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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자가 경영권 쥐고 화학 결합
[집중기획] 중국 도로화물운송 천하통일한 만방그룹- ② 3자 협력 구조
[98호] 2018년 06월 01일 (금) 왕충후이 economyinsight@hani.co.kr

양대 플랫폼 합병 주선한 왕강에게 CEO 넘겨… 알리바바식 기업문화 구축

윈만만의 에인절투자자 왕강이 만방그룹 최고경영자를 맡는 것은 뤄펑 훠처방 최고경영자의 제안이었다. 윈만만과 훠처방은 각각 화물차 운전기사 500만 명, 플랫폼 이용 화주 100만 명 이상을 확보해, 다른 경쟁사들은 쳐다보기도 힘든 존재였다. 하지만 두 회사는 서로 상대방에게 승복하기 어려웠다. 양쪽이 모두 수긍할 수 있는 해법이 바로 중재자 격인 왕강에게 경영권을 넘기는 것이었다. 

왕충후이 王瓊慧 취윈쉬 屈運栩 <차이신주간> 기자
 
   
▲ 도로화물운송 플랫폼인 훠처방과 윈만만의 합병 이후 처음 공개 강연에 나선 왕강 만방그룹 회장. 중국 시나닷컴 홈페이지 화면 캡처
“훠처방 경영진도 받아들이기 힘든 과정이어서 오랜 시간 갈등했다. 유일한 해결책이 왕강을 불러내는 것이라고 판단했다.” 뤄펑은 500억달러(약 53조6250억원) 규모 회사를 만들려면 큰 흐름을 이끌어갈 인물이 필요하고 왕강이 적임자라는 결론을 내렸다. 그는 장후이 최고경영자가 이끄는 윈만만 경영진이 인터넷 분야에서 훌륭한 성과를 거뒀고, 훠처방은 물류산업 이해도가 높다고 평가했다. 장후이는 왕강이 조타수 역을 맡는 것에 아무런 거부감이 없었다고 말했다. 그가 보기에도 왕강의 전략적 안목이 필요했고, 뤄펑은 정부와의 관계를 조율하는 데 탁월했다.
 
왕강의 수완
왕강은 이틀 동안 고민한 뒤 두 사람을 데리고 새 회사에 입성했다. 지난 5년간 70개 넘는 기업에 투자했지만, 투자 회사를 직접 경영하는 것은 처음이었다. “나는 자금조달을 맡았다. 최고재무책임자도 기존 회사에서 그대로 기용했고, 비서는 서로 공유하고 있다.” 왕강은 만방그룹이 최근 진행한 자금조달에서 개인투자자 신분으로 1억달러를 투자했다고 밝혔다.
 
왕강은 알리바바를 예로 들어 설명하기를 좋아한다. 그가 만방그룹에서 처음 추진한 일이 회사의 핵심 문화를 구축하는 것이었다. 가치관을 강조하는 알리바바 문화와 비슷하다. 그룹 이익을 내는 동시에 한때 서로를 고소했던 사람이 한 책상에 앉아 일하도록 하려면 ‘알리바바 방식’을 참고해 새로운 방법론을 만들어야 했다. 그는 이심전심, 공정한 마음, 장인정신, 열린 마음, 고객중심의 ‘오심(五心) 원칙’을 만들어 동료끼리 형제처럼 서로를 이해하고 배려하도록 요구했다. 모든 일을 회사 전체 이익을 기준으로 판단하고, 필요할 때는 희생을 감수하며, 자신의 업무에서 만족을 느끼고 즐겁게 일하기를 바랐다.
 
이런 당위론을 다른 사람도 받아들일 수 있을까? 왕강도 자신하지 못했다. 다만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고 확신했다. 지난 4개월 동안 만방그룹은 내부 통합이 필요한 상황에서 자금조달을 했고, 산업사슬 측면에서 인수가 필요한 기업 세 곳과 협상했다. 이 가운데 직영 화물차를 보유한 즈훙(志鴻)물류와의 거래는 이미 마무리했다. “문화와 자금조달, 인력 어느 것 하나 소홀히 할 수 없고 의사결정이 빠르게 이뤄져야 한다.”
 
