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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무역 소비는 마음의 위안 수단”
[Cover Story] 커피 비즈니스의 추악한 이면- ② 자본의 횡포
[91호] 2017년 11월 01일 (수) 주자네 아만 등 economyinsight@hani.co.kr
인증마크 구입에 몇 푼 더 쓰곤 제3세계 착취 눈감아… 커피 재배국의 완제품 수출이 대안
 
커피산업도 예외 없이 자본의 논리에 따라 움직인다. 독일 투자펀드 ‘JAB홀딩스’는 전세계 커피 브랜드를 싹쓸이하듯 인수하며 세계 3위의 커피기업으로 떠오르고 있다. 소비도 마찬가지다. 싸구려 커피와 최고급 에스프레소를 마시는 사람들로 커피 소비가 계급화하고 있다. 공정무역 인증마크 제품을 사는 서구의 소비자는 커피농장의 열악한 환경에는 관심이 없다. 실제 공정무역이 생산노동자의 삶을 구조적으로 바꾼 것은 하나도 없다. 자본은 늘 가진 자의 편에 있다.
 
주자네 아만 Susanne Amann 마르쿠스 브라우크 Markus Brauck
지몬 하게 Simon Hage 닐스 클라비터 Nils Klawitter
크리스토프 파울리 Christoph Pauly <슈피겔> 기자
 
큰 키에 대머리인 페터 하르프(71)는 마치 존 말코비치가 독일 텔레비전에 출연한 듯한 느낌을 준다. 실제 말코비치보다는 인상이 부드럽다. 커피업계의 큰손이고 라인 지역 사투리를 쓰는 하르프는 쾰른 대성당 옆 5성급 엑셀시어호텔에서 취재진을 맞이했다. 커피가 고급 도자기잔에 나온다. 하지만 하르프는 커피에 관심 없어 보인다. 그가 커피사업에 뛰어든 것은 관심이나 열정이 아닌 냉철한 계산에 의해서다.
 
하르프에게 커피는 수익률 높은 안정적 비즈니스이자 원자재의 의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세상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든 상관없이 사람들은 언제 어디서나 커피를 마신다.”
 
하르프는 ‘JAB홀딩’이라는 거대 투자펀드를 운용한다. 이 회사는 불과 몇 년 만에 네슬레와 스타벅스에 이어 글로벌 3위의 커피기업으로 부상했다. 현재 커피 5잔 중 1잔은 JAB홀딩의 원두로 로스팅됐다.
 
하르프의 커피사업이 만들어내는 돈은 절대 마르지 않을 것처럼 보인다. 칼곤(Calgon), 피니시(Finish), 클리어라실(Clearasil) 등 소비재 브랜드의 제국을 세운 독일의 가장 부유한 가문 중 하나인 라이만 일가가 하르프의 최대 투자자다. 라이만 일가는 차세대 황금알인 커피시장을 정복할 야심을 갖고 있다.
 
하르프는 2012년부터 야콥스(Jacobs), 다우어 에흐베르츠(Douwe Egberts), 센세오(Senseo), 타시모(Tassimo) 등 커피 브랜드의 대대적 인수에 나섰다. JAB홀딩의 포트폴리오는 필터 커피 제조업체부터 캡슐 커피 제조업체, 카페 체인, 베이글 카페에 이르기까지 커피와 연관된 것은 모두 포함한다. JAB홀딩의 시가총액은 300억유로(약 40조2300억원)를 넘는다. JAB홀딩이 삼키지 않은 지역의 커피업체들은 전세계 구석구석 진출한 대기업 JAB홀딩과 경쟁을 감수하거나, 아니면 차라리 깨끗이 포기하고 인수되든지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기로에 섰다.
 
