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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두 O2O 진출 3년 만에 ‘백기’
[집중기획] 중국 O2O 시장 삼국지- ① 숨가쁜 합종연횡
[92호] 2017년 12월 01일 (금) 저우치쥔 economyinsight@hani.co.kr
중국의 온·오프라인 연계(O2O) 시장에 지각변동이 일고 있다. 그 시작은 검색 강자 바이두의 퇴출이다. 알리바바 진영의 어러머, 텐센트 진영의 메이퇀과 더불어 삼각 구도를 형성했던 바이두 와이마이가 2017년 7월 알리바바의 손에 넘어갔다. 바이두는 검색 시장의 지배력을 앞세워 시장에 진입한 지 3년 만에 자금 부족으로 백기를 들었다. O2O 시장은 이제 ‘커우베이+어러머+바이두 와이마이’ 연합군을 거느린 알리바바와 O2O 최강자인 메이퇀뎬핑을 앞세운 텐센트의 맞대결로 재편되고 있다. 외식배달, 택배 등 14억 소비자의 일상생활을 장악하는 최종 승자는 ‘디지털 천하 제패’에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전망이다. _편집자
 
자금 경쟁 밀리고 전술 실패 겹쳐… 기업가치보다 매각 원해 알리바바쪽 제안 수락
 
중국의 정보기술(IT) 시장은 BAT(바이두·알리바바·텐센트) 천하다. 외식배달 서비스와 공동구매 등 ‘온·오프라인 연계’(O2O) 시장에서도 이들 3사의 팽팽한 균형이 예상됐다. 하지만 2014년 ‘바이두 와이마이’를 설립해 야심차게 시장에 뛰어든 바이두가 2017년 7월 손을 떼면서 3각 구도가 붕괴됐다. 바이두가 결국 알리바바 진영의 어러머와 손잡으면서 중국 O2O 시장은 알리바바와 메이퇀을 앞세운 텐센트의 양강 구도로 재편되고 있다.
 
저우치쥔 周淇雋 <차이신주간> 기자
 
   
바이두 창업자 리옌훙이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회사 연례회의에서 투자 상황을 설명할 준비를 하고 있다. 바이두는 최근 ‘온·오프라인 연계’(O2O) 사업에서 손을 뗐다. REUTERS
 
“주주들이 한참을 싸웠지만 아직도 결론이 나지 않았다.” 2017년 7월 중순 바이두(百度)의 사정을 잘 아는 관계자가 말했다. 바이두의 외식배달 서비스 사업 부문인 와이마이(外賣)는 적어도 두 건의 투자 제안서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항저우와 선전에서 날아온 투자제안서 뒤에는 각각 알리바바와 SF익스프레스가 있었다. 보름 뒤 마침내 주주들이 의견을 모았고, 1년 넘게 새 주인을 찾던 바이두 와이마이는 알리바바와 어러머(餓了麼)를 선택했다.
 
2014년 설립된 바이두 와이마이는 2015년 전성기를 맞았다. 메이퇀(美團), 어러머와 함께 시장을 삼등분했다. 그런데 2017년 7월 1:12 비율로 어러머에 팔리는 신세로 전락했다. 거래에 참여한 관계자에 따르면, 어러머가 5억달러(약 5500억원)에 와이마이를 인수하고, 바이두는 3억달러 상당의 자원을 제공한 대가로 어러머의 지분 5%를 얻었다. 주주들은 거래를 반겼다. 어러머는 기업가치 60억달러(약 6조6천억원)를 지키고 바이두는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와이마이에서 손떼는 것이 이번 거래의 궁극적인 목표였기 때문이다.
 
“알리바바와 바이두가 벌인 협상의 본질은 기업가치 문제였다. 이를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껍데기였다. 당신들이 기업가치를 올리면 우리도 가격을 올려주겠다는 식이었다.” 거래에 참여했던 관계자의 말이다.
 
거래 배후에 있는 알리바바는 O2O 분야에 꾸준히 투자했지만 과정이 순탄하지 않았다. 알리바바는 2006년 생활정보 서비스 플랫폼 커우베이(口碑)를 인수했다. 당시 커우베이는 화둥 지역에서 다중뎬핑(大衆點評)과 경쟁하던 업체였다. 하지만 2010년부터 중국 인터넷산업의 역사에서 첫 번째 혈전으로 기록될 ‘소셜커머스 대란’을 겪은 뒤 커우베이는 소리도 없이 사라졌다. 2015년 알리바바는 메이퇀이 자금 위기를 해결하도록 도왔지만 지배권을 확보하지는 못했다. 전자상거래 이외의 새로운 사업을 개척하는 데 마음이 급해진 알리바바는 그해 7월 커우베이를 다시 키워 O2O 분야로 진격했다. 10월 메이퇀과 다중뎬핑이 전격적으로 합병해 텐센트 진영에 들어갔고, 12월 알리바바는 어러머의 지배주주가 됐다.
 
