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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 기업가 허울 뒤 ‘위장 고용’ 일상화
[Issue ] 생존 위기 내몰린 프랑스 자영사업가
[97호] 2018년 05월 01일 (화) 오드 마르탱 economyinsight@hani.co.kr

노동자 100만 명 사업가 변신… 월평균 소득 60만원 못 미쳐 비정규 노동 병행 일쑤

자유로운 기업가 신화와 달리 수많은 1인 자영사업가들이 사회 보호도 받지 못하고 운신의 폭도 없이 ‘위장 고용’ 상황에 놓였다. 일반 자영업자보다 기업가 이미지가 강해 인기를 끌었지만 수입은 턱없이 부족하다. 그래서 유연한 고용과 사회보험료 절감을 원하는 중소업체가 내미는 비정규 일자리를 거부하기 어렵다. 위장 고용을 처벌하는 것은 엄격하지만 이를 입증하기란 녹록지 않고 시간도 많이 걸린다.

 
오드 마르탱 Aude Martin<알테르나티브 에코노미크> 기자
 
   
▲ 2018년 2월 파리에서 열린‘젊은 사업가 대회’에 에두아르 필리프 총리(가운데) 등 프랑스의 주요 각료들이 참석했다. 프랑스에선 2009년 법 개정으로 1인 자영사업가가 인기를 끌면서 지금까지 노동자 100만 명이사업가로 변신했다. REUTERS
2009년 경제현대화법 제정으로 창설된 ‘1인 자영사업가’(2016년 ‘auto- entrepreneur’에서 ‘micro-entrepreneur’로 명칭이 바뀜 -편집자)라는 지위는 노동자 사이에서 엄청난 인기를 끌었다. 누구라도 쉽게 기업을 만들고 기업가가 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실제 2009년부터 지금까지 노동자 100만 명이 1인 자영사업가로 변신했다.
 
그러나 1인 자영사업가의 인기는 한계도 드러내고 있다. 2016년 말 전체 1인 자영사업가의 60%만이 흑자라고 신고했으며, 이들의 월평균 수익은 440유로(약 58만원)에 그쳤다. 게다가 이들의 30%는 낮은 소득을 보완하기 위해 임금을 받고 일한다. 임금노동을 병행하는 자영업자 비중은 10% 정도다. 프랑스 통계청(INSEE)에 따르면, 사업자등록 5년 뒤에도 1인 자영사업가로 남은 수는 전체의 25%에도 미치지 못했다. 따라서 이들이 위장 고용 상태인지는 차치하더라도 이들의 경제활동이 불안정한 것은 분명하다.
 
어떤 이들에게는 1인 자영사업가가 되는 것이 진정한 기업가의 사명감에 따른 결정일 수 있다. 그러나 어떤 이들은 노동법 보호를 받는 ‘진짜’ 노동자들 대신 ‘고용돼’ 어쩔 수 없이 1인 자영사업가가 된다. 올해 23살인 모드는 한 패션 매장에서 1인 자영사업가로 일하는 판매원 자리를 제안받았다. 이는 전형적인 위장 고용이라고 할 수 있다.
위장 노동자는 일반 노동자보다 여러 제약을 받는다. 정해진 시간 동안 정해진 장소에서 일해야 하며, 수직적 상하관계를 강요받는다. 그런데도 이들은 법적으로 1인 자영사업가이지 노동자가 아니어서 보통 노동자가 누리는 사회 보호는 받지 못한다. 유급휴가도, 초과근로수당도, 해고보상금도 없다. “말이 좋아 사장이지, 품팔이 노동자나 다름없다.” 최근 자신의 경험담을 책으로 낸 전직 1인 자영사업가 소피 부토의 단언이다.
 
