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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52시간 근무제와 맞물려 주목받는 ‘투잡’
[빅데이터로 보는 경제]
[100호] 2018년 08월 01일 (수) 최재원 jw@daumsoft.com
분석 기간: 2017년 1월1일~2018년 7월9일
분석 대상 문서: 블로그(216,213,050건), 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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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원 다음소프트 이사·빅테이터 전문가
 
   
 
최근 내수경기 급락,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 등 각종 정책적 요인으로 비정규직·아르바이트등 노동시장의 하층 구조에 자리잡은 한계계층이 소득 감소 위기에 처하며 ‘투잡’(Two Job)을 하는 사람이 꾸준히 늘고 있다. 실제 2018년 1분기(1∼3월) 소득 1분위(소득 하위 20%)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128만6702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8% 줄어들었다. 여기에 ‘주52시간 근무제’시행으로 퇴근은 빨라졌지만 당장 수입이 줄어드는 노동자까지 대책 마련에 고심하면서 추가로 돈 버는 일을 찾아 투‘ 잡’을 희망하는 이가 많다. 이런 관심은 빅데이터 수치로도 확인할 수 있다.
 
빅데이터로 본 ‘투잡’
빅데이터에서 투잡을 언급한 수는 2017년 1분기 2만4234건, 2분기 1만8330건, 3분기 2만1988건, 4분기 2만3469건, 2018년 1분기 1만5255건, 2분기 3만3425건이다. 2017년부터 줄곧 분기별 1만5천~2만 건이 언급됐지만 2018년 2분기에만 3만여 건 언급되는 등 최근 투잡에 대한 관심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투잡 연관 키워드를 살펴본 결과에서도, 2017년에는 언급이 거의 없었지만 2018년에는 1위 ‘근로시간’, 2위 ‘고물가’, 3위 ‘경기불황’, 4위 ‘최저임금’이 나왔다. 물가 상승과 경기 불황이 투잡을 찾게 하는 대체적인 요인이지만 최근에는 ‘근로시간 단축’이 가장 큰 요인이라고 하겠다. 주52시간 근무제로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이 강조되지만, 당장 소득 감소로 생계에 영향받는 저소득·취약 계층에선 ‘저녁 있는 삶’보다 ‘투잡 뛰는 삶’으로 전락할 것이라는 우려에 부정적 반응이 크다.
 
주52시간 근무제
근로기준법 개정안이 통과된 2018년 2월부터 시행된 7월까지 ‘주52시간 근무제’에 대한 감성 분석을 실시했다. 2월 긍정 51%·부정 49%, 3월 긍정 54%·부정 46%, 4월 긍정 47%·부정 53%, 5월 긍정 45%·부정 55%, 6월 긍정 54%·부정 46%, 7월 긍정 48%·부정 52%로 나왔다. 개정 초반 ‘저녁 있는 삶’으로 주목받으며 ‘긍정' 감성이 앞섰지만, 이후 ‘실질소득 감소’ 등 부작용 논란이 일면서 4~5월에는 ‘부정’ 감성이 조금 늘어났다. 법 시행이 임박한 6월에야 긍정적 변화가 기대된다는 전망이 나오며 긍정 감성이 다시 늘어났지만, 본격적으로 시행된 7월 첫주에는 사업장 혼란 등과 맞물려 부정 감성이 다시 앞섰다.
 
주52시간 근무제가 시행된 일주일동안 언급이 급증한 연관 키워드는 ‘정시 퇴근’이었다. 정시 퇴근을 언급한 정도는 6월 1주차 236건, 2주차 166건, 3주차 231건, 4주차 321건으로 다소 낮았으나 7월 첫쨋주에 796건 언급되며 전주 대비 언급량이 2.5배 늘어났다. 이는 노동시간 단축 정책과 맞물려 노동현장에서 ‘야근 없는 삶’으로 변하는 모습이 실질적으로 나타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여유와 휴식
‘워라밸’ ‘욜로’ 등 인생을 즐기며 자기 삶에 집중하는 라이프 트렌드가 본격적으로 자리잡은 건 2017년부터다. 이후 직장에서의 부와 명예, 성공보다 여유와 휴식이 일보다 중요하게 여기는 분위기가 확산됐다. 특히 최근 주52시간 근무제 시행으로 직장에서의 여유가 중요하게 인식되는데, 이는 ‘출퇴근 시간’에 대한 인식 변화에도 나타난다.
 
출퇴근 시간에 대한 감성 분석을 실시한 결과, 2015년 긍정 54%·부정 46%, 2016년 긍정 56%·부정 44%, 2017년 긍정 57%·부정 43%, 2018년 긍정 60%·부정 40%로 긍정 감성이 늘어나는 추세다. 특히 2018년에는 3년 전인 2015년보다 긍정 감성이 6%포인트가량 늘어 출퇴근 시간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아진 것으로 드러났다.
 
