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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 유명업체 싹쓸이로 곳곳서 마찰
[Business] 중국 유제품 업계 국외투자 러시- ① 공격적 사들이기의 명암
[93호] 2018년 01월 01일 (월) 리옌 economyinsight@hani.co.kr
원유 확보와 유명 가공 브랜드 인수로 가치사슬 구축… 현지 정부 제동걸기 일쑤
 
잊을 만하면 터져나오는 뉴스가 중국의 가짜 식품 파동이다. 분유를 비롯한 유제품 역시 불신의 대명사로 꼽혀왔다. 하지만 지난 몇 년간 중국 업체들의 변신 노력은 놀라울 정도다. 그들이 꺼낸 ‘비장의 카드’는 외국 업체 인수다. 원유 확보, 공정 고도화, 이미지 개선의 세 마리 토끼를 잡으려 한다. 그러나 이들의 공격적인 목장과 기업 사들이기는 현지 정부와 업계의 우려를 낳고 있다. 중국 유제품 업체들의 국외 진출 현주소를 짚어 본다.
 
리옌 李妍 <차이신주간> 기자
 
   
중국 공안들이 장쑤성의 한 슈퍼마켓에서 분유를 조사하고 있다. 중국에선 엉터리 분유로 신생아들이 목숨을 잃거나 유통기한이 지난 분유를 외국산으로 속여 파는 등 가짜 분유 파동으로 유제품에 대한 소비자 불신이 크다. REUTERS
 
2017년 10월 말 오스트레일리아 최대 유제품 제조사 머리골번(Murray Goulburn)이 13억오스트레일리아달러(약 1조660억원)에 캐나다 기업 사푸토(Saputo)에 넘어갔다. 언론의 관심이 집중됐던 중국 유제품 제조사 이리(伊利)와 멍뉴(蒙牛)는 눈앞에서 기회를 놓쳤다. 인수 가격은 시가 대비 76~84% 높아, 시장의 예상을 크게 웃돈다. “예상했던 결과지만 과정을 생각하면 화가 난다.” 인수에 참여했던 한 재무컨설팅 업체 책임자는 머리골번 인수를 둘러싼 경쟁 과정에서 “가격을 높이는 데 철저하게 이용당했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고 말했다.
 
9월 중순쯤 외국 언론에서 중국의 유제품 분야 대기업인 이리와 멍뉴가 머리골번 인수에 나섰고, 특히 이리는 매각 가격의 두 배에 이르는 거액을 제시했다고 보도해 자본시장이 술렁였다. 9월20일 이리는 보도가 사실이 아니라고 발표했지만 구체적인 가격은 밝히지 않았다. 앞서 소개한 재무컨설팅 업체 책임자는 이리에 대한 소문이 흘러나온 것이 의도적이라고 했다. 오스트레일리아 쪽은 이를 빌미로 입찰 가격을 올렸다. 중국 기업이 시장 규칙에 벗어나는 높은 가격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져, 다른 경쟁사의 불만을 초래했다. 또한 오스트레일리아 정부의 경계심을 높여 중국 기업이 불리해졌다.
 
2010년부터 중국 유제품 제조사들은 외국 목장과 유제품 생산기지를 인수하려 했다. 원유 자원을 확보해 공급이 부족한 국내 시장을 보완하고, 국제 우유 가격의 변동 충격을 완화하겠다는 것이다. 이 흐름은 2014년 이후부터 가공업체와 유명 브랜드 인수 경쟁으로 확대됐다. 특히 유기농 우유와 요구르트, 치즈 등 유제품 가공 분야에서 세계적 기업을 인수해 앞선 기술을 확보하고, 상품 유형을 확장하며, 브랜드 이미지를 개선하려 했다. 수십억위안을 내걸고 인수·합병에 뛰어든 배경에는 자본시장의 지원도 있었다. 이리와 멍뉴 등 대형 유제품 제조사는 막강한 현금 동원력을 확보했다. 광밍(光明), 싼위안(三元), 오스누트리아(Ausnutria), 페이허(飛鶴), 빙메이트(Beingmate) 등 다른 유제품 제조사들도 프리미엄 제품 업체로 도약하려 국제 협력을 추진하고 글로벌 산업 가치사슬을 구축했다.
 