   
▲ 프랑스 파리 시내의 대형 쇼핑몰. 수입이 부족한 1인 자영사업가들은 노동법 보호도 받지 못한 채 패션 매장 판매원 등으로 ‘위장 고용’돼 일하고 있다. REUTERS
사장인가, 품팔이인가?
1인자영사업가연맹의 그레고르 르클렉 회장은 “기업이 정식 고용에 따르는 각종 법적 부담을 피하고 노동력 관리를 좀더 유연하게 하기 위해 이런 형태의 고용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어떤 미용실 관리자들은 시술에 따라 일정 금액의 수수료를 받는 조건으로 1인 자영사업가에게 매장의 일부 또는 전부를 임대한다. 경제·사회·환경자문위원회(CESE)는 최근 보고서에서 기업의 ‘외적 유연화’ 움직임이 새롭게 나타난 현상이 아니라며, 초기엔 계약직·임시직 고용과 하청 확대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외적 유연화가 자영사업자를 위장 고용할 정도로 확대된 것이다. 이는 위장 고용 기업과 그렇지 않은 기업 사이에서 경쟁을 왜곡하는 결과도 낳았다.
 
“1인 자영사업가의 절반 이상, 그 가운데서도 별다른 기술이 없는 이들은 더 나은 선택지가 없기에 어쩔 수 없이 위장 고용 상황을 받아들인다.” 파리 지역 1인 자영사업가 40여 명에게 현장 조사를 벌인 사회학자 사라 압델누르의 설명이다. ‘프랑스 사회보장·가족수당 징수조합’(URSSAF)은 2016년 벌인 1500건의 불시 감사에서, 감사 대상이던 1인 자영사업가의 3%만이 계약관계를 ‘고용관계’로 수정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이 비율은 말 그대로 빙산의 일각일 뿐이다. 많은 1인 자영사업가들이 위장 고용 상태임에도 법정에서 자신의 처지를 증명할 수 없기 때문이다.
 
중앙사회보장기구청(ACOSS) 드니 르바이롱 규제·감사·징수팀장은 “고용주가 직원에게 급여명세서를 제공하지 않는 것은 노동법 위반이며, 위장 고용이 의심될 때는 건별로 결정이 내려진다”고 설명한다. 그런데 영업관계를 고용관계로 재규정하기 위해 법원이 고려하는 기준도 많지만 노동이 원거리에서 이뤄지거나 여러 발주자에게 제공될 때는 적합하지 않다. 이 때문에 통계 자료를 이용하기보다 개별 인터뷰를 해서 위장 고용을 파악하는 것이 더 쉽다.
 
엄중한 위장 고용 처벌
노동법 L8221 조항에 따르면, 사업자등록이나 법인등록을 완료한 자연인, 즉 1인 자영사업가는 상인이든 장인이든 ‘비노동자’라는 가정의 대상이 된다. 그러나 사회법 변호사 실뱅 니엘은 이 가정이 번복할 수 없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한다. 모든 노동자는 자신에게 계약관계 재규정을 요청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고 판단되면 노동쟁의조정위원회에 진정할 수 있다.
 
이때 판사는 1인 자영사업가가 어떤 조건에서 임무를 수행했는지를 판단한다. 보수 방식, 고객 수, 노동 장소와 시간, 업무 시작일과 1인 자영사업자 등록일의 일치 여부 등을 평가하는 것이다. 진정을 제기한 1인 자영사업가가 단 한 명의 고객을 위해 배타적 노동을 제공했다면, 이 계약관계는 고용관계로 판단할 소지가 다분하다. 마찬가지로 발주 기업이 노동 장소와 시간을 강요했는지도 중요한 판단 기준이다. 또 실뱅 니엘에 따르면, 업무 시작일이 사업자 등록일과 일치한다면 1인 자영사업가라는 지위가 선택된 것이 아닌 특정 업무 수행을 위해 강요된 것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고용주한테 1인 자영사업가로 계약 변경을 요구받았을 노동자를 구제하는 방법도 있다. 드니 르바이롱은 “명목사업신고(DSN)의 일반화 덕분에 2017년 1월부터 급여·노동 계약 변화 자료를 관계 당국에 온라인으로 이전할 수 있게 되면서 1인 자영사업가의 과거 계약 상황을 파악해 신속하게 구제할 수 있게 되었다”고 설명한다.
 