그 결과, 투자 유치 전까지 만방그룹 기업가치는 43억달러(약 4조6천억원)로 급등했다. 합병 이전에 여러 차례 자금조달을 추진한 윈만만과 훠처방의 기업가치는 각각 10억달러를 넘은 상태였다. 왕강이 말했다. “우리는 이번 합병이 1+1=1.6이 아니라 2.5이길 바랐다. 이런 논리를 기반으로 투자 전 기업가치를 43억달러로 정했다.” 2018년 4월24일 만방그룹은 19억달러 규모의 자금조달을 끝냈다. 일부 환매 분량을 제외하면 기업가치는 60억달러로 뛰었다.
 
국가대표급 펀드가 뛰어들었고, 궈신펀드(國信基金)와 소프트뱅크가 공동으로 선도 투자자로 나섰다. 구글캐피털, 패럴론캐피털, GSR벤처스(金沙江創投), ABC인터내셔널(農銀國際)을 포함한 국내외 유명 투자기관이 참여했다. 훠처방과 윈만만에 투자했던 세쿼이아캐피털과 텐센트,  라이트스피드차이나파트너스, 올스타인베스트먼트, 이스턴벨벤처캐피털, 힐하우스캐피털까지 포함하면 만방그룹은 물류 분야에서 가장 화려한 투자자 진용을 갖췄다.
 
자금조달을 추진하면서 세 사람의 권한과 직책이 명확해졌다. 왕강은 투자와 자금조달, 기업문화 구축, 산업가치사슬 확장, 그룹 발전 방향 설정이 주요 임무다. 장후이는 윈만만이 축적한 운영 능력을 바탕으로 플랫폼 업무와 회원·거래량 확대에 집중한다. 뤄펑은 훠처방의 강점을 살려 ETC(전자 요금 징수), 유류 제품 등 부가서비스 사업을 담당한다. 하지만 업무를 완전히 구분하는 것은 쉽지 않다. 화물자동차업 관계자는 회사에서 새 자금조달을 진행했는데 만방그룹 사람들이 세 번이나 왔다고 했다. “처음엔 최고재무책임자가 이끄는 팀, 이어 윈만만 사람들, 나중에는 소속을 알 수 없는 사람들이 왔다. 만방그룹 사람들이 이미 다녀가지 않았느냐고 했더니 어느 부서에서 왔는지 모르고 있었다.”
 
   
▲ 훠처방 직원이 주유소에서 화물기사에게 스마트폰으로 훠처방의 주유 앱을 사용하는 방법을 설명하고 있다. 인터넷과 주유를 결합한 서비스를 지난해 9월 시작한 훠처방은 주유소 2천여 곳과 계약을 맺어 12월 한 달 만에 1억5천만위안(약 250억원)어치의 거래를 성사시켰다고 밝혔다. 훠처방 홈페이지
종합 물류 플랫폼으로 진화
왕강은 “양쪽이 합병을 추진하면서 처음 작성한 계약서에는 각자 브랜드를 유지하면서 강점을 발휘하는 내용이 담겼다”고 말했다. 그는 “하나의 콘텐츠에 두 개의 껍데기는 의미가 없다”며 반대했다. “하나는 ‘알리페이’(훠처방의 부가서비스), 하나는 ‘타오바오’(윈만만의 플랫폼) 구실을 한 뒤 자신이 잘하는 분야에서 서로를 지원하면 된다. 자원 확보가 핵심인데, 알리바바가 만약 알리페이를 타오바오 아래 배치했다면 지금처럼 성공하지 못했을 것이다.”
 
