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흡연을 건강하게 포장하라!
[Trend] 필립모리스, 아이코스 시대 개척의 꼼수
[94호] 2018년 02월 01일 (목) 마르코 에버스 economyinsight@hani.co.kr
‘담배맛 동일, 사망률 감소’ 논리로 아이코스 홍보… 대표적 금연 운동가까지 동원
 
담배업계는 유해물질을 줄인 담배로 흡연 인식을 바꾸는 데 매진하고 있다. 필립모리스는 심지어 흡연자들의 금연을 지원하는 ‘담배 없는 세상 재단’도 후원한다. 필립모리스의 속내는 과연 무엇일까.
 
마르코 에버스 Marco Evers <슈피겔> 기자
 
   
우루과이 수도 몬테비데오 거리에서 ‘담배 반대 캠페인’을 위해 전시된 대형 담배 설치물 사이로 사람들이 지나가고 있다. 필립모리스는 금연 재단에 수백억원을 후원하고 있다. REUTERS
 
마치 조롱처럼 들린다. 전세계 최대 매출을 자랑하는 담배 대기업 필립모리스 인터내셔널 인터넷 홈페이지에는 향후 담배 판매를 줄이고, 한 걸음 더 나아가 이른 시일에 완전히 중단하겠다는 내용이 나온다. 수십 년간 담배 판매를 위해서라면 어떤 일도 서슴지 않은 필립모리스가 이제 완전히 다른 태도를 보인다. ‘사회는 필립모리스에 책임 있는 행동을 기대한다’고 홈페이지에 쓰여 있다. ‘필립모리스는 흡연 없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책임을 다하려 한다.’
 
안드레 칼란조풀로스 필립모리스 최고경영자(CEO)는 모범을 보인다. 그는 금연에 성공했고, 소비자에게도 금연을 권한다. 이에 그치지 않고 금연을 후원하기로 결정했다. 그는 한 재단에 12년 동안 매년 8천만달러(약 850억원)씩 총 10억달러(약 1조670억원)의 후원을 약속했다. 미국 뉴욕에 본부를 둔 이 재단은 담배 연기 없는 세상을 만들려고 한다. 그 수단은 담배 반대 광고가 아니다. 흡연자들의 금연을 위한 더 좋은 방법을 연구하는 것이다. 금연운동에 이렇게 많은 액수를 후원한 기관은 찾아보기 힘들다.
 
담배 대기업이 도대체 왜 금연운동의 선봉에 선 것일까. 냉소적 게임에 불과한 것일까. 내막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필립모리스의 금연운동 후원은 괴이한 형상을 드러낸다.
 
미국 뉴욕 맨해튼 록펠러센터 12층 한 회의실. 남아프리카 출신의 전염병학자 데릭 야크(62)가 인터뷰하러 방문한 기자를 맞는다. 새로 설립된 재단의 대표로 내정된 야크는 설립자이기도 하다. 그는 “우리 재단의 목적은 흡연의 종말을 가속화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재단은 담배를 전세계에서 없애는 데 매진할 것이다.”
 
“재단은 2018년 3월 첫 연구비를 지급하게 된다”고 야크는 설명한다. 현재 직원이 5명인 재단은 실질적 업무를 시작하기 전 30명 수준으로 충원할 계획이라 한다. 야크는 이모 두 명과 삼촌 한 명을 담배로 잃었다. 87살의 어머니는 여전히 담배를 피운다. 야크는 어머니의 금연을 위해 여러 시도를 해보았다. 홍콩에서 침술도 배웠다. 하지만 성과는 없었다.
 
데릭 야크의 특이한 이력만 아니었다면 담배업계가 후원하는 ‘담배 없는 세상’ 재단을 담배업계의 새로운 로비 속임수로 치부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야크보다 금연운동에 더 많이 힘쓴 사람을 찾기 힘들다. 야크는 세계보건기구(WHO) 이사였던 2003년 담배규제기본협약 채택의 주역이다. 이 협약은 담배업계가 지금까지 겪은 최악의 치명타다.
 
