고 했다. 베이징·상하이·광저우·선전에서 온 고객이 대부분이었는데 최근엔 난징과 항저우 등 저장성 출신 고객이 늘었다고 한다. 그는 “타이에선 주택 매입 절차가 간단해 고객이 대부분 계약을 마무리할 때 한 번 방문한다”며 “직장인 투자자에게 편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타이·캄보디아·인도가 중국인에게 도착비자를 허용하면서 중국과 동남아 각국을 연결하는 직항노선이 늘었다. 동남아는 중국인이 가장 선호하는 해외 관광지로 떠올랐다. 푸른 바다와 맑은 하늘을 보며 해변을 걷다보면 “여기에 집을 한 채 사놓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홍콩에서 일하는 쑨즈즈는 타이를 자주 여행한다. “방콕 아파트는 비싸지 않고 여행 왔을 때 지낼 만하다.” 그는 타이의 부동산 설명회에서 홍보책자만 보고 전철역 근처 아파트를 사기로 결정했다. 부동산서비스업체 CBRE 중국 지역 책임자 왕타오는 “주거 기능이 있는 부동산투자는 순수한 투자 행위와 다르다”고 했다. 최근에는 현지 풍토와 인심 등 감성적인 부분도 해외 부동산투자에 중요하게 작용한다.
 
프랑스 파리은행 부동산금융연구부 책임자 리웨이례는 “자산이 많은 부유층은 여전히 런던과 뉴욕으로 대표되는 성숙한 시장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집값과 임대료 수익이 안정적이기 때문이다. 신흥 중산층 관점에서는 동남아가 더 관심을 끈다. 원금 손실 위험이 있어도 가격 상승 가능성과 임대료 수익성이 더 크다. 투자 문턱도 높지 않다. 이들 중산층은 교육수준이 높고 국제적 시야를 가졌으며, 출장이나 여행으로 동남아 지역을 잘 알고 있어 다양한 투자 기회를 발굴해냈다. 
 
   
▲ 중국과 말레이시아가 합작해 추진 중인 말레이시아 남단 조호르바루의 대형 주상복합단지 분양홍보관에서 투자 상담을 하는 방문객들. REUTERS
포스트 차이나
일대일로 사업이 진행되면서 동남아의 사회기반시설이 ‘중국의 속도’로 변하고 있다. 중국과 타이를 잇는 고속철이 2022년 개통하면 아침에 윈난성 쿤밍에서 출발해 오후에 방콕에 도착할 수 있다. 베트남 하이퐁항의 개·보수 공사가 끝나면 중국과 베트남 북부 지역에선 싱가포르를 경유하지 않고 하이퐁항을 통해 구미로 화물을 운송할 것이다. 
 
정책적 유인과 더불어 동남아 국가들은 중국 기업들의 관심을 받았다. 회계사무소 언스트앤드영에 따르면, 2017년 중국이 아세안 회원국과 체결한 인수·합병 투자액이 전년 동기 대비 268% 늘어난 341억달러에 이른다. 중국 기업의 아시아 지역 투자의 77%다.
 
일대일로는 중국 기업이 해외로 진출하는 이정표인 동시에 부동산개발사와 투자자들의 나침반이 되었다. 2012년부터 비구이위안(碧桂園), 완커(萬科), 뤼디(綠地), 서우카이(首開), 화샤싱푸(華夏幸福) 등 10여 개 중국 부동산개발사가 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미얀마·베트남에서 주택단지나 신도시 개발 사업을 추진했다. 투자 규모가 수백억달러에 이른다. 이런 사업은 중국인 투자자의 관심을 이끌어냈다. <로이터통신>은 한 중국인 투자자가 프놈펜 시내 아파트 단지에서 10여 채를 샀다며, 일대일로 구상이 투자를 결정한 주요 원인이라고 보도했다. 이 투자자는 일대일로를 추진하면 이 지역이 발전해 머잖아 중국 베이징과 상하이의 상업지구처럼 번창할 것으로 기대한다. 
 