페터 하르프의 커피 시장 정복은 캡슐 커피 혁신보다 더 큰 충격으로 커피업계의 판도를 대대적으로 바꿔놨다. 커피업계는 이후 고도로 집중화, 글로벌화, 산업화됐다. JAB홀딩은 지역 브랜드를 포함해 수많은 커피 브랜드를 인수해 효율성과 수익성을 최우선으로 하는 커피 제국을 건설했다. “JAB홀딩이 전세계 선도적 위치를 점하면서 나와 동료들은 커피산업을 완전히 변화시켰다.” 하르프가 즐겨 언급하는 주제는 ‘규모의 경제’와 유사하다. JAB홀딩은 자신의 시장권력에서 이득을 취하는 데 발군의 실력을 발휘한다.
 
JAB홀딩은 커피업체를 인수하자마자 해당 업체의 기존 하청업체에 엄격한 조건을 들이댄다. JAB홀딩의 하청업체들은 커피 생두 대금을 30일 뒤가 아닌, 때로 180일이 지나서 받았다고 입을 모은다. 이 규정에 동의하지 않는 하청업체들은 JAB홀딩과 거래를 중단하는 위험을 감수해야 했다.
 
JAB홀딩에 가장 중요한 것은 하청업체들이 몇 개월 동안 대금 지급을 목이 빠지게 기다리는 동안 , 납품 받은 커피를 판매한 돈으로 커피 생두를 추가 구입하는 등 다른 곳에 투자하는 것이었다. 이런 방식으로 하청업체들은 JAB홀딩의 성장을 의도치 않게 돕게 됐다.
 
“하청업체들은 실질적으로 무이자로 돈을 빌려주는 셈이다.” 커피 생산업체에 컨설팅을 하는 ‘부나 오리진 컨설팅’(Vuna Origin Consulting)의 설립자 사라 모로키가 비판했다. “최악의 경우 커피농장에까지 비용을 전가한다.”
 
페터 하르프는 이를 반박한다. JAB홀딩의 회사들은 핵심 하청업체들과 지속가능하고 장기적인 관계를 중시하며, 모든 관계자가 계약으로 혜택을 보고 있다는 것이다. JAB홀딩이 커피 생두 하청업체 수를 대폭 줄인 것은 이견의 여지가 없다. JAB홀딩은 충분히 경쟁력이 없다고 판단되는 하청업체와 가차 없이 거래 관계를 끊었다.
 
하르프의 커피시장 청사진은 지난 몇 년간 한 글로벌 대기업에 의해 대대적으로 판도가 달라진 맥주시장을 토대로 한다. 벨기에 기업 ‘앤하이저부시 인베브’는 미국 버드와이저부터 벡스, 프란치스카너 바이스비어에 이르기까지 150개 이상의 국가에서 각종 맥주 브랜드를 인수했고, 비용을 절감해 수익률을 높였다.
 
페터 하르프는 오랜 기간 앤하이저부시 인베브 그룹의 감독이사회 이사장을 했고, 심지어 소유주들과도 친분을 나눴다. 맥주 브랜드로 성공을 거두었다면 커피 브랜드로도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홈커피 시장에도 고급 커피 문화가 자리잡고 있다. 일부 소비자들은 수백만원짜리 에스프레소 기계와 고가의 원두 구입에 돈을 아끼지 않는다. 원두 가루가 에스프레소 필터 홀더에 떨어지고 있다. REUTERS
 
소비자
마리사와 나디아 벤베누토 자매는 아버지로부터 가족기업을 물려받았다. 1959년 이탈리아 라스페치아에서 독일 함부르크로 이주한 수많은 이민노동자 중 한 명인 자매의 아버지는 선구적인 미식가였다. 조선소에서 일했던 아버지는 이탈리아 레스토랑과 카페에 에스프레소 원두를 납품했다. 경쟁은 거의 없었다. 당시만 해도 이것이 비즈니스가 되리라고는 누구도 예측하지 못했다. 당시 독일인들의 커피 문화는 철저히 필터 커피머신과 연유 위주였다.
 
벤베누토 자매는 함부르크-아임스뷔텔 매장에서 원두 외에 라파보니(La Pavoni)와 엘렉트라(Elektra) 등 최고가 에스프레소 머신을 판매했다. 에스프레소 머신은 원래 요식업계에서 썼지만 나중에 상류층 가정의 주방까지 정복했다.
 