WHO는 담배규제기본협약과 더불어 모든 협약 당사국이 흡연과 전쟁을 벌이도록 호소했다. 담뱃세 인상, 담뱃갑 경고 문구 강화, 담배 광고 금지, 공공장소 흡연 제한 등 가이드라인도 제시했다. 서구의 많은 나라에서 비흡연자 보호법이 제정되는 데 야크가 크게 기여했다. 그런데 하필 그가 금연계에서 최고 악당으로 간주되는 칼란조풀로스 필립모리스 CEO와 손잡았다. 마치 제임스 본드가 마피아를 위해 싸우는 것과 다름없는 상황이다. 야크는 무슨 생각으로 그랬을까.
 
   
일반 담배 ‘말버러’를 배경으로 놓인 필립모리스의 전자담배 ‘아이코스’. 일반 담배 매출이 해마다 하향 곡선을 보이면서 필립모리스는 전자담배 마케팅에 집중하고 있다. REUTERS
 
흡연자 사망 연 700만 명
야크는 자신과 같은 처지에 있는 사람들에게 조심하라고 경고했다. 2001년 금연학계를 향해 담배 대기업에 영혼을 팔지 말라고 호소했다. ‘담배업계의 진짜 속셈에 대한 학계의 순진무구함을 언제까지 용서할 수는 없다’고 글을 쓰기도 했다. 그런 야크가 이번에는 정장을 말쑥하게 차려입고 제 발로 사자굴에 들어가서 아무렇지 않은 듯 “이번에는 다르다”고 말한다.
 
야크는 디즈니 캐릭터 ‘비글 보이스’(Beagle Boys) 표정을 짓는다. “나는 달라진 게 없다. 담배업계가 달라졌다.” 전통적인 담배는 이제 전세계 곳곳에서 조만간 사라질 것임을 담배업계가 깨달았다는 뜻이다. 장기 흡연자 50%가 생명을 잃고, 흡연으로 인한 연간 사망자가 700만 명을 넘는 등 전통적인 담배는 쉽게 말해 너무 위험하다는 이야기다.
 
매출 감소를 겪는 대다수 담배기업들은 각국 정부 차원에서 시행되는 담배금지 정책을 피하려고 전자담배 등 덜 유해한 니코틴 제품에 대대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담배업체는 사람을 죽이는 것과 중독시키는 것을 분리하려 한다. 이는 담배업계의 근본적 변화를 뜻한다.”
 
“차세대 담배 제품이 시장에 뿌리를 내리면, 니코틴 중독자 수는 변함없이 높은 수준으로 유지돼도 흡연으로 인한 희생자 수는 지금보다 더 빠른 속도로 줄어들 것이다.” 야크는 목소리가 떨릴 정도로 열정적으로 말했다. 그가 보기에, 아직 관련 연구가 완료되지 않았지만 전자담배는 위험을 90~95% 줄이는 수단임을 뜻한다. 이 때문에 그는 필립모리스의 CEO와 연합하는, 상상도 못한 일을 하게 됐다고 한다.
 
필립모리스에 야크보다 더 훌륭한 홍보 전문가이자 세련된 트로피는 없을 것이다. 필립모리스가 야크를 편하게 덤으로 얻은 것은 아니다. 필립모리스가 ‘담배 없는 세상’ 재단에 매년 후원하는 금액은 자사 수익의 약 1%에 해당한다. 필립모리스는 스스로 변했다고 말하지만, 흡연을 위해 지출하는 돈은 금연 지출의 수천 배에 달한다.
 
야크가 후원금 출처 때문에 불면의 밤을 보내지는 않는다. 그의 재단은 법적, 인적, 학술적으로 필립모리스로부터 절대적으로 독립돼 있다. 수많은 국제 법률가들의 검토에 따르면, 재단 정관은 필립모리스의 각종 영향력 행사를 전면 금지하고 있다. 필립모리스는 어떤 연구 프로그램을 중단하거나 변경할 수 없고, 재단 이사회에 참여할 수 없고 거부권도 갖고 있지 않다. 계약상 약속된 후원금을 중단하거나 줄일 수도 없다. 재단이 지원하는 모든 연구조사의 데이터는 공식적으로 발표되며, 누구나 열람할 수 있다. 필립모리스에 대한 비판적 연구조사도 당연히 포함된다. 야크의 설명에 따르면 그렇다.
 