노동쟁의조정위원회에서 위장 고용으로 판결이 나면 피청구인(고용주)은 청구인(1인 자영사업가)에게 6개월치 임금에 해당하는 보상금을 지급해야 한다. 게다가 진정이 인용된 청구인은 그 기업에서 비슷한 직무를 담당하는 직원이 받는 보수에 상응하는 임금과 초과근무수당, 유급휴가도 요청할 수 있다. 또 기업이 해고 절차를 준수하지 않았다면 불법 해고 보상금도 요청 가능하다. 실뱅 니엘은 이럴 때 기업이 내야 하는 금액은 수만유로에 이르고 이는 중소기업에 치명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위장 고용 증거를 모으는 게 쉽지 않다는 것이다. 우버 같은 플랫폼은 더욱 그렇다. 위장 고용 기업은 형사소송 대상이며, 위법 판결 때 4만5천유로(약 6천만원)의 벌금과 최대 징역 3년형을 받을 수 있다. 여기에 더해 5년 동안 정부 조달 시장에서 배제되는 등 추가 처벌도 가능하다. 하지만 1인 자영사업가 지위를 강요받은 노동자들이 해당 기업을 형사고발까지 하는 사례는 드물다. 형사소송 절차를 잘 모르기도 하지만 안다고 해도 형사소송이 완결되려면 너무 오랜 시간이 걸려서 형사소송을 포기하는 것이다. 따라서 고용주의 책임은 주로 경제적 차원에 국한된다. 이와 관련해, 사회보장·가족수당 징수조합은 위장 고용 기업이 부당하게 내지 않은 사회보장부담금 지급을 요구할 것이다.
 
위협받는 사회 모델
“어떤 1인 자영사업가들, 그 가운데서도 숙련 기술 보유자라면 높은 보수를 받을 수 있다. 협상 과정에서 고용주가 이들을 직원으로 고용할 경우 내야 하는 사회보장부담금에 해당하는 금액만큼을 추가로 요구하기도 한다.” 사라 압델누르의 설명이다. 이런 행위는 비숙련 1인 자영사업가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준다. 숙련 자영사업가들의 이런 행위가 모여 사회보장 시스템 전체의 근간을 흔들 수 있다. 사라 압델누르는 “위장 고용이 노동법 위반인 동시에 연대 원칙의 파괴”라고 설명하고, 모든 사회 구성원의 연대 책임인 사회보장 지출이 개별화된 셈이라며 유감스러워했다. 그는 특히 1인 자영사업가로 인정될 수 있는 매출액 상한의 인상이 이 현상을 더욱 촉진할 뿐 아니라 현재까지는 이런 관행이 아직 정착되지 않은 부문까지 확대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그레고르 르클렉은 계약관계 재규정 기준의 재검토를 그 해법으로 제시했다. 현행 기준은 경계가 너무 모호해 노동자가 법적 대응을 주저하게 만들고, 중소기업들이 정당하고 합법적인 방식으로 외부 서비스를 이용하려는 유인을 떨어뜨린다는 것이다. 1인자영사업가연맹은 명백한 위장 고용 상태지만, 언젠가는 원하는 장소에서 원하는 시간만큼 일할 수 있는 자유를 누릴 거라는 희망으로 계약관계 재규정을 거부하는 노동자를 해마다 모니터링하고 있다.
 
사라 압델누르에 따르면, 흔히 1인 자영사업가는 일반 노동자보다 더 큰 자율성을 누린다고 생각하지만 현실은 반대일 때가 많다. 특히 노동시간이나 업무 수행 측면에서 많은 노동자와 공무원이 1인 자영사업가보다 더 큰 자유를 누린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1인 자영사업가가 상징하는 ‘자율성’의 긍정적인 이미지는 역설적으로 임금노동자, 특히 저학력 노동자에게 자율성 보장이 드물다는 사실로 설명될 수 있다. 결론적으로 말해, 더 큰 자율성은 굳이 1인 자영사업가 제도를 빌리지 않더라도 현재의 고용제도와 완전히 양립할 수 있다. 어떤 경우에도 이미 확립된 사회보장 시스템을 우회하려는 시도의 근거가 될 수 없다.
 
