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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성 부채 적지만 증가 속도 가팔라
[Special Report]급증하는 중국 가계부채- ② 진단과 전망
[96호] 2018년 04월 01일 (일) 량샤오중 economyinsight@hani.co.kr

요건 까다로운 주택담보대출이 그나마 안정적… 소비성 대출과 증권화한 빚 늘어 위험신호 

중국의 가계부채는 GDP의 50% 수준으로, 선진국과 편차가 있다. 현재 미국의 GDP 대비 가계부채 비중은 78%, 영국은 87% 다. 하지만 신흥국 가운데서는 중국이 가장 높다. 더욱이 증가율은 적정 수준을 훨씬 웃돈다. 2022년이면 GDP 대비 비율이 2007년 부동산 거품이 꺼지기 직전 미국과 같은 수준까지 치솟을 전망이다. 급증하는 중국 가계부채의 부실 위험과 이로 인한 금융위기 발생 가능성을 진단한다.
 
량샤오중 梁曉鐘 중국은행업감독관리위원회 연구원 
 
   
▲ 저우샤오촨 인민은행 총재가 2018년 3월9일 중국인민대표대회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중국 당국도 부동산 과열 억제를 위해 주택담보대출 금리 인상 등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REUTERS
지난 수십 년 자료를 보면, 가계부채의 GDP 비율이 선진국과 신흥국에서 다른 양상을 보였다. 오랜 기간 선진국의 이 비율이 신흥국보다 수십%포인트 높았다. 이는 선진국과 신흥국의 경제 구조적 특징과 관련 있다. 국제결제은행(BIS)에 자료를 제공한 43개국 중 중국을 제외한 42개국을 GDP 기준으로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으로 나눠 각각 회귀분석을 진행했다. 그리고 분석 결과와 중국의 GDP 수준을 기준으로, 다른 국가의 경험과 어울리는 중국의 ‘정상적인’ 가계부채 수준을 예측했다. 중국의 경제구조와 1인당 소득수준, 관련 제도 등은 선진국과 일정한 격차를 보인다. 이 때문에 중국을 개발도상국으로 분류했다. 국제결제 은행의 추산 결과, 중국의 가계부채는 2조3천억달러(약 2465조 원) 정도지만, 실질적으로는 3조달러를 넘어섰다.
 
국제결제은행이 집계한 43개국 통계를 보면, 가계부채와 GDP 증가율 사이에 비교적 높은 비례관계가 나타났다. 상관 계수는 평균 0.88이었고, 8개국만 0.80 이하였다. 중국은 0.27이다. 이는 중국의 가계부채 증가가 대다수 국가의 궤도에서 벗어났고, GDP 증가와 편차를 보인다는 뜻이다. 중국을 어떤 국가로 분류하든지 최근 GDP 성장률을 기준으로 계산할 때 중국의 가계부채 증가율은 16% 수준이 되어야 한다. 그러나 실제 증가율은 23%로, 7%포인트 높다. 이런 증가 속도라면, 2022년 가계부채의 GDP 대비 비율이 98%에 이르게 된다. 이는 2007년 미국의 부동산 거품이 꺼지기 직전과 같은 수준이다. 이와 함께 중국의 가계부문 저축 증가율이 떨어지고 있어, 2016~2017년 가계 저축에서 부채를 뺀 가계순저축은 마이너스 증가율을 보였다.
 
국제결제은행 집계 가계부채에는 장기 적립금인 공적금과 자 산유동화증권(ABS)을 비롯한 다른 형태의 부채는 포함되지 않았다. 공적금과 개인소비상품(주택담보대출, 장기주택기금대출, 신용카드, 자동차구입대출, 소비성 대출 등)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ABS를 합산하면 부채 규모는 4조5천억위안(약 758조원) 정도 더 늘어난다.
 
부채 구조는 합리적
다른 개발도상국과 달리 중국에서는 가계부채가 주로 주택 구입에서 비롯했다. 금융기관의 가계대출 중 절반 이상이 주택구 입대출이다. 선진국과 비슷하고 다른 신흥국보다 현저하게 높은 수준이다. 주택담보대출을 제외하면, 중국의 가계대출이 GDP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15% 이하로 내려간다. 중국의 주택담보대출이 다른 개도국 수준(가계부채의 3분의 1)으로 내려간다면 가계대출이 GDP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22%까지 내려가 신흥국 수준에 근접한다. 주택담보대출이 중국의 가계부채를 키운 주요 원인이다.
 
주거 목적으로 대출을 받아 주택을 구입했을 때, 집값 상승은 실질적인 경제 수익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 현금화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반면 투자 목적의 대출일 때는 집값이 떨어지면 대출이자 상환과 원금 손실 부담을 동시에 견뎌야 한다. 집값이 원금 이하로 떨어질 때는 집을 팔아 손실을 최소화하는 것이 이성적인 선택이다. 투자 목적으로 대출을 받아 집을 구매한 가구가 많은 상황에서 집값이 폭락하면 대출을 해준 금융기관이 심각한 부담을 안게 된다. 관련 금융기관이 많고 금액이 크면 금융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 2007~2009년 미국의 서브프라임모기지(비우량주택담보대출) 위기가 일어난 근본 원인이다.
 
