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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고 돌아 중국으로 가는 자원순환
[Special Report] ‘쓰레기 대란’ 전세계 강타- ② 처방
[97호] 2018년 05월 01일 (화) 알렉산더 스몰트치크 economyinsight@hani.co.kr

중국 플라스틱 업체, 폐기물 자체 수입 중단되자 재가공된 재생 원료 찾아 독일행 러시

독일의 쓰레기 수입 중단 조처는 당장 일어난 현실이다. 독일 정부의 폐기물 규제 강화 움직임 속에 재활용산업이 활기를 띠고 있다. 폐기물을 재가공해 새로운 자원으로 쓰는 방안이다.

알렉산더 스몰트치크 Alexander Smoltczyk <슈피겔> 기자

   
▲ 플라스틱 쓰레기가 인도네시아 발리 사누 해변으로 밀려오면서 갯벌이 흉물스럽게 변했다. 최근 중국이 재활용 쓰레기 수입을 중단하면서 플라스틱, 스티로폼, 폐비닐 등의 처리가 국내 문제로까지 비화된 상태다. REUTERS
독일의 폐기물 소각 처리는 개선 필요성이 다분하다. 아무리 쓰레기 소각장이 현대적이고 깨끗하더라도 대량 폐기물 소각이 중국의 폐기물 수입 제한에 장기적 해결책이 되지 못한다. 비영리단체인 독일환경지원협회 쪽은 “폐기물을 소각해 처리하는 추세가 상당히 우려스럽다. 폐기물업계가 쓰레기 소각 만능주의에 빠졌다”고 비판했다. “폐기물 소각으로 발생하는 독가스와 먼지는 최종 처리 뒤에도 항상 위험하다”고 폐기물 전문가 토마스 피셔는 지적했다.
 
폐기물산업은 이제 스스로를 다시 정의해야 할 때에 이르렀다. 만약 당신이 재활용 물질과 폐기물 처리를 담당하는 독일연방협회에 폐기물산업이 정확히 무엇인지 질의서를 보낸다면 다음과 같은 답변을 얻을 것이다. “이제 플라스틱 포장지는 폐기되는 즉시 유럽에서 자체적으로 대량 재활용돼야 한다.”
 
이제 관건은 소비자와 생산자가 어떻게 더 효율적으로 폐플라스틱을 분류하고, 어떻게 포장 디자인을 개선해 분류 작업에 도움을 주느냐다. 폐기물 수출입할당제도와 시장점유율, 새로운 개선 아이디어도 중요한 사항이 됐다. 생활 쓰레기를 처리할 때 일어나는 문제가 이제는 전세계 플라스틱 폐기물 시장에도 일어나고 있다. 플라스틱 폐기물도 이제는 잘게 조각내고 부순 뒤 재분류되고 가격이 매겨져 대체 자원으로 활용되는 실험을 거쳐야 한다.
 
2018년 3월8일 목요일 아침, 시차로 피곤함에도 말끔한 차림에 격식을 갖춘 남성들이 독일 슈베린의 미샤엘 호프만 사무실을 방문한 이유도 이런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서다. 이들은 중국 황허강의 지난에서 왔다. 2018년 들어 벌써 21번째 사절단이다. 이들은 모두 중국에서 왔고, 대부분 고객이었지만 투자자도 있었다.
 
한스디터 빌켄 넬젠 대표이사와 달리, 미샤엘 호프만은 2017년 중국발 폐기물 수입 장벽을 전혀 감지하지 못했다. 오히려 반대로 최근 골드러시에 한껏 고무돼 있었다. “중국의 재활용 쓰레기 수입 중단은 100년에 한 번 있을까 말까 한 기회다.”
 
호프만이 운영하는 회사 ‘포일정제 함부르크’는 폐기물을 깨끗한 물품으로 만드는 재활용 업체다. 회사에는 고양이 사료 봉지와 유통기한이 지난 요구르트 뚜껑 등 압축 폐기물 뭉치가 들어온다. 호프만이 취급하는 재활용 쓰레기는 중국 방문객의 관심을 받고 있다.
 
호프만은 독일 슈베린에서 폐플라스틱을 가공하는 가장 현대적인 설비 공장을 운용하고 있다. 이 회사는 심하게 오염된 폐기물을 세척하는 공정을 새로 개발했다. 회사가 갖춘 설비는 폐플라스틱 과립(둥글고 잔 알갱이 -편집자)을 가공한다. 폐플라스틱 과립은 중국 폐기물업계에 시급히 필요한 것이다.
 
