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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요건 강화 속 IT 유니콘 예외적 ‘초청’
[Focus ] 중국 IT 대기업 중국증시 상장 채비- ② 당국의 기울어진 저울
[97호] 2018년 05월 01일 (화) 류차이핑 취윈쉬 economyinsight@hani.co.kr

우량기업 유치 잇단 실패 따른 특단 조처… 디지털 공룡들 자금 독식으로 혁신기업 타격 우려도

중국 증권감독 당국은 이미 2018년 상반기에 CDR를 발행한다는 일정을 확정했다. 감독 당국 내부에선 “상반기에 시장이 깜짝 놀랄 일이 생길 것이다. 어떤 형식으로든 IT 대기업들이 A주 시장에 출현할 것이다”라는 얘기가 퍼지고 있다. 감독 당국의 신속한 대규모 상장 추진은 시장의 우려를 낳기에 충분하다. 특히 전통 기업에 대해선 이익 기준을 종전의 2배 이상 올리는 등 상장 요건을 강화한 것과 대조적이다. 일관성이 떨어지는 상장 기준에 따른 논란과 부작용, 당국의 대응 방안을 살펴본다.

류차이핑 劉彩萍 취윈쉬 屈運栩 <차이신주간> 기자

   
▲ 중국 산시성 시안에 있는 징둥닷컴 물류센터에서 배송품 분류 작업을 하는 노동자들. 징둥닷컴은 경영수지가 좋지 않은데도 금융 당국의 국내증시 상장 요청을 받아 상장 기준을 둘러싼 논란을 사고 있다.REUTERS

중국 자본시장에서 중국예탁증서(CDR) 상품 설계는 낯설지 않은 일이다. 2000년대 초반 증권감독관리위원회는 이를 통해 외국에 상장된 중국 대표 기업을 불러오는 방안을 연구했지만 실현하지 못했다. 2008년에는 외국 기업이 중국 A주에 상장할 수 있는 ‘국제반’을 증권시장에 추가하자는 의견이 나왔다. 이런 방식으로 300여 레드칩 기업(중국 정부와 국영기업이 최대주주로 참여해 홍콩에 설립한 우량 기업 -편집자)의 복귀를 시도했지만 역시 성과 없이 끝났다. 이번에 CDR 방식을 다시 제기한 것은 민영 정보기술(IT) 기업을 불러오기 위해서다. 이들 기업은 변동지분실체(VIE) 구조, 차등의결권, 흑자 미달성 등의 문제를 안고 있다. CDR를 발행하면 이런 상장의 걸림돌을 피할 수 있다.

과거 국제반 개설 방안을 설계했던 담당자가 CDR 발행 방안을 만든 것으로 알려졌다. 감독 당국과 가까운 인사는 “CDR 관련 법률과 회계 준칙, 정보공개 등 관련 문제를 이전에도 연구했고 어느 정도 기반을 확보한 상태”라며 “세부 사항은 지금 시장 여건을 고려해 확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장 관계자는 “이미 국외에서 상장했고 성공한 기업을 불러와 국내 투자자들이 해당 기업의 성과를 공유하는 것은 괜찮은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시간에 쫓기는 감독 당국의 처지를 이해했다. “지금 미국이나 홍콩 주식시장에 상장하려는 중국 기업이 얼마나 많은지 상상도 못할 것이다. 서두르지 않으면 우량 기업이 모두 떠날 것이다.” 그는 기업가치 10억달러(약 1조원) 미만인 기업은 쳐다보지 않으며, 지난 두 달 동안 인력 부족으로 20개 기업의 상장 프로젝트를 거절했다고 밝혔다.

감독 당국과 가까운 인사는 CDR 발행이 기업공개(IPO)와 다르다고 말했다. “이는 일종의 ‘증권’이지 ‘상장’ 개념이 아니다”라며 “A주 시장에서 새로운 종류의 증권을 발행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외국 기업이 중국 본토에서 발행하는 위안화 표시 채권인 ‘판다 본드’에 비유할 수 있다. 10년 전 ‘국제반’ 창설을 연구했을 때도 법률적 문제는 없었다.


