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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적절한 부자 감세 국민 분노 키울 것”
[Analysis] <2018년 세계불평등보고서>- ② 뤼카 샹슬 교수 인터뷰
[94호] 2018년 02월 01일 (목) 크리스티앙 샤바뇌 economyinsight@hani.co.kr
상위 1% 성장 혜택 하위 50%의 2배… 부유층 세금 분담률이 중산층보다 낮아
 
뤼카 샹슬 프랑스 파리정치대학 교수는 2017년 12월 공개된 <2018년 세계불평등 보고서>의 주요 집필자다. 세계불평등연구소 공동소장이자 지속가능개발·국제관계 연구소 상임연구원이기도 한 샹슬 교수는 “국가 간 불평등의 완화라는 구심력과 국가 내 불평등의 증가라는 원심력 가운데 후자가 전자를 압도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며 “세계 상위 1% 부유층이 전세계 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980년 16%에서 현재 20%로 늘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확대일로에 있는 빈부 격차를 지켜보면서 “이것이 정당한지, 부유층 과세 수준은 적절한지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다”며 “결국 부자 감세는 지난 30년 동안 진행된 세계화와 경제 시스템에 대한 국민의 분노를 키울 것”이라고 경고했다.
 
크리스티앙 샤바뇌 Christian Chavagneux <알테르나티브 에코노미크> 기자
 
 
▲ 뤼카 샹슬 트위터
또 불평등 자료다. 불평등은 이미 다뤄질 만큼 다뤄진 주제 아닌가.
전혀 그렇지 않다! 이번에 많은 자료를 기초로 새로운 결론을 여럿 도출할 수 있었다. 우선 선진국 소득분배 피라미드의 최하위층과 관련이 깊다. 1980년 이후 유럽과 미국의 상황을 비교해보면 양쪽 모두 고소득자가 늘어났음을 확인할 수 있다. 유럽에서는 중산층 붕괴가 일어나지 않았다. 반면 미국에서는 일부 중산층이 사라졌다.
 
개발도상국으로 논의를 옮겨보자. 흔히 개도국을 말할 때 아시아의 발전에 근거한 빈곤 감소 측면을 강조한다. 소득 하위 인구도 경제 성장의 덕을 보긴 했다. 하지만 중국·인도·브라질의 저소득층이 모두 같은 방식, 같은 정도로 덕을 본 것은 아니다.
 
마지막으로 불평등이 도처에서 심화되고 있지만 그 정도는 나라별로 다르다. 이는 불평등 완화가 불가능한 일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
 
지난 수십 년 동안 국가 간 불평등은 감소했다. 그렇다면 이번 보고서가 강조하는 불평등 심화는 국가 내 불평등의 증가에 근거한 것인가.
통계자료를 분석해보면 국가 간 불평등의 완화라는 구심력과 국가 내 불평등의 증가라는 원심력 가운데, 후자가 전자를 압도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1980년 기준으로 세계 상위 1% 부유층이 전세계 소득의 16%를 차지했다. 현재 이 수치는 20%다. 반면 개도국들이 성장했지만 하위 50%는 그때나 지금이나 약 9%의 소득을 차지할 뿐이다. 세계 상위 1%가 하위 50%보다 두 배나 많은 성장의 과실을 차지한 것이다. 이는 엄청난 수치다.
 
세계 상위 1%에 속하는 사람이 몇 명인가.
약 7천만 명이다. 나라로 치면 프랑스 인구와 비슷한 규모다. 상위 1%를 성인 인구만 따진다면 4천만 명 정도로, 이들의 평균소득은 연간 33만유로(약 4억2천만원)다. 하위 소득 50%는 연평균 소득이 3200유로(약 410만원)에 못 미치는 사람들이다. 약 35억 명이 여기에 속한다. 특히 세계 소득 상위 1%와 0.1%에 진입한 개도국 갑부가 크게 늘었다. 사실 놀랄 일도 아니다. 이런 표현을 써도 될지 모르겠는데, 부자들 ‘누적치’(stock)에서 미국인과 유럽인의 비중이 여전히 높지만 예전보다 줄었다. 1990년대까지만 해도 상위 1%의 3분의 2가 미국이나 유럽 출신이었다. 현재 이들의 비중이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이 전체 파노라마에서 프랑스는 어디쯤 있나.
프랑스도 예외는 아니다. 지난 30년 동안 부유층의 소득, 자산, 자산소득, 연봉이 중산층이나 서민층보다 훨씬 많이 늘었다. 하지만 프랑스는 다른 나라보다 서민층의 소득 증가를 더 담보해낼 수 있었다. 프랑스는 조세제도와 함께 교육·보건 등 모두가 이용하는 공공서비스 투자로 중산층과 서민층의 붕괴를 어느 정도 막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프랑스의 상위 0.1%는 몇 명인가.
6만5천 명 정도? 성인만 따지면 약 5만 명. 소득수준은 연간 55만유로(약 7억원), 평균자산은 750만유로(약 96억원)를 넘는다. 프랑스의 1인당 평균소득은 3만3천유로(약 4200만원)이며, 평균자산은 20만유로(약 2억5450만원)다.
 
