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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캐시와 AI 반도체로 승부
[Special Report] 암호화폐 채굴산업 A~Z- ③ 비트메인의 미래
[100호] 2018년 08월 01일 (수) 우위젠 economyinsight@hani.co.kr
우위젠 吳雨儉 우훙위란 吳紅毓然 <차이신주간> 기자
 
   
▲ 아이슬란드 남서부 도시 케플라비크에 있는 세계 최대 암호화폐 채굴기 제조사 비트메인의 공장 입구. REUTERS
좀처럼 외부에 나오지 않던 우지한이 최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크고 작은 온·오프라인 행사에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채굴기가 아니라 비트코인캐시(BHC) 때문이다. 2017년 8월 비트코인에서 분리된 BCH의 시가총액은 한때 이더리움을 제치고 세계 2위까지 올랐다가 지금은 5위를 유지하고 있다. 2013년부터 시작된 비트코인의 분리 논란은 2017년 최고조에 이르렀다.
 
비트코인의 용량 확대란 비트코인 블록 크기를 1MB에서 8MB, 20MB로 늘리는 것을 말한다. 비트코인이 인기를 얻으면서 이체 수요가 늘었다. 그런데 사토시 나카모토가 비트코인을 설계할 때 블록 크기를 1MB로 설정해 이체 속도가 느렸고, 거래가 몰리면 거래 확인에만 40분 넘게 걸렸다. 업계에서는 블록을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지만, 비트코인 커뮤니티에서 의견을 조율하지 못했다. 결국 비트코인 코어 진영과 비트코인 언리미티드(BU) 진영으로 나뉘어 대결하는 구도가 형성됐다. 논란의 쟁점은 확대를 온라인에서 할지, 오프라인에서 할지였다. 코어 진영은 ‘세그윗’(segwit)과 ‘라이트닝 네트워크’(lightning network) 방식으로 오프라인에서 확장하고 비트코인 블록 크기는 바꾸지 말자고 한 반면, BU 진영은 직접 블록 크기를 확대하자고 주장했다. 우지한은 후자의 의견을 지지했다. 블록 크기를 확대하면 커뮤니티의 중앙집중화를 초래할지가 갈등의 원인이었다. 이런 갈등은 오랜 시간 지속됐고 블록 크기를 8MB로 확대한 BCH가 비트코인에서 분리되면서 잠시 소강상태가 됐다.
 
비트코인캐시로 정면승부
BCH가 탄생한 뒤 평가는 엇갈렸다. 한 비트코인 투자자는 “BCH가 탄생한 뒤 그들은 큰 손해를 감수하면서 코인을 살렸다”고 했다. 우지한의 용기는 높게 평가하지만 BCH의 미래를 낙관하지 않는 어조였다. BCH는 초기에 알고리즘의 견고성을 조정하지 못해 채굴 난이도가 갑자기 높아졌다가 낮아지는 혼란을 겪었다. 채굴 난이도가 낮을 때는 BCH의 채굴 수익이 BTC보다 30% 이상 많았다. 수많은 채굴자가 진입해 순식간에 채굴한 뒤에는 난이도가 갑자기 올라갔다. BCH의 채굴 수익이 BTC의 20~30%에 불과해 돈을 좇던 채굴자들이 떠났다. 진심으로 BCH를 지지하는 채굴자만 남아 손해를 감수하면서도 채굴을 지속했다. 이 문제는 2017년 11월 BCH의 하드포크 뒤 비트코인과 BCH의 해시파워가 안정을 찾으면서 해소됐다.
 
BCH가 커뮤니티의 탈중앙화를 강조했고, 비트메인도 회사와 우지한을 BCH와 연관시키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 하지만 BCH는 ‘지한코인’으로 불린다. 비트코인과 사토시 나카모토, 이더리움과 비탈리크의 관계와 비슷하다. 우지한은 자신을 BCH의 충실한 옹호자이자 생태계 건설자 겸 개발자라고 정의했다. 그는 “한때 블록의 생성 시간 단축 등 BCH의 일부 프로토콜을 바꾸길 바랐다”며 “그런데 커뮤니티에서는 위험이 크다는 이유로 내 의견을 무시했다”고 말했다. 
 