기술적 문제들
법률적으로 문제가 없더라도 CDR를 발행하려면 여러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먼저 기업이 일정 비율의 주식을 내놓아야 하는데, 회사 이사회와 주주총회의 동의가 필요하다. 회장의 지시로 끝나는 문제가 아니다. 일부에서는 국외 상장 기업이 A주 복귀를 적극 추진하지 않는 근본적인 이유가 중국 자본시장의 규제가 너무 많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에게 녹색통로(패스트 트랙)를 허용하더라도 앞으로 여러 분야에서 규제받을 가능성이 높다.

한 투자자는 텐센트를 예로 들어 “애초 자금조달 걱정을 할 필요가 없는데 일부 주식을 포기하면서 CDR를 발행할 이유가 있겠나?”라며 “자금조달 규모도 크지 않고 오히려 시어머니(감독 당국)만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이후 주식을 발행해 자산을 매입하려고 해도 1년 넘게 증권감독관리위의 심사를 기다려야 한다”며 “그사이 우량 자산을 빼앗길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다음 문제는 CDR 발행가액 산정이다. CDR는 중국 국내 기업의 IPO와 달리, 보통 국외시장에서 거래되는 가격이 있다. 중국 국내의 CDR 발행가와 국외 증시 거래가 사이에 어떻게 균형을 맞춰야 할지 문제다. 증권감독관리위 관계자에 따르면, 할증 발행 땐 국내 투자자를 무시한다는 지적을 받고 중국 감독 당국도 허용하지 않을 것이다. 반대로 할인 발행을 하면 기존 주주들이 이익을 침해한다고 생각해 원치 않을 것이다. 이 관계자는 양쪽의 평균값이나 약간 할인한 가격으로 정하거나, 최근 특정 거래일의 평균 주가를 선택하는 것이 절충 방안이라고 말했다.
CDR 발행 시기도 문제다. 최근 2년 동안 미국 주식시장이 최고점을 찍어 거품 우려가 있고, 미국 주가가 하락하면 CDR 가격도 발목을 잡힌다는 것이다. 이런 위험을 고려해 이번에 대기업만 CDR 발행 대상으로 선정했다. 미국 증시가 조정을 받더라도 규모가 크고 기초가 튼실하면 기업가치 조정 폭이나 회복 주기 측면에서 사정이 낫기 때문이다. 발행 단계에서 개인투자자와 기관투자자의 배정 비율도 문제로 지적됐다. 이들은 시가총액이 큰 대기업이어서 지분 일부만 발행해도 수백억위안이 된다. 개인과 기관 청약 비율을 정해 대규모 자본조달이 시장에 가져오는 충격과 부담을 줄이는 ‘전략적 배정’이 필요할 수 있다.

이 밖에 국내외 시장의 관리·감독도 세부적으로 차이가 많고, 발행 단계에서 모집한 자금의 투자 용도에 대한 심사와 허가 절차도 다르다. 상장 뒤 두 시장의 회계 준칙과 정보 공시, 회사 지배구조, 거래 중단 관련 규정에도 큰 차이가 있다. 감독 당국 관계자는 관리·감독의 차이 같은 세부 사항은 얼마든지 극복할 수 있다며 “국내에 상장한 이상 국내 투자자가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정보를 공개하고 국내 투자자의 합법적 권익을 보호하는 것이 감독 당국의 중요한 책무”라고 말했다. 시장 관계자는 “감독 당국이 결정한 일은 세부 논란이 아무리 많아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했다.

왕란 CEC캐피털(易凱資本) 회장은 시장에서 이성적이고 냉정하게 CDR 발행 문제를 바라볼 것을 주문했다. 바이두·알리바바·텐센트·징둥닷컴처럼 국외에서 상장한 회사가 CDR를 통해 조금 일찍 A주 시장에 복귀하는 것이 당연히 좋은 일이다. CDR 발행을 위해 필요한 지분 비율이 낮기 때문이다. A주 시장에서 거래되면 주가가 국외 증시보다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 지금 상황에서는 두 시장의 가격차를 줄여줄 합법적 차익거래의 메커니즘이 없어 국외 주가의 상승을 부추길 수 있다.

