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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 입맛 맞춰 고도화 ‘잰걸음’
[Business] 중국 유제품 업계 국외투자 러시- ② 기업 명운 걸린 인수·합병
[93호] 2018년 01월 01일 (월) 리옌 economyinsight@hani.co.kr
유기농 유제품 가공업체가 최우선 인수 대상… 앞선 기술 수혈로 전면적 체질 개선
 
가짜 유제품 파동으로 국제사회로부터 조롱받던 중국 업체들이 국제 유제품 업계의 ‘큰손’으로 떠올랐다. 기술이 뛰어난 외국 가공업체를 인수해 기업 구조를 재편하고 고도화한 뒤 세계시장으로 나가는 것이 기업 성장 공식으로 자리잡았다. 목장을 사들여 원유를 확보하는 차원을 넘어, 최신 유기농 제품 생산체제를 갖춘 기업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리옌 李妍 <차이신주간> 기자
 
   
이스라엘 최대 종합식품회사 ‘트누바’의 텔아비브 부근 공장에 우유 운반트럭들이 주차해 있다. 중국 광밍유업은 2015년 1조6천억원 남짓을 투자해 트누바 지분 약 77%를 인수했다. REUTERS
 
네덜란드와 뉴질랜드, 오스트레일리아, 이스라엘 등 낙농업이 발달한 국가는 우수한 원유 자원은 물론 앞선 유제품 제조 기술과 혁신 자원을 가졌다. 예를 들어 네덜란드 바헤닝언은 세계 최고 수준의 다국적 식품기업과 연구소, 식품 분야 연구원 1만5천 명이 모인 ‘식품산업의 실리콘밸리’라고 한다. 우수한 외국 가공 업체 인수는 중국 유제품 제조사가 구조를 전환하고 고도화를 추진하는 지름길이다.
 
2010년 7월 광밍유업(光明乳業)은 3억8200만위안(약 631억원)을 투자해 뉴질랜드 우유 생산업체 신레이트밀크(Synlait Milk)의 지분 51%를 인수했다. 신레이트밀크는 뉴질랜드 5대 우유 가공 업체에 든다. 이 회사를 통해 광밍유업은 고급 영아용 조제분유 시장에 순조롭게 진출해 ‘뉴질랜드 현지 생산’ 브랜드 ‘퓨어 캔터베리’(Pure Canterbury)를 출시했다. 그리고 3년 뒤 신레이트밀크가 뉴질랜드 증권거래소에 상장하도록 지원해, 중국 유제품 제조사의 대표적인 국외 인수 사례가 됐다.
 
“신레이트밀크는 중국이 국외에서 인수한 첫 식품 기업이고, 역시 합병 뒤 외국 증시 상장에 성공한 첫 사업이다. 지금까지 유일한 성공 사례로 남아 광밍그룹의 국제화에 중요한 경험을 제공했다.” 광밍 식품그룹 관계자는 이 사업의 시기가 주효했다고 말했다. 금융위기가 발생하고 얼마 지나지 않은 시점이어서 자산 가격이 낮았고, 현지 기업도 성장을 위해 외부 투자를 원하는 상황이어서 광밍유업은 절호의 기회를 잡을 수 있었다.
 
2015년 6월 광밍유업은 다시 68억7300만위안(약 1조6350억원)을 투자해 이스라엘 최대 종합식품회사 트누바(Tnuva)의 지분 76.73%를 인수했다. 트누바의 유제품은 이스라엘 시장의 50%를 차지한다. 중동과 유럽, 미국으로도 수출된다. 광밍유업은 이스라엘의 목축업 관리 기술과 연구·개발, 관련 기기와 설비가 세계 최고 수준이라며 중국 남부의 덥고 습한 지역에 있는 목장에 좋은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회사의 목축업 관리와 경제적 효과를 향상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광밍유업은 트누바의 요구르트·치즈·버터 등과 젖소 사육 분야의 기술, 시장 경험을 활용해 원료 관리와 신제품 분야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했다.
 
달라지는 국외 진출 양상
최근에는 유기농 우유와 요구르트, 치즈 가공업체가 최우선 인수 대상으로 떠올랐다. 이런 제품은 수익성이 높고, 소비 수준이 높아진 중국 시장의 수요에 부합한다. 주단펑 애널리스트가 말했다. “최근 추세가 원료를 확보하기 위해 목장 인수에서 가공업체 인수로 바뀌었다. 제품의 동질화 현상이 나타나고 경쟁이 가열되면서 단순히 목장을 인수하는 것으로는 신세대와 중산층의 식품 안전과 다양한 제품 요구에 부응할 수 없다. 구매 주체의 변화 역시 중국의 소비수준이 높아지는 과정이다.”
 