   
▲ 중국인 쇼핑객들이 강추위에도 이른 아침부터 서울의 한 면세점에 들어가기 위해 길게 줄지어 있다. 최근의 중국 가계부채 증가에는 늘어난 씀씀이도 한몫하고 있다. 연합뉴스
소비 목적 대출 증가세
위기 전 미국 상황과 비교하면, 중국의 가계부채 구조는 금융 위험이 크지 않다. 첫째, 중국에서는 주택 구입에서 자금을 융 통하는 방식이 비교적 투명하고 대부분 은행 대출이다. 은행 대출은 채권·채무 관계가 단순하고 감춰진 위험이 크지 않다. 둘째, 중국에서 주택담보대출을 받기 위해 내는 초기 계약금의 비율이 높다. 대출자가 상환을 포기할 때 감수해야 할 손실이 커 대규모 채무불이행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낮다. 셋째, 중국 가계 부채에서 주택구입대출 외의 부채비율이 높지 않다. 여기에는 자동차구입대출이나 신용카드, 개인의 사업자금대출, 다른 형태의 대출이 포함된다. 화폐공급이 누적된 상황에서 중국의 가계부채가 담보물 가치가 비교적 투명한 주택담보대출로 흘러간 것은 신용위험을 낮추는 데 유리하다.
 
그러나 최근 중국 가계부채에도 채무형 자금조달이 범람해 주의가 필요하다. 먼저, 단기 소비대출이 급속하게 늘었다. 부동산 과열을 억제하기 위해 감독 당국이 일련의 부동산 규제 정책을 발표했고, 초기 계약금 기준과 금리 요건을 강화해 주택담보 대출 증가율이 둔화됐다. 하지만 2017년부터 주택담보대출과 단기 소비대출, 개인의 사업자금대출 사이에는 어느 쪽이 줄면 다른 쪽이 늘어나는 관계가 형성했다. 단기 소비대출이 빠르게 늘었지만 주택을 제외한 가계소비의 증가는 뚜렷하지 않았다. 이는 가계에서 단기 소비대출과 개인 사업자금대출을 주택 구입 에 사용했을 가능성을 설명해준다. 이 행동은 자금의 실제 용도를 왜곡해 위험 관리와 감독을 어렵게 한다. 이 밖에 1998년 부동산 개혁 뒤 중국의 집값은 줄곧 상승세를 유지했다. 이 때문에 빚내서 집에 투자해 수익을 올리는 데는 익숙해도, 집값 하락에 따른 채무 부담은 느끼지 못했다. 앞으로 가계부채에서 주택구입대출 집중도가 더 올라가면 위험 분산이 더 힘들고 시스템적 위험이 늘어날 것이다.
 
다음으로, ABS 발행 잔액이 급속하게 늘었다. 2014년 이후 ABS 시장이 폭발적 성장기에 들어섰다. 개인소비 상품을 기초 자산으로 하는 ABS 상품이 해마다 두 배 이상 늘어났다. 2017 년 말 현재 5천억위안(약 84조원)에 이른다. 이 가운데 개인주택 담보대출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ABS 상품이 55%를 차지하고, 신용카드 ABS 상품이 24%, 자동차대출 ABS 상품이 18%, 소비 대출 ABS 상품이 2% 수준이다. ABS 시장 규모가 아직 크지 않지만 성장 속도는 빠르다. ABS로 자금조달 단계가 늘어나면 위험을 숨기기 쉬워진다. 또 자산을 양도하는 것이기에 원채권자가 대출 심사를 느슨하게 해 위험이 누적되기 쉽다.
 
셋째, 소득수준이 낮은 계층의 부채비율이 높아졌다. 경제와 금융업, 과학기술이 발달하면서 금융기관과 비공식 금융기관의 고객 기준이 내려갔고 비우량 고객 확보 경쟁도 시작됐다. 중국 국민의 기대소득이 증가하면서 대출 수요도 늘었다. 특히 1990년 이후에 태어난 세대는 기본 생계 문제가 해결된 뒤 출생했고, 성년기에 접어들어 소비 욕구가 강하다.
 
현재 중국 국민 가운데 연령과 소득수준이 낮은 계층의 부채 비율이 높고,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중국가정금융조사연구센터의 조사 결과, 가계부채의 3분의 1이 부채비율이 높은 일부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가계부채 구조가 균등하지 않다는 뜻이다. 부채비율이 높은 가계는 채무 부담이 무겁기 때문에 금리가 인상되거나 원리금을 균등하게 상환해야 할 경우 채무불이행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는 사회문제가 될 뿐 아니라 신용체계를 와해할 수 있다.
 
부채 수준을 볼 때, 중국의 가계부채는 다른 개발도상국이 걸어온 궤도에서 벗어났다. 하지만 증가 속도에 더욱 주의해야 한다. 중국 가계부채가 빠른 속도로 늘어, 가계소득과 법률제도가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가계부채의 구조는 합리적인 편이다. 주택담보대출 위주의 가계부채는 집중도가 높지만 상품이 단조롭고 초기 계약금 비율이 높다. 그러나 일부 잠재적인 구조적 위험 이 보이기 시작했다는데 주의해야 한다.
 