이와 함께 세계무역이 회복되고 인구 보너스 효과가 폭발하면서 동남아 주요 국가는 높은 경제성장률을 유지하고 있다. 2017년 캄보디아, 베트남, 말레이시아의 경제성장률은 각각 6.9%, 6.8%, 5.9%였다. 캄보디아는 7년 연속 7% 가까운 성장률을 기록했다. 부동산자문업체 나이트프랭크는 동남아가 성장잠재력을 충분히 발현한다면 2030년 세계 4대 경제권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동남아의 높은 인구증가율, 도시화, 부의 증가에 비춰 주택·교통·투자·서비스 수요가 높을 것으로 이 기관은 분석했다. 반면 빠른 고령화로 중국과 일본은 생산가능인구 감소 문제에 직면했다. 
 
“포스트 차이나에 투자하자.” 동남아 투자자들의 생각이다. 이들은 부동산 가격이 폭등하기 전의 베이징과 상하이로 돌아간 것처럼 기대에 부풀어 투자 기회를 잡으려 한다. 왕타오는 “중국 부동산시장은 어느 정도 성숙됐다. 투자자들은 미성숙한 시장을 보면 앞으로 단계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판단한다. 이들은 동남아 일부 국가가 중국 부동산시장의 흐름을 답습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같은 사회주의국가인 베트남은 가장 유력한 포스트 차이나다. 최근 10년 베트남의 경제성장률은 평균 6%다. 영국 경제지 <이코노미스트>는 베트남이 “아시아의 네 마리 용에 이어 또 하나의 빛나는 국가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부동산서비스업체 CBRE의 분양 자료를 보면, 2017년 호찌민시 2군 사진 왼쪽에 1990년대에 찍은 상하이 푸둥의 사진이 배치됐다. 양쪽 경관이 매우 비슷하다. 그 아래에는 25년 뒤 고층 건물이 즐비한 푸둥 루자쭈이 사진이 있다. 이런 대비를 보면 ‘호찌민시가 푸둥의 기적을 재현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경제지표를 보면 전혀 근거 없는 예측은 아니다. 하이퉁증권 국제거시연구부 황샤오밍 총경리는 “제조업이 베트남 GDP에 가장 많이 기여하고, 앞으로도 성장을 이끄는 기간산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2017년 상반기에만 외국인직접투자(FDI)가 170억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50% 늘었다. 상대적으로 개방적인 금융환경과 저렴한 인건비는 외국인투자 유치에 강점으로 작용한다.
 
베트남에서 부동산중개업을 하는 니니는 고객이 대부분 호찌민시의 발전을 낙관한다며 “집을 1채만 사는 고객은 거의 없고, 10채 이상 사는 고객도 많다”고 했다. 대다수 중국인 투자자는 호찌민시 중심부 고급 아파트를 선호한다. 이런 단지는 물량이 많지 않아 부동산개발사가 추첨 방식으로 매입 자격을 분배한다. 그는 “100명도 넘는 고객이 계약금을 냈지만 추첨에서 떨어졌다”고 말했다. 
 
잔뜩 낀 거품
국제 종합부동산 서비스업체 JLL이 발표한 2018년 1분기 자료를 보면, 호찌민시 고급 아파트의 평균 매매가는 1㎡당 4천달러(약 452만9천원)다. 평균 월급이 456달러인 호찌민 시민이 부담하기 힘든 가격이지만 역대 최고가는 아니다. 부동산 거품 붕괴 전 호찌민시의 고급 단지 가격은 ㎡당 4천~5천달러까지 올랐다. 베트남 정부는 과열된 부동산시장을 잡기 위해 대출을 규제하고, 2009년 양도소득세율을 10%에서 25%로 올렸다. 이후 부동산 거품이 꺼지면서 2011년을 전후해 부동산값이 30% 이상 떨어졌다. 가장 많이 올랐던 호찌민시 집값은 ㎡당 1500~2천달러로 내려갔다. 부동산으로 흘러간 대출금을 제때 상환하지 못해 부실채권이 대량 발생했다.
 
황샤오밍은 베트남 부동산시장 분석보고서에서 “현재 호찌민시의 가구소득 대비 주택 가격 비율은 9배로 너무 높은 수준이고 거품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 고급 부동산은 공급이 너무 많고 평범한 노동자의 구매력을 훨씬 추월했다. 대부분의 주택 매입 수요는 중저가 시장에 집중된다.
 