전통 국유기업 싼위안(三元)은 혼합소유제 개혁(국가가 소유한 기업의 지분을 줄이는 대신 민간 자본을 유치해 경영 효율성을 높이는 중국의 국유기업 개혁 -편집자) 이후 브랜드 전환과 고도화를 추진하기 시작했다. 2014년 중국 푸싱그룹(復星集團)이 제3자 배정 유상증자로 싼위안의 혼합소유제 개혁에 참여했다. 2016년 싼위안은 캐나다의 정통 고급 유기농 우유 생산업체 크롤리(Crowley)의 전체 지분을 인수했다. 크롤리는 유기농 신선 우유와 요구르트, 치즈, 아이스크림, 버터 등 다양한 유제품을 생산한다. 2017년 7월에는 푸싱의약(復星醫藥)과 함께 6억2500만유로(약 8041억원)를 투자해 유럽의 유명 식물성 식품 업체 생위베르(St-Hubert) 인수에 나섰다. 생위베르는 다양한 특허 기술을 보유하고, 프랑스와 이탈리아의 시장점유율 1위를 지키고 있다. 건강한 음식과 영양의 균형을 강조하는 이 회사는 저지방 버터를 중심으로 식물성 요구르트와 음료, 디저트, 과일 혼합 제품을 생산한다. 푸싱의약 관계자는 생위베르의 식물성 단백질 건강식품은 싼위안의 제품군을 보완할 수 있고, 고품격 생활을 추구하며 한발 앞서나가는 소비자를 공략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2017년 5월 오스누트리아(Ausnutria)는 각각 1억1900만위안(약 196억원)과 5647만위안을 투자해 오스트레일리아 영·유아용 조제분유 최대 제조사인 에이디피(ADP)의 지분 100%와 임산부용 조제분유 최고 브랜드 오즈팜(Ozfarm)의 지분 50%를 인수했다.
 
“오스누트리아를 프리미엄 영양제품과 건강서비스 기업으로 만들려는 목표는 명확하다. 에이디피와 오즈팜 인수는 기업의 성장 전략을 추진하는 데 필연적인 선택이다.” 옌웨이빈 오스누트리아 회장은 인수·합병으로 네덜란드와 뉴질랜드,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영·유아용 조제분유 개발과 생산 기반을 갖췄고, 글로벌 판매와 서비스 네트워크를 구축해 ‘세계적인 영·유아용 조제분유 선도기업’으로 성장하려는 전략적 목표를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중국 유제품 제조사가 목장이나 가공 업체를 인수하는 주목적은 자원과 기술을 확보해 중국 시장에 가져오려는 것이다. 멍뉴그룹은 대형 유제품 제조사 아리아푸드(Aria Food)와 협력했고, 다논(Danone)과 함께 저온 유제품 합자회사를 설립했다. 미국 화이트웨이브푸즈(Whitewave Foods)와 최종 제품 단계에서 협력하고 있다.
 
멍뉴그룹 쪽은 국외투자와 인수 과정은 외국의 우수한 목장 자원과 앞선 생산 기술, 공법을 흡수하는 과정이라고 했다. 특히 외국의 앞선 디지털 생산관리 경험과 혁신적인 연구·개발 방향은 멍뉴가 △유제품 품질을 개선하고 △제품 유형을 확장하며 △사업 가치사슬을 연장하는 데 도움을 주고 △전통 유제품 제조사의 구조를 전환하고 고도화하는 데 지원한다. 이는 정부가 중국 유제품 제조사의 국외투자를 장려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15년 전 광밍유업의 매출액은 업계 2위던 이리보다 25%, 업계 3위 멍뉴보다 266% 앞섰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이리와 멍뉴가 신제품을 내놓고 영업력을 강화해 추격하면서 광밍유업은 업계 2군으로 밀려났다. 이후 유제품 업계의 황금기가 시작됐고, 이리와 멍뉴가 선두를 다투는 구도로 바뀌었다.
 
