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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방탄소년단인가?
[Editor's letter]
[99호] 2018년 07월 01일 (일) 정혁준 june@hani.co.kr

정혁준 편집장 

   
 

40~50대 제 또래 ‘아재’들과 가끔 술자리를 합니다. 지방선거 결과와 월드컵이 자주 오르는 안줏거리입니다. 요즘엔 아재와 어울리지 않아 보이는 아이돌 그룹이 자주 올라옵니다. 한국 가수 최초로 빌보드 음반 차트 1위에 오른 방탄소년단(BTS)입니다.

<강남스타일>을 부른 싸이는 독특한 말춤과 중독성 강한 멜로디로 유튜브에서 화제를 불러일으키며 큰 인기를 모았습니다. 그 뒤 여러 가수가 미국 진출이라는 희망을 품고 도전했지만, 벽은 높았습니다.
 
아재들은 ‘왜 방탄소년인가’라고 궁금해합니다. 그들은 어떻게 달랐을까요? 첫째, 그들은 스토리텔링을 만들어냈습니다.
 
방탄소년단은 SM·YG·JYP 등 3대 기획사가 아닌 작은 기획사 출신이었습니다. 7명 소년 가운데 서울 출신은 없습니다. 경기·부산·대구·광주에서 올라왔습니다. 작은 기획사여서 처음엔 TV에 나오는 기회도 많지 않았습니다. 그들 모두 이른바 ‘흙수저’였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어나갑니다. 방송에는 못 나갔지만 시공간 제약 없이 소통하는 소셜미디어를 활용합니다. 블로그·트위터·유튜브·페이스북 같은 여러 채널에서 ‘일상 예능’을 중계하며 자신만의 콘텐츠를 보여주었습니다. 학교폭력, 입시처럼 자신들이 경험하고 고민한 것을 가사로 쓰고 불렀습니다. 기성세대의 모순을 거침없이 지적하는 노래에 팬들은 카타르시스를 느꼈습니다.
 
둘째는 ‘프로슈머 팬덤’을 만들어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5월28일 트위터에서 방탄소년단이 빌보드 1위에 오른 것을 축하하며 “노래를 사랑하는 일곱 소년과 소년들의 날개 ‘아미’에게 축하의 인사를 전한다”고 했습니다. 방탄소년단 팬클럽인 아미(ARMY)는 한국어로 된 콘텐츠를 각 나라 언어로 번역하며 연대합니다. 한국 팬들이 트위터에 글을 올리면 외국 팬들이 이에 호응하는 댓글을 달면서 끈끈한 연대를 이어가며 방탄소년단과 함께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궁금한 것은 여전히 남습니다. 스토리 있는 가수는 이전에도 있었고, 팬클럽 활동에 적극적인 곳도 많았습니다. ‘지금은 맞지만 그때는 틀렸던’ 이유는 무엇일까요? 김윤지 한국수출입은행 연구위원은 방탄소년단이 밀레니얼 세대의 마음을 사로잡았기 때문이라고 분석합니다.
 
밀레니얼 세대는 1980~2000년에 태어난 20~30대를 말합니다. 개인 행복을 중시하고 ‘욜로’(You Only Live Once) 문화를 확산하는 한편, 금융자본주의에 맞서 월가를 점령하기도 하고, 미국 대선 후보였던 버니 샌더스를 지지하기도 합니다. 방탄소년단은 이들 세대에게 ‘힙하다’(새로운 것을 지향하고 개성이 강하다는 뜻)는 느낌을 주며 다가섰다는 것입니다. 당신이 ‘넥스트 방탄’을 꿈꾼다면 눈여겨봐야 할 대목입니다.
 
ⓒ 이코노미 인사이트 2018년 7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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