야크는 필립모리스 후원금으로 우선 세 가지 주제를 검토하려 한다. 첫째, 담배 수요가 줄어드는 미래에 담배 농부들을 어떻게 대비시킬 것인가? 둘째, 놀라울 정도로 진전이 없는 금연 연구를 어떻게 활성화할 것인가? 셋째, 필립모리스 등 담배업체가 만드는 미래 담배의 위험성은 실제 어느 정도인가?
 
“흡연 6개월, 12개월, 18개월 이후 신체에서 일어나는 변화를 정확히 보여주는 대규모 연구조사가 필요하다.” 최근 개발된 전자담배의 장기 흡연 위험성 정보를, 1913년 개발된 기존 담배의 정보보다 훨씬 빠르게 축적해야 한다. 기존 담배의 경우 상당 수준으로 암을 유발한다는 연구 결과를 독립된 의료인들이 밝혀내기까지 무려 50년이 걸렸다.
 
필립모리스는 새로 개발한 전자담배가 이런 테스트에서 좋은 결과를 낼 것이라고 확신하는 분위기다. ‘아이코스’는 필립모리스의 가장 중요한 새 제품이다. 제약업계와 생화학업계 출신 연구원 400명 이상이 스위스 뇌샤텔의 한 유리궁전에서 건강에 덜 치명적인 기술로 개발한 제품이 아이코스다.
 
독일의 많은 도시에서 아이코스를 홍보하는 대대적인 캠페인이 진행 중이다. 전통적인 담배 광고는 요즘 거의 사라졌다. 필립모리스 내부 자료에 따르면 전세계에서 370만 명 이상의 흡연자가 아이코스로 갈아탔다고 한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필립모리스의 시판 허가 신청서를 검토하고 있다. 필립모리스는 FDA에 200만 쪽의 자료를 제출했다. 필립모리스는 기존 담배보다 유해물질이 덜 함유된 아이코스를 FDA로부터 공식 허가를 받아 미국에서 출시하는 것을 기다리고 있다. 아이코스가 시판 허가를 받으면 매출이 폭발적으로 올라갈 것이라고 애널리스트들은 내다본다.
 
   
이스라엘 텔아비브에 있는 필립모리스의 아이코스 매장에서 고객을 응대하는 직원들. 아이코스 매장뿐 아니라 아이코스 흡연 가능 구역도 늘고 있다. REUTERS
 
아이코스의 위험성
아이코스는 배터리가 내장된 가벼운 플라스틱 포켓형 전자담배다. 니코틴을 함유한 액상만 증발되는 다른 전자담배와 달리, 아이코스에는 진짜 담배가 사용된다. 기존 담배가 이르는 온도의 절반 이하인 약 350도까지 담배를 가열한다. 이 때문에 담배가 타지 않아 독성물질이 90% 이상 덜 발생한다는 것이 필립모리스의 설명이다. 가열되지만 타지 않는 전자담배에는 연기와 재가 발생하지 않아 흡연자의 구강에 악취도 배지 않는다고 한다.
 
그럼에도 아이코스가 흡연자에게 다른 전자담배보다 더 매력적인 점은, 기존 담배 연기처럼 느껴지는 니코틴 함유 에어로졸이 형성된다는 사실이다. 물론 필립모리스가 발표한 이 내용 중 어느 정도가 사실에 부합하는지 불분명하다. 독립적 연구조사는 여전히 찾아보기 힘들다.
 
스위스 연구원 5명은 최근 전문학술지 <자마>(Jama)에 연구조사를 발표했다. 이 연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실험실에서 아이코스를 가열했더니 일부 위험한 성분이 확인됐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많은 화학성분이 기존 담배보다 적게 나왔는데, 그렇다고 아이코스 증기가 무해하다는 뜻은 아니다. 기존 담배와 비교할 때, 아이코스에 니코틴 84%, 포름알데히드 74%, 아세나프텐 295%가 함유돼 있음을 학자들은 확인했다.
 