“중국은 독일에서 수입한 쓰레기를 자국에서 가공하는 대신, 슈베린 등 독일 현지를 방문해 고품질의 재생 원료를 구매한다.” 압축 폐플라스틱 대신 바로 활용할 수 있는 폐플라스틱 과립을 말이다. 호프만의 업체가 중국이 해야 할 더러운 폐쓰레기 가공 작업을 대신 해주는 셈이다.
 
호프만은 분류된 폐플라스틱 수요가 엄청나다고 했다. 가격경쟁력이 있는 폐플라스틱 과립 수요는 연간 100만t일 것으로 추정된다. 이케아는 몇 년 전부터 중국에서 이음쇠와 가구 모서리 보호대 등 플라스틱 제품을 대량생산하고 있다. 중국이 재활용 쓰레기 수입을 중단하면서 이케아도 큰 타격을 받고 있다. 호프만은 2018년 중국에서 수많은 사절단이 방문할 것으로 내다본다.
 
호프만은 아프리카 콩고와 불가리아 플로우디프로 자사 설비를 수출했는데, 플로우디프 거리에서는 플라스틱 쓰레기가 바로 자취를 감췄다는 이야기를 들려줬다. 호프만의 업체는 폴란드, 라트비아, 터키, 발칸 국가 등 유럽 전역에 납품할 쓰레기 분류와 재활용 처리 설비를 제작하고 있다. 특히 중국 투자자들이 이에 참여했다. 이는 환경에 도움이 되는 동시에 전세계 폐기물 거래를 불필요하게 만들기도 한다.
 
   
▲ 중국 후난성 쓰레기 매립장에 쌓인 각종 쓰레기와 폐기물. REUTERS
폐기물 재활용 아이디어
글로벌 폐기물산업 전문가들은 중국이 순환경제를 완결하고 자체 쓰레기를 충분히 재활용하기까지 3~5년이 더 걸릴 것으로 내다본다. 그때까지 중국 공장들은 국외에서 재활용된 폐플라스틱을 수입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가공되지 않은 폐플라스틱 원료 수요가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다우듀폰이나 셰브론필립스케미컬 등 대형 폴리머 제조업체들은 이에 대한 기대로 생산물량을 크게 늘렸다.
 
중국의 쓰레기 포대는 현재 포화상태다. 그 여파는 독일의 각 회사와 사무실에서 감지된다. 이들은 중국의 도전을 위해 새 규칙을 준비하고 있다. 베를린에 있는 독일 연방환경부도 사고에 대비하려 예방적 태도를 견지한다. “중국의 수입 정책은 분명 유럽과 독일의 폐기물관리 산업을 강화하는 기회로 접근해볼 수 있다.”
 
폐기물처리 업체들은 다른 조처를 궁리할 게 아니라 스스로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 폐기물처리협회가 이제 와서 국회에 도움을 요청한다면 그것은 위기를 돌파할 자신감의 징후는 아닐 것이다.
 
독일 연방환경부와 관련 부처들은 중국의 쓰레기 수입 중단으로 촉발된 후속 조처로 다양한 법안 초안과 성명을 준비하고 있다. 지금껏 책상 서랍에서 잠자던 문서가 재검토되고 있다고 한다. 규제 당국자에겐 호시절이 찾아온 것이다.
 
수많은 폐기물 관련 문제 중 하나는, 바로 플라스틱 포장지 종류가 너무 많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가장 많이 사용되는 여러 겹의 플라스틱 포장지는 냄새가 새나가는 것을 막고 위생적이며 가볍지만 재분해가 힘들다. 커피 포장지는 12겹으로 이뤄져 있기도 하다. 커피 포장지는 재활용이 불가능하고 오로지 소각만 할 수 있다. 2019년 발효될 신규 포장법은 플라스틱 포장지 종류를 제한할 것이다.
 
그렇다면 한 가지 질문이 남는다. 엄청난 양의 재활용 폐플라스틱 쓰레기 더미는 이제 어디로 가야 할까? 새로운 폐기물 규정이 발효된 뒤 쏟아져 나오는 폐플라스틱 처리는 일단 그때 가서 생각해보자. 이제 제조업자들은 사업장에서 나오는 쓰레기를 생활 쓰레기와 마찬가지로 분리해 처리한 뒤 재활용해야 한다.
 