하지만 낯선 환경에서의 ‘역습’은 만만치 않았다. 중국 기업들의 국외 자산 인수가 뉴질랜드와 오스트레일리아, 네덜란드에 집중돼 현지 정부의 경계심을 불렀다. 중국 유제품 제조사들의 국외 자산 관리 능력도 도전에 직면했다. 현지 법규와 취업, 환경 등 관련 규제에 적응해야 하기 때문에 인수의 득실에 고민이 많아졌다.
 
순탄치 않은 현지 목장·업체 인수
식품산업 애널리스트 주단펑은 “중국은 원유 공급이 부족하지만 다른 나라에는 우수한 목장이 많다. 누구든지 먼저 가서 확보하는 사람이 앞서갈 수 있다”고 말했다.
 
2014년 7월 상하이펑신그룹(上海鵬欣集團)은 3억6천만위안(약 594억원)을 투자해 1만3800ha 규모의 뉴질랜드 목장을 인수하려 했다. 뉴질랜드 북섬의 유명 관광지 타우포호수에서 32km 떨어져 있는 목장인데, 뉴질랜드에서 가장 가치 있기로 손꼽힌다. 하지만 인수 과정이 순조롭지 않았고 뉴질랜드 정부가 ‘대규모 민감 토지’라는 이유로 거래를 중단시켰다. 거래 당사자들은 계약을 11번 연기했다. 그사이 토지 가격과 국제 원유 가격이 크게 변했고, 인수 대상의 현금 흐름과 부채도 영향받았다. 거래가 1년 넘게 지연되자 상하이펑신그룹은 인수 절차를 마무리하기 위해 뉴질랜드 정부를 고소했다.
 
이 일이 있기 전인 2012년 초, 상하이펑신그룹은 10억위안(약 1650억원)을 투자해 뉴질랜드에서 총면적 8천ha 규모의 16개 목장을 인수했다고 밝혔다. 현지 주민의 반대로 한때 중단됐다가 거래가 성사됐고, 상하이펑신그룹은 현지에 더랜드유업공사(紐仕蘭乳業公司)를 설립했다. 중국 민영기업 가운데 뉴질랜드 목장을 인수하고 원유 공급 기지를 확보한 첫 사례다.
 
하지만 이 거래는 뉴질랜드 내부의 논쟁을 일으켰다. 정당 간 갈등이 불거졌고 법원이 개입했다. 이를 계기로 뉴질랜드 정부는 외국인 투자자의 인허가 정책을 강화했다. 특히 목장을 포함한 토지 거래에 신중하게 접근했다. 2014년 상하이펑신그룹이 다시 인수를 시도하자 반응이 민감했다. 결국 뉴질랜드 정부가 처음 행정명령을 동원해 외국인 투자자의 토지 매입을 중단시킨 사례다.
 
2016년 4월 상하이펑신그룹 자회사인 다캉목업(大康牧業)은 오스트레일리아로 눈을 돌렸다. 14억7500만위안(약 2440억원)을 들여 S키드먼앤드코(S.Kidman&Co.)의 지분 80% 인수를 추진했다. 세계 최대 규모의 목장을 보유한 이 기업은 중국 저장성 면적의 땅을 차지하고 있다. 인수를 순조롭게 진행하기 위해 다캉목업은 오스트레일리아농업캐피털(ARC)과 컨소시엄을 구성했고 1년 만에 인수의향서를 주고받았다. 하지만 오스트레일리아 정부가 “외국인 투자자에게 매각하는 것은 국가 이익에 반한다”며 반대해 다캉목업은 인수를 포기했다.
 
중국 유제품 제조사들로서는 국외 목장을 더 많이 확보하는 것이 원유 공급을 늘리는 확실한 방법이다. 앞서 소개한 재무컨설팅 업체 책임자는 뉴질랜드와 오스트레일리아에서 목장을 사들이는 것은 토지 매입과 같아서 재산권을 영구 확보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목장은 두 나라의 핵심 자원이고, 젖소와 원유는 목축업과 낙농업에 종사하는 농민들의 이익에 직결된다. 그래서 외국인 투자자의 목장 인수는 갈수록 민감하고 복잡한 문제로 발전했다.
 
어렵게 목장을 인수한 중국 유제품 제조사들은 다음 단계로 현지 가공 업체를 인수하거나 설립했다. ‘전용 목장’ 설립이 명목이다. 그 과정에서 중국 정상의 방문이나 정부 차원의 협력은 놓칠 수 없는 절호의 기회였다.
 