주택 수요와 공급의 불일치는 베트남에서만 나타나는 현상이 아니다. 캄보디아에서 중국 기업인이 세운 타이즈부동산(太子地產)그룹은 2018년 고급 아파트 3천 채를 공급했다. 프놈펜 월평균 가구소득이 600~700달러인 것을 고려하면 한 달에 1500달러 이상인 소형 아파트 임대료를 감당하거나 20만달러인 고급 아파트를 살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타이즈부동산 직원 탕쥔메이는 현재 프놈펜에서 분양 중인 아파트는 분양가가 ㎡당 2800달러, 예상 임대수익률이 8%이며 “최근 한 달 동안 아파트를 본 약 30개 팀의 90%가 중국인”이라고 밝혔다. 프놈펜에 다국적기업들이 지사를 만들고 세계적 카지노가 외국 관광객을 끌어모으고 있어 고급 아파트는 주로 외국인에게 임대한다고 했다.
 
만만찮은 장애물
캄보디아의 고급 부동산시장에도 공급과잉 현상이 나타났다. 나이트프랭크의 책임자 로스 위블은 “2020년까지 고급 아파트가 현재의 3배인 3만 채로 급증하고, 아파트 임차인이나 그 가격을 감당할 수 있는 현지 매수인을 찾기 힘들 것”으로 예상했다.      
 
중국 정부가 외환 관리를 강화한 것도 해외 부동산 매입의 걸림돌이다. 2016년 건설사 비구이위안이 말레이시아에서 대형 부동산단지 ‘삼림공원’(Forest City) 분양을 시작하자 중국인 투자자들이 몰렸다. <로이터통신> 보도에 따르면, 당시 분양 주택 1만5천 채 가운데 70%를 중국인이 사들였다. 2017년 초 중국 외환관리 당국이 개인의 외환거래 관리를 강화했다. 개인이 부동산 매입 용도로 외화를 사는 것을 금지하고, 1인당 연간 외환 매입 한도를 5만달러로 제한했다. 규정을 위반하면, 외환국에서 명단을 작성해 특별 관리하고 돈세탁 방지 조사를 의뢰했다. 이해 3월 비구이위안은 삼림공원의 국내 분양을 중단했다. 분양받은 중국 투자자들은 외환 규제로 돈을 보내지 못해 계약을 어기는 곤경에 빠졌다.
 
환율 변동과 정책 리스크도 동남아 부동산 투자의 수익에 직접적 영향을 끼친다. 리웨이례는 “미국이 금리 인상을 추진하자 대다수 동남아 국가의 통화가 큰 폭으로 절하됐다”고 말했다. “현지 환율 변동은 시장 투자 심리에 영향을 주고, 통화가치가 떨어지면 은행 금리가 올라 경제성장을 해친다. 해당국 통화가치가 20~30% 떨어지면 지난 몇 년간 오른 부동산 가격이 한번에 사라지는 결과가 된다.”
 
부실한 법률체계와 정권 교체에 따른 정책 변화와 정치 불안정도 개도국 투자의 잠재적 리스크다. 캄보디아에서 중국 부동산개발사가 강력한 제재를 받은 사례가 있다. <인터내셔널헤럴드트리뷴>은 토지 사용 절차 문제로 중국 회사가 개발한 룽청좡위안(龍城莊園)이 불법 토지 개발로 규정됐다고 보도했다. 2007년 8월 60만㎡ 규모의 룽청좡위안 단지에 있던 수십 동의 빌라, 아파트, 휴양시설이 모두 철거됐다. 이 회사의 은행계좌 동결을 명령한 훈센 캄보디아 총리는 “룽청좡위안은 캄보디아의 토지를 강탈했으므로 정부가 토지를 회수하는 데는 아무 잘못이 없다”고 말했다.
 
리웨이례는 “일부 동남아 부동산시장은 역사가 길지 않고 개발을 기다리는 땅이 많아 단기간에 공급과잉으로 돌아설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집값이 폭등할 가능성이 크지 않고 중고주택 거래도 활발하지 않을 것으로 그는 내다봤다.  

*2018년 9월호 종이잡지 68쪽에 실렸습니다.
 
ⓒ 財新週刊 2018년 제28호
東南亞地產掘金熱
번역 유인영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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