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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의 노동비용, 크게 보면 이윤에 기여
[Issue] 국가별로 조금씩 차이 나는 기업 수익의 원천
[93호] 2018년 01월 01일 (월) 토마 달르리 economyinsight@hani.co.kr
영미에선 기업 수익이 소비에 좌우되는 반면 프랑스에선 민간투자와 공공지출이 중요
 
기업가들은 흔히 노동비용과 세금이 기업 활동을 어렵게 한다고 불평한다. 기업들의 불평은 과연 근거가 있을까. 거시경제 맥락에선 흔히 생각하는 것과 전혀 다른 분석표를 낼 수도 있다. 거시경제 차원에서 기업 이윤의 원천은 크게 투자, 소비, 공공지출, 무역 흑자로 나눌 수 있다. 각각의 비중은 나라마다 차이가 있다. 영국과 미국에선 소비가 압도적으로 중요한 반면, 독일은 무역 흑자가 중요하다. 프랑스에선 민간투자와 공공지출이 기업 이윤의 주요 원천으로 꼽힌다. 폴란드 출신 경제학자 미할 칼레츠키는 “노동자는 번 만큼 쓰고, 자본가는 쓴 만큼 번다”고 했다. 임금이 늘면 소비도 따라 늘고 이는 결국 기업의 이윤으로 돌아간다는 것이다. 노동비용을 새로운 각도에서 볼 필요가 있다.
 
토마 달르리 Thomas Dallery 프랑스 리토랄코트오팔대학 경제학 전임강사
 
   
독일 제약회사 바이엘의 주주총회에서 “수익보다 인권”이라고 적힌 펼침막을 들고 시위를 벌이던 인권운동가들이 경비원의 제지를 받고 있다. REUTERS
 
기업 쪽 인사나 친기업 언론, 혹은 정치인의 주장을 들어보면, 프랑스 기업들이 높은 노동비용과 온갖 불합리한 세금이라는 이중고에 시달린다는 인상을 받는다. 이윤창출을 위해 정부와 노동자가 허리띠를 졸라매야 한다는 논리다. 그러나 한발 떨어져서 상황을 좀더 객관적으로, 그리고 거시경제 맥락에서 보면 기업 이윤의 원천이 무엇인지 전혀 다른 분석표를 만들어볼 수 있다.
 
개별 기업만 놓고 볼 때, 이윤창출은 그다지 복잡한 방정식이 필요 없는 문제다. 매출액이 생산비용을 초과하면 이윤이 창출되기 때문이다. 물론 효율적으로 비용을 관리하거나 획기적인 신제품 개발을 유도하는 경영자의 능력도 이윤 창출의 원천이 될 수 있다. 그러나 분석 수준을 개별 기업이 아니라 기업 전체로 확장하면 이윤 창출에 기여하는 다른 요소들을 발견할 수 있다. 예로, 폴란드 출신 경제학자 미할 칼레츠키가 증명한 것처럼, 경제 전체로 볼 때 한 기업의 투자 지출은 다른 기업의 수입이 된다. 회계학적 관점에서 투자는 지출이고 생산비용으로 간주되지 않는다. 그러므로 거시경제적 차원에서 기업의 투자 지출은 전체 기업의 수입을 증가시키는데, 이 과정에서 생산비용의 증가는 일어나지 않는다. 결국 수입과 비용의 차이라는 이윤의 정의는 개별 기업뿐만 아니라 전체 기업에도 적용된다.
 
투자가 기업 이윤의 주요 원천이긴 하지만 유일하지는 않다. 즉, 이윤의 정의에 맞는 또 다른 원천을 찾을 수 있다. 이윤은 다른 경제주체가 기업에 가져다주는 수입이 이들로 인해 기업이 부담해야 하는 생산비용보다 많을 때 창출된다. 예로 가계는 기업이 주는 임금 때문에 기업의 생산비용을 유발하지만, 동시에 소비 지출로 기업의 수입도 창출한다. 그러므로 가계의 소비지출이 기업이 가계에 주는 임금보다 많으면 가계는 기업을 더욱 살찌우는 구실을 한다. 이는 신용이나 자본소득에 기초한 소비가 기업 이윤의 원천을 구성한다는 것을 뜻한다.
 
국가마다 다른 이윤의 원천
같은 맥락에서 정부의 소비지출과 투자지출도 기업의 수입을 창출한다. 하지만 정부는 세금을 거두기 때문에 비용도 유발한다. 그러므로 정부의 공공지출과 기업이 부담하는 세금의 차이는 또 다른 이윤의 원천이다.
 
마지막으로 외국 부문도 이윤 창출에 기여한다. 외국에서 프랑스 상품을 사는 것이 프랑스에서의 판매보다 많을 때 프랑스 기업의 이윤이 창출된다. 여기서 수출은 프랑스 기업이 외국에서 벌어들인 수입에 해당하고, 수입(輸入)은 프랑스 기업이 부담해야 하는 생산비용에 해당한다.
 
지금까지 논의를 요약하면 기업 투자, 가계소비(임금을 제외한 순가계소비), 공공지출(기업이 부담하는 세금을 제외한 순공공지출), 국제수지 흑자가 이윤을 창출하는 4대 원천이라는 결론에 이른다.
 
국민소득 계정 자료를 이용하면 나라별로 4대 원천의 비중을 분석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영미식, 독일식, 프랑스식 세 가지로 각국의 이윤 축적 체제를 분류할 수 있다. 우선 프랑스식은 민간투자와 공공지출이라는 두 요소가 이윤 창출의 핵심 원천이다. 다음으로 독일식은 여기에 세 번째 원천인 국제수지 흑자가 추가된다. 마지막으로 영미식 모델에서 이윤 창출의 주요 원천은 단연코 소비다. 이윤의 4대 원천을 모두 합하면 국내총생산(GDP) 대비 이윤의 비율인 마진율을 파악할 수 있다. 참고로 여기서 이윤은 경제 전체의 이윤이다. 그러므로 국가 간 마진율의 차이는 정부 부문 비중의 차이를 반영한다.
 
