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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목표는 정보기관 개혁이다”
[Interview] 내부고발과 반역의 경계인, 에드워드 스노든 ①
[91호] 2017년 11월 01일 (수) 마르틴 크노베 등 economyinsight@hani.co.kr
암호화 기술 대중화에 기여했다고 자평… “대규모 감시가 테러 막는다는 근거 없어”
 
미국 중앙정보국(CIA)과 국가안전보장국(NSA) 컴퓨터 기술자이던 에드워드 스노든은 2013년 영국 일간지 <가디언>을 통해 미국 내 통화 감찰 기록 등 NSA의 다양한 기밀문서를 공개해 파문을 일으켰다. <슈피겔>이 러시아 모스크바에 체류 중인 스노든을 만나 러시아에서의 삶과 비밀정보기관의 힘, ‘빅브러더’에 대항하는 그의 투쟁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마르틴 크노베 Martin Knobbe
외르크 신들러 Jörg Schindler <슈피겔> 기자
 
   
에드워드 스노든은 미국 국가안전보장국(NSA)의 도청 등 불법행위를 폭로한 뒤 미국 정부에 수배되는 몸이 됐다. 스노든이 2016년 9월14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화상 기자회견에 나와 질문에 답하고 있다. REUTERS
 
에드워드 스노든(34)에게 가는 길은 멀었다. <슈피겔> 인터뷰를 위해 그는 1년 전부터 미국 뉴욕과 독일 베를린에 있는 변호사들과 상담했다. 2017년 8월 마지막 주 수요일, 모스크바의 붉은광장이 내려다보이는 한 호텔 스위트룸에서 인터뷰가 이뤄졌다. 러시아의 수도 어느 곳에 2013년 미국 국가안전보장국(NSA)의 전세계 감시 시스템을 폭로한 전 요원 스노든이 산다. 그는 미국의 ‘공공의 적’, 자유권 수호의 아이콘, 그리고 수배자가 됐다. 스노든의 심한 감기 때문에 인터뷰가 미뤄질 뻔했지만, 결국 그는 놀라울 정도로 겸손하고 낙관적인 모습으로 3시간 이상 진행된 인터뷰에 응했다.
 
4년 전 당신은 홍콩의 한 호텔방에서 촬영한 동영상에 나와 사상 유례가 없는 미국 정보기관 자료를 폭로했다. 그 뒤 미국 정부가 당신을 수배해, 당신은 러시아를 떠날 수 없다. 당신이 한 일이 그럴 가치가 있었다고 생각하나.
그렇다. 내 목표는 모든 법률을 개정하거나 감시 시스템을 억제하는 것이 아니었다. 어쩌면 그것을 시도해야 했을지 모른다. 나를 비판하는 이들은 내가 충분히 혁명적이지 않았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들은 나 역시 시스템의 산물이라는 것을 잊고 있다. 나는 정보기관에서 일했고, 그곳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안다. 나는 여전히 개혁할 수 있다고 믿는다.
 
그들은 당신을 ‘공공의 적’으로 본다.
나는 미국 NSA나 중앙정보국(CIA)을 무너뜨리려 싸운 게 아니다. 그 기관들은 나름 사회에 유익한 역할을 한다. 정보기관은 사회에 끼치는 진짜 위험을 막아야 하고 그 과정에서 사회에 최소한의 피해를 주는 방식을 선택해야 한다. 참새를 잡으려고 대포를 쏘진 않는다. 누구나 당연히 아는 사실이지만, 정보기관만 이에 동의하지 않는다.
 
당신이 달성한 것은 무엇인가.
2013년 여름부터 대중은 그때까지 알지 못했던 진실, 즉 미국 정부가 국민의 지메일(Gmail) 계정을 마음대로 볼 수 있다는 것, 그리고 미국인이 아니라, 예를 들어 독일인의 계정이라면 미국 정부가 수색영장조차 필요 없이 이런 일을 벌인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런 일은 헌법에 위배되지만, 미국뿐 아니라 점점 더 많은 국가에서 행하고 있다. 나는 대중에게 스스로 한계를 정할 기회를 주려고 했다.
 