왕란 회장은 회사 규모가 크지 않은 기업가치 100억위안 이하의 미상장 기업에 대해선 시장의 어수선한 분위기에 휩쓸리지 말고 사업에 집중할 것을 당부했다. “시장 자금이 부족하지 않고 기업가치 평가에도 인색하지 않다. 사업 규모를 키우는 것이 급선무다. 사업 규모가 작으면 어디에서 상장하든 의미가 없다.” 상장 조건을 갖췄지만 상장 지역을 결정하지 못한 기업에는 국외 업무가 많은지, 세계시장을 겨냥해야 하는지를 판단 준거로 제시했다. 앞으로 국외에서 상장한 뒤 A주로 돌아오는 것이 A주 상장 뒤 국외 진출보다 쉬워질 전망이다. 당분간 CDR를 통해 A주 시장에 들어가는 것이 증권법 개정 때까지 하염없이 기다리는 것보다 현실적이다. 규모가 크지 않으면 국외와 A주 시장의 동시 상장도 고려할 수 있다.

   
▲ 상하이증권거래소 주가 전광판 앞에서 투자자들이 컴퓨터를 들여다보고 있다. 금융감독 당국은 2018년 상반기 정보기술(IT) 대기업 CDR 발행에 이어 IT 기업 상장기준을 포함한 상장제도 개혁을 추진할 전망이다. REUTERS

상장 기준 논란
감독 당국은 유니콘 기업의 A주 복귀를 환영하는 한편, 전통 기업의 IPO 규정을 강화했다. 두 상황은 투자자에게 부담을 가져왔고 적잖은 논란을 불러왔다. 한 위안화펀드 책임자는 과거에는 이익이 3천만~4천만위안(약 68억원)만 되면 창업반에서 IPO를 신청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기준이 1억위안으로 올라갔다고 말했다. “현재 증권사와 기관이 가진 상장 프로젝트 가운데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 사례가 많다. 현장 실사를 기다려야 할지, 스스로 취하해야 할지 모르겠다.”

그가 보기에 A주 시장에서 이익 창출 능력이 크지 않은 전통 기업을 일률적으로 거절하면 형평성 논란과 함께 실제 시행 과정에서 문제가 생길 여지가 많다. 전통 산업은 여전히 국내총생산과 세수, 취업을 주도하고 있다. ‘전통’이라는 글자를 기준으로 상장 자격을 판단하는 것은 공평하지도, 합리적이지도 않다.
이 책임자는 특수 소재나 부품 등 일부 전통 산업에서는 이익이 1천만~2천만위안쯤 되면 성장이 정체되고 해당 분야에서 선두 기업이 된다고 말했다. 상장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고 관련 기업을 통합해 산업 질서를 재편하는 것이 전통적인 성장 경로다. 하지만 증권감독관리위가 ‘신기술, 신산업, 신업태, 신모델’ 조건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상장을 거절한다면 전통 산업의 전환과 고도화가 힘들다. 전통 산업 안에서도 옥석을 구분할 필요가 있다고 그는 지적했다. 블록체인을 취급하다가 인공지능으로 전환하는 등 사업 방향이 불분명한 기업이 A주 시장으로 복귀한 대기업에 밀려 퇴출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하지만 일률적 기준을 적용하면 성실하게 사업을 확장하고 성장과 전환을 추진하는 견실한 기업이 피해를 볼 수 있다.
이 책임자는 A주 시장으로 복귀하는 기업 가운데 알리바바와 텐센트는 모두 인정받는 반면 바이두는 성장성, 징둥닷컴은 이익 창출 능력에서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그에 따르면, 10여 개 펀드 관계자 모임에서 의견차가 가장 많았던 대상은 TMD(진르터우탸오, 메이퇀뎬핑, 디디추싱) 3개 기업이었다. 이들은 치열한 경쟁 단계에 있어 현금흐름과 이익을 보장할 수 없다. 규모는 크지만 성장가능성에 불확실성이 있어 아직 미성숙한 개미투자자 중심의 A주 시장으로 돌아왔을 때 어떤 영향을 가져올지 알 수 없다는 것이다.
다른 달러화펀드 책임자는 “위안화펀드는 운용 기간이 짧아 IPO 상장 차익이 확실한 사업을 선호한다”며 “IPO 심사를 강화하면 위안화 사모펀드 시장을 정비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전체 자원, 특히 2차 시장인 증권 유통시장 자원이 거대 인터넷 기업으로 쏠리는 현상이 다시 나타날 것을 우려했다. 이 책임자는 “이들 기업은 트래픽, 사용자, 자금 등 모든 부분에서 강점을 가졌고 심지어 독점 지위를 확보해 수많은 중소형 혁신회사를 밀어냈다”며 유통시장의 자금이 다시 BAT 같은 회사로 흘러간다면 중소기업의 자금조달이 침해되고 대기업 독점이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시장에선 중소기업 혁신을 독려하는 환경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증권감독관리위와 가까운 인사는 상장사 선택권을 우선 시장에 넘겨야 하고 그다음에는 동등하게 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주식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제도 형평성이지 특수한 혜택이나 통로가 아니다”라며 “시장제도를 존중하지 않고 어떻게 성숙한 투자자와 이성적 투자 분위기를 조성하겠나?”라고 되물었다.