호프만의 업체를 비롯한 폐기물 재활용 업체들은 폐플라스틱을 모두 중국에 수출할 수 없다. 그래서 폐기물처리협회 관계자들은 독일 공공기관의 구매 할당량 지정이 필요함을 강조한다. 협회 담당자인 페터 쿠르트는 “독일연방이 최소 50% 재생 원료가 함유된 플라스틱병만 주문한다면 폐기물 재활용 시장이 활성화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법안 개정이 필요한 것도 아니다. 행정 당국도 비싸더라도 가장 친환경적인 제품을 자유롭게 구매할 수 있다.
 
폐플라스틱 재활용은 엄격한 규정과 어떻게 조화를 이룰 수 있을까? 폐기물 구성 성분에 따라 미세하게 다른 폐기물 규격을 어떻게 통일할 수 있을까?
 
독일 연방환경부는 이를 명확히 할 필요가 크다고 본다. 물론 건설 담당 부서와 순환경제 담당 부서는 이 문제에 이견을 보인다. 독일은 오랫동안 쓰레기 문제가 완전히 해결됐다고 확신해왔다. 중국이 세계무역기구(WTO)에 보낸 공문은 독일의 해결책이 얼마나 근시안적이었는지 보여준다.
 
재활용 업체를 운영하는 슈테판 자이벨은 2018년 3월 중순 독일 연방환경부의 순환경제 부서와 면담했다. 자이벨의 회사 한쿤스토프는 특수 플라스틱 알갱이를 제조하고 있다. 그는 독일 연방환경부와 면담 일정을 오래 기다려야 했는데, 그나마 중국이 세계무역기구에 보낸 공문이 면담 일정을 잡는 데 도움이 됐다. “중국이 ‘그린 펜스’ 정책을 단행한 뒤 그나마 우리 가치가 점점 인정받고 있다.”
 
슈테판 자이벨의 머리 위로 옛 항공기 벙커 지붕이 볼록하게 솟아 있다. 이곳에서 미국 F16 전투기가 1991년 제2차 걸프전쟁으로 출격한 바 있다. 놀이용 모래상자를 만들기 위해 플라스틱 보드를 자르는 남성 몇 명은 우연히도 중동 걸프만 지역에서 추방된 적이 있다.
 
“여기서 제작한 최첨단 자재 하닛(Hanit)은 목재와 유사한 소재다. 하닛은 장점만 있다. 하닛의 수명은 50년이고, 방수가 되며, 깨질 때 파편이 생기지 않는다. 칠을 할 필요도 없다.”
 
자이벨의 회사는 현재 국외에 지사를 두고 있다. 독일 본사에선 직원 260명이 삼교대로 일한다. 매출액은 두 자릿수로 성장했다. 12ha 크기의 창고에는 주문 물량이 보관돼 있다. 창고에는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 지하철에 납품할 케이블 상자, 네덜란드 제방 보호 시설을 위한 울타리, 말뚝, 노약자용 벤치, 방목지 레일, 사각기둥, 축사용 바닥자재 등이 보관돼 있다.
 
플라스틱 가공업자 자이벨은 “과거 우리는 다운사이클러(가치하향형 재활용 -편집자)로 폄하됐다. 이제는 폐기물 분류 설비에 자신감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제는 더 이상 굽신거리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제대로 분류되지 않은 폐기물 문제로 지난 10년간 골머리를 앓았다. 이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을 당당하게 요구하고 있다.”
 
   
▲ 중국 플라스틱 재활용 공장에서 페트병을 씻는 노동자들. 전세계에서 사용되는 플라스틱 용기는 1분당 100만 개씩 나온다.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플라스틱 포장지를 더 친환경적으로 디자인하거나, 폐플라스틱 배출을 방지하는 노력이 요구된다. REUTERS
위기 탈출구 모색
혼합 폐플라스틱 뭉치는 절단되고 금속과 종이로 세척되며 10종 혼합물 알갱이로 압축된다. 여기서 압력과 열을 가하면 하닛이 만들어진다. 하닛은 차가워지면 잘라지고 호두초콜릿처럼 보인다. 너도밤나무처럼 나사를 조이고 못을 박으며 톱질도 할 수 있다.
 