   
뉴질랜드 낙농기업 ‘폰테라’가 운영하는 중국 허베이성의 목장에서 직원이 고도화된 설비를 이용해 소젖을 짜고 있다. REUTERS
 
녹록지 않은 인수 이후
광밍유업은 외국의 우수 브랜드를 인수해 선두 자리를 되찾기 바랐다. 2010~2011년 영국 제과업체 유나이티드 비스킷(United Biscuits)과 오스트레일리아 시에스아르(CSR)그룹 산하 제당사업부, 미국 건강기능식품 전문 브랜드 지엔시(GNC), 세계 2위 요구르트 제조사인 프랑스 요플레(Yoplait) 등 세계적인 유명 브랜드를 인수하려 했지만, 모두 실패했다. 그 뒤 잇달아 8건을 성사시켰다. 뉴질랜드 유제품 제조사 신레이트의 지분 100%, 오스트레일리아 식품회사 마나센 푸즈(Manassen Foods)의 지분 75%, 영국 시리얼 제조사 위타빅스(Weetabix) 지분 60%, 프랑스 보르도 포도주 수출업체 디바(Diva)의 지분 70%, 이탈리아 올리브 제조사 살로브(Salov)의 지분 90%, 이스라엘 식품회사 트누바의 지분 77.7%를 인수했다.
 
그러나 2016년 실적에는 국외 기업의 인수 효과가 나타나지 않았다. 2016년 매출은 202억700만위안(약 3조3470억원)으로 이리(606억900만위안)와 멍뉴(537억8천만위안)의 매출과 상당한 격차를 보였다. “광밍식품그룹이 국외에 진출해 인수한 기업의 운영 상황은 비교적 양호했고 선순환을 이뤘다. 물론 인수 기업 가운데 일부는 빠르게 성장했고 일부는 느렸지만 정상적인 현상이다.” 광밍식품그룹 관계자는 그룹의 해외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줄곧 20%를 넘었고 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더 높다고 했다.
 
2014년 7월 국외 기업 인수·합병을 적극 추진하던 왕쭝난 회장이 낙마하고 인수 과정을 주도하던 경영진이 교체되자 외부에서는 광밍그룹의 국외 진출이 주춤해질 것으로 예상했다. 이후 광밍그룹은 소규모 인수를 진행했다. 2017년 4월에는 5년 전 7억2천만파운드(약 1조530억원)에 인수했던 위타빅스의 지분 60%를, 미국 시리얼 업체 포스트홀딩스(Post Holdings)에 약 14억파운드를 받고 매각했다. 이를 두고 시장에서는 광밍그룹의 국외투자 축소를 알리는 증거로 해석했다. 하지만 앞서 소개한 광밍그룹 관계자는 외국 기업에 투자한 지분 매각은 정상적 활동이라고 했다. 국외에서 기업을 경영하고 금융시장에 참여한 경험을 기반으로 국제화를 중단하지 않을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국외에서 인수·합병을 진행한 뒤 현지 국가의 산업과 금융정책, 축산 농민의 태도, 기업 경영진의 적극성이 성패를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가 된다. 이리와 멍뉴, 광밍 등 중국 기업은 대부분 피인수기업의 경영진을 그대로 유지했고 대다수 고용을 승계했다.
 
“다양한 국가와 지역에서 부딪히는 문제가 다르지만 현지의 법률과 법규, 시장 규칙과 문화의 전통을 충분히 이해하는 것이 먼저라는 원칙을 지키고 있다.” 멍뉴 관계자는 뉴질랜드가 특히 환경보호에 민감해 공장을 설립하려면 정부가 비준하는 ‘자원허가’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 가운데는 오수 배출과 수증기, 대기오염, 교통, 화학적 오염물질의 엄격한 평가가 포함된다. 이 평가에는 현지 주민과 단체, 마오리족 원주민의 의견이 반영된다. 이를 위해 멍뉴는 현지 주민들에게 안내문을 보냈고, 인내심을 갖고 주민들의 질문에 응답했으며, 해결 방안을 설명해 지지를 얻어냈다.
 
국외에서 산업 가치사슬을 구축한 멍뉴는 3년 연속 국외 판매 실적이 30% 이상 늘었다. 멍뉴 관계자는 “멍뉴 제품이 홍콩과 마카오, 싱가포르, 미얀마, 캄보디아, 몽골 등 국제시장에 진출했고, 상온과 저온 냉장, 냉동식품 등 세 가지 제품군을 수출한다. 2017년에는 캐나다, 인도네시아와 상호협력의향서를 체결해 국외시장을 확장했다”고 밝혔다. 이는 국외의 투자와 인수·합병으로 중국 국내 시장을 육성하는 것이 국외시장을 개척하는 필수 경로임을 잘 보여준다.
 
ⓒ 財新週刊 2017년 제44호
乳企出海調方向
번역 유인영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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