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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빗장 풀고 첨단제조업 투자 ‘손짓’
[Issue] 인도 시장에 눈독 들이는 중국- ② 협력 확대의 장애물
[99호] 2018년 07월 01일 (일) 취윈쉬 economyinsight@hani.co.kr

14개 중국 업체 진출해 스마트폰 시장 장악… 신뢰관계 취약, 토지수용 난관 등 암초 적잖아

“샤오미가 인도에 설립한 공장에서 스마트폰과 TV를 비롯한 모든 제품을 만든다.” 아미타브 칸트 니티아요그 위원장은 샤오미의 홍보 자료를 보여주면서 샤오미는 ‘시장과 제조업의 교환’ 전략으로 제조업 투자를 이끌어낸 대표적 사례라고 했다. 지금까지 14개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가 인도에 공장을 세웠다.

취윈쉬 屈運栩 <차이신주간> 기자

   
▲ 2018년 5월19일 인도 잠무시에서 나렌드라 모디 총리(한가운데) 등 인도 정부 고위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잠무카슈미르 지역 수력발전소 등 사회기반시설 건설 프로젝트 출범식이 열렸다. REUTERS
2016년 8월 인도 국회는 단일상품서비스세(GST)를 도입하는 세제개혁안을 통과시켰다. 인도에서 판매망을 만들려는 스마트폰 제조사에 반가운 소식은 아니었다. 세제개혁에 따라 수입 스마트폰은 기본 관세 10% 외에 35~40% 부가가치세를 내야 한다. 반면 스마트폰 부품은 수입관세가 낮고, 인도 현지 스마트폰 부가가치세율은 12%에 불과하다. 세제개혁으로 이 산업을 육성하려는 의도를 알 수 있다.
 
가장 먼저 인도에 공장을 세운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는 비보였다. 세제개혁안이 나오기 전인 2015년 말 뉴델리에 공장을 세웠고, 초기 투자비로 1억2500만위안(약 210억원)을 투입했다. 비보 쪽은 사업계획 수립, 부지 선정, 협상, 건설, 완공 뒤 조업을 시작하기까지 1년6개월이 걸렸다고 했다. 인도 현지에서 적극적으로 외국인 투자를 유치해 제조업 공장을 설립하려 했다고 전했다.
 
대다수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저가형 제품으로 인도 시장을 개척했던 것과 달리 비보가 인도에서 파는 주력 기종은 가격이 1천위안(약 16만8천원)을 웃돈다. 인도에서 가장 잘 팔리는 제품인 V9은 가격이 2200위안으로 전체 출하량의 30%를 차지한다. 오포도 인도에 공장 두 곳을 설립했다. 2017년 말에는 그레이터노이다 지역에 새로운 공장을 짓기로 결정하고 22억6천만위안(약 3796억원)을 투입했다. 이 공장은 2019년 가동 예정이다.
 
중국 스마트폰의 인도 진출은 2013년부터 시작됐다. 지난 3년간 중국 스마트폰 브랜드의 시장점유율이 올라 샤오미·레노버·화웨이·오포·비보의 시장점유율을 합하면 66%에 이른다. IDC에 따르면, 2017년 인도의 스마트폰 출하량은 1억2400만 대로 14% 늘었다. 세계 20대 스마트폰 시장 가운데 가장 높은 성장률이다. 2018년 1분기 성장률 상위 1~3위를 중국이 휩쓸었다. 화웨이, 샤오미, 원플러스가 각각 146%, 134%, 112%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샤오미가 최근 발표한 사업계획서를 보면 2017년 4분기 샤오미의 인도 스마트폰 시장점유율은 26.8%다. 직접 판매한 제품의 거래액을 기준으로 계산했을 때 샤오미는 2017년 인도에서 세 번째로 큰 온라인 판매 플랫폼인 셈이다.
 
