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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은 짝퉁 유통 공범자”
[Interview] 올리버 라이헤르트 ‘비르켄슈토크’ 최고경영자
[95호] 2018년 03월 01일 (목) 지모네 잘덴 economyinsight@hani.co.kr
아마존, 비르켄슈토크 복제품 판매 방치… 짝퉁 판매업자 상대로 수수료 장사 쏠쏠
 
독일 샌들 제조업체 비르켄슈토크(Birkenstock)가 온라인 쇼핑몰 아마존에서 복제품이 버젓이 팔리는 것을 확인하고 아마존과 결별했다. 복제품 유통을 모른 척하는 공룡 기업 아마존에 반기를 든 것이다. 비르켄슈토크 최고경영자(CEO) 올리버 라이헤르트(Oliver Reichert·46)로부터 짝퉁 샌들, 아마존과 벌이는 한바탕 전투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지모네 잘덴 Simone Salden <슈피겔> 기자
 
 
올리버 라이헤르트 비르켄슈토크 최고경영자(CEO)는 가짜 비르켄슈토크 제품 유통을 관행처럼 여기고 방치한 아마존에 불만을 품고 납품을 전면 중단했다. 비르켄슈토크 누리집 갈무리
2017년 1월부터 아마존 납품을 중지했다고 들었다. 아마존과 비르켄슈토크가 왜 협력에서 적대 관계로 돌아섰나.
중세 전쟁을 보면 성을 공격하기 전 주변 마을을 먼저 약탈한다. 우리는 오랫동안 아마존이 복제품을 파는 사기꾼들을 얼마나 신속하게 다루는지 지켜봤다.
 
세계 최대 온라인 플랫폼 아마존이 힘을 남용한다는 말인가. 새로운 이야기는 아니다.
그렇다. 아마존은 야망을 감춘 적도 없다. 제프 베이조스는 항상 자신을 게임체인저(일의 결과나 판도를 바꿔놓을 만한 역할을 한 인물이나 사건 -편집자)라고 생각한다는 것을 명확히 했다. 그는 적절한 시장점유율에 도달하면 사업 조건을 아마존이 선호하는 방향으로 바꿀 것이라고 자주 말했다. 누구나 그 사실을 안다. 우리는 이를 비교적 초기 전략에 반영했기에 이제 아마존에 직접 납품하는 것을 중단할 수 있게 됐다. 우리는 한순간도 아마존에 종속된 적이 없다. 이는 운이 아니라 의식적 결정이다.
 
비르켄슈토크와 아마존은 얼마나 오래 협업했나.
총 7년이다. 우리로서는 아마존도 다른 업체와 다름없는 시장 참여자였다. 우리는 완전히 개방적이고 편견 없이 시작했다. 그러나 아마존이 성공하며 서서히 변했고, 현재 아마존의 사업 관행은 가족기업인 우리의 전통과 맞지 않다. 이 지점에서 전혀 다른 두 세계가 충돌한다.
 
구체적으로 어떤 일에 분노했나.
많은 문제가 있지만 최악은 아마존 고객이 줄줄이 우리 회사 고객서비스센터에 복제품을 들고 온다는 사실을 확인했을 때다.
 
어떻게 그런 일이 일어났나.
고객은 당연히 정품을 샀다고 믿었지만 그들이 구입한 제품은 싸구려 복제품이었다. 이는 심각한 문제다. 신뢰할 수 있다는 아마존에서 산 신발이 복제품이니 비르켄슈토크에서 수리해줄 수 없다고 구매자에게 설명해야 한다고 생각해봐라. 그 시점에 더 이상 웃어넘길 일이 아니라는 사실이 명확해졌다. 우리는 아마존에서 복제품을 구입한 고객에게 진짜 비르켄슈토크 신발을 보낸 다음 아마존에 최후통첩을 했다.
 