   
▲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할인 판매 안내문을 내건 베이징의 한 슈퍼마켓. 늘어난 가계부채는 주민들의 소비능력을 높이고 경제발전을 촉진하는 순기능도 한다. REUTERS
가계부채는 어디로
중국 가계부채의 과거와 현재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그 미래를 예측하면 다음과 같다. 먼저 2010년 이후 가계부채를 이끈 근본 동력이던 화폐공급의 증가 속도가 둔화됐다. 20%를 넘기던 광의통화(M2) 증가율이 지금은 8% 수준으로 내려갔다. 화폐공급 증가 속도가 계속 둔화되면 가계부채 증가율도 낮아질 것이다. 둘째, 부동산대출 관련 규제가 강화돼 대출을 받아 집을 사려는 가계의 금융비용이 늘었다. 이미 대출을 받아 집을 구 입한 가구도 상환 부담이 크기에 추가 대출을 받을 여력이 줄었다. 그래서 가계부채의 대부분을 차지하던 주택구입대출의 동력이 감소했다. 셋째, 미국의 금리 인상이 중국 금리정책에 일정한 압박을 가할 것이다. 자료 분석 결과, 과거 가계대출과 금리는 상 관성이 크지 않았지만 금리가 올라가면 대출을 받는 부담도 커진다. 중국의 가계부채는 부동산구입대출 위주여서 중장기 대출이 많아, 단기간 내에 잔액이 크게 줄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현행 정책과 경제 환경에서 가계부채 증가를 견인하는 동력이 줄어 증가 속도가 둔화될 것은 분명해 보인다.
 
최근 채무형 자금조달이 범람하는 현상, 특히 신용과 소득수준이 낮은 계층이 대출에 의존해 소비하는 현상에 주의해야 한다. 그리고 ‘포용적 금융’(저신용·저소득 취약계층의 금융 접근성을 높이고, 이자 부담 완화와 장기 연체채권 정리 등을 통해 보호하는 것 -편집자) 악용을 방지해야 한다. 최근 포용적 금융으로 신용과 소득수준이 낮은 계층도 편리하게 자금을 조달할 수 있도록 보장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들린다. 자금조달 비용이 다소 높더라도 말이다.
 
신용이 낮은 계층에 고금리로 자금을 빌려주는 것은 채무자의 단기적 수요를 해결해주겠지만, 무거운 채무 부담으로 장기적 효용은 반감될 수 있다. 미래 수입이 채무 부담을 충분히 감당할 수 없는 상황에서 채무가 늘면 개인과 가계에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입힌다. 또한 가계의 과도한 부채는 부정적 외부 효과를 발생시켜 경제와 사회의 신용체계를 파괴할 수 있다. 2000년 이후 한국과 홍콩에서 신용등급이 낮은 계층의 과도한 대출로 국부적 위험이 발생했다. 대만에서는 ‘신용카드 대란’이 일어나 채무자의 생활에 심각한 영향을 줬고 사회문제로 비화되기도 했다.
 
중국의 금융업은 이제야 본격적으로 발달하기 시작했고, 광 활한 ‘블루오션’이다. 금융기관들은 초기에 비용 대비 효과가 크 고 규모의 경제를 갖춘 대기업 고객에 집중했다. 이후 정기 적으 로 이익을 얻는 다수의 개인고객으로 점차 방향을 바꿨다. 소매 금융 분야에서 우량 고객 개발이 포화상태에 이른 다음에는 어 쩔 수 없이 비우량 고객군으로 방향을 틀었고, 비공식 금융기관 도 경쟁에 합세했다. 
 
기술의 발전과 경쟁으로 금융비용이 낮아졌지만 취약계층은 소득만 적은 게 아니라 담보물과 신용정보 기록도 부족해 신용 위험이 크다. 이 위험을 상쇄하기 위해 비교적 높은 금리가 적용 됐고, 일부는 고리대금 수준까지 올라갔다. 복리로 계산할 때 이 자가 단기간에 불어나 원금을 추월하고 채무자는 무거운 부담 을 감당해야 한다. 통계가 부족해 이 부분의 규모를 정확히 파악 할 수 없지만, 관련된 사람이 많아 이미 사회문제로 불거졌다. 
 
포용적 금융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단기적 자금조달 가능성 만 보지 말고 장기적 목표를 확립한 뒤 긴 안목에서 사회적 약 자에게 혜택을 제공해야 할 것이다. 또한 시장의 영업 규정을 정비하고 여론 조성에 힘써 금융 지식을 전파하고, 부채 상환 능력을 판단하는 힘을 키워 이 ‘양날의 칼’을 적절하게 사용해 야 한다.
 
*2018년 4월호 종이 잡지 69쪽에 실렸습니다.
 
ⓒ 財新週刊 2018년 제8호 
居民負債是“灰犀牛”嗎? 
번역 유인영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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