2년 동안 적극적으로 인도 시장에 진출한 중국 스마트폰 브랜드는 새 조정기에 들어갔다. 비보와 오포는 현지화 전략으로 바꿔 크리켓리그 협찬사로 나섰다. 비보는 인도에서 가장 인기 있는 배우를 모델로 선정했다. 두 회사는 유통망도 정비했는데, 비보는 실적이 저조한 점포를 폐쇄했다. 중국 제조사들은 주로 전자상거래와 대리점을 통해 제품을 판매하는데 대리점 관리가 쉽지 않았다. 인도 현지 대리점들은 대금을 입금하는 시간이 중국보다 오래 걸린다.
 
   
▲ 인도 뉴델리 시민들이 샤오미의 스마트폰 신제품 출시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길게 줄을 섰다. 2017년 4분기 샤오미의 인도 스마트폰 시장점유율은 26.8%에 이른다. REUTERS
허약한 신뢰 기반
인터넷과 스마트폰 공장 투자가 이어졌지만 투자 규모는 한계가 있었다. 인도 정부의 싱크탱크 니티아요그의 아미타브 칸트는 “제조업과 인프라가 중요한 투자 방향”이라며 “인도는 도로, 부동산, 고속철도 등 사회기반시설 건설 투자를 개방했다”고 말했다. 그는 “인도 정부가 세금, 토지 사용 등 정책적 혜택을 줘서 투자를 독려하진 않았지만 저렴한 노동력과 광대한 소비시장이 외국인 투자를 끌어들이는 중요한 요소”라고 강조했다. 인도는 다른 개발도상국과 마찬가지로 외국인 투자 유치에서 철도 건설을 핵심으로 꼽았다. 이 분야에서 중국은 일본과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2015년 나렌드라 모디 총리는 철도 시설 개선을 위해 1370억달러(약 147조원)를 투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2017년 8월 취임한 피유시 고얄 철도부 장관은 “5년 이내에 철도 분야에 1500억달러를 투자하고, 일자리 100만 개를 창출하겠다”고 말했다. 하르슈 판트 옵서버연구재단 책임자는 “인도 국민의 70~80%가 기차를 이용한다. 철도 시설 개선의 1단계 목표는 기차의 전기화, 2단계는 고속철도 건설”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은 도로와 교량을 비롯한 농촌 지역 인프라 건설에 뛰어나다. 외국인 투자를 통한 인프라 건설은 인도의 중요한 경제개혁의 하나다.” 인도의 인프라 건설 중 고속철도 사업이 집중적인 관심을 받았다. 고속철도는 중국 첨단제조업에서 외국 진출의 중점 분야이기도 하다. 하지만 인도의 첫 번째 고속철도 사업은 일본에 넘어갔다. 2017년 9월 입찰에서 중국철도총공사는 일본 신칸센에 밀렸다.
 
과거 만모한 싱 총리의 언론 담당 고문과 대변인을 맡았던 산자야 바루 인도상공회의소 사무국장이 말했다. “중국과 인도는 투자 분야에서 상호 신뢰관계를 수립해야 한다. 특히 파키스탄, 미얀마와 경제관계를 유지하는 중국으로선 신뢰를 높이는 것이 인도 진출의 관건이다.” 그는 화웨이가 인도에 진출할 때 제한을 받았지만 결국 통신업계 투자 자격을 얻었던 사례를 인용하면서 신뢰가 쌓이면 인도가 더 많은 분야를 개방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인도의 투자 논리가 더 ‘상업화’되었다며 중국의 대외투자는 시장 논리를 완벽하게 준수하지 않아 신뢰 구축에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 관계자는 “중국 업체가 이미 철도와 항만 등 인도 시장에 진입했고 주로 하도급 방식으로 참여한다”고 말했다. 중국철도총공사는 고속철도 입찰에서 실패한 뒤 강경한 태도로 돌아서 중국 기업이 하청업체 자격으로 고속철도 사업에 참여하는 것을 금지했다.
 