증권감독관리위가 유니콘 기업에 ‘청신호’를 켠 것은 형평성 우려에 이어 두 번째 문제를 낳고 있다. ‘증권감독관리위의 초청이 이들 기업을 보증하는 것인가? 이들 기업의 주식을 사야 하는 이유가 될까?’ 하는 점이다. 관칭유 민생증권 부총재는 “많은 유니콘 기업들이 이미 고속성장기가 지났다. 국외 증시의 발전으로 유니콘 주식은 이미 가격이 올라 국내 투자자들이 이들이 성장하면서 거둔 성과를 공유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2007년 중국석유천연가스그룹(CNPC)이 상장한 첫날 최고점에서 주식을 매입한 개미투자자들이 주가 하락으로 손실을 입은 사례가 반복될 수 있다는 것이다.
거래소에서도 이 문제를 고민하고 있다. 상하이증권거래소와 가까운 인사는 “처음에는 CDR 발행 기업을 지정하지만, 시장에서 인지도가 높은 기업을 영입하면 감독 당국이 시장구조를 개선하겠다는 태도를 분명히 밝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했다. 이후 발행과 상장제도를 개선하면 A주 시장의 자원 배분 기능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을 것이다.

   
▲ 중국 산시성 유린의 IT 혁신기업 인큐베이터 시설. IT 대기업들의 국내증시 복귀로 국내 투자자금의 대기업쏠림 현상이 심해지면 혁신 스타트업들의 성장에 장애가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REUTERS

상장제도의 근본적 개선
지금 속도를 고려하면 CDR를 발행한 이후 감독 당국의 행보는 상장제도 개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상장제도가 ‘오직 이익만 추구’하는 고질병을 고치고, 신경제 기업의 상장 기준 심사가 다원화할 것이다. 거래소 소식통은 신경제 기업의 지속적인 이익 창출 능력에 주목해 시가총액을 핵심으로 하는 재무지표 체계를 도입할 수 있다고 했다. ‘시가총액+매출’이나 ‘시가총액+매출+현금흐름’ 등 여러 재무 기준을 추가해 당분간 이익 기준에 이르지 못하는 신흥산업 기업이나 혁신형 기업의 상장을 허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설명은 2015년 상하이증권거래소가 추진했던 ‘전략신흥반’ 취지로 돌아간 것 같다. 당시 전략신흥반에선 국외 상장 레드칩 기업이 VIE 구조를 버리고 A주 시장으로 돌아와야 했지만, 이번에는 국내 미상장 신경제 기업도 환영한다는 게 가장 큰 차이점이다. 왕란 회장은 “전체적으로 볼 때, 신경제 대표 주자들이 CDR를 통해 A주로 돌아오면 A주 심사 기준도 반드시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

ⓒ 財新週刊 2018년 제12호
A股“獨角獸”快馬加鞭
번역 유인영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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