계약관계 재규정 회피
2017년 프랑스 법원은 ‘르캡’(LeCab)이라는 VTC(운전기사가 있는 차량으로 승객을 운송하는 서비스) 플랫폼에게 운전기사의 서비스 제공 계약을 노동계약으로 재규정할 것을 명령하는 판결을 내렸다. 법원이 플랫폼 서비스 계약을 노동계약으로 인정한 최초의 판결이었다. 당시 법원이 판결문에서 밝힌 노동계약 인정 기준은 해당 운전기사가 오직 르캡에만 서비스를 제공했고(노동의 배타성), 서비스 제공 시간과 장소를 선택하는 데 자율성이 전혀 없었다는 점이다. 그러나 이 결정은 다른 판결의 기준이 될 수 있는 판례 역할을 하지 못했다. 노동계약 인정 판결이 내려지고 불과 몇 달 뒤인 2018년 1월, 전 우버 택시기사가 파리 노동쟁의위원회에 계약관계 재규정을 신청했지만 기각됐다. 차량, 운전 시간, 이동 경로 등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었다는 게 그 이유였다.
 
두 판결은 위장 고용을 증명하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 잘 보여준다. 심지어 겉으로 위장 고용으로 보이는 상황에서도 증명이 쉽지 않다. 중앙사회보장기구청(ACOSS) 드니 르바이롱 규제·감사·징수팀장은 “플랫폼에 적용 가능한 재판 절차는 다른 1인 자영사업가에게 적용되는 것과 동일하다”고 설명한다. 플랫폼 서비스의 증가가 위장 고용 현상의 일반화를 초래하고 위장 고용 통제를 어렵게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해법은 무엇인가? 1인자영사업가연맹의 그레고르 르클렉 회장은 “명백한 남용이 아닌 한, 운송 또는 배송 플랫폼이 소속 운전기사나 배송기사에게 사회보험을 제공하도록 하는 대신 계약관계 재규정 기준을 완화하는 것이 한 해법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는 플랫폼이 실질적으로 사회적 책임을 지도록 할 수 있다고 믿는다. 사회학자 사라 압델누르에 따르면, 플랫폼은 엄격한 재판 절차로 보호받기 때문에 위장 고용 의심을 피하기 위해 법률을 우회하려는 유인이 강하다.자유로운 기업가 신화와 달리 수많은 1인 자영사업가들이 사회 보호도 받지 못하고 운신의 폭도 없이 ‘위장 고용’ 상황에 놓였다. 일반 자영업자보다 기업가 이미지가 강해 인기를 끌었지만 수입은 턱없이 부족하다. 그래서 유연한 고용과 사회보험료 절감을 원하는 중소업체가 내미는 비정규 일자리를 거부하기 어렵다. 위장 고용을 처벌하는 것은 엄격하지만 이를 입증하기란 녹록지 않고 시간도 많이 걸린다.
 
2009년 경제현대화법 제정으로 창설된 ‘1인 자영사업가’(2016년 ‘auto- entrepreneur’에서 ‘micro-entrepreneur’로 명칭이 바뀜 -편집자)라는 지위는 노동자 사이에서 엄청난 인기를 끌었다. 누구라도 쉽게 기업을 만들고 기업가가 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실제 2009년부터 지금까지 노동자 100만 명이 1인 자영사업가로 변신했다.
 
그러나 1인 자영사업가의 인기는 한계도 드러내고 있다. 2016년 말 전체 1인 자영사업가의 60%만이 흑자라고 신고했으며, 이들의 월평균 수익은 440유로(약 58만원)에 그쳤다. 게다가 이들의 30%는 낮은 소득을 보완하기 위해 임금을 받고 일한다. 임금노동을 병행하는 자영업자 비중은 10% 정도다. 프랑스 통계청(INSEE)에 따르면, 사업자등록 5년 뒤에도 1인 자영사업가로 남은 수는 전체의 25%에도 미치지 못했다. 따라서 이들이 위장 고용 상태인지는 차치하더라도 이들의 경제활동이 불안정한 것은 분명하다.
 