최근 BCH 커뮤니티에서는 비트메인이 제시한 “채굴자 기부를 통한 자금 모집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채굴자의 소득에서 일부를 떼어 개발자에게 기부하는 것이다. 이 방안은 대다수 해시파워의 동의를 받았지만 커뮤니티의 반대에 부딪혔다. 장줘얼은 “주로 코인을 가진 사람들이 반대했고, 세금이 연상돼 결국 부결됐다”고 말했다.
 
블록 확대 목표에서 BCH의 사명은 편리하게 결제하고 거래할 수 있는 유통화폐가 되는 것이다. 우지한은 “BCH는 사토시 나카모토의 구상을 충실히 따르는 P2P 전자화폐이며 유토피아의 이상을 갖고 있다”며 “BCH의 최대 가치는 자유주의 전통으로 돌아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드포크 이후 BCH의 미래는 커뮤니티가 결정권을 갖게 됐다. 중국 유일의 BCH 개발팀 코페르니쿠스의 책임자로 비트메인에서 일하는 장자즈는 “BCH가 직면한 최대 도전은 다른 공개형 블록체인과의 경쟁에 대응하고, BCH 커뮤니티를 키우는 것”이라고 했다. 우지한은 “어느 날 BCH가 BTC를 추월하면 어떻게 해야 할까?” 하는 황당한 고민을 털어놨다. BCH의 거래가 더 편리하고, 사용자와 비즈니스 네트워크가 더 커지고 안정적이 될 것으로 믿기 때문이다.
 
처음 탄생한 BCH는 블록 크기 말고는 비트코인과 다르지 않았다. 그러나 BCH는 자신의 철학을 기반으로 이더리움과 비슷한 스마트계약을 개발해 생태계를 확장했다. 사람들이 알고 있는 방대하고 무거운 비트코인에서 멀어졌다. 최근에는 8MB에서 32MB로 업그레이드했다. 8MB 블록 크기는 1초에 24건의 거래를 처리할 수 있지만 여전히 부족했다. 우지한은 “확장은 기술적 문제가 아니라 커뮤니티의 문제”라며 “BCH 커뮤니티에서는 확장 논란이 없고, 필요하면 변경할 수 있다는 결론에 합의했다”고 말했다.
 
2018년 5월 BCH는 다수의 연산코드(op-code)를 다시 도입했다. 비트코인 기반 위에 이더리움의 스마트계약 기능을 추가한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장자즈는 “지급결제를 기반으로 스마트계약을 확대할 수 있다”며 “BCH가 더 많은 연산코드를 개방하면 더욱 다양한 스마트계약이 만들어지며, 데이터가 영원히 보존되고 자신의 프로토콜을 스스로 정의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BCH 이후 비트코인에 다양한 초기포크발행(IFO)이 나타났다. 지금까지는 비트메인 등 대형 채굴장에 의존하는 BCH가 가장 영향력 있고 커뮤니티도 활력을 유지하고 있다. 비트코인골드는 51% 공격을 받았고, 슈퍼비트코인(SBTC)은 지지하는 사람이 거의 없다. 다른 소규모 암호화폐는 가격이 급락한 뒤 반등하지 못했다. 이런 현상에 대해 우지한은 “모든 암호화폐는 평등하다”며 “커뮤니티의 전파 능력과 생태계 발전 능력, 개발 능력을 보고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 암호화폐 행사에서 다른 참석자들과 얘기를 나누는 비트메인 공동창업자 우지한. 외부 노출을 꺼리던 그는 비트코인캐시 홍보를 위해 최근 암호화폐 행사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코인데스크
주목받는 인공지능 반도체
논란이 끊이지 않고 변동이 극심한 암호화폐와 달리 인공지능(AI)은 과학계에서 공인하는 미래 기술이고 안정적인 시장이다. 비트메인의 또 다른 출구이기도 하다. 최근 안면인식과 자율주행 등 인공지능 응용기술이 발달하면서 반도체 시장에 큰 변화가 생겼다. 기회를 선점한 것은 GPU 제조업체 엔비디아다. 인공지능 연구자들은 게임과 동영상을 위해 만든 GPU가 인공지능 연산에서 CPU보다 더 효율적인 사실을 발견했다. 자율주행 자동차와 딥러닝 서버, 스마트 카메라에 GPU를 장착했다. 엔비디아의 주가는 3년 만에 12배 올랐고, 실적은 10분기 연속 예상치를 뛰어넘었다.
 