   
오스트레일리아 남부 태즈메이니아섬의 대형 낙농업체 소유 목장에서 소들이 줄지어 있다. 최근 몇 년간 원유 확보를 위해 오스트레일리아와 뉴질랜드의 목장을 사들이려는 중국 유제품 업체들의 움직임이 활발하다. REUTERS
 
경쟁력 강화 지름길은 국외 진출
2014년 11월 시진핑 국가주석이 존 키 당시 뉴질랜드 총리와 함께 이리의 오세아니아 생산기지 현판식에 참석했다. 이는 세계 최대 규모의 유제품 가공단지 사업이다. 이 기지에서 연구·개발과 생산, 원료 가공, 포장 등 전 과정을 처리한다. 총 30억위안(약 4950억원)을 투자한 중국과 뉴질랜드의 최대 규모 투자 사업이다.
 
같은 해 영아용 조제분유를 연간 4만7천t 생산할 수 있는 1기 공장이 조업을 시작했고, 3년 뒤 2기 공장이 완공됐다. 한 해 기능성 유단백우유 16.2t, 초고온 멸균우유 8만t, 전지분유 5.6만t 생산 구역과 영아용 조제분유 3만t 포장 구역 등 4개 구역으로 나뉘어 건설됐다. “이는 대표적인 ‘일대일로’(시진핑 국가주석이 제창한 대외 협력 구상 -편집자) 사업이다. 국가 전략적 차원에서 협력을 추진했기 때문에 이리는 정책적 장애물을 피해갈 수 있었다. 그리고 현지에 공장을 설립하는 방식으로 접근해 뉴질랜드 정부의 지원을 쉽게 얻어냈다. 중국 기업의 새로운 국외 진출 방법을 제시했다.” 중국 유제품 제조사에서 해외투자를 담당하는 책임자는 이렇게 평가했다.
 
이와 거의 동시에 9년 동안 끌던 중국-오스트레일리아 자유무역협정 협상이 끝나, 중국은 유제품을 포함한 대다수 오스트레일리아산 제품의 관세를 철폐했다. 양국 정부는 ‘농업식품안전 100년 파트너십’(ASA100)을 체결했다. 류융하오 뉴호프그룹(新希望集團) 회장이 ASA100의 중국 쪽 의장으로 취임했다. 그는 파트너십 체결 뒤 3~5년 안에 오스트레일리아 농업과 식품 분야에 5억오스트레일리아달러(약 4100억원)를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원료부터 가공, 최종 상품 생산에 이르는 전 과정이 투자 대상이다. 그 첫 단계는 1만 마리 규모의 젖소 목장 설립이었다.
 
2017년 3월 리커창 총리의 오스트레일리아와 뉴질랜드 방문 기간에 맞춰 멍뉴의 자회사 디럭스밀크(Deluxe Milk)의 뉴질랜드 전용 목장 현판식이 오클랜드의 멍뉴 야스리 공장에서 열렸다. 멍뉴는 상하이펑신그룹, 뉴질랜드 유기농 인증사 어슈어퀄리티(AsureQuality), 타히목장(The land Tahi Farm)과 디럭스밀크 뉴질랜드 전용 목장 협력사업에 대한 업무협약서를 체결했다. 또 매시대학과 식품영양, 건강 연구, 유제품 연구·개발 분야의 업무협약을 맺었다. 이로써 멍뉴는 오세아니아 지역에서 원유 생산부터 판매, 독자적 연구·개발, 품질 관리까지 모든 과정을 진행하는 산업 가치사슬을 구축했다.
 
“우리는 국외로 진출하는 과정에서 목장과 가공업체 인수를 동시에 진행한다. 가장 우수한 자원을 확보해 국외에서 완벽한 산업 가치사슬을 구축하는 것이 최대 목표다.” 멍뉴그룹 쪽은 원유가 기업의 성장과 국외 확장을 지원하는 필수 기반이고, 다른 유제품 제조사와의 경쟁에서 앞서갈 핵심 요소라고 말한다. 중국 내 시장 경쟁이 치열하고 원유 자원이 부족하며 소비자의 신뢰가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국외 자산 인수는 국내 유제품 제조사들이 자원을 확보하고 경쟁력을 강화할 중요한 방법이다.
 
ⓒ 財新週刊 2017년 제44호
乳企出海調方向
번역 유인영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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