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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에 부는 ICO 규제 바람
[Trend] 각국의 가상화폐공개(ICO) 관리·감독 현황
[91호] 2017년 11월 01일 (수) 펑친친 economyinsight@hani.co.kr
해킹 사고 등 투자자 손실 잇따르며 각국 규제안 마련에 고심
 
가상화폐공개(ICO)가 확산되면서 여러 나라의 감독 당국이 규제안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ICO는 주식시장에서 자본금을 조달하는 기업공개(IPO)처럼 블록체인 관련 업체가 새로 가상화폐를 발행해 투자 및 사업자금을 조달하는 것을 뜻한다. 각국이 ICO 규제를 들고나온 건 ICO 해킹 사건이 발생하는 등 투자자 피해가 잇따라, 방치했다간 더 큰 금융사고를 불러올 수 있다고 판단해서다. 중국이 ICO를 전면 금지하고 미국은 증권법에 기초해 감독에 나섰다. ‘ICO 천국’으로 불리는 스위스도 투자 위험 알리기에 힘쓰고 있다. 각국의 ICO 관리·감독 현황을 살펴봤다.
 
펑친친 彭骎骎 <차이신주간> 기자
 
   
중국이 가상화폐공개(ICO)를 전면 금지했고 다른 나라의 감독 당국들도 ICO 규제안 마련에 나섰다. 한 중국인이 가상화폐 ‘비트코인’을 판매하는 온라인 쇼핑몰 타오바오를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중국을 휩쓴 열풍에 비하면 여러 국가에서 가상화폐공개(ICO·Initial Coin Offering)는 아직 시작 단계다. 각국 감독 당국은 사태를 주시하며 ICO에 대한 각자의 입장을 밝혔지만 ICO와 가상화폐를 규제하는 명확한 법률은 내놓지 않았다. 감독 당국은 투자자에게 ICO의 위험을 환기하는 데 집중한다. 대부분 현행 법률의 테두리 안에서 ICO에 증권법을 적용해 규제할 가능성을 암시했지만 일본과 미국 뉴욕주 정부는 가상화폐 전용 영업허가증이 있을 때만 ICO를 허용하는 방식을 선택했다.
 
2017년 7월25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성명과 함께 가상화폐 이더리움의 투자펀드인 다오(DAO)의 ICO 보고서를 발표했다. 위원회는 다오가 ICO를 통해 발행한 ‘토큰’(Token)을 증권의 일종으로 규정해 투자자들의 신중한 결정을 당부했다. 업계를 뒤흔든 다오 사건은 1년 전에 발생했다. 다오는 ‘분권화된 자율 조직’(Decentralized Autonomous Organization)의 약자로 이더리움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한 세계 최대 규모의 크라우드펀딩 프로젝트다. 다오 토큰을 보유한 참여자가 투표에 참가해 투자 프로젝트를 결정하고 커뮤니티 전체가 스마트 계약을 통해 완벽한 자치를 실현하는 것이 목적이다. 다오는 2016년 4월30일부터 ICO를 시작해 28일 동안 총 1150만이더(Ether)를 모집했다. 1억4900만달러(약 1700억원)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ICO를 마친 지 한 달도 되지 않아 다오는 해커의 공격을 받았다. 해커는 스마트 계약서의 ‘스플릿’(split)이라는 함수의 결함을 이용해 다오의 자산을 훔쳐 자신이 만든 ‘차일드 다오’(Child DAO)로 옮겼다. 해커는 총 360만이더를 빼돌렸는데 당시 가치로 환산하면 6천만달러(약 680억원)에 이르는 금액이다. 다오 쪽은 곧 해커의 추가 공격을 막았지만 이 사건은 블록체인 전체에 심각한 영향을 가져왔다. 그때까지는 이더리움과 관련해 비슷한 결함이 발견되지 않았다.
 