당신은 대규모 감시를 불법이라고 말하지만, 우리가 알기로 책임자 중 그 누구도 법을 어긴 죄로 감옥에 가지 않았다.
NSA의 활동은 불법이다. 정의로운 세상이라면 이 프로그램을 승인한 이들이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비밀법이 있다고 말하는 것이다. 독일로 눈을 돌려보자. 독일 연방의회 NSA 조사위원회는 G10(개인 사생활 보호를 위해 독일 의회 정보위원회에 설치된 기구로 정보기관 감청 등을 감독 -편집자) 자료를 통해 수많은 법률 위반 사례를 밝혀냈다.
 
독일 연방정보원(BND)이 이스라엘 총리 등을 감시했다는 사실이 밝혀졌을 때 놀랐는가. 이 중에는 미국인도 있었다.
실망했지만 놀라지는 않았다. 어디나 마찬가지다. 프랑스·독일 등 모든 나라의 정부는 경제 스파이, 외교적 조작, 정치적 영향력에 대한 것이라면 항상 더 큰 힘을 갖고 싶어 한다.
 
각국 정부는 감시의 주목적이 국가 공격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 한다.
대규모 감시 프로그램이 테러를 막기 위한 것이라는 증거가 없다. 어떤 성과를 올릴지 입증하지도 못하면서 감시 프로그램이 꼭 필요하다고 말하는 이들에게 도대체 근거가 무엇이냐고 묻고 싶다. 내가 생각하는 답은, 이 프로그램이 다른 분야의 첩보 활동에 유용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예를 들어 코피 아난 전 유엔 사무총장과 힐러리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 후보의 전화 대화를 엿듣는 것이다.
 
BND가 저지른 짓이다.
이런 방식의 도청이 테러를 막는 데 반드시 필요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NSA와 BND의 차이점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가장 큰 차이점은 예산이다. 쓸 수 있는 돈이 얼마인가. 그에 따라 정보기관의 능력이 결정된다. 독일은 엄청난 잠재력을 갖고 있다. 유럽 중심부에 있고, 프랑크푸르트의 인터넷망 연동기관 드킥스(DeCix)처럼 첩보 활동을 하기에 적합한 환경이 제공되는 곳이 많다. 이는 통 속에서 낚시하는 것과 같다. 컵을 통 안에 넣기만 하면 물고기가 담겨 나온다.
 
독일 당국은 CIA와 NSA가 없으면 자신들은 귀머거리나 마찬가지라고 말한다.
물론 그렇다. 독일은 미국처럼 매년 700억달러(약 79조원)를 비밀첩보 활동에 쓰지 않지만 매우 부유한 국가다. 2013년 BND는 단독으로 약 5억유로(약 6680억원)를 썼지만 지금은 관련 예산이 3억유로(약 4천억원)가량 늘었다.
 
베를린에선 3년6개월 동안 미국과 BND의 협력 관계를 조사하기 위해 NSA 조사위원회가 활동했다. 최종보고서에 따르면, 당신은 예정과 달리 증인으로 나서지 않았다. 증인 출석 조건이 독일 망명이라는 이야기가 들리는데.
거짓말이다.
 
그렇다면 왜 많은 매체가 이를 보도했는가.
순전히 정치적 술수다. 백악관을 달래기 위해 독일 정부는 애초부터 내가 독일로 가는 것을 막으려 했다. 의회 조사위원회가 발족하자 독일 정부는 일차적으로 너무 부끄러운 사실이 밝혀지지 않도록 전력을 다했다. 백악관과의 약속은 독일 정부에는 법이나 마찬가지였다. 이를 정당화하기 위해 독일 정부는 마치 그들에게 다른 선택의 여지가 전혀 없는 것처럼 꾸며내야 했다. 그래서 이들은 나의 망명 조건을 날조했다. 정치에서는 그 순간만 모면하면 되는 일이 대부분이다.
 
조사위원회가 당신에게서 더 얻어낼 것이 있었나. 당신의 자료는 이미 공개된 상태였다.
나는 단순히 시스템 관리만 맡지 않았다. 마지막 근무지 하와이에서 한 일은 중국 해커 추적이었고, 감시 프로그램 엑스키스코어(XKeyscore)를 하루 종일 이용했다. 독일이 미국에서 제공받아 사용한 그 시스템이다.
 