감성 키워드를 살펴보면 2018년 2분기(4~6월)에 ‘걱정 없다’(4783건), ‘여유’(1988건), ‘기대’(612건) 등의 긍정 키워드가 보편적으로 나타났다. 1분기에 ‘걱정’ ‘고민’ ‘스트레스’ 등의 키워드가 많이 언급된 것과 비교하면 출퇴근에 대한 시간적 여유가 점점 생겨남을 알 수 있다. 주52시간 근무제 도입으로 노동시간이 단축됐으며 탄력근무제와 자율근무제 등으로 출퇴근 시간이 유연해진 결과로 풀이된다. 2018년 1월부터 이미 업계 특성상 초과노동이 불가피한 경우 ‘탄력적 시간근로제’를 적용하는 회사가 속속 나오면서 ‘9시 출근-6시 퇴근’이라는 고정관념에 인식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소득 감소 걱정
‘소득’에 대한 감성 분석을 한 결과 2017년 긍정 35%·부정 65%에서 2018년 긍정 32%·부정 68%로 부정적 감성이 조금 늘어났다. 2018년 소득에 대한 감성 키워드로는 1위 ‘적다’(3만7542건), 2위 ‘망하다’(3만73건), 3위 ‘부담’(2만4270건), 4위 ‘걱정’(2만1346건), 5위 ‘줄어들다’(1만2138건), 6위 ‘부작용’(9838건), 7위 ‘피해’(7946건)였다. ‘걱정’ ‘줄어들다’ ‘피해’ 등의 키워드에서 보듯, 실질적 소득감소에 대한 걱정이 상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2017년 같은 기간 소득에 대한 감성 키워드로 ‘걱정’ 1919건, ‘줄어들다’ 6046건이 언급된 것과 비교하면 ‘걱정’ 언급은 11배, 줄‘ 어들다’ 언급은 2배 가까이 늘었다. ‘부작용’ ‘피해’ 같은 부정 키워드가 새롭게 오른 것에서 보듯 주52시간 근무제로 ‘워라밸’이 아니라 오히려 손해를 입었다는 반응도 나왔다.
 
   
 
생계형 아닌 ‘N잡러’
생계유지를 위해 투잡을 하는 이들과 다르게, 자발적으로 여러 개의 일자리를 찾는 ‘N잡러’도 적지 않다. ‘평생직장’ ‘평생직업’이 없다는 인식이 빠르게 자리잡으면서 본업 외에 자신이 관심 있는 분야에서 부업을 하는 사람이 꾸준히 늘고 있다. 예를 들면, 유튜버로 활동하는 이들은 대부분 ‘N잡러’다. 본업이 따로 있으면서 여가나 취미, 자기계발의 하나로 유튜브 활동을 하는 것이다. 퇴근 뒤 취미로 시작한 크리에이터 활동이 전문성을 띠는 식이다.
 
투잡 인식을 나타내는 연관 키워드를 살펴보면 1위 ‘돈’(1384건), 2위 ‘꿈’(1359건), 3위 ‘창업’(1145건), 4위 ‘삶’(938건), 5위 ‘인생’(759건), 6위 ‘취미’(643건), 7위 ‘관심’(365건), 8위 ‘기회’(344건)였다. 수익이 중요한 요인으로 인식되긴 하나, 꿈·삶·인생·취미 등의 키워드가 나온 것을 보면 생계만이 아닌 취미나 자아실현 등을 위해 투잡에 관심 갖는 것으로 나타났다.
 
달라진 직업 선택 기준
2030세대는 일자리에서 돈과 시간의 확실한 보상을 원한다. 실제 2030세대가 일자리와 관련해 가장 많이 언급한 키워드는 ‘연봉’(55%)과 ‘근무시간’(44%)이다. 이제 직장 선택 기준으로 돈만큼이나 시간이 중시된다는 뜻이다. 높은 연봉만 중시하던 기성세대와 달리 2030세대는 취업난 속에서도 적당히 벌어 잘 즐기며 살기를 희망한다. 아무리 연봉이 높아도 야근과 회식이 잦고 업무 강도가 센 일은 기피한다. 돈과 내 시간의 균형을 정확히 맞추며 살려고 한다. 회사가 더는 개인의 삶을 책임질 수 없다는 인식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이들은 진정한 ‘워라밸’을 찾으려 언제든 회사를 나올 수 있고 다른 일을 병행할 수도 있다고 여긴다. 평생직장 개념에서는 내 시간이 오로지 휴식만을 의미하지만, 주52시간 근무제가 만들어주는 변화에서는 내 시간이 본업 외에 생계를 위한 ‘투잡’과 자아실현을 위한 ‘스리잡’ 등 ‘서브잡’(보조 직업)을 갖는 새로운 직업 개념으로 자리잡을 것이다.

* 연세대에서 컴퓨터과학을 전공했고, 숭실대 IT정책대학원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빅데이터 전문가로, 다음소프트 이사로 재직 중이다. 대학을 비롯한 기업체와 정부 기관에서의 다양한 강연활동을 통해 데이터 분석을 기반으로 한 미래 전략과 새로운 비즈니스 방식을 제시한다.
 
 
ⓒ 이코노미 인사이트 2018년 8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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