스위스 연구원들의 연구 결과는 가히 충격적이다. 필립모리스는 아이코스가 연기를 만들지 않는다는 주장으로 대중을 현혹하는 셈이다. 아이코스의 연기는 이름만 다를 뿐이다. 필립모리스 소속 학자들은 <자마>에 실은 반박글에서 스위스 학자들이 오류를 범했다고 비판했다.
 
데릭 야크는 해당 연구조사를 읽지 않아 논평할 수 없다고 말하지만 아이코스가 초기 제품이라는 점을 인정한다. 아이코스보다 더 발전된 전자담배가 현재 개발 단계에 있다. 야크는 “미래의 담배 개발을 위해 엄청난 예산을 지출하는 담배 대기업들의 실험실에서 현재 벌어지는 일은 WHO가 20년 전 상상했던 것을 뛰어넘는다”고 했다. 자율주행차가 자동차 업계를 대대적으로 재편할 기세인 것처럼, 담배업계의 전자담배는 금연운동을 완전히 바꾸고 있다는 것이다. “과거에 중요한 것은 담배제조 업체를 악마화하고 고립시키며 담배 마케팅을 금지하는 것이었다.” 지금은 어떨까? 담배업계가 위해성 감소 방안을 찾아나서는 시기에는 금연운동의 결이 달라진다. 야크는 “정부 차원의 흡연 규제는 위험성에 비례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흡연 위험성이 크다면 담뱃세 인상과 담배 광고가 제한돼야 한다.” 역으로 말하면 흡연자를 더 이상 죽음으로 몰고 가지 않으면서 니코틴 중독만 일으키는 담배기업에는 행동의 자유를 줘야 한다는 이야기다.
 
덜 유해하다고 입증된 전자담배는 규제를 피하는 효자 상품이 될 수 있다. 담배 대기업들은 과거처럼 레스토랑 등 공공장소에서 비흡연자나 금연자를 다시 소비자로 끌어들일 수도 있다. 담배업체의 관점에서 흡연의 미래는 니코틴을 함유한 비흡연에 있다. 따라서 필립모리스가 야크의 재단에 지원하는 엄청난 후원금은 기부가 아니라 투자인 셈이다.
 
그렇다면 야크는 담배업계의 무너지는 비즈니스를 보장해주는 순진한 아이에 불과한 것일까? 야크는 이번엔 다를 거라고 믿을 만큼 바보일까? 담배 대기업들은 과거에도 건강에 덜 유해한 담배를 만들겠다고 공언했다. 다만 약속을 지킨 적이 한 번도 없을 뿐이다. 유해성이 덜한 제품이 전혀 아니라는 사실을 누구보다 담배 대기업들이 정확하게 꿰뚫고 만든 ‘라이트 담배’가 대표 사례다.
 
1997년 제프리 바이블 당시 필립모리스 CEO는 흡연과 폐암의 인과관계가 증명된다면 필립모리스 담배 공장을 당장 폐쇄하겠다고 법정에서 선서했다. 담배 대기업 연구원들은 흡연과 폐암의 인과관계를 1950년대에 이미 인지했으나 외부에는 철저히 함구했다.
 
필립모리스의 꼼수
 
담배업계만큼 역사적으로 많은 거짓말로 사실을 숨기거나 부인하며 소비자에게 깊은 불신을 받는 곳도 없다. 담배업체들은 중독을 최대화한 담배를 만들어왔다. 이들 업체는 ‘담배 2.0’에서도 꼼수를 부리려 한다. 전자담배 외에 선택의 여지가 없는 흡연자에게 돌아가는 혜택도 전혀 없다.
 