바로 이 지점이 커피와 맥주의 유사점이다. 커피업계의 천편일률적인 맛에 대한 반대 작용으로, 비싸지만 개성과 품질, 맛에 초점을 두는 고급 커피 문화가 자리잡았다. 사람들은 제대로 된 에스프레소를 위해서라면 1kg당 30유로(약 4만원)를 기꺼이 내고, 괜찮은 에스프레소 머신에는 수천유로도 아낌없이 투자했다.
 
“독일인들은 커피를 아주 진지하게 받아들인다”고 벤베누토 자매는 말했다. 독일인들은 커피 그라인더가 포함된 에스프레소 머신 구입을 새 자동차 구입만큼이나 진지하게 생각하는데, 자동차처럼 에스프레소 머신이 작동하기를 기대한다는 것이다. “에스프레소 기계와 커피 그라인더는 마음대로 조절하기 힘들다. 두 기계는 항상 동일하게 작동한다.” 커피 그라인드와 브루잉은 날씨와 온도, 습도, 혼합 비율, 원두 품질에 따라 달라진다. 커피에 대한 열정과 애정 없이는 최고가의 에스프레소 머신도 쓸데없는 투자에 불과한 것이다.
 
에스프레소 머신 판매가 부수적 비즈니스에 불과한 벤베누토 자매는 기계 구입을 고민하는 고객에게 구입을 말릴 때도 있다. “에스프레소를 어쩌다 한 번씩 마실 거라면 가스레인지에 올려 사용하는 단순한 에스프레소 메이커를 사용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커피 붐을 톡톡히 누리고 있지만 벤베누토 일가는 그것을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본다. “커피시장에는 중도가 아예 존재하지 않는다.” 커피시장의 최상부에서 고객은 상상을 초월하는 에스프레소 머신과 터무니없이 비싼 가격의 캡슐 커피, 그리고 의문스러운 프리미엄 로스팅 방식을 내세운 커피산업의 속임수에 속고 있다는 것이다. 한편으로 대다수 사람들은 기호식품으로서의 커피와 전혀 관련 없는 저렴한 커피물을 마시고 있다는 것이다.
 
좋은 커피란 기호와 일상, 그리고 대중과 계급을 연결하는 것에 있다고 벤베누토 자매는 설명했다. “좋은 에스프레소는 계급이 없는 음료다. 모두를 위한 일상의 사치다.”
 
인증마크
 
  공정무역 인증마크가 찍힌 커피의 구입은 서구 소비자들이 저렴한 비용으로 자신의 양심을 만족시키는 행위라는 비판이 있다. 영국 런던의 카페에서 공정무역 커피를 마시는 여성. REUTERS
소비자가 공정거래 커피에는 지갑을 닫으면서도 세련된 캡슐 커피에는 시장가격의 몇 배도 서슴지 않고 내는 것은 도대체 왜일까? 이 질문은 커피뿐만 아니라 바나나, 티셔츠, 금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커피에서 불공정성이 특히 두드러진다. 불공정성은 이미 수십 년 전부터 모든 소비자에게 잘 알려졌다. 슈테판 레세니히 뮌헨대학 사회학 교수는 이것도 문제라고 지적한다. “공정무역 커피는 수많은 소비자에게 너무 정치적이고 니카라과 커피, 좌파, 심지어 공산주의 프로젝트를 연상시킨다.”
 
