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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잠에서 깨니 상전벽해라
[Insight]1980∼2010년 시간여행
[7호] 2010년 11월 01일 (월) 티에리 페슈 economyinsight@hani.co.kr

티에리 페슈 Thierry Pech <알테르나티브 에코노미크> 편집국장

 누군가 1980년에 깊은 잠에 빠져 지금 깨어난다면 몇 가지 변화에 어리둥절할 것이다. 아마도 그는 오늘날 상점과 주택으로 즐비한 도시의 모습에 깜짝 놀라며 산업화 시대의 도시를 가득 메웠던 대형 작업장이 어디 있나 한참을 두리번거릴 것이다. 또 일시적 병폐 현상으로 여겼던 실업이 현재까지 죽 이어지며, 1980년 이래 단 한 번도 실업률이 전체 활동인구의 7% 이하로 떨어진 적이 없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아울러 오늘날 젊은이들이 과거에 비해 교육 수준이 월등함에도 노동시장에 진입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장년층은 자꾸 늦춰지는 연금 수급일로 인해 은퇴도 못한 채 계속 노동시장을 전전하는 처지라는 사실도 알게 될 것이다. 그는 또 주변을 둘러보며 문화 다양성 수준이 꾸준히 발전해왔음에도 계급분리의 도시, 이민자를 바라보는 곱지 않은 시선과 배척이 심화된 현실에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 것이다.

새로운 세대의 문제와 위기의 탄생

 PC, 신용카드, 휴대전화, 인터넷 등의 기술 변화도 눈에 띌 것이다. 하지만 고용불안과 워킹푸어로 고통받는 서민층과, 최근 불어닥친 경기침체에도 끄떡없이 자본주의의 혜택을 온몸으로 누리는 신흥 극부유층 간의 경제적 격차도 발견하게 될 것이다. 1970년대 중반 사회 불평등을 역사상 가장 낮은 수준으로 낮추는 데 기여한 케인스 이론의 절충안이 계속 존속했다는 사실도 알게 될 것이다. 마침내 2008년 서구 세계가 1929년 이래 가장 심각한 경제위기에 처했으며, 그 와중에 지구온난화, 화석연료 고갈, 생산지상주의 및 과소비에 의한 환경파괴 등 다양한 문제가 대두됐음도 깨닫게 될 것이다.
 하지만 세계가 늘 부정적으로 변화한 것만은 아니었다. 1980년만 해도 공산 전제주의가 다양한 형태로 유럽과 아시아 대륙의 절반 이상을 지배했다. 중국은 세계와 단절됐고, 남미 국가 대부분은 군사독재 정권의 압제하에 살고 있었다. 환경파괴에 관심을 갖는 이도 일부 환경운동가에 불과했고, 유럽 통합은 동쪽으로는 철의 장막, 남쪽으로는 피레네 산맥에 꽉 막혀 있었다. 하지만 오늘날 아시아와 남미에서는 수억 명의 사람들이 극빈곤의 늪을 탈출했다. 전세계적으로 기대 수명도 증가했다. 여성은 활발한 경제 참여와 함께 남성에 대한 자율성을 획득했다. 중국은 다른 선진국들과 어깨를 나란히 겨루는 경제대국으로 성장했고, 통합 유럽은 지브롤터에서 스피츠베르겐까지, 그리고 대서양에서 러시아 국경까지 경계를 확장했다. 모든 문제가 말끔히 해결된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우리 의식 수준만큼은 크게 향상됐다.
 <알테르나티브 에코노미크>는 창간 30주년을 맞아, 과거를 추상하는 데 그치지 않고 우리 앞의 현실을 직시하는 기획을 마련했다. 지난 30년은 양극화된 냉전시대를 종식하고, 민주주의와 시장이 승리를 거둔 시기였다. 하지만 1989년 누군가가 선포한 것처럼, 그것으로 역사가 종말의 기적 소리를 울린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과거 30년은 새로운 세대의 문제와 위기의 탄생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이 문제들을 해결하기에는 지난 30년간 우리 사회를 지배해온 ‘자유주의’라는 소프트웨어는 이제 용량이 다했다. 신자유주의 체제에서 연대의 불씨를 살릴 방법은 무엇일까? 어떻게 하면 환경에 이롭고 모두에게 일자리를 나눠줄 수 있는 개발 모델을 창안할 수 있을까? 사회정의를 포기하지 않고 개인의 열망을 지켜줄 방법은 무엇인가? 우리 앞에는 다음 시대의 해답을 찾아야 할 문제가 이토록 산적해 있다.
ⓒ Alternatives Economiques
번역 허보미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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