어떤 이들에게는 1인 자영사업가가 되는 것이 진정한 기업가의 사명감에 따른 결정일 수 있다. 그러나 어떤 이들은 노동법 보호를 받는 ‘진짜’ 노동자들 대신 ‘고용돼’ 어쩔 수 없이 1인 자영사업가가 된다. 올해 23살인 모드는 한 패션 매장에서 1인 자영사업가로 일하는 판매원 자리를 제안받았다. 이는 전형적인 위장 고용이라고 할 수 있다.
위장 노동자는 일반 노동자보다 여러 제약을 받는다. 정해진 시간 동안 정해진 장소에서 일해야 하며, 수직적 상하관계를 강요받는다. 그런데도 이들은 법적으로 1인 자영사업가이지 노동자가 아니어서 보통 노동자가 누리는 사회 보호는 받지 못한다. 유급휴가도, 초과근로수당도, 해고보상금도 없다. “말이 좋아 사장이지, 품팔이 노동자나 다름없다.” 최근 자신의 경험담을 책으로 낸 전직 1인 자영사업가 소피 부토의 단언이다.
 
사장인가, 품팔이인가?
1인자영사업가연맹의 그레고르 르클렉 회장은 “기업이 정식 고용에 따르는 각종 법적 부담을 피하고 노동력 관리를 좀더 유연하게 하기 위해 이런 형태의 고용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어떤 미용실 관리자들은 시술에 따라 일정 금액의 수수료를 받는 조건으로 1인 자영사업가에게 매장의 일부 또는 전부를 임대한다. 경제·사회·환경자문위원회(CESE)는 최근 보고서에서 기업의 ‘외적 유연화’ 움직임이 새롭게 나타난 현상이 아니라며, 초기엔 계약직·임시직 고용과 하청 확대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외적 유연화가 자영사업자를 위장 고용할 정도로 확대된 것이다. 이는 위장 고용 기업과 그렇지 않은 기업 사이에서 경쟁을 왜곡하는 결과도 낳았다.
 
“1인 자영사업가의 절반 이상, 그 가운데서도 별다른 기술이 없는 이들은 더 나은 선택지가 없기에 어쩔 수 없이 위장 고용 상황을 받아들인다.” 파리 지역 1인 자영사업가 40여 명에게 현장 조사를 벌인 사회학자 사라 압델누르의 설명이다. ‘프랑스 사회보장·가족수당 징수조합’(URSSAF)은 2016년 벌인 1500건의 불시 감사에서, 감사 대상이던 1인 자영사업가의 3%만이 계약관계를 ‘고용관계’로 수정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이 비율은 말 그대로 빙산의 일각일 뿐이다. 많은 1인 자영사업가들이 위장 고용 상태임에도 법정에서 자신의 처지를 증명할 수 없기 때문이다.
 
중앙사회보장기구청(ACOSS) 드니 르바이롱 규제·감사·징수팀장은 “고용주가 직원에게 급여명세서를 제공하지 않는 것은 노동법 위반이며, 위장 고용이 의심될 때는 건별로 결정이 내려진다”고 설명한다. 그런데 영업관계를 고용관계로 재규정하기 위해 법원이 고려하는 기준도 많지만 노동이 원거리에서 이뤄지거나 여러 발주자에게 제공될 때는 적합하지 않다. 이 때문에 통계 자료를 이용하기보다 개별 인터뷰를 해서 위장 고용을 파악하는 것이 더 쉽다.
 
   
▲ 스마트폰을 기반으로 승객 운송 서비스를 제공하는 프랑스판 우버‘르캡’(LeCab) 광고. 2017년 프랑스 법원은 운전기사의 플랫폼 서비스 계약을 노동계약으로 재규정할 것을 명령하는 판결을 내렸다. 르캡 페이스북 페이지
엄중한 위장 고용 처벌
노동법 L8221 조항에 따르면, 사업자등록이나 법인등록을 완료한 자연인, 즉 1인 자영사업가는 상인이든 장인이든 ‘비노동자’라는 가정의 대상이 된다. 그러나 사회법 변호사 실뱅 니엘은 이 가정이 번복할 수 없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한다. 모든 노동자는 자신에게 계약관계 재규정을 요청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고 판단되면 노동쟁의조정위원회에 진정할 수 있다.
 