레세니히 교수는 올바른 소비를 통해 세상이 나아질 가능성에 오히려 냉소적이다. “대다수 사람은 소비 정책 따위에 관심이 없다. 독일인이 아무리 지속가능성과 공정성을 지지한다고 떠들어도, 어차피 주변에서 벌어지는 세상의 비참함에 무관심하다.” 결과적으로 자신의 커피 소비가 타인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아무 상관이 없다. “우리가 윤리적 소비를 하는 것은 우선은 자신의 기분이 좋기 때문이다.” 대다수 독일인은 쓰레기 분리 수거를 하고 전기자동차 구입을 고민하는 것만으로도 자신을 전세계 평균을 넘는 모범 소비자로 여긴다. 하지만 우리가 생각하는 공정은 얼마나 공정할까?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 거주하는 과테말라 출신 페르난도 모랄레스 드 라 크루스는 대표적인 인증마크에 속하는 ‘공정무역 인증마크’에 대해 읽을 때면 솟구치는 분노를 억누를 수 없다. 공정무역 인증마크는 다르보벤(Darboven), 치보(Tchibo)의 자체 브랜드나 대형마트 리들(Lidl)의 페어글로브(Fairglobe)에 붙는다. 페르난도는 공정무역 인증마크를 서구 소비자들의 양심을 만족시키는 고가의 플라세보 효과로 치부한다. 공정무역 인증마크 역시 결과적으로 저렴한 원자재를 선진국들이 꾸준히 확보하게 해주는 데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공정무역 인증마크도 독일 등의 자국 로스팅 산업 보호라는 근본적인 불공정성 문제를 전혀 변화시키지 못한다.
 
“공정무역은 납품 과정에서 빈곤과 아동노동을 오히려 부채질한다”고 페르난도는 지적했다. “공정무역이라는 프리미엄은 커피 한 잔당 3분의 1센트에 불과하다. 이런 말도 안되는 액수가 어떻게 공정하다고 말할 수 있나?”
 
페르난도 모랄레스 드 라 크루스는 커피농장 노동자들이 커피 한 잔당 최소 10센트를 받는 투명한 보수 시스템을 제안한다. 그렇게 해야만 커피 생산 국가의 빈곤을 줄여갈 수 있다.
 
공정무역이 커피 생산업자에게 세계 시장가격에 더해 추가로 내는 프리미엄은 현재 1파운드(454g) 커피의 경우 미국 돈 기준 20센트에 불과하다. 이외에 커피 1파운드당 1.4달러의 최저가격 보장이 추가된다. 변동이 심한 세계 시장가격이 최저가격보다 조금 더 높아서, 최저가격 보장은 현재 적용되지 않고 있다. 고급 품질이나 유기농 커피 가격은 이보다 더 올라간다. 하지만 공정무역에서도 1파운드 커피에 2유로 이상 받기는 힘들다. 2016년 발표된 연구 결과에 따르면, 브라질의 커피 생산지 미나스제라이스에서 여러 기관의 인증마크를 받은 커피농장 노동자는 생존에 필수적인 최저임금보다 약 25% 낮은 300유로가량을 받는다.
 
디터 오베라트 ‘공정무역’(Fairtrade) 대표이사는 이런 관점이 근시안적이라고 비판한다. 그는 공정무역이라는 인증마크의 축복을 단순히 금전적 측면에만 제한하는 것을 경계한다. “우리는 협동조합과만 협력하기 때문에 소작농에게 스스로 결정할 권한을 되돌려주고 있다.”
 
수많은 농장과 협동조합은 여러 차례 공정무역 인증을 받으면서 동시에 네스프레소나 공정무역의 AAA 기준을 충족하는 방식으로 스스로를 보호한다. 하지만 공정무역 커피의 품질이 대기업 고객사에 만족스럽지 않거나, 커피 향이 제조사의 혼합 비율에 어울리지 않을 때도 있다. 그 결과 공정무역 인증이 과도하게 남발됐다. 2014∼2015년 56만t의 커피 생두가 공정무역 기준에 따라 인증을 받았는데, 이 중 공정무역 인증을 달고 팔린 양은 15만7천t에 불과했다.
 
“공정무역이란 북구에서 남구로 흘러가는 부가가치라고들 한다”고 은동고 실라는 말했다. 그는 한때 독일 쾰른에 있는 공정무역 인증기관의 컨설턴트로 일했다. 세네갈 출신인 실라는 쾰른 공정무역 인증기관의 가장 날선 비판가로 알려졌다. “넘쳐나는 공정무역 커피가 기존 커피로 판매될 경우, 북구의 부유한 소비자들은 부가가치를 공짜로 얻는 셈이다. 이들은 공정무역 커피를 사면서 한 푼도 더 지급하지 않는다.”
 