잔커퇀도 기회를 발견했다. 그는 암호화폐 채굴에서 승리한 경험을 인공지능 시장에서 복제해 ASIC으로 연산 속도를 높이기를 기대했다. 비트메인은 2015년 말 인공지능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2년 뒤 인공지능 전용칩 BM1680을 출시했다. 2테라플롭스(Tflop), 즉 초당 2조 회의 부동소수점 연산을 수행하고, 평균 전력소모량은 25W다. 연산 성능만 보면 BM1680은 업계에서 뛰어난 수준이 아니라 오히려 뒤떨어지는 제품이다. 하지만 비트메인은 9개월 주기로 칩의 세대교체를 하기로 했다. 2세대인 BM1682는 2017년 12월 개발을 완료했고, 시험을 거쳐 2018년 하반기에 출시될 전망이다.
 
비슷한 시기에 캠브리콘의 인공지능 프로세서가 화웨이의 고급형 스마트폰과 수곤(中科曙光) 서버에 쓰였다. 인텔이 투자한 호라이즌로보틱스(地平線科技)는 보안과 자율주행을 겨냥한 인공지능 칩을 내놓았다. 카나안도 비트메인처럼 2018년 안에 인공지능 칩 KPU를 출시할 계획이다. 
 
탕웨이웨이 비트메인 인공지능제품전략담당 사장은 “비트메인 개발자들은 ASIC 개발 전쟁을 겪으면서 칩 설계와 제조 과정의 어려움을 극복했다”며 “암호화폐와 인공지능이 서로 통하는 부분이 많아 축적한 경험이 주효했다”고 말했다. 인텔에서 근무했던 그는 2017년 8월 비트메인에 합류했다. 다른 인공지능 반도체 기업과 달리 비트메인은 진입장벽이 높은 클라우드컴퓨팅을 선택해 시장에 진입했다. 잔커퇀은 “기업마다 고유의 유전자가 있다”며 “암호화폐 칩은 고성능, 고출력이 특징이어서 데이터센터에 쓰이는 클라우드컴퓨팅 기반 인공지능 칩 개발에 적합하다”고 말했다.
 
인공지능 물결이 자본을 끌어들였지만 일부 투자자는 여전히 인공지능 반도체 사업에 신중하다. 황밍밍 퓨처캐피털(明勢資本) 창업파트너는 “지난 몇 년 동안 인공지능 연산은 대부분 클라우드 서비스로 실현됐다”며 “인공지능 클라우드컴퓨팅의 절대권력자 엔비디아가 기술과 생태계의 장벽을 높게 쌓아 스타트업이 단기간에 뛰어넘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인공지능 반도체 분야 창업자는 “클라우드컴퓨팅 시장을 겨냥해 엔비디아가 개발한 새로운 아키텍처의 GPU는 성능 시험에만 수억달러를 썼다”며 “이런 규모의 개발은 대기업이나 감당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가 창업한 스타트업은 구체적으로 보안용 카메라를 대상으로 했다고 설명했다.
 
황밍밍은 “중국 창업자들이 단말기에 쓰이는 저전력 인공지능 반도체에서 기회를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엔비디아와 인텔 등 외국 반도체 기업이 장악하지 않은 분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비트메인을 스타트업과 비교할 수는 없다. 예를 들어, 중국 인공지능 분야의 대표 기업 아이플라이텍(科大訊飛)의 2017년 매출은 54억위안(약 9100억원), 순이익은 4억3천만위안에 불과했다. 인공지능 분야 스타트업 센스타임(商湯科技)은 4년 동안 모두 16억달러를 조달했다. 업계 최대 규모였다. 이에 비해 비트메인은 2017년 한 해 이익만 10억달러(약 1조1200억원)가 넘었다.
 