시장에선 한때 BAT(바이두·알리바바·텐센트) 3사가 사용자들이 인터넷에 접속하는 독자적인 ‘입구’를 가져 외식배달 서비스와 공동구매 시장의 경쟁 구도가 균형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바이두로선 핵심인 검색 서비스의 성장세가 둔화되자 막대한 자금을 쏟아부어야 하는 O2O 사업이 부담됐다. 2016년부터 시장에선 바이두가 와이마이를 매각한다는 소문이 끊이지 않았다. O2O 시장에는 다시 통합의 계기가 찾아왔다.
 
지난 1년 동안 바이두는 와이마이의 잠재적 인수 대상자인 염차이나(百勝中國·Yum China), 메이퇀뎬핑, SF익스프레스(順豊速遞)와 접촉했지만 여러 이유로 성사되지 않았다. 알리바바그룹과 개미금융서비스(螞蟻金服·Ant Financial Services Group)는 어러머의 대주주로 30% 넘는 지분을 갖고 있다. 이제 알리바바 계열의 ‘커우베이+어러머+바이두 와이마이’가 텐센트 계열인 메이퇀뎬핑과 정면 대립하는 구도가 확립됐다.
 
   
중국 산둥성 지난의 물류 창고에서 직원들이 중국 최대 쇼핑 축제인 광군제 때 주문받은 상품을 분류하고 있다. 택배업계는 외식배달업과 협력해 영역 확대를 꾀하고 있다. REUTERS
 
바이두의 안간힘 물거품으로
“어러머가 바이두 와이마이를 인수해도 외식배달 서비스의 시장점유율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왕후이원 메이퇀뎬핑 수석부사장이 말했다.
 
2년 전까지만 해도 와이마이는 업계 구도를 바꿀 힘이 있었다. 2014년 모바일 인터넷으로 전환하기 위해 고민하던 리옌훙 바이두 창업자는 ‘서비스 연결’이라는 전략적 방향을 제시하고 오프라인 상점을 연계하는 ‘LAPP’(Light App)와 ‘즈다하오’(直達號·Baidu Connect)를 출시했다. 업주들의 반응은 시큰둥했다. 그러자 바이두는 직접 O2O 사업에 뛰어들었다. 사용자가 인터넷에 접속하는 ‘입구’인 모바일 바이두와 바이두 지도 서비스로 들어와 검색 서비스를 거쳐 3600개 업종, 즉 모든 산업과 연결되는 생태계를 구축했다.
 
2014년 5월 바이두 LBS(위치 기반 서비스)사업부 소속이던 쿵전빙이 혁신업무사업부를 만들어 바이두 와이마이의 틀을 잡았다. 그 뒤 바이두의 광고 시스템 펑차오(鳳巢)와 소셜커머스 눠미(糯米) 출신 경영진이 합류했다. 소셜커머스에서 영역을 확장한 메이퇀 와이마이와 대학 캠퍼스에서 성장한 어러머와 달리 쿵전빙은 직장인을 겨냥해 시장에 진출했다.
 
어러머와 메이퇀 와이마이가 자본시장에서 주목받아 여러 차례 자금조달에 성공한 것과 달리 바이두 와이마이는 자본시장에서 인기가 없었다. 2015년 6월 바이두 와이마이의 자금조달을 앞둔 중요한 시기에 리옌훙 창업자가 “장부에 500억위안(약 8조2738억원)이 있다면 200억위안을 눠미에 투입할 것”이라고 말해 바이두의 O2O 사업부는 자신감을 가졌다. 다음달 바이두는 라운드A 자금조달로 2억5천만달러(약 2747억원)를 조달했다고 밝혔다. 실제 투자자 가운데 한 명은 리옌훙의 친구였고 다른 한 명은 프랜차이즈 음식점 아지센라멘(Ajisen Ramen)이었다.
 
3개월 뒤 메이퇀과 다중뎬핑이 합병을 선언했고, 합병을 주도한 텐센트는 시장에서 중요한 세력으로 떠올랐다. 메이퇀뎬핑이 합병을 발표한 다음날 리옌훙은 사용자 지원금으로 10억위안을 내놓았다. 2015년 3분기에 이르자 바이두 와이마이는 직장인 외식배달 시장에서 점유율이 34%까지 올랐다. 같은 시기, 라운드F까지 자금조달을 했던 어러머는 알리바바와 협상 자리에 앉을 수밖에 없었다.
 
이후 BAT는 외식배달 서비스 분야에서 자금조달 경쟁을 주도했다. 2015년 12월 알리바바와 개미금융서비스가 공동으로 어러머에 12억5천만달러(약 1조3735억원)를 투자해 최대주주가 됐고, 어러머의 기업가치는 45억달러로 늘었다. 1개월 뒤 메이퇀뎬핑은 33억달러를 조달했고, 텐센트가 대주주가 됐다. 이어 바이두 와이마이는 라운드B 자금조달을 했으며, 기업가치가 24억달러라고 밝혔다.
 
“바이두가 지원한 자금은 와이마이가 아닌 눠미로 흘러갔다.” 외식배달 업계 관계자는 바이두 와이마이가 시장을 확장하기 위해 선택한 전술은 처음부터 문제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바이두 와이마이는 베이징을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대리점 체제를 선택했다. “사용자에게 보조금을 주는 업무를 대리점에 맡겨선 안 된다. 대리점은 절대로 보조금을 부담하지 않는다.”
 