   
에티오피아 수도 아디스아바바의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며 여유를 즐기는 사람들. 커피 식민주의의 해결책은 생두 수확 국가들이 직접 부가가치를 높여 제품을 수출하는 것이다. REUTERS
 
프로젝트
커피 생두 수출에 그치는 사람 따로 있고 생두를 로스팅하고 상업화해 돈을 버는 사람이 따로 있다면, 결과적으로 공정무역은 불공정을 조금 손보는 것에 불과하다. 커피 식민주의의 해결책은 하나밖에 없다. 원자재 국가들이 자국에서 재배한 커피 생두를 직접 로스팅, 그라인드, 포장까지 해 완제품을 수출하는 것이다.
 
펠릭스 알러스(51)는 에티오피아에서 이 해결책을 시도하고 있다. 에티오피아의 수도 아디스아바바에서 알러스는 커피 원두와 에스프레소 원두를 로스팅해 독일 슈퍼마켓에 솔리노(Solino)라는 브랜드로 판매하고 있다. 더 정확히 표현하자면, 그는 에티오피아에서 커피를 로스팅해 독일에서 판매하도록 노력했다.
 
알러스의 본업은 냉동식품 및 인스턴트식품 제조업체 프로스타(Frosta)의 셰프다. 프로스타는 자사 제품을 일체의 식품첨가물 없이 제조한다. 알러스는 변화를 거부하는 식료품 업계에서 이단아로 통한다.
 
“에티오피아는 아프리카 최대 커피 생두 제조국이지만 커피로 돈을 벌려면 직접 가공해야 한다. 그런데 에티오피아에선 커피가 가공되지 않는다.” 이런 상황을 바꿔야 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에티오피아 현지에서 커피가 최종 제품으로 가공되면 매출액 60% 증대를 기대할 수 있다. 그러면 커피 소작농뿐 아니라 원두를 분류하는 여성 노동자, 원두를 로스팅하는 남성 노동자, 솔리노의 위탁을 받고 아디스아바바에서 커피 포장지에 붙일 상표를 인쇄하는 업체 등 커피 생산에 관련된 사람이 모두 혜택을 볼 수 있다.
 
“제3세계가 개발원조를 진지하게 생각한다면 단순히 돈을 받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다”라고 알러스는 지적했다. 개발원조에서 핵심은 제3세계에 장기적으로 가치 창출의 닻을 내리는 것이다. 이는 에티오피아 노동력을 훈련해 이들이 만든 제품이 독일 시장의 기준을 충족하는 것을 의미한다. “인쇄소는 유럽상품번호 코드가 카르슈타트와 에데카의 스캐너에도 읽히도록 상표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로스팅 업체는 원두의 품질이 항상 동일해야 함을 이해해야 한다. 그리고 에티오피아에는 독일 고객이 어떤 생각을 하고 무엇을 원하는지 아는 사람이 필요하다.”
 
알러스는 약 10년 전부터 솔리노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초기 자본을 확보해 기계를 장만했고, 로스팅 인력을 선발해 훈련했고, 관청과 지리한 논의를 거쳐 승인을 받아냈고, 모든 노동 단계의 품질을 관리했다. 그는 공식적으로는 완제품 커피를 독일로 수입해 카르슈타트와 에데카 등의 거래점에 판매하는 중간 상인일 뿐이다.
 
알러스에게 솔리노 프로젝트의 공식은 간단하다. 에티오피아가 수출하는 커피가 자국 내에서 가공된다면 28만 개 일자리가 새로 창출될 수 있다. “이로 인한 실익은 고전적 개발원조 프로젝트를 모두 합친 것보다 훨씬 더 클 것이다.”
 
하지만 솔리노는 소규모 프로젝트에 불과하다. 알러스는 2016년 에티오피아에서 겨우 30t의 커피를 수출하고 판매하는 데 그쳤다. 이에 비해 에티오피아가 매년 가공하지 않고 수출하는 커피 생두는 20만t이 넘는다. 커피는 여전히 과거 식민지 시대의 산물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 Der Spiegel 2017년 38호
Die Bllionen-Bohnen
번역 김태영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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