조사위원회가 발표한 최종보고서 요약본을 읽었을 것이다. 어떻게 생각하나.
실망스러웠다. 창작 글짓기 연습을 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독일 국민이 감시 정책에 분노하고 있었기에 정부도 대응해야 했을 것이다. 야당은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인지 알아내고, 책임 소재를 파악하고, 감시 방법을 법에 위배되지 않도록 수정하기 위해 전심으로 노력했지만 정부는 그렇지 않았다. 대신 정치가들은, 지금까지 해온 방식이 더 이상 법에 위배되지 않도록 법을 완화하자고 말했다.
 
체념한 것처럼 들린다.
그렇지 않다. 사회는 크게 진보했고, 지금은 정부의 권력 남용을 막기 위해 수학과 과학을 이용한다.
 
통신의 암호화를 말하는가.
전 미국 국가정보국 국장(DNI) 제임스 클래퍼는 은퇴하기 전 “스노든이 암호화 기술의 대중화를 7년가량 앞당겼다”고 말했다. 나를 비난하는 말이겠지만 칭찬으로 받아들였다. 2013년 이전에는 대부분의 메신저 사이트가 암호화가 뭔지도 몰랐다. 지금은 심각한 내용이 전부 암호화 된다.
 
한편으로 그것 때문에 테러리스트들도 암호화 기술을 이용하게 됐다.
세 명의 테러리스트가 있다고 생각해 보자. 한 명은 노트북을 사용하다 드론으로 저격당한다. 다른 테러리스트는 스마트폰을 사용하다 드론으로 저격당한다. 자신의 메시지를 종이에 써 오토바이를 갖고 있는 사촌에게 맡겨 전달하는 사람만 살아남는다. 이렇게 되면 테러리스트들이 어떤 결론을 내릴 것 같은가. 내가 없었어도 그들은 충분히 상황을 파악할 수 있다.
 
정보기관의 활동 상황이 담긴 당신의 공개 문서가 범죄집단에 도움이 됐다는 것을 인정하나.
인정하지 않는다. 각국 정부와 정보기관의 편리한 변명에 불과하다. 그들은 온갖 정보를 비밀로 분류해 해당 정보를 공개하는 것은 국가에 해를 끼친다고 주장한다. 심지어 구내식당의 메뉴판까지 일급비밀로 분류했다. 농담이 아니다.
 
정보기관 문서에는 중요한 비밀과 프로그램, 기술도 포함돼 있었다.
내가 문서를 공개한 것이 2013년이다. 2017년 지금, 정보기관은 기관장이 의회 청문회에 출석하고 2년 이상 걸린 조사를 견뎌내야 했던 것을 제외하면 아무런 피해도 없었다. 미국 국가안보국장 마이클 로저스는 “하늘이 우리 머리 위로 무너진 것이 아니다. 우리는 예전과 마찬가지로 계속 일한다. 물론 충격을 받았지만 삶은 계속된다”고 말했다.
 
왜 다른 내부고발자는 나타나지 않을까.
비관적 대답은, 내부고발 시도를 들킬 경우 그 여파가 너무 심각해진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긍정적 대답은, 정보기관이 2013년을 기억해 자신이 다음 차례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비관적 견해가 현실에 더 가까워 보인다.
두 가지가 섞여 있다. 폭로 플랫폼 위키리크스가 공개한 볼트7(Vault7) 문서를 자세히 보면, CIA 자체 서버에서 나온 것이 거의 확실한 민감한 정보가 노출된 것이다. 하지만 몇 달이 지난 지금까지 아무도 구속되지 않았다. 두 가지 사실을 알 수 있다. 예나 지금이나 정보기관의 정보를 폭로하는 것은 쉬운 일이다. 이번에는 내가 한 일이 아닌 게 확실하니, 이 건의 내부고발자는 다른 사람이다.
 
ⓒ Der Spiegel 2017년 37호
“Ich bin kein russischer Spion”
번역 황수경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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