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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미국의 계략에 말려들다
[Cover Story] 환율전쟁
[7호] 2010년 11월 01일 (월) 돤훙빈 economyinsight@hani.co.kr

돤훙빈 端宏斌 경제평론가
 
 조조가 손권과 유비의 연합군에 대패해 황급히 도피할 때 마침 눈앞에 갈림길이 펼쳐졌다. 왼쪽과 오른쪽에 작은 길이 하나씩 있었다. 모두 어느 방향으로 갈지 고민할 때 왼쪽 작은 길 끄트머리에서 연기가 피어올랐다. 마치 군대가 솥에 밥을 짓는 것처럼 보였다. 이때 하후돈·허제·장료 등 모든 장군이 “왼쪽에는 적군이 있으니 오른쪽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조조만은 박장대소하며 “얕은 계략으로 어찌 나를 속일 수 있겠느냐. 왼쪽으로 가자”고 말했다. 모두들 이해하지 못하자 조조는 “저 연기는 우리에게 보여주려고 일부로 피운 것이다. 적군은 오른쪽에 매복해 있다. 고로 우리는 왼쪽으로 가야 한다”고 명령했다. 그제야 모두 조조의 명석함에 탄복하며 왼쪽으로 말을 몰았다. 그런데 얼마 가지 않아 갑자기 천지를 진동시킬 만한 함성과 칼 소리가 났다. 적군은 왼쪽에 매복해 있었던 것이다. 조조는 병사들이 목숨을 걸고 보위해 적의 포위에서 벗어난 덕에 겨우 목숨을 구할 수 있었다.

제갈량의 지혜가 필요한 중국 

 적벽대전에 관한 고사에서 오늘날 우리가 얻을 수 있는 지혜는 무엇일까? 제갈량은 포위 전략을 짤 때 딜레마에 빠졌다. 만약 병사를 둘로 나누면 수가 너무 적어 효과적인 포위를 하지 못하고, 병사를 한곳에 매복시키면 어느 쪽에 도박을 걸어야 할지 난감했다. 앞서 피운 연기는 바로 제갈량의 머리에서 나온 계략이었다. 만약 하후돈이 병사를 이끌고 있었다면 제갈량은 오른쪽을 선택했겠지만, 조조가 군대를 이끄는 상황에서 그는 자연히 왼쪽을 선택했다. 도박의 본질은 바로 상황에 맞게 대처하는 것이다. 상황은 항상 가변적이기 때문이다. 

   
▲ 지난 9월23일 미국 뉴욕의 유엔 본부에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을 만난 원자바오 중국 총리(왼쪽)가 참석자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중-미 환율전쟁으로 돌아가자. 위안화 평가절상이 미국에 유리할까, 아니면 평가절하가 미국에 유리할까? 간단히 말하자면, 위안화 평가절상은 미국에 수출하는 중국의 상품 가격이 동반 상승함을 뜻한다. 반대로 위안화 평가절하는 중국이 미국에 수출하는 상품 가격이 동반 하락하는 것을 뜻한다. 소비자 입장에서 상품 가격이 쌀수록 좋다는 것은 바보도 아는 사실이다. 반대로 판매자에게는 상품 가격이 높을수록 좋다. 중국의 상품 가격이 모두 두 배로 뛴다 해도 미국은 이런 상품을 다시 생산할 수 없을 것이다. 이 점은 미국 재무장관 티머시 가이트너도 이미 인정했다. 그러나 중국은 다른 나라가 내정에 간섭하는 걸 지극히 싫어하며, 이 점은 미국도 잘 알고 있다. 만약 외부에서 동쪽으로 가라고 한다면 중국은 굳이 서쪽으로 갈 것이고, 서쪽으로 가라고 한다면 또한 고집스럽게 동쪽으로 갈 나라가 중국이다. 또 재미있는 사실은 중국의 많은 ‘분노청년’Tip & Tap들은 사고방식이 단순해 미국의 주장에 무조건 반대부터 하는 경향이 있다.
 이를 잘 아는 미국이 만약 위안화의 대폭적 평가절상을 바라지 않는다면 반대로 중국에 위안화 평가절상을 강력히 요구할 것이고, 결과적으로 위안화는 그들의 뜻대로 크게 절상되지 않을 것이다. 중국은 자신에게 유리한 방식대로 가려고 하면 막강한 국내 여론의 반대에 부딪히게 된다. 위안화와 달러의 환율이 5 대 1까지 올라가더라도 합리적인 수준이지만, 이렇게 되면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가 대폭 오를 것이다.