이때 판사는 1인 자영사업가가 어떤 조건에서 임무를 수행했는지를 판단한다. 보수 방식, 고객 수, 노동 장소와 시간, 업무 시작일과 1인 자영사업자 등록일의 일치 여부 등을 평가하는 것이다. 진정을 제기한 1인 자영사업가가 단 한 명의 고객을 위해 배타적 노동을 제공했다면, 이 계약관계는 고용관계로 판단할 소지가 다분하다. 마찬가지로 발주 기업이 노동 장소와 시간을 강요했는지도 중요한 판단 기준이다. 또 실뱅 니엘에 따르면, 업무 시작일이 사업자 등록일과 일치한다면 1인 자영사업가라는 지위가 선택된 것이 아닌 특정 업무 수행을 위해 강요된 것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고용주한테 1인 자영사업가로 계약 변경을 요구받았을 노동자를 구제하는 방법도 있다. 드니 르바이롱은 “명목사업신고(DSN)의 일반화 덕분에 2017년 1월부터 급여·노동 계약 변화 자료를 관계 당국에 온라인으로 이전할 수 있게 되면서 1인 자영사업가의 과거 계약 상황을 파악해 신속하게 구제할 수 있게 되었다”고 설명한다.
 
노동쟁의조정위원회에서 위장 고용으로 판결이 나면 피청구인(고용주)은 청구인(1인 자영사업가)에게 6개월치 임금에 해당하는 보상금을 지급해야 한다. 게다가 진정이 인용된 청구인은 그 기업에서 비슷한 직무를 담당하는 직원이 받는 보수에 상응하는 임금과 초과근무수당, 유급휴가도 요청할 수 있다. 또 기업이 해고 절차를 준수하지 않았다면 불법 해고 보상금도 요청 가능하다. 실뱅 니엘은 이럴 때 기업이 내야 하는 금액은 수만유로에 이르고 이는 중소기업에 치명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위장 고용 증거를 모으는 게 쉽지 않다는 것이다. 우버 같은 플랫폼은 더욱 그렇다. 위장 고용 기업은 형사소송 대상이며, 위법 판결 때 4만5천유로(약 6천만원)의 벌금과 최대 징역 3년형을 받을 수 있다. 여기에 더해 5년 동안 정부 조달 시장에서 배제되는 등 추가 처벌도 가능하다. 하지만 1인 자영사업가 지위를 강요받은 노동자들이 해당 기업을 형사고발까지 하는 사례는 드물다. 형사소송 절차를 잘 모르기도 하지만 안다고 해도 형사소송이 완결되려면 너무 오랜 시간이 걸려서 형사소송을 포기하는 것이다. 따라서 고용주의 책임은 주로 경제적 차원에 국한된다. 이와 관련해, 사회보장·가족수당 징수조합은 위장 고용 기업이 부당하게 내지 않은 사회보장부담금 지급을 요구할 것이다.
 
위협받는 사회 모델
“어떤 1인 자영사업가들, 그 가운데서도 숙련 기술 보유자라면 높은 보수를 받을 수 있다. 협상 과정에서 고용주가 이들을 직원으로 고용할 경우 내야 하는 사회보장부담금에 해당하는 금액만큼을 추가로 요구하기도 한다.” 사라 압델누르의 설명이다. 이런 행위는 비숙련 1인 자영사업가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준다. 숙련 자영사업가들의 이런 행위가 모여 사회보장 시스템 전체의 근간을 흔들 수 있다. 사라 압델누르는 “위장 고용이 노동법 위반인 동시에 연대 원칙의 파괴”라고 설명하고, 모든 사회 구성원의 연대 책임인 사회보장 지출이 개별화된 셈이라며 유감스러워했다. 그는 특히 1인 자영사업가로 인정될 수 있는 매출액 상한의 인상이 이 현상을 더욱 촉진할 뿐 아니라 현재까지는 이런 관행이 아직 정착되지 않은 부문까지 확대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그레고르 르클렉은 계약관계 재규정 기준의 재검토를 그 해법으로 제시했다. 현행 기준은 경계가 너무 모호해 노동자가 법적 대응을 주저하게 만들고, 중소기업들이 정당하고 합법적인 방식으로 외부 서비스를 이용하려는 유인을 떨어뜨린다는 것이다. 1인자영사업가연맹은 명백한 위장 고용 상태지만, 언젠가는 원하는 장소에서 원하는 시간만큼 일할 수 있는 자유를 누릴 거라는 희망으로 계약관계 재규정을 거부하는 노동자를 해마다 모니터링하고 있다.
 