하지만 쿵전빙은 바이두 광고사업부 출신이다. 바이두의 광고사업은 소수의 핵심고객사(KA)만 직영 관리하고 나머지는 대리점에 의존했다. 바이두의 내부 관계자는 “바이두는 직영을 할 줄 모른다”고 솔직히 인정했다. 반면 메이퇀 와이마이와 어러머는 ‘직영+오프라인 마케팅’의 인해전술로 시장을 개척했다. 바이두 와이마이가 2016년 춘절 휴가를 보낼 때 메이퇀은 소셜커머스 대전을 치를 때 보여준 전투력으로 전 사원이 총력을 기울였다. 이후 바이두 와이마이는 시장 구도를 뒤집지 못했다.
 
   
알리바바에 인수된 뒤 텐센트 계열사들과 경쟁 구도를 갖춘 외식배달 업체 ‘어러머’의 배달원들이 아침식사를 배달하고 있다. REUTERS
 
1년 겉돌다 가닥 잡은 매각 협상
바이두 와이마이 관계자는 2016년 1분기 라운드B 자금조달로 3억달러를 확보한 뒤, 메이퇀이 기업가치 30억달러를 제시하며 인수를 제안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바이두가 눠미를 함께 매각하겠다고 고집해 협상이 결렬됐다. 메이퇀 관계자는 바이두 와이마이와 메이퇀 와이마이를 1:10이 못되는 비율로 합병하는 방안을 고려했다며, 바이두가 거절할 것으로 예상돼 결국 제안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2016년 KFC와 피자헛의 모회사인 얌브랜드(YUM Brands)에서 분리 독립한 얌차이나는 바이두 와이마이 인수를 추진했다. 얌차이나 관계자는 얌차이나가 바이두 와이마이를 원했는데 바이두가 눠미까지 함께 팔기를 원해 협상이 성사되지 못했다고 전했다.
 
“메이퇀, 얌차이나, 어러머와 계속 협상했다. 거의 동시에 접촉해, 간헐적으로 연락했다. 하지만 부가적 제한 조건 탓에 모두 결렬됐다. 눠미를 함께 매각하는 조건 때문이기도 했고, 지급 방식이 걸림돌이 되기도 했다.” 바이두 내부 관계자는 바이두가 최적의 매각 시기를 놓쳤다는 것을 인정했다. 2016년 말에 또 하나의 투자제안서가 바이두 앞에 도착했다. 택배회사로 유명한 SF익스프레스가 24억달러(약 2조6361억원)를 제시하며 리드투자자로 나서겠다고 했다. “SF익스프레스는 본격적으로 외식배달 서비스를 인수하기보다 업무협력을 원했다. 하지만 양쪽은 전략적 협력 방안과 미래에 대한 판단이 일치하지 않았다.” 협상에 참여했던 관계자의 말이다.
 
2017년 1월 루치 전 마이크로소프트 임원이 합류하자 바이두가 O2O를 버리고 인공지능(AI)으로 전향하려는 전략적 의도가 명백해졌다. 리옌훙은 2월에 열린 실적 보고회에서 눠미와 와이마이 등 O2O 사업의 보조금 지급을 중단한 사실을 처음 인정했다. 광고수입으로 검색 사업 실적을 유지하던 바이두가 인공지능에 거액을 투자하면서 O2O 사업을 감당하기 힘들었던 것이다. 손익분기점 도달이 요원한 O2O 사업은 끊임없이 자금을 투입해야 했다.
 
2017년 5월 말 바이두는 알리바바가 보내온 제안서를 받았고 2개월 뒤 매각을 결정했다. 관계자에 따르면 바이두그룹이 협상을 주도했다. 기업가치 5억달러와 전체 매각 방안을 제안한 알리바바와 기업가치 24억달러에 자금조달 협력을 제시한 SF익스프레스 가운데 전자를 택한 것이다. 그는 “바이두는 매각과 기업가치 사이에서 매각을 우선적으로 고려했다”고 말했다.
 
한때 BAT가 O2O 분야에서 경쟁했던 주된 이유는 사용자의 이용 빈도가 높아 지급결제 확대 등 금융사업의 전략적 중요성이 컸기 때문이다. 하지만 바이두는 지급결제 서비스를 비롯한 금융사업이 부진했다. 한 투자자는 “바이두가 지급결제 서비스 등 금융사업을 확장하려면 O2O를 버릴 수 없겠지만, 이미 포기한 게 확실해 보인다”고 평가했다.
 
소셜커머스 바이두 눠미가 이번 매각에서 제외돼 눠미의 사업 전망은 낙관적이지 않다. 바이두 지도 서비스가 바이두 와이마이의 상업적 자원을 이어받겠지만, 외식배달 서비스 플랫폼의 지도 서비스도 완성도가 높아 바이두 지도가 외식배달 서비스 검색창으로 정착하긴 힘들 것으로 왕야오훙 전 바이두 와이마이 부사장은 내다봤다.
 
ⓒ 財新週刊 2017년 제38호
百度棄子O2O
번역 유인영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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