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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우 신임 회장의 개혁 방향은
[국내이슈] 러브레터 띄운 포스코
[101호] 2018년 09월 01일 (토) 정혁준 june@hani.co.kr
정혁준 편집장
 
   
▲ 최정우 신임 포스코 회장이 2018년 7월27일 오전 서울 강남구 대치동 포스코센터에서 임시주주총회를 마친 뒤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정우 포스코 신임 회장은 2018년 7월27일 취임식 나흘 뒤인 31일 첫 인사와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철강 1·2부문을 하나로 통합한 뒤 그 수장 자리에 장인화 사장을 앉혔다. 철강 1부문장과 인재창조원장을 겸임했던 오인환 사장은 인재창조원장만 맡게 됐다. 앞서 4월 권오준 전 포스코 회장은 기존 철강사업본부를 철강 1·2부문으로 나눈 뒤 1부문장에 오인환 사장, 2부문장에 장인화 사장을 앉혔다.
 
비록 소폭의 인사·조직 개편이었지만, 최정우 회장은 ‘권오준 지우기’를 시작하며 본격적인 개혁 작업에 들어갔다는 분석이 있다. 권오준 전 회장 체제에서 2인자였던 오인환 사장은 서울 대치동 포스코센터를 떠나 인천 송도 인재창조원으로 출근하게 됐다. 오 사장은 권 전 회장을 대신해 문재인 대통령 중국 경제순방길에 동행하며 권 전 회장의 빈자리를 메우기도 했지만, 이번 인사에서 사실상 좌천됐다.
 
포스코 내부를 잘 아는 한 인사는 “포스코 후보 선출 과정에서 정치권과 시민단체에서 여러 비판이 나온 만큼 최 회장이 개혁 의지를 보이려 애쓴 흔적이 있는 인사”라며 “하지만 3월 개편 뒤 석 달밖에 지나지 않아 인사 혼란을 주지 않기 위해 소폭에 그친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인사 분석도 있다. 파격적인 개혁이나 인물을 내세우지 않고 기존 인물을 중용해 안정적으로 포스코를 운영하겠다는 것이다. 오인환 사장이 맡은 포스코 대표이사 자리는 그대로 유지되고 사내이사에도 변함이 없기 때문이다. 현재 포스코 사내이사는 최정우 회장을 포함해 오인환 사장, 장인화 사장, 유성 기술투자본부장(부사장), 전중선 가치경영센터장(부사장) 5명이다. 이는 전임 권오준 회장 때와 대비된다. 권 전 회장은 2014년 3월 취임을 2주 앞두었을 때 쇄신을 위해 사내이사 5명 가운데 3명을 교체하며 ‘물갈이’를 했다.
 
이런 논란 속에 최정우 회장의 개혁 방향을 가늠하려면 포스코가 띄운 ‘러브레터’를 눈여겨봐야 한다는 얘기가 나온다. 최 회장은 포스코 신뢰 회복을 위해 취임 전부터 사내외 이해관계자를 대상으로 일종의 건의 사항인 러브레터를 운영하고 있다.
 
포스코 홈페이지에 올라온 러브레터 소개를 보면 “포스코가 고쳐야 할 것, 더 발전시켜야 할 것 등 건전한 비판에서 건설적 제안까지 모든 목소리에 귀 기울이겠습니다. 어떤 의견도 겸허히 받아들이겠습니다”라고 적혀 있다. 최 회장이 “취임 100일이 되는 시점에 러브레터에서 받은 의견을 종합해 구체적인 개혁 과제를 발표하겠다”는 내용도 나와 있다. 러브레터는 사안별로 분류돼 날마다 회장에게 보고된다. 여기엔 포스코 내부 인사를 상대로 한 각종 제보가 담겨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러브레터를 쓴 최 회장은 이어 8월7일 사내 전자우편으로 그룹 실장과 법인장급 이상 모든 임원에게 개혁 방안을 내달라고 주문했다. 최 회장은 포스코 그룹이 공통적으로 적용할 사항, 소속 그룹에 적용할 사항, 본인 업무 분야에 적용할 사항으로 나눠 건의사항을 제출하라고 했다. 임원진이 해야 할 일을 세분화해 곧바로 실행에 옮기는 방안을 찾으라는 것이지만, 개혁을 위해 경영 책임이 큰 임원들이 먼저 바뀌어야 한다는 우회 ‘압박’으로도 해석된다.
 
최 회장의 이런 움직임은 포스코 개혁을 위한 명분 세우기 절차로 풀이된다. 이명박 정권 ‘자원 외교’와 박근혜 정권 ‘국정 농단’ 사건에 휘말린 포스코를 향한 국민의 신뢰는 크게 추락했다. 이에 최 회장이 취임 초기 ‘개혁’을 키워드로 내세워 국민 신뢰를 회복하는 데 주안점을 둘 것으로 보인다.
 
시점은 최 회장이 취임 100일을 맞는 2018년 11월로 예상된다. 이즈음 개혁 방안을 내놓고 여기에 맞는 인물 중심으로 조직을 개편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개혁 방안은 인사와 맞물릴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는 해마다 연말·연초 정기 임원 인사에 들어갔다. 
 
‘최정우식 개혁’ 청사진은
최정우식 개혁이 무엇인지를 놓고 포스코 안팎에서 궁금증이 커진다. 포스코 관계자는 “그동안 포스코는 제왕적인 회장제로 문제가 많았다. 그래서 부회장직을 신설해 회장 권한을 어느 정도 위임해 제왕적 회장의 문제점을 풀려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최 회장이 ‘가장 기억에 남는 포스코 러브레터 내용은 어떤 것인가’라는 질문에 ‘아직도 포스코엔 갑질이 많다’는 내용이 기억에 남고 신속하게 이런 문화를 바꾸겠다’고 말했다”며 “이와 관련해 ‘기업시민위원회’가 어떤 구실을 할지 청사진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윤리경영과 투명경영을 강화하고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력하게 실행하기 위해 경영진, 사외이사, 외부 전문가가 참여하는 기업시민위원회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화두는 던졌지만 기업시민위원회가 구체적으로 어떻게 꾸려지고 어떤 활동을 하는지는 알려진 바 없다.
 
물론 개혁은 회장 혼자만 할 수는 없다. 포스코의 한 인사는 “대규모 조직 개편과 인사가 곧 있을 것이라는 얘기가 나돌면서 임원들이 ‘어떻게 될지 몰라 일이 손에 잘 안 잡힌다’고 한다”며 “최 회장이 조직을 추스르는 일도 함께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정우 포스코 회장은 7월27일 포스코 포항 본사 대회의장에서 열린 회장 취임식에서 미래 비전으로 ‘With POSCO’(더불어 함께 발전하는 기업시민)를 내놓았다. 최 회장이 이 미래 비전을 어떻게 구체적인 청사진으로 만들어나갈지 관심이 쏠린다.
 
ⓒ 이코노미 인사이트 2018년 9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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