‘다오 사건’이 촉발한 ICO의 위험성
다오 사건은 블록체인과 ICO의 기술적 문제는 물론 법률과 사회 분야의 문제점을 보여줬다. 예를 들면 투자자의 손실을 누가 책임질 것인가? 이는 다오가 발행한 토큰이 증권에 해당하는지, 증권 관련 법률의 감독 대상인지의 문제로 연결된다. 1년 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는 특수한 면책 사유를 제외하고 다오의 발행과 판매, 유통시장에서의 거래는 모두 감독 대상이며 연방 증권법의 규정에 부합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러나 위원회는 모든 토큰이 증권에 해당하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해당 보고서는 사용한 용어와 기술에 관계없이 사실과 환경, 특히 거래의 경제적 속성에 따라 증권 해당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고 했다. 또한 디지털 토큰이 미국 연방 증권법에 포함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같은 날 증권거래위원회가 발표한 또 다른 보고서는 ICO 관련 개념과 투자자가 주의해야 할 사항을 소개했다. 투자자가 투자를 결정할 때 관련 코드를 공개했는지, 독립적 네트워크 보안 감사를 받았는지 반드시 확인하고, ICO 발행인이 자신의 기술이 ‘획기적인 의미가 있다’고 강조하거나 고수익을 보장한다면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제이 클레이튼 증권거래위원회 위원장은 위원회가 블록체인을 포함한 신기술에 대응하는 방법을 연구하고 다른 시장 참여자들의 참여를 장려한다고 밝혔다. “증권거래위원회는 혁신을 지원하고 혁신을 위해 자금을 모집할 좋은 방법을 찾기 바란다. 동시에 가장 중요한 투자자와 시장의 안전도 확보할 것이다. 지금 상황에선 위원회가 모든 토큰을 증권으로 간주해 감독하는 방법이 가장 안전하다.” 미국 ICO 관계자는 일부 ICO 플랫폼이 증권거래위원회의 규제에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2017년 8월29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는 일부 상장사가 ICO를 이용해 투자자를 호도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그리고 퍼스트비트코인캐피털(First Bitcoin Capital)과 치아오그룹(CIAO Group), 스트래티직글로벌(Strategic Global), 선샤인캐피털(Sunshine Capital) 등 4개 상장사의 주식거래를 중단시켰다. 위원회는 네 회사가 일반투자자에게 공개한 ICO 프로젝트는 정보의 정확성과 타당성이 의심스럽다고 밝혔다. 또 사기꾼들이 항상 신기술을 내세워 잠재적 피해자들의 투자를 유도한다고 지적했다. 상장사가 투자자에게 신기술을 제공해 ‘펌프 앤드 덤프’(Pump and dump·허위 정보로 주가를 띄워 시세 차익을 내고 파는 주가조작 행위 -편집자)나 시장조작을 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겠다고 하는 수법이다.
 
“지금 상황을 보면 미국은 ‘블랙리스트 제도’(불량 거래자에게 신용융자를 금지 혹은 제한하는 제도 -편집자)의 길을 걸어가고 있다.” 미국 클라우드 애플리케이션(앱) 플랫폼 와이어라인(Wireline)의 창업자 루커스 가이거는 ‘화이트리스트 제도’로는 ICO를 효과적으로 감독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ICO는 국제적 활동으로 참여자가 등록지를 옮겨 감독을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는 미국에서 운영하는 회사가 등록지를 옮겨 감독을 피하는 것도 현실적이지 않다고 했다. 참고로 다오는 캐나다에 등록한 회사다.
 
가이거가 설립한 회사는 ‘최대 규모의 오픈소스 개발자 ICO’를 추진하고 있다. 그들은 시간 단위로 계산한 토큰을 발행해 모집한 자금을 프로그래머의 앱 개발에 지급할 계획이다. 가이거는 “증권거래위가 제시한 방향에 따라 합법적 ICO는 가능하다. 우리는 현행 감독의 테두리 내에서 이를 진행할 계획이다. 증권거래위가 결국 개인 자금과 토큰, 증권을 구분하고 명확한 규범을 제시할 것으로 본다. 아직까지 합법적인 토큰 판매 개념이 분명하지 않다”고 말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 외에 주정부도 가상화폐 거래 플랫폼 규정을 발표했다. 대표적 규정이 뉴욕주 금융감독청(NYSDFS)이 2015년 8월8일 발표한 ‘비트라이선스’(Bitlicense)다. 이는 가상화폐 전용 영업허가증을 발급해 관리하는 것이다. 이 규정은 가상화폐 거래소는 반드시 일정 자본금을 충족해야 하고 준법감시부와 준법감시 체제를 마련해야 하며 사기 방지와 자금세탁 방지, 네트워크 보안, 이용자 보호, 정보 보안 등의 요건에 부합해야 한다고 못박았다. 이 규정이 발표되자 10곳 넘는 거래소가 뉴욕에서 철수했다. 2017년 9월까지 3개 거래소만 금융감독청의 가상화폐 영업허가증을 받았다.
 
   
한국 정부는 가상화폐를 사용한 소액 해외 송금 서비스 업체의 감독을 강화할 계획이다. 2017년 9월12일 서울 여의도 가상화폐 오프라인 거래소 ‘코인원블록스’에서 직원이 가상화폐 시세를 확인하고 있다. 연합뉴스
 
‘ICO 우호국’도 투자자 위험 환기
스위스와 싱가포르, 일본은 ICO에 가장 우호적인 국가로 알려졌다. 하지만 그것이 ‘방임’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이들 국가의 감독 당국도 ICO의 발전 추이를 주시하며 투자자의 위험을 환기했다. 스위스는 ‘ICO 천국’으로 불린다. 가상화폐특별지구인 크립토밸리(Crypto-Valley)가 스위스 추크시에 있다. 부유층의 자금 은닉처로 유명한 스위스는 2015년부터 가상화폐를 적극 환영했고 가상화폐 자동 입출금기를 받아들였다. 금융감독 부처가 허가한 가상화폐 거래소가 문을 열었고 이더리움재단도 이곳에 등록했다. 스위스에서 가상화폐는 증권이 아닌 자산으로 분류된다. 기업이 스위스에서 업무를 처리하려면 스위스 금융시장감독국(FINMA)이 발급한 영업허가증이 있어야 한다. 가상화폐에 대해서는 특별한 영업허가증이 없다. 감독국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정기적으로 투자자 위험을 경고한다.
 
