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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판 유튜브 ‘콰이서우’로 본 창업 생태계
[세계는 지금]
[101호] 2018년 09월 01일 (토) 김윤희 alea@kotra.or.kr
김윤희 KOTRA 베이징무역관 차장
 
   
▲ 휴대전화에서 실행한 비디오 스트리밍 앱 ‘콰이서우’ 화면. REUTERS
중국에서는 정책이 시장을 낳고, 시장이 다시 정책을 만든다.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중국판 유튜브 기업 ‘콰이서우’다. 중국에서 구글과 유튜브를 제한하다보니, 콰이서우는 2011년 창업 6년 만에 유니콘기업(기업 가치가 10억달러 이상인 스타트업)으로 등극했다. 
 
콰이서우는 이런 중국 정책 속에서 젊은이한테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동영상 플랫폼 시장에 중국 특색의 옷을 입혔다. 콰이서우는 이용자 1억2천만 명, 페이지 150억 뷰, 업로드되는 새 쇼트클립이 1천만 개인 중국의 ‘국민 대표 앱’이자 중국 동영상 플랫폼 1위 기업이다. 중국 성공을 기반으로 현재 러시아, 인도, 한국, 동남아 등지로 진출해 전세계 사용자 7억 명, 누적 동영상 50억 건에 이르렀다.
 
‘AI 기술로 인간의 행복감 올리자’가 모토 
콰이서우 창업자이자 CEO인 수화 총재는 칭화대학 출신으로 창업 전 미국 구글, 중국 바이두에서 데이터 탐색 등 기술 연구·개발을 담당했다. 그는 “사람 마음속에는 자신의 감정이나 영감을 다른 사람에게 보여줌으로써 이해받고 싶은 열망이 있는데, ‘기록’이 바로 그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연결고리가 된다”고 믿는다. “기록을 통해 행복감을 올릴 수 있다”는 것인데, 그는 이를 바탕으로 자신의 삶을 보여주는 동시에 다른 이들의 삶을 보고 싶어 하는 열망을 연결하는 플랫폼 기업을 창업했다. 자신을 ‘표현’하고 ‘공유’하면서 행복을 느끼는 공간이 콰이서우인 것이다. 
 
콰이서우는 2011년 3월 창업 당시 GIF 파일 위주의 서비스였으나, 2013년 7월 짧은 동영상 플랫폼으로 전면 개편하면서 이용자가 급속하게 늘었다. 콰이서우에서 제공하는 짧은 동영상은 11초·17초·57초 세 유형으로 나뉘는데, 11초동영상이 대부분이다. 
 
중국 유수 벤처캐피털인 세콰이어캐피털차이나, 바이두, 텐센트로부터 5차례에 걸쳐 총 13억7천만달러 이상 전략적 투자를 받았다. 특히 텐센트는 2017년 3500만달러에 이어 2018년에 10억달러로 큰 투자를 했다. 
 
콰이서우는 든든한 투자 자금을 등에 업고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하며 2018년 상반기 유니콘기업에 이름을 올렸다. 
 
창업 8년 만에 가장 많은 이용자를 보유한 데에는 기존 주류 온라인 기업과 차별화한 전략을 구사했기 때문이다. 기존 플랫폼은 몇몇 유명 콘텐츠 제작자를 영입하거나 인기 동영상을 베스트 콘텐츠로 선정하는 등 눈길을 끌어 단시간에 이용자를 늘리는 방법을 썼다. 이에 반해 콰이서우는 ‘평범한 사람’이 자신의 생활을 진솔하게 기록하는 플랫폼을 지향한다.
 
콰이서우는 이용자 체험을 높이기 위해 AI 기술을 콘텐츠 생산부터 공유까지 모든 주기에 활용한다. 특히 AI 기술을 적용할 수 있는 대량의 데이터 확보가 가장 큰 강점이다. 일반적으로 데이터는 연료, 계산법은 엔진으로 비유한다. 
 
콰이서우가 보유한 데이터는 일일활성이용자 1억 명이 매일 업로드하는 동영상 1천만 건에 대한 AI 딥러닝을 가능케 하는 충분한 연료가 된다. 동영상 콘텐츠 생산이 모바일 기반으로 이뤄지다보니 유한한 컴퓨팅 자원의 효율을 높이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다. 
 