하지만 철도교통 장비 공급사 중국중차는 인도 지하철 사업을 따냈다. 2016년 3월 인도와 중국중차 산하 난징푸전차량유한공사는 객차 구매 계약을 했다. 난징푸전이 19편, 객차 76량을 공급할 예정이며 계약액은 7억2500만위안이다. 인도는 모두 330억달러(약 35조5천억원)가 투입될 22개 도시의 지하철 건설 계획도 발표했다. 당시 계획대로라면 2017년 7월부터 객차를 인도해야 하지만 2018년 4월에야 끝났다. 중국중차 관계자는 “인도의 철도 건설이 당초 계획대로 진행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토지제도는 인도의 사회기반시설과 부동산, 제조업의 투자와 성장을 가로막는 요인 가운데 하나다. 인도 정부가 외국인 투자 유인책을 발표했지만 공장과 인프라 건설을 하려면 토지 문제에 직면하게 된다. 중국 정부 관계자는 “인도의 토지는 대부분 사유지라서 토지수용이 어렵다”며 “모디 총리가 토지수용법 개정을 추진했지만 선거의 영향 때문에 어려움이 많다”고 말했다. 인도의 토지수용 법률에 따르면, 공공사업 외의 토지수용은 수용 대상자 80% 이상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모디 총리가 이 조항을 수정하려 했지만 야당의 지속적인 반대에 부딪혔고 지금까지 진전이 없는 상태다.
 
발목 잡은 토지수용
라훌 데브 인도 하원 명예고문은 “인도의 토지는 지방정부에서 관리하는데 대부분 사유지라서 토지와 관련된 각자의 이익에 민감하다”고 말했다. 토지수용을 부당하게 처리하면 갈등이 생기고 토지수용 뒤 토지용도를 유지하기 어렵다. “토지를 수용할 때는 공공사업 용도였지만 이후 상업적 용도로 바뀔 수 있다. 이런 일이 발생하면 큰 논란을 불러온다.”
 
“인도는 농촌 인구 비중이 높아 제조업 전환 과정에서 노인연금 등 일련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하르슈 판트는 지적했다. 농촌 사람들이 토지를 점유하고 선거권도 갖고 있어 정부가 토지수용 정책을 신중하게 추진할 수밖에 없다. 그는 카르나타카주의 벵갈루루를 비롯한 남부 지역 도시들을 예로 들면서, 많은 권력이 지방정부로 이전됐는데 일부 지방정부는 중앙정부보다 효율적으로 문제를 해결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북부 지역은 인구가 밀집돼 토지수용 법률을 고치기 어려웠다. 2015년 중국완다그룹은 인도 서북부 하리아나주 정부 지원으로 최대 9천에이커(약 3600ha) 규모의 산업단지를 개발할 계획이었다. 완다그룹은 토지수용을 거치지 않고 주정부 토지를 직접 사용하길 기대했지만 주정부가 충분한 면적을 제공할 수 없어 결국 투자계획이 무산됐다. 판트가 상황을 설명했다. “정부나 민영기업이 토지를 사들여 개발하는 것이 간단해 보여도 실제 진행 과정이 복잡하다. 다양한 지역주민의 요구를 무시하면 사업이 완공된 뒤에도 여러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인도에선 많은 인프라와 부동산 건설에 민관협력의 PPP 방식을 적용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의 PPP 사업과 달리 인도 상업은행이 제공하는 금융서비스가 제한적이라는 현실에 주의해야 한다. 판트는 “인도의 상업은행은 부실채권 문제로 통합·합병을 추진하고 돈세탁 문제도 심각하다”고 말했다. 구미 지역 사모펀드 관리자는 이렇게 강조했다. “상당수 유한책임투자자(LP)가 인도 투자에 신중한 태도를 유지한다. 인도의 정치와 경제는 장기간 불안정 리스크가 지속됐으며 아직까지 해결되지 않았다. 이것이 인도 진출을 서두르는 자본이 대부분 산업자본인 이유다.”
 
*2018년 7월호 종이 잡지 111쪽에 실렸습니다.
 
ⓒ 財新週刊 2018년 제19호
掘金印度
번역 유인영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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