11년 전 미국의 한 연방법원 판사는 담배업계의 관행에 울분을 터뜨렸다. 이 판사는 수많은 오류를 공개적으로 바로잡으라는 판결을 담배업체들에 내렸다. 담배업체들은 변호사를 동원해 오랫동안 법정 다툼을 벌이다 2017년 11월 말 결국 담배업체 이름을 걸고 미국 일간지에 최초로 흡연 경고 광고를 실어야 했다. 이 광고에는 ‘흡연으로 매일 평균 미국인 1200명이 죽고 있다. 이는 살인과 에이즈, 자살, 마약, 교통사고, 알코올중독으로 인한 사망자를 합한 수치보다 더 많다’는 문구가 실렸다.
 
야크가 재단 후원 업체를 공개하자 금연 단체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세계심장협회(World Heart Federation)와 미국 암학회 등 주요 의학 전문학회들은 야크와 거리를 두었다. 야크의 새로운 파트너 필립모리스는 이들 학회에는 너무 위험한 존재였다. 의학학회 관점에서 필립모리스는 담배 중독성을 줄이거나 건강 증진에 힘쓰는 것이 아니라, 자사 수익 증대만 꾀하는 사기업에 지나지 않는다.
 
전문 학술지 <담배 규제 저널>(Tobacco Control Journal) 발간인들은 야크의 후원금으로 이뤄진 연구조사는 단 하나도 출간하지 않겠다고 공표했다. 담배업계 후원은 이들에게 죽을 죄를 짓는 것과 다름없다. 영국 의학저널 <랜싯>(The Lancet)은 사설에서 야크가 자신의 명성에 큰 흠집을 냈다고 경고했다. ‘담배 없는 세상’ 재단 설립은 야크가 벌여온 담배 대기업들과의 전쟁 역사상 최악의 실수라는 것이다. WHO는 각국 정부와 학계, 보건기구들에 야크와 ‘담배 없는 세상’ 재단을 보이콧해달라고 공개적으로 호소했다. WHO는 담배규제기본협약 설계자인 야크가 이 협약을 무력화한다는 의혹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이보다 더 비참하게 신규 재단을 출범하는 방식도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필립모리스는 만족할 것이다. 담배 반대파들의 전선이 내부 싸움으로 흐트러지는 것은 필립모리스에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야크는 자신에 대한 공격이 아무렇지 않다는 듯 행동한다. 그는 “응원도 많이 받는다”고 말한다. 야크의 재단에서 일하길 원하는 우수한 인재들의 지원서가 책상에 산더미처럼 쌓여 있다. 야크는 “수많은 비판가들은 구시대적 진영 논리에 함몰돼 있다. 더군다나 이들은 유해물질을 최소화한 니코틴 담배 제품으로 얼마나 많은 생명을 구할 수 있을지 최신 학술 지식을 갖추고 있지도 않다”고 말했다. “흡연자 중 5~10%만 담배를 끊는다.” 전자담배가 등장해 모든 흡연자에게 금연의 희망이 생겼다는 것이다.
 
야크는 놀라울 정도로 유연한 사람이다. WHO에서 담배와의 전쟁 이후 비만에 책임 있는 레모네이드 제조업체와의 전쟁을 이끌기도 했다. 그는 2007년 갑작스럽게 전선을 바꾸기 전, 대기업들을 익숙한 방식으로 코너로 몰았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그는 자신의 반대파였던 펩시콜라의 선임부사장으로 일했다.
 
펩시콜라는 야크가 사자굴로 걸어 들어간 첫 정착지였다. 그는 펩시콜라 내부에서 설탕과 소금, 지방을 덜 사용한 제품을 만들고자 했다. 2013년 펩시콜라를 그만뒀을 때 그는 65%의 성공을 거뒀다고 자평했다. 자기 덕분에 펩시콜라가 덜 유해한 제품을 공급하고 있기 때문이란다.
 
“데릭 야크가 담배업계의 후원금으로 운영되는 재단을 이끄는 일은 놀랍지 않다.” 미국 캘리포니아대학의 대표적인 담배 비판가 스탠턴 글랜츠 교수가 지적했다. “어두운 세계로 떠난 야크의 여행은 이제 완결된 셈이다.”
 
ⓒ Der Spiegel 2017년 49호
Zigarette 2.0
번역 김태영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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