“전쟁을 통해 전쟁에 필요한 물자를 공급한다.” 잔커퇀은 아직까지 주요 현금흐름원인 채굴기 판매로 인공지능 사업을 지원할 것이라고 했다. 1천 명 넘는 비트메인 직원 가운데 인공지능팀 규모가 암호화폐 쪽을 넘어섰다. 6월 한 취업 사이트 채용 정보를 보면, 비트메인의 구인 규모가 275명인데 대부분 6월에 신규 채용했다. 우한, 청두, 선전, 대만에서 동시에 직원을 채용했다.
 
보안 분야부터 공략
비트메인은 반도체 거대 기업과의 정면승부를 피해, 구체적인 응용 분야인 보안을 선택했다. 탕웨이웨이는 “경찰에서 사건 수사를 할 때 방대한 분량의 동영상을 눈으로 판별하려면 업무 부담이 크다”며 인공지능 기술이 필요한 분야로 수사 업무를 꼽았다. 동영상에 나오는 사람이나 자동차를 자동 인식한 뒤 특징을 비교해 용의자를 찾을 수 있다. 비트메인은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통합한 방식으로 시장에 진출하길 기대하고 있다. 잔커퇀은 보안 분야의 수요가 가장 확실하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인공지능 기술을 가장 많이 적용한 분야이자 대다수 인공지능 반도체 기업이 목표로 삼는 분야이다. 보안 분야는 약 8천 개 기업이 5천억위안(약 84조원) 규모의 시장을 놓고 경쟁 중이다. 
 
다만 사업모델을 변경해야 하는 문제가 있다. 암호화폐는 개인 대상 시장이지만 보안은 기업과 정부가 주 고객이다. 제품 표준화가 어렵고 납품 주기가 길어 여러 어려움이 따른다. 2017년 말 푸저우시 왕닝 서기와 유멍쥔 시장이 베이징 기업 시찰 때 잔커퇀을 만났다. 정부 협력사업도 추진 중인 비트메인은 푸저우시 스마트시티 사업에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비트메인은 투자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2017년 12월 스타트업 루어보테크(蘿蔔科技)를 인수했다고 밝혔다. 어린이용 스마트로봇을 개발하는 회사다.
 
2018년 이후 인공지능 반도체 시장의 참여자가 늘어나고 있다. 캠브리콘과 비트메인 등 칩 개발 기업은 물론 Face++(曠視), YITU(依圖) 등 알고리즘으로 성장한 인공지능 기업, 구글·알리바바 등 인터넷 거대 기업까지 망라했다. 시장조사업체 트랙티카는 딥러닝 칩의 출하량이 2016년부터 86만3천 개에서 2025년 4120만 개로 늘어날 것으로 예측했다. 이 기간 반도체 제조사의 관련 매출은 5억1300만달러에서 122억달러(약 14조원)로 늘어날 전망이다. 연평균 복합성장률이 42.2%에 이른다. 한 인텔 투자자는 언젠가 스타트업이 개발한 일부 인공지능 칩이 대기업 제품을 뛰어넘는 날이 오겠지만 대다수 스타트업은 실패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생태계가 기술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오늘날 세계에선 협력이 경쟁을 앞선다. 규모가 방대해진 인공지능 시장에서 누가 누구와 경쟁하겠나? 모두 협력한다. 경쟁이랄 게 없다.” 인공지능 칩 시장을 차지하려는 전쟁은 이제 막 시작됐다. 비트메인이 새로운 시장에서 자리잡을지는 아직 알 수 없다. 하지만 잔커퇀의 이 말에서 자신감과 함께 미래에 대한 확신을 읽을 수 있다.  

*2018년 8월호 종이잡지 99쪽에 실렸습니다.
 
ⓒ 財新週刊 2018년 제24호 
比特大陸野蠻生長
번역 유인영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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