스위스에서 약 1만km 떨어진 싱가포르 역시 인터넷금융 스타트업의 천국이다. 인터넷기업을 유치하기 위해 싱가포르 정부는 일련의 세금 감면 혜택을 마련했다. 싱가포르 중앙은행은 가상화폐 같은 암호화 자산의 개발을 적극 장려했다. 상대적으로 우호적인 싱가포르의 감독 환경 때문에 수많은 ICO가 이곳에서 진행됐다.
 
그렇다고 싱가포르 중앙은행이 ICO에 대한 관찰과 경계를 늦춘 것은 아니다. 스위스와 달리 2017년 8월1일 싱가포르 중앙은행은 ICO의 디지털 토큰이 증권법 조건에 부합할 경우 중앙은행이 ICO를 감독할 것이라고 했다. 중앙은행은 일부 디지털 토큰 거래가 일반 상품 거래의 범주를 넘어섰고 소유권 또는 증권 이익을 대표하기 때문에 이런 토큰은 주식상품 또는 증권법에서 규정한 투자 계획의 단위로 인식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래서 디지털 토큰이 싱가포르 법률에서 증권에 대해 정의한 요건에 부합하면 발행인은 토큰을 판매하기 전에 싱가포르 감독 당국에 투자설명서를 제출해야 한다. 발행인과 중개업체는 증권법 규정에 부합하는 영업허가증을 보유한 기관이어야 하고, 디지털 토큰 유통시장 역시 감독 당국의 허가와 감독을 받아야 한다. 중앙은행은 투자자에게 디지털 토큰을 발행하는 프로젝트 발행인이 금융 당국의 감독을 받는지 검토하고 유통시장의 유동성 부족이나 투기성이 높은 투자, 고수익을 보장하는 프로젝트 및 테러조직의 자금조달 위험에 주의하도록 당부했다.
 
일본에서도 가상화폐 거래가 활발하다. 일본은 2016년 7월부터 가상화폐 거래소에 대한 소비세를 면제했다. 2017년 4월1일에는 규제안을 발표하고 가상화폐 거래에 자금세탁 방지 규제를 적용하고 가상화폐의 지급결제 기능을 인정했다. 가상화폐 거래소가 일본 재무성이 발급한 특수 영업허가증이 있어야 한다고 규정했다.
 
가상화폐가 활발히 거래되는 일부 국가 외에 2017년 8월 말부터 9월 초까지 주요국의 감독 당국은 ICO의 동태를 면밀하게 주시하고 있음을 밝혔고 투자자의 위험을 경고했다. 캐나다 증권감독 당국(CSA)은 8월24일 ‘직원 공지’를 통해 ICO에 현행 증권법을 적용하는 상황을 제시하고 ICO 또는 가상화폐 투자펀드를 조성하려는 모든 업무가 증권에 해당하는지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관련 기업도 현지 감독 당국에 연락해 증권법 규정에 부합하는 방법을 검토해야 한다.
 
‘혁신의 왕국’으로 불리는 이스라엘은 8월30일 ICO위원회를 구성해 ICO의 발전과 관련 감독 규정을 연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른 국가에서 시행한 조치를 참고하고 자국 법률을 고려해 12월 말까지 정책건의서를 발표할 계획이다. 한국의 감독 당국은 가상화폐 관련 기관과 회의를 열고 사용자 인증 과정과 은행의 의심스러운 거래를 보고하는 시스템을 강화하기로 결정했다. 또한 가상화폐를 사용한 소액 해외 송금 서비스 업체 감독을 강화할 계획이다. 한국의 한 경제매체는 “가상화폐는 한국에서 진정한 의미의 화폐 또는 금융상품에 해당하지 않아 감독 당국이 주식 발행 성격의 ICO를 처벌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한국 금융감독 당국 관계자는 “아직까지 가상화폐 거래업체와 허가증, 과세에 대한 국제 기준이 마련되지 않았기 때문에 다른 국가 및 국제기구의 감독 동향을 분석해 대응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2017년 9월4일 러시아 중앙은행은 가상화폐 및 관련 금융상품을 인정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했다. 또한 가상화폐의 익명성으로 인해 투자자가 불법거래에 휘말릴 위험성을 경고했다. 러시아 중앙은행은 가상화폐 시장의 동향을 면밀하게 관찰하면서 가상화폐의 정의와 감독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홍콩 증권감독위원회는 중국 중앙은행이 ICO 전면 금지를 발표한 다음날, 일부 ICO는 증권 발행 행위에 해당하므로 홍콩 증권법의 테두리 내에서 감독해야 한다고 밝혔다.
 
영국 금융감독청(FCA)은 9월6일 ICO의 동향을 긴밀하게 추적하고 있으며 관련 규정을 마련 중이라고 했다. 앞서 4월에 발표한 보고서에서 금융감독청은 투자자 보호와 발행 회사의 공시 의무 법규를 제시했고 이는 ICO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고 지적했다.
 
ⓒ 財新週刊 2017년 36호
環球監管ICO
번역 유인영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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