현재 콰이서우 애플리케이션(앱) 동영상은 50억 건이 넘는데, 각각이 중복되지 않는 생활 기록이다. 50억 건의 콘텐츠와 사용자를 연결하는 것은 엄청난 도전이다. 이를 위해 콰이서우는 AI 딥러닝 엔진을 자체적으로 구축했다. AI 기술로 매일 1천만 건이 넘는 동영상 콘텐츠와 사용자를 매칭하고 있다. 2018년 상반기에는 칭화대학과 공동으로 미래미디어데이터연구원을 설립했다. 
 
‘평범한 일상 기록’으로 이용자 확대
많은 사람이 유튜브와 콰이서우의 차이를 궁금해한다. 콰이서우는 세 가지를 꼽는다. 첫째, 유튜브 설립 당시인 2005년에는 아직 스마트폰이 나오기 전이었다. 대부분 컴퓨터를 통해서만 콘텐츠 제작, 업로드, 공유가 가능했다. 하지만 콰이서우 창업 당시에는 스마트폰이 보급돼 콘텐츠 제작과 공유가 쉬워졌다. 둘째, 콰이서우는 영상물 제작과 공유 외에도 콘텐츠 제작자와 구독자의 쌍방향 소통으로 커뮤니티 형성이 가능하다. 셋째, 유튜브는 전문가의 완성도 높은 콘텐츠를 올리는 대신 구독자는 수용자적 특성이 강하다면, 콰이서우는 일반인들이 수평 관계 속에서 서로의 일상을 자유롭게 공유할 수 있다. 이는 콰이서우의 기본 경영관인 ‘간단, 평등, 보편적 혜택’과 일맥상통한다. 
 
최근 중국에서 동영상 소셜네트워크가 인기를 끈 데에는 현대인의 시간이 조각화·단편화됐기 때문이다. 삶의 리듬은 점차 빨라지고, 바쁜 일상 속에서 사람들은 인내심을 갖고 기다리지 못하는 성향이 강해지고 있다. 이는 모바일 사용과도 연결된다. 승강기 안이나 줄을 설 때 자투리 시간을 활용하기 원하는 현대 젊은이들의 수요와 맞아떨어진 것이다. 콰이서우 사용자 분포는 1990년대생이 80%를 차지한다. 
 
인터넷 환경 변화와 스마트폰 보급에 힘입어 대도시뿐 아니라 지방도시까지 사용자 저변을 확대한 것이 콰이서우의 성공 배경이다. 
 
실제 콰이서우 창업 이후 7년 동안 스마트폰과 인터넷 환경에 많은 변화가 있었고, 스마트폰 보급은 콰이서우에 큰 기회였다. 콰이서우 사용자 분포도를 보면 경쟁사인 메이파이는 1선 도시가 13.7%로 높지만, 콰이서우는 4.8%에 불과하다. 농촌 지역 사용자 수에서 메이파이가 5.7%인 데 반해 콰이서우는 16.6%로 3배 가까이 높았다.
 
대표적인 예가 중국에서 빈곤지역으로 꼽히는 구이저우성에 사는 20살 여성 쉐야리다. 자신의 일상을 동영상으로 찍어 콰이서우 앱에 올리는 쉐야리는 200만 명의 팔로어를 보유하며 커뮤니티를 형성했다. 2년 전 산에서 소를 모는 동영상을 올려 50만 뷰를 기록했는데, 어느새 그녀는 272만 명의 팬을 거느리는 ‘왕훙’(인터넷 유명인사)이다. 그녀는 주로 쇠여물을 먹이거나 밥 짓는 모습 등 시골 일상을 올렸고, 이는 큰 공감을 일으켰다. 
 
전통적인 왕훙은 플랫폼 사용자의 피라미드 상층부에서 하단의 팔로어를 거느리지만, 쉐야리 사례에서 보듯 콰이서우는 콘텐츠 제작자와 공유자가 모두 평범한 사람이고 누구나 자신의 기록을 남길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매력이다. 
 
쉐야리가 유명인사가 되면서 동영상으로 함께 올린 동네 이웃의 생활 동영상도 인기다. 그녀가 올린 동영상은 현지에서 생산하는 특산품, 대나무술, 야생과일 등을 팔로어에 판매하는 등 농촌 빈곤지역의 경제적 가뭄을 해갈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콰이서우에서 쉐야리와 같은 사례는 적지 않다.
 