복제품 판매가 아마존 보이콧 배경의 전부인가.
보이콧은 거창한 용어다. 우리 목표는 그것이 아니다. 계약 기간이 끝난 뒤 새 계약을 맺지 않았을 뿐이다. 아마존은 공식적으로 반응한 적도 없다. 우리 제품은 여전히 사랑받는다. 구글에서 가장 많이 검색되는 신발 브랜드가 비르켄슈토크다. 아마존도 이를 안다. 아마존 물류관리 업체에는 비상이 걸렸다. 이들은 온라인숍에서 우리 제품을 판매하던 미국 판매자들에게 전화를 걸었다. 아마존 비르켄슈토크 직영숍에 계속 제품을 공급하기 위해 미국 판매자들에게 비르켄슈토크 재고를 전부 소매가에 사겠다고 제안했다. 아마존은 확실히 <댈러스>(석유·목장 산업을 배경으로 댈러스의 한 부잣집을 소재로 한 미국 드라마 -편집자)를 더 자주 보는 게 좋았을 것이다.
 
왜 그런가.
미국 드라마 <댈러스>를 봤다면 가족기업이 그런 일을 가만두고 보지 않으리라는 걸 알았을 것이다. 비르켄슈토크는 1774년 창립했다. 미국보다 역사가 길다. 우리는 판매자들에게 “아마존의 제의를 받아들일지는 당신들 자유다. 부디 돈을 많이 벌기 바란다. 다만 아마존과 거래하는 업체와는 더 이상 거래하지 않겠다”고 명확하게 밝혔다. 어쩌면 이렇게 말할 필요도 없었을지 모른다. 비르켄슈토크 제품을 유통하는 이는 단순한 신발 판매자가 아니다. 우리는 미국에서 40년간 사업했다. 2대, 3대째 비르켄슈토크를 파는 판매업체도 많다. 이들은 확실한 사람이다. 다른 사람들이 비르켄슈토크 신발을 비웃었을 때, 할리우드 스타들이 인스타그램에 비르켄슈토크를 신은 사진을 올리지 않던 시절에, 이들은 우리 신발을 대중에게 전파했다.
 
모든 소매업체가 그런 견고함을 보여줄 수 있는 건 아니다.
우리 소매업체 중 단 한 곳도 아마존의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장기적으로 보면 그런 행동이 정반대의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믿는다. 미국인 중 정보 습득이 빠른 계층 사이에서도 아마존 같은 대기업에 대한 의견이 엇갈리는 것 같다. 초기의 열광은 사라졌다.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패션위크에서 직원이 비르켄슈토크 신발을 진열하고 있다. 라이헤르트 CEO는 가짜 비르켄슈토크 제품을 생산하는 공장을 찾아내는 탐정을 고용했다. EPA 연합뉴스
 
아마존과 직접 대화를 해본 적이 있나.
우리는 언제라도 대화할 준비가 돼 있지만, 문제는 바로 이 지점에서 시작한다. 내가 아마존의 누구와 기업문화 관련 주제로 대화할 수 있겠나. 아마존 독일 뮌헨지사의 신발 구매 부서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룩셈부르크에 있는 아마존의 서류상 기업과는 이야기하기 힘들다. 어쩌면 ‘알렉사’(아마존 음성인식 인공지능 비서 -편집자)에게 물어봐야 했을지도 모르겠다. 진지하게 말하면 아마존은 매번 책임자가 현재 자리에 없다고 응답한다. 이 속임수가 사업 전략의 일부인 것 같다. 그런 사람들과는 아무 일도 같이 하지 않겠다.
 
아마존이 당신의 이의제기에 반응하지 않았단 말인가.
정반대다. 그들은 문제를 우리에게 떠넘겼다. 알아서 해결하라는 것이다. 아마존에서 비르켄슈토크를 검색하면 나타나는 복제품 목록에 나는 수없이 항의했다. 어느 순간 기업가로서 나는 ‘잠깐만, 이 쓰레기 복제품을 담당하는 직원 5명의 임금은 원래 아마존이 줘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생각했다. 결론은 단순하다. 자신의 매장에서 논란이 있는 상품을 파는 이는 그것에 책임을 져야 한다.
 