하닛에서 늦여름 해변가의 통나무길 냄새가 난다면 최상의 결과물이 나온 것이다. 자이벨은 일반인들이 최첨단 재활용 소재인 하닛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을 아쉬워한다. 사람들은 자녀가 나무상자들을 놀이용 도구로 구멍을 내고, 때로 정원을 독일 집꾸미기 전문잡지인 <랜드러스트>(Landlust)에 나오는 장소로 만들길 원한다. 자이벨은 “불운하게도 플라스틱은 고정된 이미지가 있다. 플라스틱은 플라스틱일 뿐이라는 고정관념이다”라고 토로했다. 그것은 하닛이란 신소재로도 바꾸기 어렵다.
 
자이벨이 독일 연방환경부와 면담 일정을 잡은 것도 이 때문이다. 플라스틱 이미지 개선 방안을 논의할 필요가 있다. 일반적으로 DIY(가정용품의 제작·수리·장식을 직접 하는 것) 가게들은 도구 모음 상자에 하닛을 담고 있지 않기에, 폐플라스틱 재활용 소재를 표준화하는 문제도 협의해야 한다.
 
어쨌든 자이벨도 호프만도 남아도는 엄청난 양의 폐플라스틱을 모두 감당하지 못할 것이다. 이 산업은 틈새시장이고, 아직 성장 초기에 있는 키 작은 아이에 불과하다. 네덜란드 로테르담에 있는 대형 화학물질 재활용 공장 설비에서는 매년 36만t의 폐플라스틱이 메탄올로 전환될 예정이다.
 
자이벨과 호프만은 탈출구를 제시한다. 앞으로 플라스틱 포장지를 더 친환경적으로 디자인하거나, 아예 폐플라스틱 배출을 방지하는 것이다. 그때까지 독일은 가공 플라스틱에 대한 인식을 근본적으로 바꿔나가야 한다. 독일은, 1950년대에 그랬던 것처럼, 플라스틱이 아름다운 것이라고 생각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지금은 재처리된 플라스틱이라는 점이 과거와 다를 뿐이다.
 
자이벨이 독일 연방환경부에서 면담을 기다리는 동안, 중국 사절단들은 유럽을 돌아다니며 양해각서에 서명하고 폐기물처리 공장 개소식에 참석하며 화물운송 노선을 바꾸고 사업계획을 변경했을 것이다. 모든 것이 변함에 따라, 시스템도 마땅히 변해야 한다. 그렇게 된다면 다시는 몰락의 길을 걷지 않을 것이다.
 
독일 브레멘의 대형마트에서 수거된 뒤 폐플라스틱 재활용 업체 넬젠에서 압축된 플라스틱 포장 뭉치는 중국의 수입 중단으로 가격이 하락했다. 기존에는 1t당 450유로(약 59만원)였으나, 지금은 200유로(약 26만원)다.
넬젠의 중간상은 쓰레기 재활용 시장이 어떤 방향으로 움직일지 아직 지켜봐야 한다고 말한다. 쓰레기 재활용 뭉치가 독일 재활용 업체나 소각장으로 직행할지, 일단 창고에 보관될지는 가격 추이에 달렸다.
 
대형 폐기물처리 업체들은 이미 아시아 사업에서 마음을 거뒀을 수도 있다. 중국의 재활용 쓰레기 수입 중단 이후, 독일에 남아도는 쓰레기가 너무 많아 기존 중국 상하이에서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등 다른 지역으로 바꾸기에는 역부족일 수 있다. 이제 모든 가능성이 열려 있다.
 
자이벨은 누구보다 재활용 쓰레기를 다른 국가로 제일 먼저 수출할 마음이 있다. 공급 상황에 따라 재활용 쓰레기는 말레이시아, 인도, 타이, 필리핀, 방글라데시로 향한다. 그동안 중국에서 했던 작업을 지금은 독일 공장들이 대신하고 있다. 이들 공장은 분류된 플라스틱 쓰레기를 잘게 부숴 재활용 뭉치로 가공한다. 가공된 재활용 뭉치는 수요가 가장 큰 시장으로 곧장 수출된다. 행선지는 중국이다.
 
*2018년 5월호 종이 잡지 105쪽에 실렸습니다.
 
ⓒ Der Spiegel 2018년 11호
Ein Sack in China
번역 김태영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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