왕강은 그림을 그려 보여주었다. 현재 기업가치가 60억달러인 이 기업은 금융과 차량 유지·보수 등 다른 분야까지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우선 화물차 기사와 화주의 수요를 통합해 화물차 정보 플랫폼을 구축한다. 이를 기반으로 양쪽을 연결해 거래를 알선하고, 맞춤형 고급 화물운송 서비스를 직접 운영한다. 확보한 주문 데이터를 활용해 ETC 시스템을 구축하고 화물차 기사에게 개인신용대출과 리스 등 금융 영업도 한다.
 
또 자체 생태계를 구축해 △경유 공급망과 협력 △물류·상업용 부동산 진출 △화물차 유지·보수 서비스 제공도 추진한다. 자율주행 분야 진출과 외국시장 공략 계획도 포함돼 있다. 왕강은 8개 사업부문으로 구성된 종합 물류 플랫폼을 구상하고 있다. 도로운송에서 선박과 철도, 항공기까지 범위를 확장해 다양한 방식의 복합운송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볼 때, 만방그룹을 ‘화물운송 분야의 디디추싱’로 비유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장후이는 다양한 판매자와 상품으로 수요를 만족시키는 플랫폼으로 만방그룹을 이해하기 원했다. “만방그룹이 가치를 창출하는 중개상이라면 이익을 내겠지만, 단지 불투명한 정보에 의존하는 브로커라면 시장에서 밀려날 것이다.”
 
업계 표준을 만드는 것도 중요한 목표다. 장후이는 기준이 모호한 가격, 규정을 지키지 않는 거래 과정, 신용시스템을 정비해 1년 이내에 도로화물운송 표준을 확립하기 희망했다. 표준화를 완성하면 플랫폼 기초 사업모델인 광고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다. 장후이는 만방그룹이 티몰처럼 거래를 주선하고 서비스 비용을 받는 것도 가능하리라고 전망했다. “상대방을 위해 얼마만큼 가치를 창출하느냐가 관건이다. 5% 가치를 창출하고 1% 거래수수료를 받는다면 이해할 수 있지만, 0.5%를 창출하고 비용을 받는 것은 불가능하다.”
 
플랫폼 구축 외에 직영 업무도 신속하게 추진하고 있다. 왕강은 “자금조달을 추진하면서 전국적으로 투자 대상을 물색했다. 광저우에 있는 즈훙물류 인수를 통해 직영 업무의 공백을 보완했다“고 말했다. “즈훙물류는 우리가 이렇게 빨리 추진할 줄 모르고 다른 회사와 자금조달을 논의했는데 우리가 바로 계약을 해버렸다. 전 과정이 채 20일도 걸리지 않았다.” 즈훙물류는 제3자 물류서비스 업체인데 화물자동차와 기사를 두고 있다. 왕강은 직영 업무를 보완해 고급 화주 수요를 공략할 예정이다. “개별 화물과 기사를 상대하는 플랫폼은 타오바오에 비유할 수 있고, 운송차량을 직접 운영하는 업무는 티몰과 비슷하다”고 장후이는 설명했다.
 
뤄펑이 지휘하는 훠처방은 알리페이처럼 거래를 마무리하고 부가서비스를 제공하는 업무를 맡았다. 뤄펑은 “양쪽이 독립적으로 회사를 운영해 각자 신규 고객 유치, KPI(핵심성과지표) 유지, 브랜드 특성 부각을 할 것”이라며 “하지만 기반이 되는 데이터는 통합해 공유할 것”이라고 말했다. 
 
뤄펑이 분담한 업무의 핵심은 두 가지다. 먼저, 거래를 통합하려면 세금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운송알선 서비스 플랫폼은 화주에게 증치세(부가가치세) 영수증을 발급해야 한다. 당분간 정부로부터 세수 혜택을 받아야 세금 부담이 줄고 사업 건전성 유지에 도움이 된다. 둘째, 매입세액을 인정받아야 세금을 공제받을 수 있다. 뤄펑은 “우리는 어쩔 수 없이 삼각형으로 연결돼 있다. 부가서비스를 통합해야 단순한 정보 플랫폼 수준을 넘어설 수 있다”고 말했다.
 
