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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의 방종이 낳은 위기
[Insight]1980∼2010년 시간여행
[7호] 2010년 11월 01일 (월) 크리스티앙 샤바뇌 economyinsight@hani.co.kr

크리스티앙 샤바뇌 Christian Chavagneux <알테르나티브 에코노미크> 부편집장 겸 출판 담당 기자

   
▲ “정오 휴식 시간. 시간이 얼마 없었다. 모두 부리나케 커피나 샌드위치를 먹으러 달려나갔다. 월스트리트는 세계 금융의 심장부다. 모든 결정이 이뤄지고, 모든 거래가 성사되는 곳이다. 그러니 감상에 젖을 시간 따윈 없다. 이곳에서는 뉴욕시 북부와 달리 사람들 차림이 모두 멀쑥하다. 나는 사진을 찍는 동안 감시 카메라의 표적이 되지 않도록 끊임없이 자리를 옮겨다녀야 했다.”-레이몽 드파르동(뉴욕, 1999년)

 “주기적인 금융 재난과 채무 위기, 자본 유출, 환율 위기, 은행 도산, 주식 폭락…. 그것만으로도 양심 있는 자유주의자라면 잠시 멈춰서서 생각할 시간을 갖기에 충분하다.” 2003년 5월 영국의 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평가한 금융권의 성적표였다. 그로부터 4년 뒤, 역사책의 한 페이지를 장식한 대규모 경제위기가 발생했다. 세계 금융 시스템은 투기로 쌓아올린 모래성 안에서 완전히 허물어질 위기에 처했다.
 서브프라임 위기는 지난 30년간 한없이 자유주의와 탈선으로 치달은 금융계 방종의 절정을 보여준 사건이었다. 역사에는 한 가지 원칙이 있다. 지나친 금융 자유화의 시대는 언제나 어김없이 경기침체와 실업을 유발하며 위기라는 장벽에 맞닥뜨리게 된다는 사실이다. 불행히도 우리 시대는 그중에서도 가장 심각한 위기의 장벽을 맞았다. 지난 30년간 금융계는 모든 지리적(세계화된 금융 자유화), 직업적(기업금융 전문은행이 개인에게 계좌를 개설해주고, 상업은행이 투기시장에 참여하는 것), 제도적(은행이 보험 업무를 하고, 투기자본이 채권을 매입하는 현상) 경계가 허물어졌다. 금융은 잦은 감기를 유발하거나 금융 불안정의 바이러스를 퍼뜨리는 찬바람 같은 존재가 되었다.
 
금융권력의 고삐를 죄려면 

 은행의 덩치가 좀더 작거나 자본의 이동이 제한되면, 금융 탈선의 여파는 줄어든다. 하지만 요즘 금융권의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더 뱅커>에 따르면, 올 초 세계 1천 대 은행의 자산 총액은 95조5천억달러에 달했다. 이는 전세계 GDP의 두 배에 해당하는 수치다. 프랑스의 경우에도 BNP 파리바, 크레디 아그리콜, 소시에테 제네랄, 이 세 금융회사의 자산 총액만 프랑스 GDP의 세 배 가까이에 달한다.
 1980년 전세계 금융거래는 일본의 전세계 무역거래 규모와 비슷하고 영국 무역거래의 3배 정도였다. 금융위기의 서막이 오른 2007년에는 독일과 일본의 5배, 미국과 프랑스의 10배, 영국의 17배까지 치솟았다.
이토록 강력해진 금융권력은 더 이상 자유롭게 놓아둬서는 안 된다. 경제·사회적 안정에 기여할 수 있게 금융권에 대한 철저한 규제가 필요하다. 2009년 주요 20개국(G20) 런던회의는 모든 금융상품과 금융기관, 금융시장에 대해 어떤 형태로든 감시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으로 금융감독기구는 금융기관이 리스크가 높은 고수익 신종 상품을 만들어내는 것은 아닌지 늘 촉각을 곤두세워 적극적인 감시를 펼쳐야 한다.
 지난 30년간 각국의 재정부 장관과 중앙은행 총재들은 최고의 전성기를 누렸다. 지난 세월 규제 철폐나 감독 완화를 얻어내는 일은 누워서 떡 먹기에 가까웠다. 자유주의보다 쉬운 일은 없었다. 하지만 이제 시민은 이들에게 규제와 감시의 제 역할을 다하고, 물불 가리지 않는 은행을 더 신중하게 길들이기를 기대한다. 동시에 실물경제에 건강한 자본이 충분히 공급되기를 기대한다. 어찌 보면 더 어려운 주문이 아닐 수 없다. 도전 과제를 어떻게 수행해내느냐에 따라 오늘의 정책결정자에게 내일의 평가가 내려질 것이다. 우리가 바라는 것은 30년 뒤에나 효력이 나타나는 정책이 아니다. 바로 오늘 당장 효과가 있는 대책이다.
ⓒ Alternatives Economiques
번역 허보미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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