인재·자금·정책 지원 삼박자
콰이서우는 ‘중국의 실리콘밸리’라 불리는 중국 스타트업의 요람인 베이징 중관춘에 있다. 이곳에 베이징의 유니콘기업 과반수가 있으며, 콰이서우처럼 중국의 정책과 시장을 기반으로 한 특색 있는 스타트업이 꿈틀거리고 있다. 
 
중국 기업 조사기관인 후룬 연구원에 따르면, 2018년 상반기 중국 내 유니콘기업은 162곳으로 상반기에만 신규 유니콘기업이 52개사에 이른다. 일주일마다 유니콘기업 2개가 탄생하는데, 베이징에만 중국 유니콘기업의 40% 이상 집중돼 있다. 콰이서우 사례에서 보듯, 과거 유니콘기업들은 BAT(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로 대표되는 온라인 전자상거래 기업이었지만, 최근 문화 콘텐츠와 AI 기술을 연결하는 등 다양한 분야로 확장하고 있다.
 
중국의 창업 생태계는 인재, 풍부한 자금, 정부의 전폭적 지원이라는 삼박자로 톱니바퀴처럼 착착 돌아가고 있다. 여기에 세계 최대 규모로 성장하는 중국의 내수시장은 창업 기업의 성장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토양이 되고 있다.
 
중관춘 주변에는 유수의 대학교, 연구소 등 첨단기술 인력이 몰려 있다. 콰이서우가 텐센트, 바이두에서 자금 투자를 받아 AI 시스템을 자체 기술로 연구해 발전시키는 것처럼, 중국의 VC(벤처캐피털) 투자는 혁신기술을 상업화하는 밑거름이 되고 있다. 그 중심에는 중국 정보기술(IT) 공룡인 BAT의 거침없는 투자가 있다. 스타트업이 유망한 혁신기술과 이를 상업화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갖고 있다면, 다양한 벤처캐피털을 통해 자금을 유치할 수 있는 생태계가 조성됐다. 
 
여기에 중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은 중국의 스타트업이 초기 성장에서 성숙한 발전 단계로 가는 다리 구실을 톡톡히 하고 있다. 2000년 초부터 창업 붐이 일었지만, 정부에서 정책 지원을 본격화한 것은 리커창 총리가 2015년 “대중 창업, 만중 혁신”을 강조한 뒤부터다. 
 
현재 중국 정부는 기업의 연구·개발(R&D) 투자를 감세해준다거나 벤처투자 기업과 개인 에인절투자자에게 세제 혜택을 주는 등 정책 범주도 다양하다. 또 정부와 대기업 주도의 창업 공간과 인큐베이터도 스타트업의 사랑방 역할을 하고 있다. 
 
콰이서우 본사를 방문했을 때다. 1층 열린 공간의 카페테리아에는 소파가 있었고, 테이블에는 과자와 음료수가 있었다. 매월 열리는 직원과 CEO의 ‘대화의 날’이었다. 직원이 300~400명이던 창업 당시에는 주마다 대화의 날이 열렸지만, 3천 명으로 급증한 최근에는 월 1회로 줄였고 직원회의도 콰이서우 앱으로 방송한다고 했다. 회의 때는 직원들이 CEO에게 어떤 질문이든 자유롭게 할 수 있다. 구글에서 일하며 경영문화를 접했던 창업자가 이를 콰이서우에 접목해 중국식 스타트업의 혁신문화를 창조한 것이다. 
 
덩치 큰 중국 시장에서 발 빠르게 움직이는 중국 기업들, 기술과 문화의 혁신까지 결합하는 중국의 스타트업, 중국의 창업 생태계가 어떤 모습으로 변할지 궁금함과 두려움이 교차한다.
 
*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와 함께 세계 각국의 최신 경제 흐름과 산업 동향을 소개한다. KOTRA는 전세계 83개국에 121개의 해외 무역관을 보유한 ‘대한민국 무역투자 정보의 메카’로 생생한 해외 정보를 수집·전달하는 것은 물론 국내 기업들의 해외 진출을 돕는 안내자 역할을 맡고 있다.
 
ⓒ 이코노미 인사이트 2018년 9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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