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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먼저다
[editor's letter]
[97호] 2018년 05월 01일 (화) 정혁준 june@hani.co.kr
 
정혁준 편집장
 
   
 
최근 공기업 사장 몇 명을 만났습니다. ‘사람’. 그들의 고민이었습니다. 한 공기업 사장은 어떤 기준으로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면 좋을지를 물었습니다. 되도록 많이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해 고용안정과 복지를 높여야 하지만,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는 일부 정규직도 다독여야 하는데 힘들다고 했습니다. 
다른 공기업 사장도 고민은 ‘사람’이었습니다. 이전 정부에서 만들어놓은 인력감축안을 백지화하고 싶다고 얘기했습니다. 그동안 비정규직이 맡아온 안전 업무를 정규직 일자리로 돌리고 싶다고도 했습니다. 
정부가 바뀐 걸 체감했습니다. 이전 정부 때 만난 공기업 사장들은 효율에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철밥통’ 소리를 안 듣기 위해 메스를 들이대야 한다고 했습니다. 성과연봉제를 만들기도 했죠. 
잘됐을까요?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에서 봤듯, ‘눈 가리고 아웅’ 식이었습니다. 한국마사회는 최순실 딸 정유라씨에게 맞춤형 승마 특혜 지원을 한 의혹에 휩싸였습니다. 국민 노후자금을 관리하는 국민연금공단은 손실을 감수하면서까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찬성했습니다. 효율을 앞세웠지만 효율은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었습니다. 사람도 없고, 효율도 없는 혼란만 있었습니다. 
사람과 효율, ‘동전의 양면’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다르게 생각하면 쉽게 풀립니다. 사실, 세상의 많은 문제는 다르게 생각해서 풀었습니다. 거시경제학이라는 지평을 연 존 메이너드 케인스가 그랬습니다. 고전경제학은 효율성에 따라 합리적으로 소비하고 생산하는 사람을 경제주체로 여기며 출발했습니다. 하지만 대공황은 그런 가정을 송두리째 흔들어버렸습니다. 
케인스는 다르게 생각했습니다. 생산을 중심으로 하는 고전경제학을 뒤집어버립니다. 소비, 즉 수요를 중심으로 한 경제를 내놓습니다. 생산에 미련을 버리지 못한 고전경제학자들과 달리 수요 시각에서 대공황 해법을 내놓은 것입니다. 
지금, 우리 사회에서는 사람을 놓고 논란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최저임금 인상, 삼성의 노조 탄압, 대한항공 사주의 갑질…. 이런 논란은 사람이 무엇보다 소중하다는 생각에서 벗어났기에 벌어진 것입니다. 
케인스처럼 바꿔 생각하면 문제가 풀리지 않을까요? ‘사람이 먼저다’라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사람답게 사는 세상을 만들면 효율이 높아지고 회사를 향한 로열티가 커지지 않을까요?  이렇게 다르게 보는 힘, 사물과 현상을 꿰뚫어 바라보는 힘인 통찰력이 인사이트입니다. <이코노미 인사이트>에 이런 통찰을 많이 담아내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이코노미 인사이트>는 2018년 5월호로 창간 여덟 돌을 맞습니다. 사람으로 치면 초등학교에 들어갈 나이네요. 독자의 성원에 힘입어 큰 성장을 일궈냈습니다. 감사드립니다. 이번호부터 편집장이 바뀌었습니다. 전임 신기섭 편집장의 노고에 감사드리며, 김미영 <한겨레> 기자를 부편집장으로 모셨습니다. 그의 톡톡 튀는 신선 발랄한 기사를 기대해주십시오.   
 
ⓒ 이코노미 인사이트 2018년 5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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