국가별 이윤 축적 체제의 차이를 통해 각 사회의 선택을 파악할 수 있다. 예컨대 영미식 모델에선 민간소비의 비중이 압도적인데, 여기서 민간소비를 지탱하는 것은 가계부채와 자본소득(배당금)이다. 이들 국가에선 교육·보건 부문의 자금조달을 주로 민간이 담당한다는 점에서 소비가 중요한 성장동력이다.
 
   
유가 상승과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결정 등의 영향으로 소비자물가가 크게 오른 영국 런던의 슈퍼마켓에서 주민들이 생필품을 사고 있다. REUTERS
 
영미식 소비주의의 동력
반면 독일에선 기업 이윤이 당연하게도 대외무역 흑자에 기댄 바가 크다. 이런 이윤 축적에는 2000년대 노동시장 유연화라는 당시 독일 사회의 선택이 큰 영향을 미쳤다. 프랑스는 공공지출의 비중이 높은데, 이는 교육·보건 부문의 자금조달을 국가가 담당한다는 프랑스 사회의 선택과 관련이 깊다. 교육 및 보건 부문의 공공자금 조달 원칙은 기업보다는 가계에 유리한 선택이었고 공공지출 확대로 귀결됐다. 참고로 영미권 국가의 선택은 이 부문에서 민간소비의 증가를 촉발했다. 이윤 축적 체제를 1991년 이후 이윤의 4대 원천이 이윤 증가에 기여한 정도를 고려해 좀더 통시적 차원에서 분석할 때도 국가별 축적 체제의 차이는 뚜렷하다.
 
교육·보건 부문의 자금조달 방식 차이 외에, 프랑스와 영미권 국가의 민간소비 비중 차이는 경제의 금융화로도 설명된다. 1980년대 이후 기업들은 생산적 투자보다 배당금 지급을 우선시해왔는데 이 움직임은 미국과 영국에서 정점을 찍었다. 기업들은 이윤을 투자금 조달보다 배당금 지급에 사용하는 것으로 이윤 사용 방식을 수정함으로써 경제 전체의 이윤 창출 과정을 바꿔버린 것이다. 이 과정에서 배당금에 기초한 소비가 촉진됐다.
 
기업이 배당금을 지급한 덕분에 주주의 구매력이 크게 향상됐고 이들의 소비가 다시 기업의 이윤을 증가시켰다. 미국 기업이 주주들에게 지급한 순배당금은 1991년 국민소득의 3% 수준에서 2016년 6% 이상으로 급증했다. 같은 기간 프랑스에서도 배당금 지급이 늘어났지만 미국만큼은 아니었다.
 
영미권 국가에서 소비 확대의 또 다른 동력은 가계부채에서 찾아야 한다. 주주가 배당금을 받아 소비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가계가 빚내 소비하는 것도 기업의 수입을 창출한다. 더구나 기업은 부채 상환과 관련된 비용을 부담할 필요가 없다. 영미권 국가에는 소비자금융도 프랑스보다 더 많이 보급돼 있는데, 이는 프랑스보다 영미권 국가에서 소비의 이윤 창출 기여도가 더 큰 또 다른 이유가 되기도 한다. 결론적으로 빚내서 소비하든 배당금으로 소비하든 변하지 않는 것은 자본가들은 쓰는 것보다 더 많이 벌고, 가계는 버는 것보다 더 많이 쓴다는 사실이다.
 
한 기업의 투자지출은 다른 기업의 수입과 같다는 칼레츠키의 법칙은 거시경제 차원에서 이윤이 어떻게 형성되는지 설명해준다. 또한 이 법칙은 지나치게 기계적인 해석을 지양한다는 전제로 경제정책을 둘러싼 논쟁에서 정책의 결과를 예측하는 데 활용될 수 있다. 예로 이 법칙은 임금비용 감축 전략이 필연적으로 기업에 유익하지 않음을 증명한다. 실제 임금 하락으로 인한 가계소비의 감소는 수출 상품의 가격 경쟁력 제고가 낳은 무역수지의 잠재적 개선 효과를 상쇄할 수 있다.
 
더욱이 경기 부양과 고용 진작 정책은 자본주의의 유형에 따라 다르다. 구체적으로 프랑스에선 기업들이 수년 전부터 시작된 정부의 공공지출 감축 정책으로 손해를 봄으로써 이윤 창출에서 공공지출의 비중이 줄어들고 있다.
 

칼레츠키의 법칙
존 메이너드 케인스와 동시대 경제학자인 폴란드 출신의 미할 칼레츠키는, 역시 유명 경제학자 니컬러스 칼도어가 “노동자는 번 만큼 쓰고, 자본가는 쓴 만큼 번다”는 말로 요약한, 법칙 하나를 남겼다. 우선 명제의 전반부인 “노동자는 번 만큼 쓴다”는 표현은 가계가 모든 소득을 지출하며 저축을 하지 않는다는 가정을 전제로 한다.
 
명제의 후반부는 다소 난해해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자본가는 쓴 만큼 번다”는 말은 결국 투자지출이 기업의 이윤을 창출한다는 말과 같다. 칼레츠키의 법칙은 단순히 개별 기업이 아니라 전체 기업 차원에서 작동한다. 따라서 한 기업의 투자지출은 다른 기업의 수입을 형성한다.
 
ⓒ Alternatives Economiques 2017년 11월호(제373호)
D’où viennent les profits des entreprises?
번역 박현준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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