사라 압델누르에 따르면, 흔히 1인 자영사업가는 일반 노동자보다 더 큰 자율성을 누린다고 생각하지만 현실은 반대일 때가 많다. 특히 노동시간이나 업무 수행 측면에서 많은 노동자와 공무원이 1인 자영사업가보다 더 큰 자유를 누린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1인 자영사업가가 상징하는 ‘자율성’의 긍정적인 이미지는 역설적으로 임금노동자, 특히 저학력 노동자에게 자율성 보장이 드물다는 사실로 설명될 수 있다. 결론적으로 말해, 더 큰 자율성은 굳이 1인 자영사업가 제도를 빌리지 않더라도 현재의 고용제도와 완전히 양립할 수 있다. 어떤 경우에도 이미 확립된 사회보장 시스템을 우회하려는 시도의 근거가 될 수 없다.
 

계약관계 재규정 회피
2017년 프랑스 법원은 ‘르캡’(LeCab)이라는 VTC(운전기사가 있는 차량으로 승객을 운송하는 서비스) 플랫폼에게 운전기사의 서비스 제공 계약을 노동계약으로 재규정할 것을 명령하는 판결을 내렸다. 법원이 플랫폼 서비스 계약을 노동계약으로 인정한 최초의 판결이었다. 당시 법원이 판결문에서 밝힌 노동계약 인정 기준은 해당 운전기사가 오직 르캡에만 서비스를 제공했고(노동의 배타성), 서비스 제공 시간과 장소를 선택하는 데 자율성이 전혀 없었다는 점이다. 그러나 이 결정은 다른 판결의 기준이 될 수 있는 판례 역할을 하지 못했다. 노동계약 인정 판결이 내려지고 불과 몇 달 뒤인 2018년 1월, 전 우버 택시기사가 파리 노동쟁의위원회에 계약관계 재규정을 신청했지만 기각됐다. 차량, 운전 시간, 이동 경로 등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었다는 게 그 이유였다.
 
두 판결은 위장 고용을 증명하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 잘 보여준다. 심지어 겉으로 위장 고용으로 보이는 상황에서도 증명이 쉽지 않다. 중앙사회보장기구청(ACOSS) 드니 르바이롱 규제·감사·징수팀장은 “플랫폼에 적용 가능한 재판 절차는 다른 1인 자영사업가에게 적용되는 것과 동일하다”고 설명한다. 플랫폼 서비스의 증가가 위장 고용 현상의 일반화를 초래하고 위장 고용 통제를 어렵게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해법은 무엇인가? 1인자영사업가연맹의 그레고르 르클렉 회장은 “명백한 남용이 아닌 한, 운송 또는 배송 플랫폼이 소속 운전기사나 배송기사에게 사회보험을 제공하도록 하는 대신 계약관계 재규정 기준을 완화하는 것이 한 해법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는 플랫폼이 실질적으로 사회적 책임을 지도록 할 수 있다고 믿는다. 사회학자 사라 압델누르에 따르면, 플랫폼은 엄격한 재판 절차로 보호받기 때문에 위장 고용 의심을 피하기 위해 법률을 우회하려는 유인이 강하다.
 
ⓒ Alternatives Economiques 2018년 4월호(제378호)
Les micro-entrepreneurs à la limite de la légalité
번역 박현준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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