위안화 절상을 해야 하는 진짜 이유 

 미국인의 가치관이 왜 전세계의 인정을 받는 것일까? 이른바 ‘보편적 가치’는 끌어다 붙인 말이고 진짜 이유는 미국인의 생활수준이 다른 나라보다 높아서다. 그렇기 때문에 전세계가 미국을 부러워하는 것이다. 만약 미국의 생활수준이 갈수록 떨어진다면 미국은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을 것이다. 현재 미국인의 생활을 지탱해주는 것은 바로 달러다. 미국이 달러를 발행하기만 하면 전세계의 상품 자원은 끝없이 미국에 수입될 것이다. 그러므로 달러야말로 보편적 가치의 원천이라고 할 수 있다. 달러 패권을 유지하려면 달러 가치의 안정을 보장할 필요가 있다. 간단히 말해, 달러 가치가 크게 하락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실상이 이러한데 아직도 미국인이 위안화 가치가 오르고 달러 가치가 떨어지는 걸 좋아하리라고 믿는가?
중국은 위안화 평가절상을 해야 한다. 이를 통해 중국의 재물이 과거처럼 싼값으로 외국인의 수중에 넘어가는 것을 막아야 한다. 일부 사람들은 중국이 기존에 비축한 외화자산의 평가절하를 걱정하지만, 사실 중국은 마치 리스크의 덫에 걸린 ‘개미투자자’와 같다. 옆에서 다른 사람이 손절매를 하라고 권해도 절대 팔지 않다가 나중에 손절매를 하면 그 손실은 더욱 커진다. 환율 문제에서 중국은 개미투자자 같은 사고를 한다. 계속 평가절하되는 달러 자산에 대해 빨리 손실을 인정하는 것 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다. 그렇지 않으면 손실은 점점 더 커질 것이다.
 위안화 평가절상을 반대하는 이유는 적잖다. 그러나 모두 왜곡된 거짓 논리다. 이에 대해 하나하나 반박할 수 있다. 어떤 이는 위안화가 평가절상되면 미국이 중국 상품을 사지 않게 돼 중저가 상품을 제조하는 가공업체가 문을 닫고 대규모 실업이 초래될 것이라고 우려한다.
 중국인은 다소 주관적인 판단을 선호하는 민족이다. 그래서 데이터를 참고하지 않고 주관적으로 섣불리 판단하기 쉽다. 데이터를 한번 살펴보자. 2005∼2007년에 ‘달러 대 위안화’의 환율은 20%가량 올랐다. 그러나 대미 무역에서의 흑자는 1142억달러에서 1709억달러로 증가했다. 무려 49.6% 증가한 것이다. 위안화가 20% 평가절상됐는데 무역 흑자는 줄어들지 않고 도리어 50%나 증가했다. 그간 어느 공장이 문을 닫은 곳이 있는가? 어디 대규모 실업이 발생했는가? 또 미국이 중국 상품을 사지 않기라도 했는가? 모두 아니다. 다시 데이터를 보자. 일각에서는 일본이 미국의 압력하에 강제로 엔화를 평가절상해 ‘잃어버린 10년’을 초래했으며, 고로 중국은 절대 위안화를 평가절상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다. 이 또한 널리 알려진 이야기다.
 그렇다면 독일의 사례를 보자. 1980년대 미국이 서독에 대대적인 마르크 평가절상을 요구해 1달러에 4.2마르크가 1.5마르크까지 절상됐다. 무려 64%나 절상된 것이다. 그렇지만 독일에서 ‘잃어버린 10년’이 초래됐다는 말은 들어본 적이 없다.
 일본의 잃어버린 10년에 대해 우리가 알고 있는 이유는 잘못된 것이 많다. 필자는 일찍이 일본은행 주중 수석대표의 연설을 들은 적이 있는데, 그는 가장 큰 문제가 “엔화의 평가절상에 있는 것이 아니라 일본 정부가 잘못된 정책을 실시한 데 있다”고 말했다. 
 
‘강시 기업’ 양산한 일본의 교훈 

 엔화가 대폭 절상됐을 때 수출 부문의 경기가 침체돼 손실이 나타났지만, 수입 부문에서는 막대한 수익을 얻었다. 수출에서의 손실을 수입으로 메운 것이다. 그러나 시장에서 전해오는 것은 수출기업의 원성뿐이고 수입기업은 조용히 돈을 벌어들이고 있었다. 국민도 실질적인 혜택을 보았다. 플라자 합의가 이뤄진 1985~1987년의 3년 동안 일본 시장에서는 외국 상품의 가격이 거의 절반으로 떨어졌다. 그렇지만 이득을 본 사람들은 늘 침묵했다. 이는 중국의 부동산 시장과 흡사하다. 집값이 오르면 집을 가지지 못한 사람들의 원성만 자자할 뿐 집을 가진 사람들은 숨어서 몰래 웃고 있다. 그 결과 정부는 일방적으로 확대된 잘못된 정보를 얻게 되고, 이로 인해 일본 정부는 과도한 경기부양 정책을 실시했다.
 일본 정부는 마땅히 ‘외국을 위해 서비스하는’ 수출기업을 ‘자국을 위해 서비스하는’ 내수기업으로 전환했어야 한다. 그러나 일본은 줄곧 과거의 좋았던 시절로 회귀하려 금리를 계속 낮추고 경기부양책을 실시해, 증시와 부동산 시장에 심각한 거품이 생기게 되었다. 더욱 심각한 것은 거품이 붕괴된 뒤, 일본은 관련 기업과 은행의 도산을 막았다는 점이다. 기술적으로는 이미 파산했지만 정부가 뒤에서 강제로 버티고 있는 ‘강시 기업’을 대량 양산한 것이다.
 위안화 평가절상은 유동성 과잉을 막고 내수 확대를 위한 좋은 기회다. 중국이 앞으로 계속 수출지향적 정책만 취할 수는 없다. 언젠가는 수출 위주에서 내수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 비록 그 과정이 고통스러울지라도 반드시 필요하다. 수출을 통해 번 돈으로 별장과 BMW 자동차를 사고 부동산 가격을 계속 끌어올린다면, 이것이 과연 합리적인 현상이라고 생각하는가?
ⓒ 21cbh
번역 문소라 위원 


<Tip & Tap>
분노청년
중국 대륙의 급진적인 민족주의자를 뜻하는 말로, 중국 인터넷에서 유행하는 용어다. 톈안먼 사태 뒤 중국 정부의 ‘애국 교육’ 영향을 받은 세대로 반일 시위의 주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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