구체적 사례가 있나.
얼마 전 우리는 함부르크 지방법원에서 가처분 명령을 받아냈다. 문제의 상품은 비르켄슈토크 로고를 달고 아마존에서 유통되는 시곗줄이었다. 어떤 사기꾼이 비르켄슈토크 정품을 파는 것처럼 아마존의 우리 제품 판매 페이지에 링크를 했다. 우리는 시곗줄을 만들지 않는다. 이 복제품이 조잡한 싸구려라는 것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우리는 아마존에 여러 차례 이 복제품 판매자를 차단하라고 요청했지만,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아무 조처가 없었다. 결국 법원을 통해 판매 중지 명령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
 
아마존이 복제품 유통자를 강하게 규제하지 않는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나. 복제품 판매는 온라인 쇼핑몰의 이미지를 손상시킨다.
진실은 아마존이 짝퉁 판매로도 돈을 번다는 것이다. 아마존은 그들에게 수수료를 받지 않나. 추정치에 따르면 전세계에 유통되는 브랜드 복제품의 시장 규모는 몇천억달러다. 아마존의 세계시장 점유율을 바탕으로 계산하면 아마존이 짝퉁 제품 판매로 얼마나 많은 돈을 버는지 알 수 있다. 우리가 볼 때 아마존은 공범이다.
 
중국, 동남아시아 등에 있는 비르켄슈토크 복제 공장을 찾아내고 현지 경찰과 협업하는 경제 탐정을 고용하고 있다. 그만한 가치가 있나.
비르켄슈토크의 지적재산권을 보호하는 유일한 방법이다. 우리의 태도는 단호하다. 경쟁업체도 이익을 얻는다. 우리가 적발한 복제 공장 대부분에는 다른 브랜드의 복제품도 쌓여 있었다. 우리는 이를 해당 회사에 알려줬다. 이 문제에서 우리는 팀플레이어다.
 
제조업체들이 표절과의 싸움, 아마존과의 싸움에 연대해야 하나. 학생가방 업체 스코우트(Scout), 아웃도어 브랜드 도이터(Deuter) 같은 업체도 비르켄슈토크와 마찬가지로 아마존과 분쟁 중이다.
제조업체들이 연대한다면 매우 현명한 처사다. 하지만 아마존이 여러 제조업체에 유발하는 문제점은 성격이 다르다. 그럼에도 우리 모두는 하나의 목표를 갖고 있다. 균등한 기회를 되찾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독일과 유럽에 있는 반독점 당국의 규제가 필요하다.
 
유럽사법재판소는 최근 최고급 제품 제조사가 자사와 계약한 판매자가 아마존 같은 제3의 공급업체에서 판매를 금지할 수 있다는 획기적인 판결을 내렸다. 소송을 제기한 회사는 향수가 주력 상품인 화장품 회사 코티(Coty)였다. 당신에게 이는 무슨 의미인가.
일차적으로 최고급 제품 이야기지만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는 판결이다. 중요한 것은 정치권이 온라인 거래의 명확한 법적 틀을 신속히 제정하는 것이다. 특히 전자상거래 플랫폼에서 자행되는 저작권 침해를 규제해야 한다. 이는 수만 개의 일자리를 위태롭게 한다. 이 문제에 강력히 대처하는 것은 유럽연합(EU)의 임무이지 독일 중산층의 임무가 아니다.
 
어떻게 해야 아마존을 이길 수 있나.
개별 판매자와 제조업체는 아마존을 이길 수 없다. 그저 일정한 거리를 둘 뿐이다. 진짜로 아마존에 당하면 어차피 전부 날아간다.
 
ⓒ Der Spiegel 2017년 52호
“Amazon ist ein Mittäter”
번역 황수경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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