왕강이 구상하는 8개 사업부문을 운영하려면 각 사업부문 책임자와 총경리 40명을 이른 시일 안에 선발해야 한다. 이런 인력 채용 속도는 유니콘 기업에 큰 도전이다. 장후이는 “새 인력 선발 방식이나 입사 뒤 보고 체계 등 세부 문제는 중요하지 않다. 우리처럼 창업한 지 얼마 안 된 신생기업은 많은 일을 명확하게 구분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엄청난 시장 지배력
투자자들이 모여든 이유는 만방그룹이 업계에서 차지한 독보적 지위 때문만은 아니다. 화물운송 시장의 잠재력도 주효했다. 한 국가대표급 투자기관 투자자는 ”도로화물운송은 진정한 의미의 전략산업으로 이 분야의 데이터를 확보하면 중국 내륙 무역 시스템을 파악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아주 낙후된 산업에서 디지털화를 실현하면 그로 인한 효과는 경제적 측면을 뛰어넘어 전략적·군사적 측면까지 확대될 수 있다.
 
투자자 관점에서 보면 시장 규모는 10조위안에 이른다. 알리바바는 중국 소매시장의 20%를 차지해 세계적 전자상거래 기업으로 성장했다. 도로화물운송에서 이와 비슷한 시장점유율을 확보한 기업이 나온다면 어느 정도로 성장할지 짐작하기 어렵지 않다.
 
블루오션인 이 시장에서 만방그룹이 기록한 실적도 가파르게 올랐다. 중국의 간선 화물차 700만 대 가운데 520만 대, 물류회사 150만 곳 가운데 125만 곳이 만방그룹 소속이다. 중국 도로운송화물의 일평균 수송량 182억8천만 톤킬로미터 가운데 135억9천만 톤킬로미터는 만방그룹 플랫폼을 통해 집계된다. 만방그룹에 따르면, 자체 플랫폼을 통해 빈 차로 운행하는 거리를 줄여 2017년에만 연료 소모량을 860억위안어치 절감했고, 탄소배출량은 4600만t 줄였다.    
 
중국 도로화물운송 총연장은 457만7300km, 화물차는 1389만1900대, 화물적재량은 1억366만5천t이다. 중국의 물류비는 국내총생산(GDP)의 14.6%를 차지할 정도다. 같은 해 전국 화물수송량 479억t 가운데 도로운송량은 369억t으로 76.8%에 이른다. 중국의 도로운송 비용이 전체 물류비를 결정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만방그룹이 야심을 품은 이유다.
 
리즈량 전 롤랜드버거 중화권 사장 비서는 “물류산업은 장기적으로 성장할 것”이라면서도 “중국 경제는 지금 뉴노멀인 ‘신창타이’(新常態)에 진입했고 물류산업은 공급시스템을 통해 이익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지난 30년 동안 중국 경제가 성장하면서 항구와 도로 등 사회기반시설은 늘렸지만 전반적으로 정밀한 관리가 부족했다. 산업의 경제구조가 조정 단계에 들어 구조 전환이 필요한 터여서 물류산업도 고수익에서 저수익 시대로 접어들게 된다. 따라서 저효율, 비슷한 서비스, 신용 부족, 뒤떨어진 표준화 등의 문제를 개선해야 한다.
 
신규 진입 기업은 물론 전통 대기업도 변화에 적극 대처하고 있다. 만방그룹은 규모가 작고 분산된 물류단지를 개발해 지금의 대형 물류단지를 대체할 계획이다. 이는 지역마다 자리잡은 물류단지들의 도전을 불러 지방세력과 갈등을 유발할 수 있다. 플랫폼인 만방그룹이 직영 사업을 확장하면 기존 고객 업체들과 경쟁관계가 형성될지 모른다. 이런 질문에 만방그룹을 이끄는 ‘기사 세 명’은 함께 운전하면서 하나씩 대답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 財新週刊 2018년 제17호 
三個司機的貨車“獨角獸”
번역 유인영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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