이 소수집단이 우리 사회에서 중요한 구실을 하나.
줄의 맨 앞에서 무리를 이끄는 리더냐는 물음인가? 고용창출과 경제성장의 열쇠를 쥐고 있는? 물론 일부는 그렇다고 주장하며 부유층 감세를 정당화한다. 부유층 감세 없이는 국가적 파산에 이를 거라고 말이다. 하지만 자료를 보면 감세가 없을 때도 고소득자나 자산가의 이동이 전혀 없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들은 중산층보다 훨씬 더 큰 부의 증가를 경험하며 아주 잘살고 있다.
 
더구나, 자료에 따르면, 부유층 세율이 중산층 세율보다 더 낮다. 심지어 부유층의 세수 분담률이 자산에 반비례하는 실정이다. 조세 측면에서 차별받는다며 부유층 감세를 추진하는 것은 합리적 근거가 전혀 없다고 생각한다.
 
체감 불평등의 심화와 상위 1%는 어떤 관계가 있나.
그 문제는 소득 불평등을 둘러싼 논쟁에서도 중요한 부분이다. 일단 프랑스에서 소득 불평등 정도는 다른 나라들보다 덜 심하다. 그럼에도 사람들이 느끼는 불평등은 매우 크다. 불평등이 드러나기 때문이다. 우선 해마다 이런저런 잡지들이 경쟁하듯이 세계 부자 순위를 집계한 기사를 내보내, 일반 국민은 이들의 자산과 소득의 엄청난 증가를 알게 된다. 세계 인구의 평균 자산 증가율은 2%인 반면, 부유층의 연간 자산 증가율은 7~8%다. 이들의 부는 점점 더 불어난다.
 
이 현상을 지켜보면서 이것이 정당한지, 부유층의 과세 수준은 적절한지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다. 결국 부자 감세는 지난 30년간 진행된 세계화와 경제 시스템에 대한 국민의 분노를 키울 것이다.
 
경제학자들 사이에 ‘적정한’ 불평등 수준에 대한 합의가 있나.
없다. 그리고 없는 게 낫다. 경제학자 모임보다 더 광범위하고 민주적인 논쟁으로 합의가 이뤄져야 한다. 일단, 여러 나라에서 불평등이 위험 수준까지 심화됐다는 데는 다른 의견이 없다. 프랑스를 비롯한 몇몇 나라에선 불평등 정도가 덜 심하지만 마찬가지로 늘어나고 있다. 증가 속도가 나라별로 다르다는 결론도 내릴 수 있다. 최근 국제통화기금(IMF)도 소득 불평등 심화에 경종을 울리며 유사한 결론을 내렸다.
 
불평등은 어떤 문제를 야기하는가.
많은 문제를 일으킨다. 불평등한 사회는 미래에 투자를 잘 못한다. 교육에도, 사회기반시설에도 투자하지 않는다. 미국 경제학자 조지프 스티글리츠가 강조한 것처럼 투자 선택이 최적이 아니라는 뜻이다. 게다가 현대 경제학 연구들은 높은 수준의 불평등이 노동 유인을 위축하고 의욕 상실을 초래해 생산성을 떨어뜨린다는 사실을 잘 보여준다.
 
불평등과 건강의 상관관계를 증명한 연구도 많다. 불평등한 사회는 구성원에게 더 스트레스를 준다. 알다시피 스트레스는 만성질환과 각종 문제의 원인이다. 정치적 차원에서도 불평등한 세계화에 대한 분노가 유권자에게 도널드 트럼프나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편집자)를 선택하게 만들었다.
 
소득 불평등 추세는 어떻게 변화할까.
현재의 추세가 이어진다면, 설령 개도국의 경제가 계속 성장해도 국가 내 불평등이 늘어남으로써 불평등이 심화될 것이다. 다양한 모델을 생각해볼 수 있는데, 모든 나라가 지난 수십 년간 유럽이 거쳐온 경로를 따른다면 세계 불평등을 완화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프랑스에선 지속적으로 부자 감세를 하고 교육 투자를 줄이고 있다. 고등교육에선 학생 1인당 예산이 10년 동안 10%나 줄었다. 또한 최저임금 인상률을 평균소득의 변화와 분리해 결정하려 한다. 이런 식이면, 프랑스는 얼마 안 가 불평등 정도가 심한 나라가 될 것이다.
 
ⓒ Alternatives Economiques 2018년 1월호(제375호)
“Les inégalités progressent de manière différenciée”
번역 박현준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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